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준 오빠, 이러지 마. 나 필요 없어. 난 어릴 적부터 오빠가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길 바랐어. 나 같은 사람 때문에 앞길 망치지 마. 자기 앞길을 망치면서 무서운 사람이 되는 거 바라지 않는다고, 난.’“강샛별, 넌 나한테 짐이 아니라 가족이야. 이 세상에 하나뿐인 가족. 오빠가 못나서 널 지켜주지 못했어. 근데 이젠 무서워하지 마. 오빠도 곧 네 옆에 갈게. 오빠가 말했었지? 평생 별이 옆에 있어 주고 지켜주겠다고.”수술칼이 그의 살을 갈랐을 때 나는 비명을 질렀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말리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잡을 수가 없었다. 나는 진성준이 배를 가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엄청난 고통에 진성준은 더는 움직이지 못했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이렇게 아픈 거였구나.”그는 웃으면서 마취제를 주사하고는 계속하여 배를 갈랐다.피범벅이 된 진성준은 마치 악마와도 같았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고통에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다시 이어갔다.나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았다. 언제부터인지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오빠, 제발 그만해. 제발. 나 이젠 다 알았어. 오빠 원망하지 않을게. 그러니까 제발 그만해.”귀신의 눈물이 진성준의 얼굴에 떨어졌다.“별아, 이거 환각이야? 널 본 것 같아. 지금 내 모습 보기 좀 그렇지? 별아, 오빠가 이런 모습이라고 싫어하는 건 아니지?”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손짓했다.“아니야, 나한테는 오빠밖에 없어. 평생 오빠만 좋아할 거야.”“오빠도 별이만 좋아해.”진성준은 힘겹게 손을 내밀어 내 머리를 어루만지려 했지만 아무것도 만져지질 않았다. 그는 다시 손을 내려놓고 썩어 문드러진 내 머리를 쳐다보았다.“별아, 오빠가 미안해.”“제발 살아줘, 응?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바보, 이미 늦었어.”진성준은 나의 머리를 안고 황산 욕조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정채은의 신장을 황산 욕조에 던져버린 다음 나의 머리에 다정하게 키스했다.“오빠는 이미 늦었어. 오빠 인생에는 우리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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