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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엔 못 놔줘의 모든 챕터: 챕터 1351 - 챕터 1360

1458 챕터

제1351화

다행히 차를 조금 더 앞으로 몰고 갔던 연지석 덕에 부딪히는 사고가 나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운전기사도 적잖이 놀란 모양이었다.그는 자신의 대표에게 사과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려 했지만 이미 차에서 내린 방성원이 연지석의 차로 다가오고 있었다.설인하는 그를 발견하자마자 자신을 계속 따라오던 사람이 바로 방성원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연지석도 그런 방성원에게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히 차에서 내렸다.손을 위로 높이 추켜든 방성원이 연지석에게 폭력을 행사하려던 그때였다.반응속도가 빨랐던 연지석은 재빨리 방성원의 공격을 피했다.깜짝 놀란 설인하가 다급히 차에서 내려 방성원을 가로막았다.“방성원, 너 미쳤어? 이 사람은 내 상사야!”“상사?”방성원은 분노에 찬 헛웃음을 터뜨렸다.“그 어떤 상사가 이 야심한 밤에 여직원을 집까지 데려다주는데?”“네가 이런 식으로 날 미행하고 다녔으니까, 혹시라도 나한테 스토커가 생긴 건 아닐까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그 말에 방성원이 순간적으로 말을 멈췄다.매서운 눈길로 그는 노려보던 설인하는 이내 고개를 돌려 미안한 듯한 눈빛으로 연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부사장님.”부사장님이라고?방성원은 조금 전 차에서 내릴 때 봤던 연지석의 모습이 어딘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설인하가 그를 부사장이라고 부르는 순간, 방성원은 순식간에 그를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그쪽이 연지석 씨입니까?”연지석은 담담한 얼굴로 대답했다.“네, 접니다.”방성원의 눈빛이 한순간에 차가워졌다.“민정 씨한테는 손도 못 대더니, 이제 내 와이프한테 손대려고요? 역시 떠도는 소문이 정확했나 봅니다, 연지석 씨. 취향 참 독특하시네요. 유부녀만 좋아하신다면서요?”그 말에 연지석이 천천히 손을 말아 주먹을 꽉 쥐었다. 설인하를 봐서라도 방성원에게 직접적으로 손을 댈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분노에 찬 설인하의 얼굴은 이미 열을 받아 빨개져 있었다.“방성원, 말조심해. 나랑 부사장님은 아무 사이 아니니까.”연지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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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그럼에도 오랜만에 자신의 딸을 만난 방성원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 그가 마침 베이비시터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려던 그때, 딸이 입을 열어 방성원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연지석 일행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방성원은 재빨리 표정을 굳힌 채 연지석에게 불편하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자신이 있는 이곳이 박민정의 집이었던 탓에 더 말을 얹을 수는 없었다.설인하는 곧장 방성원에게 다가가 말했다.“이제 다 봤지? 그럼 돌아가. 더는 내 딸 찾아와서 방해하지 마.”방성원은 방은정을 더욱 힘껏 끌어안았다.“네 딸이라고 했어? 애는 너 혼자 낳니?”설인하의 말문이 다시 막혀버렸다.“말 들어. 애 데리고 나랑 돌아가자, 이제.”방성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로서도 설인하에게 이렇게나 오랜 시간 동안 자유를 주었다.하지만 설인하는 여전히 고집스레 말했다.“내가 말했지? 너랑은 더 이상 같이 못 산다고. 이럴 시간 있으면 차라리 이혼 서류나 준비해.”또 이혼 얘기였다.두 사람 사이에 스파크가 튀기자 유남준이 다가와 말했다.“성원아.”방성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했다. 남의 집에서 싸우는 것은 결코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그는 어쩔 수 없이 방은정을 다시 설인하에게 돌려주었다.“며칠 뒤에 또 올 거야.”그 말만 남긴 채, 그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섰다.밖으로 나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방성원은 조금 전 자신의 행동을 수십 번이고 후회했다.연지석과 설인하의 모습으로 미루어봤을 때, 자신이 괜한 오해를 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원래대로였다면 그 역시 김인우의 조언대로 설인하를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할 생각이었지만 그의 계획은 이런 식으로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늦은 시간에 퇴근한 연지석과 설인하는 미처 못한 식사를 한 레스토랑 안에서 함께 하기로 했다.박윤우 역시 연지석이 왔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만나려고 일부러 자리에 함께했다.“지석 아저씨, 왜 이렇게 늦게 퇴근하세요? 