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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411 - Chapter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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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1화

“이렇게 큰 유람선은 처음 봐!”차에서 내리자 허윤진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철갑 괴물을 감탄하며 호들갑을 떨었다.서울시 명문대가 출신인 허윤진도 이 유람선 앞에서는 감탄 이외에 할 말이 없었다.평범한 사람이라면 아마 말을 잃을 정도로 놀랐을 것이다.주변을 지나가는 권력자들도 유람선의 규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듯했다.대한민국에는 부유한 사람이 많지만 천하 유람선에 올라설 수 있는 부유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황예은이라는 대한민국 최고 갑부 맏딸이 아니었다면 진서준은 초대장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진서준, 너랑 서지은은 이렇게 큰 유람선을 본 적 있어? 너희는 전혀 놀라지 않은 것 같은데.”허윤진이 두 사람을 돌아보며 묻자 서지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전에 아빠랑 이 유람선에 탄 적 있어. 그때 내 표정도 너 지금 표정과 똑같았거든.”서씨 가문은 강남 최고의 가문인지라 서지은이 천하 유람선에 올라탄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난 오늘이 처음이야.”진서준이 솔직하게 말하자 허윤진이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넌 이 유람선이 하나도 놀랍지 않아?”“안 놀랍다면 거짓말이지.”진서준이 웃으며 대답했다.허윤진은 말로만 놀랍다고 하고 전혀 놀란 기색을 보이지 않는 진서준이 못마땅해 눈을 굴렸다.“배에 올라타자.”황예은이 말을 꺼내자 다들 그녀를 따라 여러 차례의 보안 점검을 거쳐 유람선에 올랐다.유람선 안에 들어선 후, 진서준은 서지은에게 허윤진을 데리고 유람선 내부를 구경하라고 시켰다.그리고 자기는 황예은과 함께 유람선 갑판에 올라가 배에 오르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유람산에 올라온 사람 중, 권력자도 많았고 무인도 적지 않았다.종사 경지의 무인들은 흔치 않았고 대다수는 사급 대종사였으며 오급 대종사와 육급 대종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이 정도 인원만 해도 이미 굉장히 큰 규모였다.강남과 서남 지역에서는 이렇게 많은 대종사가 한자리에 모인 걸 진서준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명주시는 역시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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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2화

진서준과 서정훈은 환경 오염을 대가로 지역 경제 발전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었다.“박진강은 네가 죽였지?”진서준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예상외의 질문에 박서명은 움찔하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진서준을 쳐다봤다.박서명의 얼굴에 있던 미소는 사라지고 대신 차가운 냉기를 품은 독기가 눈에서 뿜어나왔다.박신준과 연락이 닿지 않게 된 그 순간부터 박서명은 자기 형제가 뭔가 큰 일을 당했음을 직감했다.“내가 어떻게 내 아들을 죽일 수 있지?”박서명이 차가운 목소리로 묻자 진서준은 바로 사실을 폭로했다.“그 녀석이 네 친아들이 아니니까 죽일 수 있지. 물론 너와 박신준 둘 중에 누가 누구에게 오쟁이를 진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이 말에 박서명은 순간 당황해하며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말했다.“오늘 밤 달빛이나 제대로 즐겨.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거야.”말을 마친 박서명은 자기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너 말이 참 거칠어.”황예은의 말에 진서준은 어깨를 으쓱했다.“이건 전부 저놈이 자초한 일이야.”“너는 혼자잖아. 박씨 가문이 공해에서 너에게 무슨 일을 할지 걱정되지 않냐=아?” 황예은의 질문에 진서준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언젠가는 한 판 벌여야 할 싸움이야.”“대한민국 전역에서 너처럼 거침없고 대담한 사람은 아마 몇 명 되지 않을걸?”“그 말은 칭찬이야? 아니면 욕이야?”진서준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묻자 황예은은 대답하지 않았다.황예은의 말에는 칭찬과 비하가 골고루 섞여 있었다.잠시 후, 유람선에서 둔탁한 소리가 나더니 유람선은 서서히 부두를 떠나 어두운 바닷속으로 향해 나갔다.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어오자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진서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지만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 황예은은 달랐다.“유람선 안으로 들어가자.”진서준이 제안하자 황예은은 선뜻 동의했다.“좋아.”두 사람이 막 유람선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 마스터님.”진서준이 머리를 돌리자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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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3화

