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은 엄마가 나에 대한 미움을 토로하자,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시간이 조금 지난 뒤, 엄마는 고개를 들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물었다.“엄마, 제가 납치당했으면 어떻게 할 건데요?”말이 끝나자, 엄마는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빠른 걸음으로 하정에게 다가가 엄숙하게 한 글자 한 글자씩 말했다.“엄마는 절대 그런 일 안 일어나게 할 거야, 만약 진짜 일어났다면 엄마를 믿어. 엄마가 제일 먼저 납치범 얼굴 그려서 너 구해 낼 게.”하정은 엄마의 목을 감싸고 고개를 들며 애교를 부렸다.“엄마가 제일 좋아요, 그래도 누나는 엄마 딸인데, 이번에 거짓말한 거 용서해 줄까요?”하정의 표정을 보면 진심으로 한 말 같았다.마치 3년 전, 내가 아주 중요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엄마가 꼭 함께 갔으면 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엄마에게 내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엄마가 나를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했다. 그리고 내가 불길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나는 어떻게 얘기할지 미리 연습하고 집으로 전화를 걸어 조심스럽게 엄마에게 부탁했고 엄마는 나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나는 핸드폰을 쥐고 기뻐서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었다.그런데 바로 그날 아침, 엄마한테서 전화가 와, 올 수 없다고 했다.“하정이 아파서 걱정돼서 못 가겠어, 콩쿠르는 네가 하던 대로 하면 돼.”영상에서 하정은 창백한 얼굴로 미안한 듯 나를 보며 말했다.“언니, 미안해, 몸이 안 좋아서...! 언니는 항상 독립적이었으니까, 엄마 없어도 잘할 수 있을 거야.”“언니, 콩쿠르 힘내!”나는 다른 친구들 옆에 있는 부모님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그 부모님들은 손에 꽃다발을 들고 웃으며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았고 눈에는 아이에 대한 기대와 격려가 담겨 있었다.그러나 엄마는 내가 무슨 콩쿠르에 참가하는지도 몰랐다. 엄마의 마음속에 나는 중요했던 적이 없었다.콩쿠르를 마친 뒤, 내가 핸드폰을 꺼내자마자, 하정이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사실 그
최신 업데이트 : 2024-11-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