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원의 눈앞에는 마을이 보였다.“언니, 오늘은 늦었으니까 우리 집으로 가요. 우리 엄마랑 아빠, 오빠도 언니를 잘 대해줄 거예요.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자고 체력이 회복되면 내일 언니를 시내로 데려다줄게요.”아이는 그녀의 손을 더 꽉 잡았다.“우리 엄마 음식 아주 잘해요. 언니가 가면 분명 한 상 가득 차려주실 거예요.”확실히 하늘도 어두운 늦은 시간이었고 핸드폰 배터리도 얼마 남지 않았던 그녀였다. 게다가 아이가 아직 어리니 다른 속셈은 없을 거로 생각했다.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고마웠기에 오늘 밤에 당장 시내로 데려다 달라고 할 수 없었다.문지원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현금이 떠올랐다. 차비를 제외하고 남은 돈을 전부 아이의 가족에게 주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이 아이가 아니었더라면 그녀는 지금도 산속에서 헤맸을 테니 말이다.“우리 집은 바로 저기 앞이에요. 조금 낡긴 했는데 그래도 지낼 수는 있어요. 그러니 너무 싫어하지는 말아주세요. 내년에 아빠가 일하러 나가서 돌아오면 집을 다시 고칠 수 있을 거예요.”아이는 그녀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대문을 열던 아이는 집안을 보면서 소리를 질렀다.“엄마, 아빠. 저 왔어요. 제가 누구를 데리고 왔는지 보세요!”“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지금 저녁 만들고 있으니까.”부엌 쪽에서 아이의 부모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들렸고 이내 아이가 오는 길 내내 말한 오빠가 방에서 나왔다.“우리 동생, 오늘 산에 올라가서 버섯 따온 거야?”“아니거든. 얼른 나와보면 알 거야.”아이는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오빠라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었다. 곧이어 아이의 오빠가 나오더니 달빛의 힘을 빌려 여동생 옆에 서 있는 문지원을 보았다. 그 순간 남자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두 눈엔 오로지 문지원만 담겨 있었고 살아생전 문지원처럼 예쁜 여자는 처음 보았다.학교도 제대로 다닌 적 없었기에 그의 가방끈도 짧아 지금 이 기분을 뭐라고 형언해야 할지도 몰랐고 기껏 생각해낸 말이 고작 이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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