경매장은 유람선의 가장 위층에 자리 잡고 있고 입구의 보안 검사도 매우 엄격했다.첫 번째 검사는 바로 자산을 제시하는 것이었다.전체 자산이 조 단위여야 했고 손에 쥔 예금 역시 조 단위여야 했다.첫 번째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경매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이 검사만 해도 99%의 사람들이 걸러지게 된다.조 단위 자산을 자랑하는 부자는 꽤 있겠지만 조 단위 예금을 갖춘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대다수 부자는 손에 쥔 돈을 투자해 더 많은 돈을 벌려고 했다.“너랑 함께 와 참 다행이네. 네가 없었다면 절대 들어올 수 없었을 거야.”진서준이 엄격한 검사를 보며 감탄했다.황예은은 보기 드물게 얼굴에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진서준도 드디어 황예은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었다.진서준은 경매장에 들어서자, 한 번 둘러보았다.경매장은 70여 평 크기로 4줄의 계단식 좌석이 있었고 그 좌석들 정면에는 무대가 하나 놓여 있었다.경매가 시작되면 전시물은 바로 이 무대에서 등장하게 된다.두 사람은 한적한 구석 자리를 찾아 앉아 조용히 경매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네 여자 둘을 데려오지 않아서 불안하지 않아?”황예은이 조용히 질문을 던졌다.서지은과 허윤진은 함께 경매장에 따라오지 않았고 유람선의 다른 곳에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있었다.“괜찮아, 누군가 그 애들을 보호하고 있어.”진서준이 대답했다.정확히 말하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교룡이었다.진서준은 올기가 서지은과 허윤진과 함께 다니게 했다.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해도 교룡인 올기 한 마리로도 충분히 그녀들을 보호할 수 있다.올기는 동호에서 풀려난 이후 서서히 실력을 회복하고 있었다.비록 아직 절정의 상태는 아니지만 칠급 이하의 대종사는 올기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황예은 씨, 또 만났네요.”이때 박서명이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황예은 씨도 여기 물건에 관심이 있나 보네요.”예전에 박서명이 경매에 참석했을 때 황예은은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황예은이 예전에 오지 않은 건 단순히 시간이 없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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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4화

이용진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진서준과 황예은은 동년배 중에서 소문난 천재였다.이 두 사람은 연애 상대를 찾을 때 자기 실력과 지위가 비슷한 사람을 찾을 것이다.“이 삼촌.”황예은이 이용진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지만 말투는 여전히 쌀쌀했다.“진 신의님, 사실 이번 경매에서 저는 신의님을 지원할 생각이었습니다.”이용진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근데 우리 황 조카가 있으니 내가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겠군요.”황씨 가문의 재력과 비교하면 이용진의 재력은 턱없이 부족했다.누군가가 악의적으로 경쟁하지 않는다면 진서준은 무조건 칠색정화를 손에 넣을 것이다.진서준이 대화하는 사이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그중 진서준과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그중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흰 모자를 쓰고 짙은 눈썹과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청년이었다.“세상에, 저 사람은 샛터 셋째 왕자가 아니야? 왕자도 이 장소에 왔어?”“저 왕자가 원하는 물건이 나와 겹치지 않을지 걱정이야. 그럼 오늘 경매장에 헛걸음을 치게 될 게 분명할 거야.”“쯧쯧, 샛터의 셋째 왕자 앞에서는 초아국 금융 업계 거물들도 물러설 수밖에 없을 거야.”사람들은 뜻밖의 인물이 등장하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다들 돈 많은 최고급 권력자였기 때문에 자기보다 더 고귀한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에 한없이 들떠 있었다.황예은이 진서준에게 소개했다.“저 사람은 샛터 셋째 왕자, 소하비야.”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로마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 있지만 어떤 사람은 아예 로마에서 태어났다.이 말은 바로 샛터의 왕자들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샛터의 부유함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인정하는 사실이었다.