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전에 저에게 정혼자가 있다고 하셨죠? 그 사람한테 연락해서 다음 달 초하루에 결혼할 건데 신랑 자리가 비었으니 오고 싶으면 오라고 전해주세요.” 딸의 갑작스러운 연락에 전화기 너머로 아버지 강정빈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딸아, 지금 유겸이랑 결혼 준비하느라 정신없다며? 혹시 걔가 너한테 뭐 잘못했니?] “아빠, 그냥 물어봐 주세요!” [알겠어. 우리 딸만 좋다면 아빤 그걸로 됐다. 아빤 우리 딸만 행복하면 그걸로 됐다.]채이는 눈가가 붉어진 채로 대답했다. “그럴게요!” ...강채이는 진심으로 신유겸을 사랑했다. 너무도 깊이, 뜨겁게...그리고 신유겸이 자신의 운명이라 믿었다. 결혼 날짜까지 잡고 난 후, 채이는 행복한 신부가 될 날만 기다렸다. 그런데 조금 전, 그녀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1시간 전.채이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 있었다. 드레스 덕분에 그녀의 우아한 몸매가 더욱 돋보였다. “채이 씨, 신랑분이 특별히 주문 제작한 드레스라니 정말 아름다워요. 신랑 신부 두 분 꼭 행복하실 거예요.” 직원의 칭찬을 들었지만, 채이는 도무지 웃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다 창가 구석에서 자신의 예비 신랑, 신유겸을 발견했다. 유겸은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고, 얼굴에는 다정한 미소가 가득했다. 그 순간, 직원이 채이의 시야를 가로막으며 핸드폰을 건넸다. “채이 씨, 전화 왔어요.” 웨딩 플래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채이 씨... 신랑 측에서 실수로 신부 이름을 잘못 기재했다고 연락이 왔는데요. 신부 이름을 ‘서루나’로 바꿔야 한다고 하시네요. 혹시 알고 계셨나요?]말로 다할 수 없는 슬픔이 채이의 마음을 순식간에 덮쳤다. 채이의 눈에서 눈물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유겸의 배신을 이미 눈치챘던 채이였지만, 남자의 뻔뻔함은 예상 밖이었다. 한 달 전.해외에 있던 신유겸의 첫사랑 서루나가 귀국했을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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