다음부터는 일찍 퇴근해서 식사도 일찍 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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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감히 정씨 가문에서 거짓말을 해요? 그랬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는 그래요?”윤소현이 순간적으로 욱하며 화를 냈다.하지만 이지원은 조금도 겁내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 역시 이것이 자신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저도 더는 방법이 없어요. 김인우는 저를 죽지 못해 살아가게 만들었고, 유남준은 저를 완전히 헌신짝 버리듯 버렸죠. 저에게도 피난처가 필요해요.”이지원은 윤소현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친자확인결과 조작만 해주시면 제가 소현 씨의 노예가 되어드릴게요. 뭘 시키든지 다 해낼 수 있어요.”“박민정의 목숨은 물론이고, 그 여자 아이까지 없애 달라고 한다면 기꺼이 하겠습니다.”이지원은 진심을 다해 윤소현에게 맹세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노에 휩싸여 이성을 잃었던 윤소현도 이지원의 말을 듣는 순간 깊은 생각이 잠겼다.솔직히 말하자면 마음이 동했다.일전, 함미현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 때도 그녀는 함미현을 제대로 이용하려 했다.하지만 함미현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고, 이제 윤소현에게는 자신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그리고 그런 사람이 타이밍 좋게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 게다가 그 사람 역시 자신처럼 박민정을 죽도록 증오하고 있었다.“예전에 저는 같은 이유로 함미현을 도왔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걔는 결국 제 목숨을 노렸죠. 지원 씨는 안 그런다고 하겠지만, 제가 그걸 어떻게 믿죠?”윤소현이 일부러 시험하듯 물었다.그녀의 말에 이지원이 손을 들어 맹세했다.“제가 소현 씨를 배신하면 그 자리에서 죽을 겁니다.”아직도 믿지 못하는 것 같은 윤소현에 이지원이 곧장 말을 덧붙였다.“저는 함미현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만 알려준다면, 소현 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저도 무사하지 못할 테니 굳이 배신할 이유가 없죠.”윤소현은 이지원의 말에 더 의심을 품지 않았다.“좋아요. 그 말 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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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4화

이지원이 친자 확인 검사 결과를 받은 그 날, 정수미는 곧장 그녀를 병원으로 보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정수미는 이지원의 몸에 남겨진 수많은 상처들과 뼈밖에 남지 않은 앙상한 몸을 보며 물었다“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정수미의 눈에는 안타까움만 잔뜩 묻어 있었다.이지원은 다정한 눈길로 정수미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괜찮아요, 하나도 아프지 않을걸요. 다 제가 너무 어리고 철이 없어서, 사람들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던 탓이에요.”이지원은 함미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그 말을 들은 정수미의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미안하구나, 널 더 일찍 찾지 못했던 내 탓이야.”왜인지는 몰라도 이지원을 마주한 정수미의 마음이 아려왔다. 상처 많은 딸이 안타깝긴 했지만 함미현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감동은 느껴지지 않았다.아마 이미 한 번 데인 탓에 트라우마가 남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엄마, 그런 말씀 하세요. 제가 보육원에 보내진 건 절대 엄마 탓이 아니에요. 언니한테서 들었는데, 엄마는 저를 찾는 걸 포기한 적 없다고 그랬거든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 받고 치유 받았어요.”이지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정수미는 이지원에게서 엄마라는 말을 듣는 순간, 눈에 띄게 멍한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차렸다.“일단 쉬고 있어. 곧 있으면 의사가 올 거야. 난 잠깐 나갔다가 올게.”“네.”정수미는 병실을 나서자마자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녀의 뒤를 따라 나오던 비서가 말을 걸었다.“대표님, 잠깐 쉬시는 게 어때요?”그 말에 정수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지? 분명 내 친딸을 찾았는데도 가슴에 돌덩이가 얹힌 것처럼 답답해.”“아마도 함미현 때문일 겁니다. 그 여자가 너무도 뻔뻔하게 대표님을 속여왔으니까요.”정수미는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그럴지도 모르지. 가자, 그 애 보러 가야지.”“네.”함미현의 병실은 일반 병실이었다.정수미와 그녀의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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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김인우 역시 그 뉴스를 보게 되었다.