세상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8성급 호텔도 샛터에 있었다.그곳에는 부유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이다.샛터 왕실은 돈을 그냥 휴지로 취급했다.소하비는 경매장에 들어서자 한바퀴 휙 돌아본 뒤, 바로 황예은에게 다가갔다.“황예은 씨, 이렇게 여기서 만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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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5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이건 소하비가 대한민국의 병법에 관련된 책에서 배운 말이다.지금 소하비는 이미 진서준을 잠재적인 위험인물 목록에 올려두었다.자기 정체를 몹시 궁금해하는 소하비에게 진서준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내 목표는 당신과 분명 다를 테니 내게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어요.”소하비는 그 말에 멈칫하더니 이내 진서준의 뜻을 알아챘다.“그 말을 믿어도 되는 거죠?”“난 거짓말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진서준이 평온하게 대답하자 소하비는 내심 기뻤다.“좋아요. 당신은 이제부터 내 친구입니다.”하지만 옆에서 대화를 듣던 황예은의 얼굴은 창백해졌다.자기가 진서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자격조차 없을 정도로 매력이 없단 말인가?황예은의 표정 변화를 눈치챈 소하비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황예은 씨, 무슨 일 있나요? 몸이 불편한 건가요?”“괜찮아요.”황예은이 더욱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동안 익숙했던 황예은의 태도와는 거리가 먼 태도에 소하비는 저도 몰래 움찔했다.여자의 마음은 바다 밑의 바늘과도 같았다.조금 전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왜 눈앞의 여자가 갑자기 이런 태도로 변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두 번째 줄에 앉아 있던 박서명은 진서준과 소하비 왕자가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박서명의 에리 그룹은 실력이 강력해 황씨 가문과 충분히 겨룰 수 있었지만 샛터 왕실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고 약했다.그런데 진서준이 샛터 왕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면 박서명은 더 이상 악의를 품고 진서준과 경쟁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반 시간 후, 경매장 홀의 불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밝은 빛 한 줄기가 무대 위로 비춰졌다.그리고 몸에 딱 맞는 자주색 전통 복장을 입은 여성이 무대 뒤에서 나왔다.“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어 저희 명양사해 경매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렇게 많은 권력자와 부자 앞에서 여성은 전혀 기죽지 않아 보였고 대신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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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6화

이렇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경쟁을 벌였다.황예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고 그 목걸이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1조 7600억.”경매가 열린 후 줄곧 침묵을 지키던 소하비가 한 마디를 내뱉었다.순간, 경매장 전체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방금 최고가는 6000억이었는데 소하비는 바로 1조가 넘는 돈을 더 올렸다.돈이 많다고 해서 이렇게 함부로 쓸 수 있는 건가?경쟁을 벌이던 부자들은 속으로 소하비를 무식하고 무모한 부자라고 욕설을 날렸다.“소하비 왕자님, 이렇게 거액을 들였는데 분명 왕자님이 원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실 겁니다.”자주색 복장의 여성은 바로 축하하는 멘트를 날렸다.“그랬으면 좋겠습니다.”소하비가 덤덤하게 웃어넘겼다.소하비의 자신감 없어 보이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이렇게 엄청나게 비싼 목걸이로도 여자의 마음을 열지 못한다면 그 돈은 사실 불로 태워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다.이건 1만도 아니고 1억도 아닌 1조라는 천문학적인 숫자였다.잠시 후, 한 직원이 해양의 심장을 소하비에게 전달했다.하지만 소하비는 서둘러 황예은에게 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이렇게 많은 사람의 시선 속에서 구애하는 데 실패하기라도 하면 소하비 왕자는 너무나 창피해 경매장에 남아 있을 수 있을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사치품이 여러 개 판매된 후, 자주색 복장의 여성이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여러분, 이제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됩니다. 