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잡으려 했지만 상처가 아팠다.“아!”김지후는 그 틈에 전화를 받았다.전화 속에서 아들의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저 인아 이모랑 놀이공원 가고 싶어요.”그다음에는 여자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오빠, 밖에 택시가 안 잡혀요. 나랑 김우 놀이공원 가고 싶은데 우리 좀 태워줄 수 있을까요?”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김지후는 나를 아예 무시했다.그리고 대문으로 가면서 말했다.“기다려, 금방 갈게.”전화를 끊고 돌아보며 나한테 기다리라고 한마디 남기고, 문을 열며 나갔다.“김지후.”나는 그를 불렀다.김지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또 뭐야? 세게 다치지도 않았고 병원에 갈 필요는 없잖아? 좀 너그럽게 행동해. 왜 자꾸...”나는 차갑게 그를 끊었다.“놀이공원은 햇볕이 쨍쨍하니까 윤호한테 썬캡과 물통 챙기라고 말하려는 거야.”어쨌든 힘겹게 낳은 내 아이이다.김지후는 잠깐 멈칫한 후, 내가 쉽게 그를 보내는 걸 불편해하는 모습이었다.“아.”김지후는 말한 후 비웃었다.“네가 또 질투하고 내가 걔들 태워주는 거 말릴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못된 마음을 먹지 마. 그냥 애랑 놀이공원 가는 거잖아.”김지후는 짐을 챙겼다.“금방 갔다 올게. 집에서 기다려. 돌아올 때 약 사올 거니까.”그리고 급히 집을 나갔다.예전 같으면 내가 바로 화를 냈겠지만 이제는 마음이 다 식었다.얼마 전, 나는 김지후의 아픈 아버지를 돌보느라 밤늦게 간호했다.모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밖은 이미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병원은 외진 곳에 있었고, 길거리는 고요해서 불안했다.밤바람은 차갑고, 내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고객이 통화 중이라 음성...]김지후의 전화는 계속해서 연결되지 않았다. 이미 반 시간이 지났다.이때 마침 전화가 연결되었다.“왜 그렇게 전화를 계속 안 받았어? 나 지금 아버님 병원 앞이야. 이제...”말을 끝내기 전에 상대방에서 불쾌한 목소리
Last Updated : 2024-12-0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