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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최강 이혼남의 모든 챕터: 챕터 571 - 챕터 580

1059 챕터

제571화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염무현이 혼자서 4명의 상급자 마스터를 몰살시키는 막강한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이다.게다가 말이 안 되게 예쁜 여자가 단 한 방에 서 어르신이 다시는 반격조차 못 하게 제압하지 않았는가?“바로 연락할게요.”한진영이 허둥지둥 휴대폰을 꺼냈다.잠시 후 통화가 연결되었다.“물건 아직 있어? 똑똑히 들어! 지금 당장 물건을 챙겨서 돌아와. 질문은 사양할게!”한진영은 초조한 듯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마자 명령부터 했다.스피커 모드로 전화를 걸었기에 곧이어 거만한 목소리가 모두의 귀에 흘러 들어왔다.“미안하지만 이미 늦었어요. 물건은 이미 나한테 있죠. 방금 가졌거든요.”한진영의 표정이 얼떨떨했다.“마 선생님이셨군요! 제발 부탁인데 내 물건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아니면 무현님의 손에 전부 몰살당할지도 몰라요.”마범구는 경멸이 담긴 어조로 말했다.“그럴 리는 없어요. 그 자식한테 전해줘요. 만약 현염초를 원한다면 내일 곧장 혼원문에 찾아오라고. 또한 목을 잘라서 두 제자에게 바칠 테니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모습을 나타내지 않을 시에는 현염초를 그 자리에서 망가뜨리겠다고 장담하죠.”한진영은 급한 마음에 식은땀을 흘렸다.“아니! 마스터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두 사람의 원한에 우리 부부가 왜 연루되어야 하는 거죠? 제 아버지의 체면을 봐서라도 제발...”뚜-뚜-마범구가 전화를 끊자 통화 종료음이 울렸다.한진영은 순간 화가 버럭 났다.‘우리 집안이 죽든 말든 상관이 없다는 건가? 진짜 너무하네.’반면, 마범구는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한 노인을 향해 말했다.“그 자식은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내일 염무현이 죽고 나면 당신 딸과 사위도 살아남을 거야. 설마 내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노인은 바로 한진영의 아버지 한수로였다.둘이 아무리 오랜 벗으로 지내왔다고 하지만 어찌 걱정이 안 들 수 있겠는가?물론 마범구도 한수로의 우환을 알아차렸다.“혹시 까먹은 건 아니지? 네 딸한테 무려 재산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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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칼자루는 상대방이 쥐고 있으니 도마 위의 생선과 다름없었다.구천명은 기분이 씁쓸했고 땅을 치고 후회했다.고작 현염초만 주면 해결되는 일인데 이 지경까지 오게 되다니!이럴 줄 알았더라면 당시 유람선을 탔을 때 염무현을 얕보지 말고 순순히 치료받을 걸 그랬다.그때만 해도 염무현은 유람선을 벗어나면 금액이 달라진다고 못을 박았다.재산의 절반만 해도 살을 도려내는 심정인데, 지금은 준다고 했더니 상대방이 오히려 거절했다.기회는 두 번이나 주어졌지만 어떻게 단 한 번도 못 잡느냐는 말이다.“대가로 나머지 절반 중 50%를 진료비로 더 가져갈게요.”염무현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하루를 줄 테니까 내일 저녁까지 계좌로 보내줘요. 시간 꼭 지키시고.”구천명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싶었지만 열과 성의를 다해서 말했다.“무현님, 걱정하지 마세요. 무조건 지키겠습니다.”“역시나 같은 말이지만, 당신 목숨은 내 손에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염무현이 걸음을 옮겼다.“희연아, 가자.”“안 죽일 거야? 에잇, 시시해!”백희연이 아쉬운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투덜거렸다. 차에서 내린 다음 여태껏 단 한 방으로 상황이 종료되었으니 아직 워밍업도 안 되었다.자동차 엔진 소리가 밖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구천명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여보, 오늘 일은 내가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나 봐요. 집안에 이렇게 큰 손해를 끼칠 줄이야...”한진영이 죄책감이 가득한 얼굴로 말하자 구천명은 손을 내저으며 한탄했다.“나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었지, 뭐. 내 탓도 크니까 너무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마. 기껏해야 재산이 좀 줄어들었을 뿐, 돈은 나중에 다시 벌면 돼. 이번 기회에 뼈아픈 교훈을 얻었군. 앞으로 다시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영웅호걸을 우습게 보다가는 큰코다칠지도 모른다고.”한진영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한 사람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회장님, 진짜 재산의 75%를 주실 거예요? 결코 적은 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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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차량이 도로 위를 유유히 달리고 있었다.