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뒤에서 경찰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왔다.“진성준 씨, 일주일 전에 성준 씨네 집에서 강샛별 씨를 데려간 사람을 찾았어요. 정경호 씨라고 알아요?”정경호는 경찰에 잡혔을 때 이상하리만큼 차분했다.“맞아요. 내가 그랬어요. 내가 샛별이 불러내서 사람 시켜 죽였어요. 딱히 이유는 없고 그냥 진성준이 눈에 거슬려서 그랬어요.”정경호는 씩 웃으면서 옛 친구를 보듯 진성준을 쳐다보았다.“샛별이 지금 어디 있어?”“성준아, 무슨 소리야, 그게?”“샛별이 어디 있냐고 물었어.”정경호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내가 말했잖아. 별이는 계속 네 옆에 있었다고. 그렇게 똑똑하다는 애가 설마 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 우연이 있다고 믿은 거야? 마침 암시장에 여자 시신이 나왔고 또 마침 채은이한테 딱 맞는 신장을 가지고 있었어. 그리고 이미 신장 이식을 한 번 해서 신장이 하나만 남았고. 또 마침 임신까지 한 생태였어.”“너... 이 X자식아. 걔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그리고 네 후배이기도 하잖아.”“화났어? 내가 물었었잖아. 임신까지 했는데 토막 내는 건 불쌍하다고 신고하지 않겠냐고. 근데 네가 싫다면서 그냥 황산에 던져버리라고 했잖아. 그리고 어쩜 샛별이한테 전화 한 통도 안 할 수 있어? 연약한 여자가 혼자 밖에서 떠도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몰라? 어휴... 그날 저녁에 샛별이한테 전화 한 통만 더 했어도 걔 휴대전화가 트렁크에 있었다는 거 알았을 텐데. 그때 네가 직접 옮겼던 그 시신이 바로 샛별이야. 봐봐, 난 진작 돌려줬어.”“X발, 나쁜 자식, 죽여버릴 거야. 절대 가만 안 둬.”진성준이 이를 꽉 깨물고 정경호에게 달려들자 경찰이 말렸다. 그러자 정경호가 싸늘하게 웃었다.“진성준, 샛별이가 왜 날 따라 그 눈밭에 갔는지 알아? 네가 그 눈밭에서 걔한테 프러포즈할 거라고 했거든. 그때 얼마나 좋아하던지. 눈빛이 아주 반짝였어. 나중에 내가 죽이려고 하니까 임신했다고 하더라고. 다신 널 두고 채은이랑 싸우지 않겠다면서 떠나겠다고 했어.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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