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담한 태황태후는 모용란과 황자가 모두 잡혀간 것을 보자, 날 선 말투로 꾸짖었다.“황상! 네 친자식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냐!”“정말로 그 소환에게 미쳐버렸구나!”“오늘, 조상들 앞에서 이 아이를 태자로 책봉하고, 영비를 궁으로 들여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애초에 네가 소환을 찾으러 떠나는 걸 내가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그 천지설산은 '불귀산'으로 불리는데, 네가 황제임에도 그런 위험한 곳에 가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제후들은 하나둘씩 태황태후의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다.“폐하, 신도 태황태후의 의견에 찬성합니다!”“폐하, 태황태후께서 하신 말씀이 옳습니다. 친혈육마저 외면하실 수는 없습니다!”“폐하, 이는 정말 잘못하신 것입니다!”태황태후는 노련한 눈으로 신하들을 둘러보며 단호히 말했다.“그대들 생각은 어떠한가!”신하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 한 목소리로 외쳤다.“폐하, 부디 태자를 조속히 책봉하십시오!”황제가 이 날들 동안 보여준 행동들은 신하들로 하여금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늘 조심스럽게 만들었다.이제 황제가 불귀산으로 떠나겠다고 나서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제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했다.따라서, 조속히 후사를 정해 국본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이었다.황제가 후계로 내세울 다른 자식이 없다면, 앞에 있는 이 아이가 유일한 태자 후보임이 틀림없었다.“폐하, 부디 태자를 조속히 책봉하십시오!” 신하들은 다시금 목소리를 모아 청했다.소욱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검은 안개라도 낀 듯 어두워졌다.그는 차갑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모용란을 바라보았다.“모용란, 내가 널 건드린 적이 있었느냐?”모용란은 단호한 눈빛으로 맞서며 말했다.“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설마...”그녀는 갑자기 커다란 눈을 뜨며 뒤늦게야 깨달은 듯 억울하고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설마 제 아이가 폐하의 자식이 아니라고 의심하시는 것입니까? 폐하! 어찌 제 정조를 의심하시는 것입니까!”이때, 진한길이 나서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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