“기사님, 하룻밤 묵게 호텔로 가주세요. 내일 다시 서해시로 돌아갑시다.”염무현의 말에 운전기사가 잽싸게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 대표님께서 숙박은 무조건 히스턴 호텔에서 하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그래요.”염무현이 고개를 끄덕였다.백희연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나의 예리한 안목과 다년간의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볼 때 그 부부는 절대로 착한 사람들이 아니야.”“여우 주제에 예리한 안목이 웬 말? 어디서 잘난 체하는 거야?”염무현이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백희연은 눈을 흘기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지금 진지한 얘기를 하는 중이잖아! 두 사람이 순순히 진료비를 낼 거로 생각해?”염무현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제원시의 한 고급 사무실, 전태웅이 들뜬 얼굴로 휴대폰을 들고 깜짝 놀란 듯 말했다.“신의님, 무슨 일이십니까?”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신의님의 연락을 다시 받게 되다니!전태웅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손까지 떨었다.“부탁이 있는데 내일 저녁까지 만약 구천명이 내 계좌에 돈을 입금하지 않거나 적게 보냈다면 즉시 구씨 일가에게 총공격을 개시해요.”염무현이 설명을 보탰다.“구체적인 액수는 구씨 가문 전체 재산의 75%라고 보면 돼요.”전태웅이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직접 팔로우할 테니까 안심하세요. 만약 구천명이 약속을 어긴다면 다음날 동이 트기 전에 무조건 몰살해 버릴게요.”“네, 그럼 부탁드릴게요.”염무현이 정중하게 말하자 전태웅은 황급히 대답했다.“별말씀을요. 신의님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건 저에게 큰 행운이니까 예의를 차리지 않아도 돼요.”...서해시, 양씨 가문.“내일 저녁에 약혼식을 올린다고요?”양희지는 놀란 얼굴로 눈앞에 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비열하게 생긴 남자는 다름 아닌 김준휘의 앞잡이 군사였다.“네, 장소도 이미 정했어요. 메리어트 호텔로.”군사가 싱긋 웃었다.“소문도 냈으니까 서해시에서 난다긴다하는 사람이라면 초대장을 다 받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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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양희지는 마치 일방적인 처사가 못마땅한 듯 눈살을 찌푸린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딸, 표정이 왜 그래?”서아란은 눈을 부라렸다.“준휘가 이렇게 큰 스케일로 준비했는데 정녕 아무런 감흥이 없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신랑감인데 대체 뭐가 불만이지?”양희지는 고개를 저었다.“단지 너무 급하게 진행한다는 느낌이 들어서.”서프라이즈라니?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게다가 결혼까지 한번 해봤으니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그런 걸 다 떠나서 이렇게 중요한 일을 사전에 언급조차 안 했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일방적인 결정이 정녕 서프라이즈일까? 아니면 불쾌함일까?상대방의 의사 따위 안중에도 없는 건 상의가 아니라 통보였다.심지어 명령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그녀를 아낀다는 게 과연 사실인지 의심만 갔다.김준휘가 나타나서 지금까지 불과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두 사람이 만난 횟수를 다 합치면 넉넉히 잡아도 십여 회에 불과했다.그중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비록 소꿉친구라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연락이 끊기면서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감정이 거의 없었다.양문수의 어조에 불쾌함이 담겨 있었다.“희지야, 왜 이렇게 핑계를 둘러대는 거야? 설마 아직도 염무현 그 자식한테 미련이 남은 건 아니지?”“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호적에서 네 이름을 파버릴 테니까 두고 봐!”서아란이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양희지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동창회에서 그녀를 모욕했던 염무현이 떠오르는 순간 화가 점점 차올랐다.이내 주체하기 힘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자신이 얻지 못한 것은 설령 망가뜨릴지언정 다른 사람에게 순순히 내어줄 수는 없는 법!양희지는 혼자 힘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따라서 유일한 희망을 김준휘에게 걸었다.그렇게 생각하면 약혼도 못 할 건 없었다.게다가 염무현 앞에서도 보란 듯이 자랑이 가능했다. 