우선, 칠색정화를 보여 드리겠습니다.”길이 약 30cm에 달하고 일곱 가지 색깔의 꽃이 핀 약초가 등장했다.“진 신의님, 이 약초가 맞죠?”이용진의 질문에 진서준은 흥분한 말투로 대답했다.“맞습니다.”오늘 진서준이 이곳에 온 목적은 바로 이 칠색정화였다.“이 약초가 바로 칠색정화입니다. 이 약초는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약효가 있고 이 약초를 먹으면 10년은 더 살 수 있습니다.”자주색 복장의 여성이 칠색정화의 신기한 약효에 관해 간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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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7화

변지산이 웃으며 말했다.“진서준, 이 약초는 사실 널 위해서 내가 사려고 했던 거야.”사실 예전에 진서준은 변지산에게 전화를 걸어 칠색정화를 포함한 여러 약재를 요구했었다.하지만 성약당 안에는 진서준이 필요로 하는 약재가 없었다.그래서 변지산은 이 약재들을 기억해 두고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진서준의 빚을 갚기 위해 주기로 했다.이번에 이씨 가문 사람이 변지산을 귀빈으로 초청했을 때, 변지산은 처음에 단호하게 거절했었다.하지만 이 약초가 바로 진서준이 필요로 하는 약초라는 소식을 듣고 변지산은 바로 초청에 응했다.변지산이 이곳에 나타난 이유도 바로 이 약초 때문이었다.“감사합니다, 변 어르신.”진서준이 고마워하며 말했다.모두가 이번 경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줄 알았을 때, 소하비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참 공교롭네요. 이 약초는 저도 필요하거든요.”소하비가 이 약초를 놓고 경쟁하려는 모습을 보자 다들 진서준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기 시작했다.조금 전에도 이 왕자는 1조 7600억이라는 거액을 불쑥 제시했으니 이 약초에도 어마어마한 가격을 제시할 게 분명했다.“진서준 씨, 제가 일부러 엿 먹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 약초가 정말 필요해서 그래요.”소하비가 적극적으로 해명하자 진서준이 물었다.“사람을 구하는 데 필요한 건가요?”“맞아요.”소하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제 여동생이 불치병에 걸려 있는데 교회 의사도 이 칠색정화라는 약초가 있어야만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어요.”소하비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 진서준은 그가 말하는 게 진실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만약 소하비가 진심이라면 상황은 꽤나 복잡해질 것이다.칠색정화를 사용해야 하는 병이라면 진서준도 무조건 치료할 자신이 없었다.“그럼 공정하게 경매를 진행합시다.”진서준이 제안하자 소하비는 바로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2조!”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시작 가격이 1조에 불과한데 소하비는 그 가격을 단숨에 두 배로 올렸다.옆에서 잠자코 지켜보던 박서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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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8화

하지만 진서준은 이 칠색정화를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진서준 씨가 치료한다고요?”소하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실례지만, 진서준 씨가 황예은 씨와 친구가 아니었다면 진서준 씨는 나와 대화할 자격도 없을 겁니다.”상당히 상처가 되는 말이었지만 냉혹한 사실이기도 했다.샛터의 국제적 위치는 매우 높아서 심지어 용란 같은 상임이사국보다도 우위에 있었다.그러니 소하비의 지위는 여태껏 진서준이 만났던 어떤 인물보다도 높았다.진서준은 지금 실력도 대단하고 지위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긴 했지만 소하비 앞에서는 머리를 숙여야 했다.“네가 원한다면 내가 사줄 수 있어.”황예은이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었다.그 말에 소하비의 눈에 질투가 스쳤다.소하비는 여태껏 황예은이 이렇게 남자에게 잘해주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그만둬, 돈 낭비하지 마.”진서준이 고개를 저었다.이 왕자도 자기 가족을 구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쓰는 것인데 굳이 가격을 200조 단위까지 끌어올릴 필요는 없었다.정말 그 정도로 가격을 올린다면 오히려 명양사해 경매장만 이득을 볼 뿐이었다.“황예은 씨, 더 이상 경매하지 않으실 건가요?”이세아의 질문에 황예은이 되물었다.“이 정도면 명양사해가 수익을 충분히 올리지 않았나요?”진서준은 살짝 의아한 눈빛으로 황예은을 바라보았다.황예은의 성격이 항상 차갑고 도도한 건 알지만 누군가가 정상적으로 말을 건넸을 때 이렇게 거칠게 반격하지는 않았다.혹시 이 두 여자 사이에 갈등이라도 있었던 걸까?황예은의 날카로운 반응에 이세아는 가볍게 웃으며 대응했다.“세상에 돈 많이 버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어요? 황씨 가문이 이렇게 오래 대한민국 갑부 일인자 자리에 있었는데도 여전히 은퇴하지 않고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잖아요.”그 후 이세아는 소하비를 보며 말했다.“소하비 왕자님, 이제 이 칠색정화는 왕자님 거예요.”200조라는 거액으로 약초 한 송이를 사다니,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너 저 여자와 갈등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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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9화

