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공항의 비행기 착륙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먼 거리를 두고 원단비는 힘껏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고모 가족을 발견했다.원단비는 종종걸음으로 앞으로 다가갔고 활짝 웃는 세 사람의 얼굴을 발견했는데 마음 가득한 우울함이 싹 사라졌다. “고모, 고모부! 지나야!” 10살이 된 윤지나는 사촌언니를 처음 만났지만 일찍 엄마에게서 원단비가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 들었기에 보자마자 그녀의 품에 안겼다. “언니, 비행기 타고 오느라 안 힘들었어요? 지나가 다리 주물러 줄게요.” 고모부가 앞으로 나와 원단비의 짐을 받자 윤지나는 포동포동한 손을 뻗어 그녀의 다리를 눌렀다. 천진하고 귀여운 얼굴의 윤지나를 보면서 원단비는 마음이 녹을 것 같았고 바로 그녀를 부둥켜안았다. “언니 안 피곤해. 오히려 지나가 여기서 두 시간이나 기다리느라 힘들었지?” “언니를 기다리는데 왜 힘들겠어요? 전 언니가 제일 좋아요!” 말하면서 윤지나는 원단비의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원단비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눈을 휘었을 때, 그 모습은 꼭 반달처럼 부드럽고 사랑스러웠다.원정숙은 한 손으로 딸을 데려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원단비를 끌어당기며 말투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12시간이나 날아서 오느라 힘들었을 거야. 단비야, 먼저 집에 가서 한잠 자고 쉬고 싶어? 아니면 가서 뭐 좀 먹을래?” 비행기 안에서 7~8시간 동안 잠만 잔 원단비는 정신이 매우 맑았고 손을 들어 윤지나의 코끝을 톡 치더니 웃으며 말했다.“먼저 밥 먹으러 가요. 지나야, 언니한테 뭐가 맛있는지 소개해 줘!” “제가 알고 있는 건 너무 많죠! 엄마, 내가 좋아하는 건 언니한테 다 시켜주면 안 돼요?” 이야기와 웃음이 오가는 사이에 세 식구는 원단비를 데리고 공항을 나섰다. 쓰레기통을 지날 때 원단비는 겸사겸사 핸드폰을 그곳에 버렸다. 원정숙은 원단비의 그 행동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핸드폰을 버리는 거야? 고장 났어? 가져가서 고치면 되지. 안 그러면 국내에 있는 친구들, 그리고 네
Last Updated : 2025-01-1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