“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이지원 같은 거짓말쟁이가 어떻게 정수미의 친딸이라는 걸까?조하랑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맞장구쳐주었다.“내 말이, 저렇게 못돼먹은 인간인데. 거짓말이 아니라는 증거가 어딨어?”김인우는 미간은 꾹꾹 눌렀다.만약 저게 사실이라면 자신도 꽤 곤란한 상황에 놓인 것이기 때문이다.혼자서 정씨 가문을 척치고 살 수는 없었다.“인우 아저씨, 할아버지가 들어오라고 하시던데요.”박예찬이 김훈의 방에서 나오며 말했다.진지한 김인우의 표정으로 미루어봤을 때, 안 좋은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무슨 일인지 얘기해 줄래?”박예찬이 대답했다.“이지원이랑 관련된 일이에요.”김인우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지더니 마지 못해 김훈의 방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김훈에게서 떨어질 불호령을 각오하고 안으로 들어섰지만 김인우의 예상과는 다른 말이 김훈의 입에서 나왔다.“내가 뭐라고 했어? 이지원 같은 인간은 절대 믿어서도, 상대해서도 안 되는 쓰레기라고!”평소 부드럽기만 하던 할아버지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가 김인우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정수미에게서 오늘 연락이 왔어. 예전 일은 다 없던 일로 해줄 테니, 앞으로는 이지원에게서 신경 끄라고 하더구나.”그 말에 김인우가 성가시다는 듯 대답했다.“네.”그러자 김훈은 휠체어를 돌려 김인우를 노려보았다.“너는 줏대도 없냐, 이 자식아? 남이 그렇게 하라고 하면, 바로 수긍할 거야?”할아버지의 알 수 없는 태도에 김인우도 답답해졌다.“그럼 할아버지 생각은 어떠신데요?”“아직까지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정씨 가문과 맞설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막상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 아니냐?”김훈이 천천히 말했다.갑자기 현실적으로 변해버린 할아버지가 김인우로서는 놀랍기 그지없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답변을 받아낸 김인우는 기쁜 표정으로 대답했다.“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이지원이 먼저 저를 속였으니 그에 맞는 대가는 꼭 치르게 할 겁니다. 정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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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6화

가정부가 그런 이지원에게 설명했다.“아가씨, 여기는 정씨 가문의 임시 거처예요. 서울에 있는 저희 가문 본가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으리으리하거든요.”이지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정말 가 보고 싶네요.”“몸 다시 좋아지시면 그때 가 보세요.”가정부가 대답했다.이지원은 함미현에 전에 살던 방에 머물게 되었다.예전 같았으면 이런 방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그녀는 호화롭고도 사치스러운 침대 위에 눕자마자 휴대폰을 꺼내 예전의 연락처 목록을 훑다가 하예솔이라는 두 글자에서 스크롤을 멈췄다.“하예솔! 예솔아! 너도 예상 못 했겠지? 세상은 원래 돌고 도는 법이야.”과거, 이지원이 자신을 배신하고 자신의 약혼남이었던 권씨 가문의 셋째 아들이었던 권진하와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된 하예솔은 이지원을 제호 클럽의 최하위층으로 내몰았었다.이지원은 그곳에서 우연히 김인우를 만나게 되었다.그리고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각종 비인간적인 대우였다.이지원은 아직 자신이 김인우나 박민정 같은 사람들과 맞설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우선 가장 만만한 상대부터 처리해야 했다....하예솔은 권진하와 결혼을 했다.과거, 유남준을 해치려 했던 권진하의 둘째 형은 그 이후로 행방이 묘연해졌다.그렇게 지금 권씨 가문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권진하였지만 학력도, 기술도 없었던 그는 매일 놀고 마시는 것에만 빠져 여자들과 어울려 지냈다.하지만 정략결혼이었던 데다가 이미 권진하에게 한 번 배신까지 당해봤던 하예솔은 권진하가 어떻게 살든 애써 모른 척하며 살아왔다.그녀 역시 이지원이 정수미의 친딸이라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술에 잔뜩 취한 채 집으로 들어온 권진하가 냅다 웃옷을 벗어 던지며 외쳤다.“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잘 봐. 자금 우리 권씨 가문이 너 때문에 정씨 가문이랑 완전한 적이 되어버렸어!”하예솔 역시 이번 일만큼은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던 탓에 그저 고개만 푹 숙였다.“당장 이혼하러 가자.”형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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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네. 이제 부잣집 딸들도 이렇게 위험할 수가 있다니.”