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본 이주리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변해버린 내 몸매에 한 번 놀라고 상처투성이가 된 몰골에 또 한 번 놀랐다.그녀는 한참 후에야 말을 이었다.“너 지금 이대론 절대 안 돼. 당장 다이어트 시작해. 반년 시간 줄게. 그사이에 성공 못하면 그땐 그냥 다른 데 알아봐.”저녁에 집에 돌아온 후.나를 맞이한 건 따뜻한 문안과 위로가 아니라 딸아이의 앙칼진 욕설이었다.“감히 시아 아줌마를 때려? 엄만 결국 자업자득이야! 시아 아줌마 옆에 서 있으니 더 돼지 같잖아. 으악, 짜증 나! 대체 왜 우리 엄마인 건데?!”아이는 내게 휴대폰을 내던졌다. 그 위에는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이 잔뜩 박혀 있었다.[한유진 몸매 망가져, 돼지가 된 그녀.][은지호, 꿋꿋이 사랑을 지킨 남자. 한유진, 질투에 눈멀어 무고한 사람에게 주먹질.][배려 깊은 유시아, 한물간 한유진.]SNS에 온통 나에 관한 저격 글로 가득 찼다.다만 이런 기사들은 은지호의 말 한마디에 금세 다 내릴 수 있다.대체 왜 방관하는 걸까? 유시아를 위해 분풀이를 해주려는 거겠지.나는 은가영에게 휴대폰을 내던지며 차갑게 말했다.“그렇게 내연녀 딸이 되고 싶으면 이 집에서 나가. 대문 활짝 열려 있으니까 아무도 너 안 말려.”순간 은가영은 멍하니 넋을 놓고 말았다.그 시각 나는 문을 박차고 침실에 들어가서 캐리어에 계속 옷을 집어넣었다. 다만 은지호가 선물한 물건은 단 한 개도 안 챙겼다.정리를 마친 후 나는 12년 동안 지냈던 이 집을 마지막으로 쭉 둘러보았다. 나의 모든 추억이 깃든 이 집, 내 인생의 3분의 1을 함께한 이 집, 12년이란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난 집이었다.이때 옆방에서 딸아이가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나는 덤덤하게 서 있을 뿐 꿈쩍하지 않았다.아이는 한참 울다가 나의 방 문 앞으로 다가와 노크하며 외쳤다.“나 속 쓰려. 얼른 약 줘. 너무 아프단 말이야.”나는 여전히 듣는 척도 안 하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은가영은 점점 더 세게 울었고 울먹이는 와중에 유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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