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까지 입게 되자 둘러싸인 기자들도 재빨리 촬영해서 SNS에 기사를 올렸다.그날 실검 순위는 난리도 아니었다. 유시아의 여신 이미지는 하루 사이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나락했고 이를 지켜보는 네티즌들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흥미진진할 따름이었다.백선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대스타가 투표 조작에 댓글 알바, 찌라시 배포까지 한 방에 터졌으니 청순했던 여신 이미지는 일락 천장이 되어버렸다.일부 네티즌들은 이 기세에 힘입어 유시아가 전에 신인들을 괴롭힌 증거들까지 찾아내게 되었는데 무너진 담에 뭇 사람들이 달려든다고 한때 유시아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연예인들도 하나둘씩 나와서 그녀의 악행을 까발렸다.나와 이주리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할 뿐이었다.문득 이주리가 내게 은가영 면회를 하러 가겠냐고 물었다. 고의상해죄로 며칠간 감방에 갇혔으니 제대로 먹고 자기 힘들 거라면서 말이다.나는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쳐다봤다.“은가영이 나랑 뭔 상관이지? 난 이젠 한유진 아니야. 엄연한 유진이라고.”이 사건은 일주일 동안 SNS를 뜨겁게 달구었고 좀처럼 종식될 기미가 안 보였다.이때 뜻밖에도 은지호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유진아, 제발 시아 한 번만 용서해주면 안 돼?”“내가 왜?”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그래도 우리 한때 부부였잖아. 내 면을 봐서라도...”이에 내가 차갑게 되물었다.“너도 체면이란 게 있었니? 얼어 죽을! 너만 아니었으면 난 진작 더 잘 됐을 거야. 그해 유시아가 SNS에 나에 관한 루머를 퍼뜨리고 가영이가 댓글 알바 시켜서 나 악플 테러 당한 거 다 잊었어? 왜 유시아한테는 나 한 번만 봐주라는 말 안 했어?”“넌 또 내게 호르몬 약을 타고 투표 조작으로 여우주연상 기회까지 앗아갔어. 이 모든 게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 왜 단 한 번도 날 놓아줄 생각은 안 했던 거니?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12년 동안 우리 가족을 위해서 묵묵히 헌신만 해왔어. 그래야만 네가 안심하고 회사 돌볼 테니까. 근데 정작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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