민수아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뉴스 속보를 보던 박민정은 어딘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불안한 마음에 정신이 멍해진 박민정이 입을 열었다.“하예솔은 내 동창이었어. 그 아이의 죽음이 단순하지만은 않을 거야.”말을 마친 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배에 손을 얹었다.박민정의 말을 들은 민수아와 다른 사람들은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뉴스에까지 나온 피해자가 박민정과 아는 사이일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으니 말이다.유남준도 뉴스를 보자마자 요 며칠 동안은 더욱더 신경을 써서 박민정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다음 달이면 박민정은 출산을 할 예정이었고 더 지나서는 박윤우의 수술도 준비해야 했다.그날 밤, 불안함에 박민정은 침대에서 한참이나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메시지 알림음이 울리자 그녀는 곧장 휴대폰을 들어 확인해 보았다. 낯선 번호로 온 문자였다.[민정 씨, 오랜만이네. 우리 만나서 얘기 좀 할까요? 나 지원이에요.]박민정에게 온 문자 메시지는 유남준도 곁에서 함께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미간을 짙게 찌푸린 채 말했다.“잠이나 자자.”박민정도 휴대폰을 끄고 다시 잠을 청하려 했지만 다시 한번 이지원에게서 문자가 왔다.[예전 일은 제가 다 잘못했어요. 다 민정 씨가 질투 나서 그랬던 거예요. 이제는 저도 친엄마를 찾았으니 이제 화해하면 안 될까요? 저 지금 민정 씨 집 근처인데.]그 메시지를 확인한 박민정은 이지원이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알 수 없었다.그녀는 최대한 문자를 무시하고 싶었다.하지만 이지원에게서 또 한 번 문자가 왔다.[미현 씨가 사실대로 다 얘기해줬어요. 그러니까 저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건, 민정 씨가 그 사실을 부정한다는 거겠죠.]그 문자에 박민정의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그녀는 곧장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유남준에게 말했다.“한 번 가 봐야겠어요.”그녀는 이지원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궁금해서 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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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8화

이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해요, 엄마. 민정 씨는 아직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더라고요. 오히려 엄마 소원을 이뤄줬다면서 우기고 있었어요.”그 말에 정수미가 헛웃음을 터뜨렸다.“참, 그 여자도 정말 보통 여자가 아니야. 네가 그동안 괜히 그런 수모를 겪은 게 아니었어. 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그만 쉬러 가 봐.”“네.”이지원은 공손한 자세로 인사를 건넨 후 자리를 떴다.이지원이 밖으로 나가자 정수미의 얼굴에 번졌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예전과는 다르게 그녀는 훨씬 더 차분해졌고 자신의 친딸이라며 나타난 여인을 함부로 믿지도 않았다.그런 정수미를 비서도 눈치챈 듯 물었다.“대표님, 왜 이렇게까지 지원 아가씨를 차갑게 대하시는 겁니까?”“저 아이가 나타난 시기가 너무 절묘하게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진 않아?”정수미가 되물었다.말을 마친 그녀가 서류들을 꺼내 책상 위로 올려놓았다.“이것들 좀 봐. 저 아이가 겪었던 일들이 너무 많아.”정수미는 ‘많다’라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게다가, 지금 저 아이의 착하고 얌전한 모습도 전부 연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지금, 정수미는 맑은 정신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태였다.비서는 정수미가 내민 서류들을 펼쳐보며 이지원이 예전에 저질렀던 일들을 발견했다.“이래서 김씨 가문과 유씨 가문이 아가씨를 적으로 돌렸던 거군요.”정수미가 이마를 문지르며 말했다.“저 아이가 정말 내 딸이 맞다면, 이참에 제대로 가르쳐야겠어.”정수미는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악인도 아니었다.“박민정이 새로 세운 회사가 요즘 잘 되고 있다던데.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지?”정수미는 이제 자신의 딸을 들먹이며 자신을 속여온 박민정 역시 마냥 좋은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자신의 두 딸인 윤소현과 이지원 모두 그녀에게 괴롭힘을 당한 전적이 있으니 언제 한 번 박민정에게 제대로 된 복수를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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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왜인지는 몰라도 유남준에게 이런 식으로 한바탕 굴려지고 나니 박민정도 더는 조급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차분해지기 시작했다.