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진성준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이웃이었다. 일찍 어머니를 여읜 나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의 밑에서 자랐다.진성준의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그는 친절하고 다정한 어머니와 함께 우리 옆집에서 살게 되었다.날 무척이나 예뻐했던 진성준의 어머니는 가끔 날 안으면서 나중에 진성준과 결혼하지 않겠냐고 물었었다. 그럴 때마다 진성준은 싫은 티를 팍팍 냈다.“누가 얘 같은 벙어리랑 결혼해요.”그러나 말은 그렇게 해도 밖에서는 늘 지켜줬었다.친구들이 나에게 돌을 던지거나, 개를 풀어 물게 하거나, 또 물건을 빼앗을 때면 항상 맨 앞에 나서서 그들과 싸웠었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끝까지 감싸주었다.그는 벙어리는 싫다고 했지만 그만의 별이는 영원히 지켜주겠다고 했었다.그러다가 아버지가 거액의 빚을 지게 된 그해, 벙어리인 내가 쓸모없다면서 남에게 팔려고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진성준의 어머니가 나를 구해줬다. 그런데 그때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칼 13방 찔리면서 다신 깨어나지 못했다.내가 병실에서 깨어났을 때 나를 보던 진성준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건 절망과 끝이 보이지 않는 원한이 담긴 눈빛이었다.“강샛별, 차라리 네가 죽을 거지. 널 평생 원망할 거야.”짝.진성준은 홧김에 나의 뺨을 후려갈겼다. 순간 머리가 윙 해졌고 그 후로 왼쪽 청력을 잃게 되었다.하지만 그 뺨으로 인해 진성준을 내 옆에 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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