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까지 손목시계를 바라보던 구안석은 결국 내게 전화를 걸었다.“지원 씨, 리영이랑 같이 있어요?”“아니요.”나는 아직도 반쯤 잠에 취해 있었지만 그래도 물어보는 건 잊지 않았다. “왜요? 리영이 안 보여요?”“방금까지 일하느라 바빴어요. 전화를 했는데 안 받더라고요. 아마 집에 갔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말한 후 구안석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안리영의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지난번에 방문했을 때 그는 안리영의 아버지와 서로 연락처를 교환한 적이 있었다.“안석이?” 전화가 연결되었고 안성수의 목소리에는 아직 잠귀가 묻어 있었다.“아저씨, 저 구안석입니다. 혹시 리영이 집에 갔나요?”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 리영이가 꽤 오래 집에 안 왔는데. 왜? 너희 싸웠어?” 안성수의 반응은 지극히 평범했다.“아뇨, 그런 거 아니에요, 아저씨, 저도 오늘 막 돌아왔거든요.” 구안석은 급히 해명했다.하지만 아무리 변명을 늘어놓아도 안성수는 구안석이 이렇게까지 전화를 걸었다는 것 자체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걸 눈치챘다.거듭된 추궁 끝에 구안석은 결국 사실을 털어놓았고 안성수는 바로 그를 꾸짖었다.“이렇게 중요한 일인데 말을 빙빙 돌리면 어떡해! 우리 딸한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쩌려고!”구안석은 할 말이 없어 그저 더듬거리며 말했다.“저랑 헤어질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어요. 병원에 있었고요.”“난 내 딸이 지금 어디 있는지만 알고 싶다.” 안성수는 단호하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리영이 무슨 일이야?” 옆에서 조민영도 깨어나 걱정스럽게 물었다.하지만 안성수는 답하지 않은 채 다시 한번 딸의 번호를 눌렀다. 여전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이제야 와이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리영이가 병원에도 없고 집에도 없어. 그리고 연락이 안 돼.”“지원이한테는? 둘이 친하잖아. 혹시 거기 갔을 수도 있지 않을까?” 조민영의 말에 안성수는 곧바로 내게 전화를 걸었다.이상하게도 오늘따라 나는 너무나도 피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