설령 이혼했더라도 남자들이 줄을 지었을뿐더러 눈 깜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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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여러분, 고생 많았어요.”시간이 늦었으니 돌아가서 쉬라고 말하려던 찰나, 갑자기 밖에서 고함이 들려왔다.“지부장님! 손님이 오셨습니다.”손님이라니?심주환과 4대 장로가 동시에 바짝 긴장했다.지부가 이 꼬락서니인데 창피해서 어찌 손님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처참한 현장과 초라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사람들이 박장대소할지도 모른다.“안 본다고 해.”심주환이 서둘러 거절했지만 상대방이 쓴웃음을 지었다.“이미 여기까지 들어와서 말릴 틈이 없었어요.”“지부장님, 내가 남도 아니고 문전박대당하면 좀 그런데?”마범구가 성큼성큼 다가오자 심주환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혼원문의 마범구 씨였군요. 마중이 늦어서 죄송합니다.”“우리 사이에 무슨 예의를 차리고 그래요.”마범구는 손을 흔들며 유유히 다가왔다.그의 뒤를 이어 정정하고 기개가 비범한 노인이 나타났다.“소개하죠, 이분은 저의 오래된 친구인 한수로라고 합니다.”소개가 끝나자 한수로는 고개를 까딱하며 심주환과 다른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이내 마범구가 분노에 찬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염무현 이 자식이! 정말 개망나니가 따로 없네요. 내 애제자 두 명을 죽였을뿐더러 무림 연맹 지부를 쑥대밭으로 만들다니! 지부장님, 솔직히 말하면 내일 혼원문에 경기장을 설치해 염무현과 사투를 벌일 예정이죠. 어차피 염무현을 증오하는 마음은 매한가지이니 같은 편에 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때요?”이미 알고 있는 일인지라 심주환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마 선생님, 제가 비겁한 게 아니라 정녕 염무현을 이길 자신이 있는 건가요?”심주환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거였다.만약 마범구가 패배하고 허원 지부가 또다시 혼원문을 위해 사기를 북돋아 주는 꼴이 된다면 염무현과 맞서 싸우기로 작정한 것이 아니겠는가?“사실 전 상급자 마스터를 돌파해 대마스터 경지에 순조롭게 이른 지 꽤 오래되었죠.”마범구는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알기로 염무현은 기껏해야 상급자 마스터인지라 그런 놈을 죽이는 건 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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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지부장님께서 무림 연맹의 고수들을 데리고 내일 저에게 힘을 보태줘요.”마범구도 사양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허원 지부의 임무는 바로 그 여자의 발목을 잡아서 내가 즉석에서 염무현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거죠.”다시 말해서 마범구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백희연이다.비록 염무현을 이긴다는 확신은 갖고 있지만, 괜히 불청객이 끼어들어 결정적인 순간에 목숨이라도 구해줄까 봐 걱정되었다.만약 문제의 근원을 한 번에 잘라내지 못하면 후환이 있기 마련이다.어찌 됐든 젊은 나이에 상급자 마스터까지 진입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추후에 대마스터로 충분히 진급할 가능성이 있다.그때가 되면 염무현 한 명을 상대하는 것도 버거울 테니까.또한, 백희연까지 더하면 목숨을 잃는 사람은 당연히 그가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우린 그 여자를 상대할 능력이 없어요.”심주환은 체면 불고하고 손으로 몸에 난 상처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게 바로 그 여자의 걸작이죠. 그런데 우리한테 발목을 잡고 있으라고 떠넘기는 건 억지 아닌가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꼴과 뭐가 다르죠?”말을 이어가던 심주환의 표정과 말투가 점점 싸늘하게 변했다.그 누구라도 면전에서 중상모략을 당하면 기분이 언짢을 것이다.마범구는 웃으면서 손을 내저었다.“걱정이 많아도 문제라니까? 만약 진짜 여러분을 골탕 먹일 생각이라면 굳이 터놓고 얘기하겠어요? 당신들을 제외하고 서 어르신 그리고 한수로가 부른 최정예 고수들도 합류할 거예요. 인원이 이렇게나 많은데 설마 여자 한 명을 상대하지 못하겠어요?”이 말을 들은 심주환은 분노가 사그라지더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대마스터인 서 어르신까지 가세한다면 승률이 많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특히 당사자는 체면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비장의 무기를 선보여 맹공격을 퍼부을 테니까.설령 그녀를 죽이지 못하더라도 머릿수가 압도적으로 차이 나는 만큼 자기 목숨은 지킬 수 있을 거로 믿었다.마범구가 계속해서 펌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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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상대방은 무려 본부장의 친여동생이지 않은가?