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찬은 조동민의 단호한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그래, 알겠어.”“고마워, 예찬아!”조동민은 금세 얼굴이 환해졌다.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유지훈은 조동민의 웃음이 마치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분노를 참지 못한 그는 성큼성큼 다가오며 소리쳤다.“조동민, 너 또 까부는 거야?”조동민은 젓가락을 꼭 쥐었지만 박예찬이 나서기 직전 먼저 웃으며 말했다.“지훈아, 내가 감히 어떻게 그러겠어. 어제는 내가 잘못했어. 화풀어, 응?”유지훈은 순간 어리둥절했다.‘이 녀석,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뀐 거지?’분명 전엔 자신의 심부름꾼 노릇하는 걸 죽기보다 싫어했는데.조동민은 이제 상황을 파악할 줄 알았다. 괜한 고집은 소용없다는 걸, 자신은 멋대로 굴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진짜지? 나한테 거짓말하는 거 아니지?”유지훈이 묻자 조동민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다른 애들은 지훈이 너랑 안 놀아줘도 난 같이 놀아줄게.”박예찬은 이렇게 급변하는 조동민의 모습에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환경은 정말 사람을 바꾸는 법이다.유지훈은 그제야 기분이 풀렸다.“그럼 밥 그만 먹고 나랑 놀러 가.”“응!”조동민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박예찬에게 말했다.“예찬아, 이따가 다시 올게.”“어딜 가? 가지 마!”유지훈이 못마땅한 듯 소리치자 조동민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응, 안 갈게.”그렇게 둘은 함께 밖으로 나갔다.잠시 후, 최현아가 식당으로 들어왔고 유지훈과 조동민이 화해한 모습을 보고 조동민의 부모에게 팔짱을 낀 채 비웃듯 말했다.“보셨죠? 우리 지훈이가 얼마나 속이 넓은지. 당신 아들이랑 다시 잘 지내잖아요.”하지만 조동민의 부모는 이제 최현아에게 굳이 좋은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이제는 그들 뒤에 김씨 집안이 버티고 있으니.조동민의 어머니, 한가영이 냉소를 띠며 말했다.“근데요, 아까 보니까 다른 애들은 지훈이랑 안 놀려고 하던데요? 결국 우리 동민이만 지훈이를 마음 넓게 받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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