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서로 눈치를 보며 우리 곁에 머물러 있었다. 간간이 주시하는 그들의 시선에는 우리가 언제라도 도망갈까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 두 남자를 다시 볼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었다. 단지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었다. “좋아, 이렇게 하자.”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지금 당장 각자 뛰어서 꽃 한 다발씩 사 와. 차도 타지 말고, 택시도 부르지 말고, 무조건 뛰어야 해. 누가 먼저 오느냐에 따라 우리가 용서를 고려할지도 모르지.” 나는 일부러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하며 말했고, 수정도 눈치채고 곧바로 맞장구쳤다. “맞아! 그렇게 하자!” “알겠어, 수정아!” “아진아, 걱정하지 마. 나는 소방관이라 체력 훈련을 매일 하니까 쟤보단 빠를 거야!” 두 사람은 마치 마지막 기회를 잡기라도 한 듯 얼굴에 희망이 어린 채 서둘러 달려나갔다. 그들이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자, 나는 수정과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곧바로 택시에 올라탔다. “기사님, 빨리 좀 가주세요! 변태 두 명이 쫓아오고 있어요!” 도준과 성훈이 우리가 사라진 걸 깨달았을 때는 한참 뒤였다. 그들의 전화는 당연히 연결되지 않았고, 우리는 이미 새 번호로 바꾸었고 떠날 준비까지 완벽히 마친 상태였다. 이제부터는 우리만의 새로운 삶이 시작될 차례였다. 다음 날, 뉴스는 빠르게 보도되었다. 정희는 악의적인 방화와 허위 신고 등의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도준과 성훈 역시 병원에서 벌인 소란 장면이 누군가에 의해 촬영되어 인터넷에 퍼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결국, 둘은 공직에서 해임된 것은 물론, 6개월간 구류 처분까지 받았다. 그들의 고향에 있는 부모들조차도 그들과 연을 끊기로 했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이 자초한 결과였다. 그리고 나는 수정과 함께 새로운 도시에서 작은 꽃집을 열었다. 매일 향긋한 꽃내음에 둘러싸여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일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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