채이가 떠난 뒤, 남자는 천천히 기둥 뒤에서 걸어 나왔다.눈앞에서 그녀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유겸의 가슴은 철저히 무너져 내렸다.‘나... 정말 사랑했는데... 정말 잊을 수 없었는데...’ ‘하지만 채이는 이제 나를 미워하고, 다시는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 하지만 유겸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채이를 기다리기로 결심했다.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유겸에게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그리고 마침내, 채이가 돌아왔다.그 소식을 듣자마자, 유겸은 지체 없이 공항으로 달려갔다.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채이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한 달이 넘도록 보지 못한 그녀가, 유겸은 너무도 보고 싶었다....채이가 비행기에서 내린 후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병원이었다. 유겸은 급히 차를 몰아 병원으로 갔고, 도착하자마자 채이가 성준과 함께 진료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성준이 채이의 손을 가볍게 잡고, 다정한 눈빛으로 말했다.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이제부터 아이스크림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들었지?” “알겠어! 그냥 몇 개 더 먹은 것뿐인데, 당신은 또 오버하네.” 채이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여자의 손이 자연스럽게 배 위에 올려졌다. “있잖아, 아기가 나중에 크면, 당신을 더 닮을까? 나를 더 닮을까?” ‘...아기?’ 그 말이 들리는 순간, 유겸의 온몸이 굳어버렸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단 한 달 남짓이었는데, 채이가 벌써 성준과 아이를 가졌어?’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은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채이는... 이미 다른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채이... 분명 아픈 거 싫다고 하지 않았나? 당분간 아이 가질 생각 없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거지?’...“아들이면 나 닮아서 잘생기고, 딸이면 당신 닮아서 예쁠 거야.” “자기 너무 자기 중심적인 거 아니야?” 채이가 웃으며 성준의 등을 가볍게 쳤다. “몰랐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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