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이 친자 확인 검사 결과를 받은 그 날, 정수미는 곧장 그녀를 병원으로 보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정수미는 이지원의 몸에 남겨진 수많은 상처들과 뼈밖에 남지 않은 앙상한 몸을 보며 물었다“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정수미의 눈에는 안타까움만 잔뜩 묻어 있었다.이지원은 다정한 눈길로 정수미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괜찮아요, 하나도 아프지 않을걸요. 다 제가 너무 어리고 철이 없어서, 사람들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던 탓이에요.”이지원은 함미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그 말을 들은 정수미의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미안하구나, 널 더 일찍 찾지 못했던 내 탓이야.”왜인지는 몰라도 이지원을 마주한 정수미의 마음이 아려왔다. 상처 많은 딸이 안타깝긴 했지만 함미현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감동은 느껴지지 않았다.아마 이미 한 번 데인 탓에 트라우마가 남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엄마, 그런 말씀 하세요. 제가 보육원에 보내진 건 절대 엄마 탓이 아니에요. 언니한테서 들었는데, 엄마는 저를 찾는 걸 포기한 적 없다고 그랬거든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 받고 치유 받았어요.”이지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정수미는 이지원에게서 엄마라는 말을 듣는 순간, 눈에 띄게 멍한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차렸다.“일단 쉬고 있어. 곧 있으면 의사가 올 거야. 난 잠깐 나갔다가 올게.”“네.”정수미는 병실을 나서자마자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녀의 뒤를 따라 나오던 비서가 말을 걸었다.“대표님, 잠깐 쉬시는 게 어때요?”그 말에 정수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지? 분명 내 친딸을 찾았는데도 가슴에 돌덩이가 얹힌 것처럼 답답해.”“아마도 함미현 때문일 겁니다. 그 여자가 너무도 뻔뻔하게 대표님을 속여왔으니까요.”정수미는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그럴지도 모르지. 가자, 그 애 보러 가야지.”“네.”함미현의 병실은 일반 병실이었다.정수미와 그녀의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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