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아는 유남준이 계속 따라오는 게 불편했다. 그가 옆에 있으면 박민정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다른 사람에게 굳이 부탁할 필요 없이 저만 따라가는 게 왠지 더 안심될 것 같네요.”유남준의 말에 최현아는 더욱 거절할 수 없게 되었다.이때 학부모들은 박민정 곁에 서 있는 유남준에게 눈길을 몇 번 더 주더니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저렇게 잘생기고 능력도 좋은 남편이 있는 걸 보면 예찬이 엄마는 참 복도 많아.”“그러게요. 그러니까 태어난 아들도 똑똑한가 보죠. 지난번 수학 경시대회에서도 1등 했다던데요?”“우리 딸이 나중에 예찬이랑 결혼했으면 좋겠네요.”“꿈 깨요.”그들은 말하다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유남준 외에도 많은 아이의 부모님들이 야외 캠핑을 즐기기 위해 참석하게 되었다.그리고 각자의 차에 올라탄 뒤 함께 출발했다.박예찬은 차에 올라타서도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엄마, 요즘 몸은 괜찮아? 어디 아픈 데 없어?”박민정이 웃으며 답했다.“많이 좋아졌어. 기억들도 서서히 돌아오는 것 같고.”순간, 박예찬의 눈빛이 반짝거렸다.“뭐가 기억났는데?”“너랑 윤우에 관한 기억인 것 같은데 너무 흐릿했어.”박민정의 말에 박예찬은 소리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당장에라도 박민정을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부끄러워 차마 그러지 못했다.“엄마, 건강도 챙기고 밥도 많이 먹어야 해.”말을 마친 뒤 그는 주머니에서 핫팩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줬다.“아직 추우니까 손에 쥐고 있어.”이건 같은 반에 여자아이가 박예찬에게 준 물건이었다.박민정은 손에 든 핫팩을 바라보다가 무심결에 자기 아들이 말은 투박해도 참 따뜻한 면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순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우리 아들, 고마워.”그러다가 자기 아들을 꽉 안아줬는데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박예찬은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그러나 옆에서 이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유남준은 괜스레 마음이 씁쓸해지기 시작했다.아침에 그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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