치파오 같은 의상은 입는 사람의 몸매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너무 말랐다면 옷이 제대로 맞지 않고 너무 뚱뚱하면 몸에 있는 군살이 다 드러나 버린다.그래서 지금 거리에 치파오를 입은 여성은 보기 드물었다.어떤 여자도 굳이 치파오를 입고 완벽하지 않은 몸매를 드러내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이세아가 입고 있는 치파오는 그녀를 위해 맞춤 제작된 것처럼 보였다.가슴은 우뚝 솟고 풍만한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까지, 몸에 군살 하나 없이 매끈했다.그리고 검은색 스타킹을 입은 가느다란 다리까지 함께 보면 이세아는 너무나 섹시해 보였다.지나가는 남자들, 심지어 여자와 함께 있는 남자까지도 이세아에게 눈길을 돌리며 뒤를 돌아봤다.황예은이 이세아를 바라보는 눈에는 적대감이 가득했다.“명양사해 업무는 다 끝났나요?”“보잘것없는 일들은 다른 직원들이 하면 되죠. 난 굳이 모든 업무를 다 지휘할 생각은 없어요.”이세아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난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니까요. 무슨 일이나 다 직접 하려고 한다면 제 몸이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일찍 죽게 되겠죠.”이세아는 황예은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 말은 모두 황예은을 빗대어서 하는 말이었다.황예은은 모든 일을 자기가 직접 해야만 시름을 놓는 성격이었다.황예은이 황씨 가문을 이끌면서 황씨 그룹의 수익은 3분의 1이나 증가했다.진서준은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잘 알지 못했지만 두 여성 사이에 짙은 긴장감이 감도는 걸 느낄 수 있었다.두 여자가 지금 또 보이지 않는 대결을 하고 있었다.“이씨 가문은 전국을 누비고 다니잖아요. 그런데도 죽을까 봐 두려운 건가요?”황예은이 냉랭하게 말을 이어갔다.“우리 가문 내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두려워요.”이세아가 진서준 앞에 서서 유혹적인 눈빛을 보냈다.“어쨌든 나는 아직 남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덜컥 죽기라도 하면 평생 후회할 거예요. 진 선생님, 황예은 씨와 연인 관계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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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0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서준은 여전히 일괄된 차가운 표정으로 이세아를 대했다.두 사람이 카지노에 도착해서야 이세아는 매력 발산을 그만두었다.카지노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많은 부자가 이곳에서 천금을 한순간에 쏟아내는 쾌감을 경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진서준, 오늘은 조금 놀아보려고 여기 온 거야?”이세아는 어느새 친숙하게 진서준에게 말을 놓으며 이름을 대놓고 불렀다.“아니야. 사람 찾으러 왔어.”진서준도 말을 놓았다.이세아는 진서준이 찾는 사람이 누구인지 굳이 묻지 않았다.어차피 물어봐도 진서준은 말하지 않을 게 뻔했다.어차피 진서준을 따라가면 누구를 찾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진서준은 섹시한 유니폼을 입은 여자 직원에게 다가갔다.“실례합니다, 21점 놀이는 어디에 있나요?”21점 놀이는 일종의 도박 게임이다.여기에는 고급 도박부터 일반적인 크기 비교 게임까지 모두 있었다.직원은 손으로 위치를 가리키며 알려주었다.진서준은 그 정보를 받은 후, 곧바로 그쪽으로 향했다.“또 터졌어!”진서준이 도착하기도 전에 허윤진의 절규 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는 아무리 봐도 돈을 전부 잃은 도박꾼처럼 들렸다.옆에 있던 서지은이 허윤진을 말리며 말했다.“윤진아, 그만해, 서준이 곧 올 거야.”“안 돼, 이번 한 번만 할 거야. 내가 잃은 돈 전부 되찾을 거야!”허윤진은 눈이 충혈된 채 미친 사람처럼 외쳤다.너무나 당황하고 초조한 서지은이 진서준에게 전화하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얼마나 졌어? 멀리서도 네 목소리가 들리네.”“서준아!”진서준이 오자 서지은는 처음에 기뻐했지만 황예은과 이세아 두 여자가 함께 있는 걸 보고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서준아, 빨리 와서 도와줘. 내가 잃은 돈을 전부 되찾아 줘.”허윤진은 진서준의 손을 잡고 그를 카드 테이블로 끌고 갔다.허윤진의 상태를 본 진서준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중독됐어?”“아니야, 그냥 잃은 돈을 다 되찾고 싶을 뿐이야.”허윤진이 변명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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