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가 끝난 후, 시만자는 평남백 부부를 데리고 왕경루의 큰 정원을 구경하겠다고 했다.왕경루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기와집이 있는데, 그곳에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 공연을 하는 사람, 물건을 파는 사람, 음식을 파는 사람 등 온갖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시만자는 진성에 온 이후로 줄곧 바빴던 터라 아직 구경할 틈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평남백 부부를 데리고 나가며 송석석과 주진을 단둘이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자신도 신신과 함께 놀아보려는 속셈이었다.그들이 떠난 후, 송석석과 주진은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낼수 있었다. 밖에 있던 손님들은 평남백 부부가 나가는 것을 보고, 북명왕비가 일곱째 아가씨를 홀로 남겨 질책할 것이라고 생각해 귀를 기울이며 기다렸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오히려 더욱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얘기하고 있었고, 분위기는 처음보다 더 좋아보였다.시중드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드는 탓에 아예 한쪽 천을 걷어 올러져,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밖에서도 볼 수 있었다. 구경꾼들은 하나같이 눈치가 빠른 사람들 뿐이라 두 사람이 정말로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 아니면 가식적으로 웃는 것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그들은 정말 즐거워 보였다. 악명 높은 주진이 뜻밖에도 이렇게 품위 있고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간다는 점은 모두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바로 그 순간, 사람들은 그녀가 단순한 상인 가문의 여성이 아니라 백작부의 딸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평남백부가 비록 관직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살고 있지만, 가문의 기반은 여전히 탄탄했다. 북명왕비조차 지금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지 않은가!주진은 가끔씩 밖을 힐끗 보았다. 그녀는 송석석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신에게 뜻밖의 피해를 입혔음을 언급하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왕비마마, 농담도 잘 하십니다. 어찌 무고한 피해라 하겠습니까? 오히려 하늘이 내린 기회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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