심주환이 본부에 문의했을 때 허미영이 아직 수련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만약 두 사람이 각별한 사이인데 나중에 수련이 끝나고 그들이 마범구와 손을 잡고 염무현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결과는 어떠할지 뻔했다.허원 지부를 통틀어 아무도 좋은 결말을 맺지 못할 것이다.“여러분의 걱정도 일리는 있죠.”심주환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졌다.“어떤 선택을 하든 허원 지부의 존폐가 걸려있으니 경거망동해서는 안 되죠.”다른 장로가 끼어들었다.“우리가 선택할 필요가 있나요? 마범구와 염무현이 피 터지게 싸우면 그만이지 않나요? 승자가 누구든 저희랑 아무 상관 없잖아요.”누군가 즉시 반박했다.“왜 상관이 없죠? 만약 마범구가 이겨서 나중에 복수하러 찾아오면 어떡해요?”“고작 혼원문 따위를 두려워할 필요가 있나요? 우리는 무림 연맹이지, 아무나 괴롭히는 코딱지만 한 문파가 아니에요.”사람들이 열띤 쟁론을 이어가기 시작했다.이때, 심주환이 테이블을 쾅 하고 내리쳤다.“조용! 양쪽의 비위를 모두 맞춰주면 되잖아요. 내일 시간 맞춰 혼원문에 가되 몰래 이 사실을 염무현에게 알리는 거죠. 우리는 그냥 구경하러 간다고 하면서 상황에 따라 마범구를 도울지 아니면 염무현의 편을 들어줄지 결정해요.”반면, 한수로는 차에서 내린 마범구가 혼원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러고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한진영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딸, 해결했어. 이제 혼원문과 우리 집뿐만 아니라 무림 연맹도 합류할 거야. 그리고 김씨 가문에서 몰래 파견한 고수들까지, 다들 염무현에게 원한을 갖고 있으니 설령 그 자식이 초인적인 힘을 지닌다고 해도 내일이면 죽게 될 테야.”한편, 구씨 저택.부부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거 봐, 내가 뭐라고 했어? 일단 진정하라고 했지?”구천명이 짐짓 훈계하는 척 말했다.남편의 배에 난 상처를 소독하고 있던 한진영은 너무 기쁜 나머지 손이 삐끗했다.“윽!”구천명은 따끔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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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다음 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한겨울에 이렇게 좋은 날씨는 극히 드물었다.혼원문 정문 앞 공터에는 네모난 링이 설치되어 있었다.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이미 문전성시로 떠들썩했다.사방팔방에서 난다긴다하는 사람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저기 봐요! 저분은 강원시 마스터 우형빈이에요.”“정말요? 우형빈 마스터님은 인하시에서 나고 자랐을 텐데 여기서 무려 몇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고요. 이곳에서 뵐 줄이야!”“그리고 다른 무술 선배님들도 계시는데 벌써 10년 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죠. 의외로 많이 오셨네요?”“소식은 이틀 전에 알려진 게 아닌가요? 그런데도 이런 거물급 인사들이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건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해 주죠.”우두머리 집회에서 일어난 일은 무술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다.어쨌거나 대부분 사람은 그저 어둠의 세계에 몸담은 자들이 세력을 차지하기 위해 투덕거리는 행사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기껏해야 동네 꼬맹이들의 시비에 불과했다.반면, 마범구가 염무현에게 선전포고했다는 소문은 금세 화제가 되었다.사실 오늘은 마범구를 보기 위해 모인 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무술계에 그가 모든 고대 무술 능력자가 꿈꿔왔던 대마스터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돌고 있었다.다들 먼 걸음 한 이유가 단지 대마스터의 모습을 직접 목격하기 위해서였다.“중원 무림계라고 하면 당연히 혼원문이 아니겠습니까?”“마범구의 무공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기회가 주어지다니, 모두가 헛걸음하지 않을 거로 확신합니다.”“만약 혼원문의 제자가 되거나 설령 명의라도 좋으니 마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만 있다면 평생 도움일 될 텐데...”사람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보탰고 마범구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했다.그리고 혼원문의 수제자가 되는 걸 꿈에서도 바랐다.또한 마범구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한편, 서해시에서도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려왔는데 다들 우두머리 집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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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본인이 어느 정도인지 정녕 몰라? 혼원문에 들어오고 싶으면 재능이 있어야 해. 