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배정빈과 타협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차가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나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배정빈은 내 말을 듣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나는 그를 무시하고 안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언니!” 서달희가 갑자기 나를 불렀다. 나는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달희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가벼운 화장만 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묶은 머리조차 그녀를 돋보이게 했다. 내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자, 그녀는 서둘러 말을 이었다. “오늘 아침, 제가 네 명분의 아침만 준비했어요... 정말 죄송해요.” “전에 정빈이와 은찬이가 늘 우리 집으로 와서 아침을 먹곤 해서, 잠시 여기가 제 집이 아니라는 걸 잊고 있었어요...”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머금은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누가 봐도 안쓰러움을 자아낼만한 가련한 모습이었다. “달희야, 넌 잘못한 게 없어!” 배정빈은 서달희가 우는 것을 견딜 수 없는 듯, 서둘러 그녀를 달랬다. “굳이 나정이에게 사과할 필요 없어.” 서달희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하지만 언니가 나를 좋아하지 않잖아. 내가 언니의 용서를 빌지 않으면, 언니가 나를 미워할 것 같아... 어젯밤에 내 방까지 빼앗았잖아. 오늘...”서달희는 말하면서 슬쩍 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 말투와 표정 속에는 마치 내가 그녀를 일부러 괴롭힌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나는 서달희의 모든 행동을 눈에 담고 머릿속에 새겼다. 그리고 서달희가 한 나쁜 짓들이 이 세상에 드러나는 날이 오면, 그때는 내가 서달희 앞에 서서, 그녀가 지금처럼 자신만만하게 상황을 뒤집고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배정빈은 서달희의 말에 완전히 넘어간 듯, 나를 나무라며 말했다. “당신도 좀 달희처럼 할 수 없어? 달희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스스로 물러서고 당신에게 사과까지 하잖아!” “그런데 당신은? 어젯밤 달희 방을 빼앗고, 달희를 겁주고도... 전혀
Last Updated : 2024-12-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