회사에 도착한 후로도 난장판 속에서 침착하게 모든 것을 차근차근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곧이어 진서연과 민수아도 회사에 도착했다.진서연은 곧장 설인하와 함께 조사를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한껏 화난 표정으로 돌아왔다.“조사 해봤는데 회사 직원이 한 짓이랍니다. 기밀문서를 팔아서 돈을 벌려고 했대요.”“단순히 돈을 버는 게 목적이었다면서 왜 회사까지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걸까요?”박민정이 물었다.회사까지 오는 도중에도 박민정은 회사 내부 직원을 의심해 왔었다. 보안도 철저한 데다 감시카메라까지 있는 회사에 외부인이 침입하긴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단순히 화풀이를 하고 싶었대요. 회사에서 매일 힘들게 출근하고 근무하는 게 너무 짜증 나서 그런 짓을 했다고 하던데요.”하지만 진서연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보다 사내 복지가 훨씬 좋은 곳이에요 그런데 힘들다고 이런 짓을 한다고요? 분명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게 분명해요.”진서연도 다 눈치챌 정도였으니 박민정이 눈치채는 것쯤은 시간문제였다.“우선 진정하고, 사라진 기밀문서들이 어떤 건지부터 확인해 보자.”“알겠어요.”진서연은 박민정과 유남준을 데리고 대표실로 향했다.사무실 안으로 들어선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박민정의 머리가 지끈거렸다. 조금이라도 중요하다 싶은 문서들은 전부 사라진 상태이었다.도대체 누가 그녀를 이 지경으로 만들려 한 걸까?박민정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그리고 하필 지금, XS 그룹의 기밀문서가 사라졌다는 기사가 외부로 알려지고 있었다.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관련 업체에서 전화가 걸려오더니 박민정에게 책임을 물으며 계약 파기를 요구했다.유남준은 그런 박민정이 순간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걱정되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그리고 진서연은 이 모든 것을 그저 안타깝게 지켜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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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0화

“지석 씨가 정말 그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네요.”유남준은 이 말만 남긴 채 사무실을 벗어났다.문을 열자 문 앞에 서 있는 에리가 보였다.단순히 사무실 앞에서 자신의 두 경쟁자가 서로를 공격하며 상처 주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에리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순조롭게 흘러가는 분위기에 당황스러워 보였다.유남준은 그런 에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곧장 다른 업무를 처리하러 걸음을 옮겼다.그리고 뒤이어 사무실에서 나오던 연지석은 사무실 앞에 서 있던 에리를 발견하자마자 혐오 어린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에리 씨가 유 대표한테 내가 돌아왔다고 일부러 고자질한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저는 에리 씨처럼 음흉한 사람이 제일 소름 끼칩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에리도 자신의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반박했다.“사람마다 좋아하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다를 뿐인데, 그걸 왜 소름 끼친다고 하세요?”그 말에 연지석이 가볍게 비웃음을 흘렸다.“정말 진심으로 민정이를 좋아하세요?”그 질문에 에리의 말문이 순간적으로 막혔다.“당연하죠.”“정말 민정이를 좋아한다면, 더 이상 민정이 곤란하게 하지 말고 행복하게 내버려 두세요.”연지석은 그렇게 에리의 어깨를 몇 번 두드리더니 자신의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에리는 그 자리에 가만히 얼어붙은 채, 조금 전 연지석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속으로 곱씹었다.그 역시 당연히도 박민정이 행복하길 바랐다.에리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연지석 같은 사람에게 에리 같은 연예인 한 명 나락 보내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을.지금 연지석은 단지 에리가 박민정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그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는 중이었다.그리고 박민정은 자신의 사무실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자신에게 이런 일을 벌일 인물이 누구일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사실, 박민정에게는 적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기껏해야 윤소현이나 최현아가 전부였다.요즘 들어 별다른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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