우리 사부님의 안목이 얼마나 높은데, 나이를 처먹을 만큼 처먹고 애처럼 스승을 모시려고 하다니, 창피하지도 않아?”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정한림을 멀리 밀어냈다.정한림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이 광경을 목격하자 줄줄이 물러섰다.마범구는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링 위로 걸어 올라갔다.“염무현의 무덤으로 딱이야. 이 정도면 많이 배려해준 거네.”마범구의 평가에 제자가 서둘러 입장을 밝혔다.“사부님께서 지시한 일인데 당연히 신경을 써야죠. 누군가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대결을 펼치는 거라 혼원문의 명성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비록 짧은 시간에 가능한 임무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경기장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이때, 고급 승용차 몇 대가 진입했고 작은 트럭 한 대가 뒤를 따랐다.건장한 남자 네 명이 함께 금으로 된 현판을 들고 내렸다.전체가 순금인 듯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났다.황금 현판의 테두리는 정교한 무늬로 둘러싸였고, 중간에 필서체로 쓰인 ‘무림 고수’라는 대문짝만한 글씨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대박! 이렇게 큰 황금 현판이라니? 엄청 비쌀 것 같은데요?”“비쌀 것 같은 게 아니라 비싸겠지. 지금 장정 4명이 들어 올렸잖아. 못해도 400kg은 넘을 텐데...”“통이 진짜 크네요. 역시나 김씨 가문답네요. 혼원문과 아주 각별한 사이인가 봐요.”금빛 찬란한 황금 현판은 수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샀다.“저희는 김준휘 도련님의 지시에 따라 마범구 선생님에게 현판을 가져다주러 왔습니다. 무게는 500kg 정도가 될 거예요.”그는 다름 아닌 김씨 가문의 군사였고, 이내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말했다.“마스터님의 승리를 기원하며 원수를 한방에 무찌르길 바랍니다. 현판에 새겨진 글자처럼 명실상부한 고수로서 김씨 가문은 혼원문의 파트너가 되어 앞으로도 서로 지지하며 함께 눈부신 성적을 이루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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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온종일 쫄쫄 굶은 사람들은 허기가 몰려왔다. 혼원문에서 끼니를 챙겨주는 게 아닌지라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식사를 해결해야만 했다.반면, 마범구의 초대를 받은 사람만이 그를 따라 들어가서 식사할 자격이 주어졌다.이에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서해시 고성, 연씨 가문.“아빠, 얼른!”연희주가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세인시까지 2시간 이상 걸릴 텐데 빨리 출발해야 한단 말이에요.”“진정해.”연홍도가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무현님이 저녁에 도착하면 된다고 했잖아.”“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하는 게 기본적인 예의라고요! 일찍 출발해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할 수 있지 않겠어요? 만약 길에서 사고라도 당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어떡해요?”연희주가 다급하게 말했다.그녀의 마음은 이미 세인시에 있었다.사부님이 다름 아닌 자신의 체내에 잠식해 있는 현무의 냉기를 치료해 주려고 허문정의 위선적인 모습을 폭로하다가 혼원문과 원수를 맺게 되지 않았는가?이제 경기장까지 만들어 자웅을 겨룬다고 하는데 당연히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사실 어젯밤부터 그녀는 세인시에 염무현을 만나러 가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연홍도의 계획대로라면 1시간 늦게 출발해도 시간상 넉넉했다.결국 딸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움직이기로 했다.오후 5시 반, 두 부녀는 현장에 도착했다.“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지?”연홍도는 깜짝 놀랐다.눈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룬 광경은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그리고 한 가지 의아한 점은 멀리서부터 강한 원념이 느껴졌다는 것이다.대체 무슨 상황이지?물론 이들이 오전 8시부터 지금까지 무려 밖에서 10시간 가까이 기다렸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엄동설한에 아무리 날씨가 좋다고 해도 쌀쌀하기 마련이다.심지어 혼원문의 제자들도 하루를 꼬박 기다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춥고 배도 고프고... 대체 사부님이 얼마나 짠돌이면 끼니는 둘째치고 따뜻한 물조차 주지 않냐는 말이다.결국 찬바람이 불어닥치는 야외에서 그들은 온몸이 싸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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