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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27 19:00:00
“감히 정씨 가문에서 거짓말을 해요? 그랬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는 그래요?”

윤소현이 순간적으로 욱하며 화를 냈다.

하지만 이지원은 조금도 겁내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 역시 이것이 자신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도 더는 방법이 없어요. 김인우는 저를 죽지 못해 살아가게 만들었고, 유남준은 저를 완전히 헌신짝 버리듯 버렸죠. 저에게도 피난처가 필요해요.”

이지원은 윤소현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친자확인결과 조작만 해주시면 제가 소현 씨의 노예가 되어드릴게요. 뭘 시키든지 다 해낼 수 있어요.”

“박민정의 목숨은 물론이고, 그 여자 아이까지 없애 달라고 한다면 기꺼이 하겠습니다.”

이지원은 진심을 다해 윤소현에게 맹세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노에 휩싸여 이성을 잃었던 윤소현도 이지원의 말을 듣는 순간 깊은 생각이 잠겼다.

솔직히 말하자면 마음이 동했다.

일전, 함미현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 때도 그녀는 함미현을 제대로 이용하려 했다.

하지만 함미현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고, 이제 윤소현에게는 자신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타이밍 좋게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 게다가 그 사람 역시 자신처럼 박민정을 죽도록 증오하고 있었다.

“예전에 저는 같은 이유로 함미현을 도왔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걔는 결국 제 목숨을 노렸죠. 지원 씨는 안 그런다고 하겠지만, 제가 그걸 어떻게 믿죠?”

윤소현이 일부러 시험하듯 물었다.

그녀의 말에 이지원이 손을 들어 맹세했다.

“제가 소현 씨를 배신하면 그 자리에서 죽을 겁니다.”

아직도 믿지 못하는 것 같은 윤소현에 이지원이 곧장 말을 덧붙였다.

“저는 함미현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만 알려준다면, 소현 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저도 무사하지 못할 테니 굳이 배신할 이유가 없죠.”

윤소현은 이지원의 말에 더 의심을 품지 않았다.

“좋아요. 그 말 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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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원이 친자 확인 검사 결과를 받은 그 날, 정수미는 곧장 그녀를 병원으로 보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정수미는 이지원의 몸에 남겨진 수많은 상처들과 뼈밖에 남지 않은 앙상한 몸을 보며 물었다“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정수미의 눈에는 안타까움만 잔뜩 묻어 있었다.이지원은 다정한 눈길로 정수미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괜찮아요, 하나도 아프지 않을걸요. 다 제가 너무 어리고 철이 없어서, 사람들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던 탓이에요.”이지원은 함미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그 말을 들은 정수미의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미안하구나, 널 더 일찍 찾지 못했던 내 탓이야.”왜인지는 몰라도 이지원을 마주한 정수미의 마음이 아려왔다. 상처 많은 딸이 안타깝긴 했지만 함미현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감동은 느껴지지 않았다.아마 이미 한 번 데인 탓에 트라우마가 남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엄마, 그런 말씀 하세요. 제가 보육원에 보내진 건 절대 엄마 탓이 아니에요. 언니한테서 들었는데, 엄마는 저를 찾는 걸 포기한 적 없다고 그랬거든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 받고 치유 받았어요.”이지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정수미는 이지원에게서 엄마라는 말을 듣는 순간, 눈에 띄게 멍한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차렸다.“일단 쉬고 있어. 곧 있으면 의사가 올 거야. 난 잠깐 나갔다가 올게.”“네.”정수미는 병실을 나서자마자 저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녀의 뒤를 따라 나오던 비서가 말을 걸었다.“대표님, 잠깐 쉬시는 게 어때요?”그 말에 정수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하지? 분명 내 친딸을 찾았는데도 가슴에 돌덩이가 얹힌 것처럼 답답해.”“아마도 함미현 때문일 겁니다. 그 여자가 너무도 뻔뻔하게 대표님을 속여왔으니까요.”정수미는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그럴지도 모르지. 가자, 그 애 보러 가야지.”“네.”함미현의 병실은 일반 병실이었다.정수미와 그녀의 비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53화

    “감히 정씨 가문에서 거짓말을 해요? 그랬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는 그래요?”윤소현이 순간적으로 욱하며 화를 냈다.하지만 이지원은 조금도 겁내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 역시 이것이 자신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저도 더는 방법이 없어요. 김인우는 저를 죽지 못해 살아가게 만들었고, 유남준은 저를 완전히 헌신짝 버리듯 버렸죠. 저에게도 피난처가 필요해요.”이지원은 윤소현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친자확인결과 조작만 해주시면 제가 소현 씨의 노예가 되어드릴게요. 뭘 시키든지 다 해낼 수 있어요.”“박민정의 목숨은 물론이고, 그 여자 아이까지 없애 달라고 한다면 기꺼이 하겠습니다.”이지원은 진심을 다해 윤소현에게 맹세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노에 휩싸여 이성을 잃었던 윤소현도 이지원의 말을 듣는 순간 깊은 생각이 잠겼다.솔직히 말하자면 마음이 동했다.일전, 함미현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 때도 그녀는 함미현을 제대로 이용하려 했다.하지만 함미현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고, 이제 윤소현에게는 자신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그리고 그런 사람이 타이밍 좋게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 게다가 그 사람 역시 자신처럼 박민정을 죽도록 증오하고 있었다.“예전에 저는 같은 이유로 함미현을 도왔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걔는 결국 제 목숨을 노렸죠. 지원 씨는 안 그런다고 하겠지만, 제가 그걸 어떻게 믿죠?”윤소현이 일부러 시험하듯 물었다.그녀의 말에 이지원이 손을 들어 맹세했다.“제가 소현 씨를 배신하면 그 자리에서 죽을 겁니다.”아직도 믿지 못하는 것 같은 윤소현에 이지원이 곧장 말을 덧붙였다.“저는 함미현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만 알려준다면, 소현 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저도 무사하지 못할 테니 굳이 배신할 이유가 없죠.”윤소현은 이지원의 말에 더 의심을 품지 않았다.“좋아요. 그 말 잊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52화

    그럼에도 오랜만에 자신의 딸을 만난 방성원은 감격을 금치 못했다. 그가 마침 베이비시터에게 무어라 말을 꺼내려던 그때, 딸이 입을 열어 방성원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연지석 일행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방성원은 재빨리 표정을 굳힌 채 연지석에게 불편하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하지만 자신이 있는 이곳이 박민정의 집이었던 탓에 더 말을 얹을 수는 없었다.설인하는 곧장 방성원에게 다가가 말했다.“이제 다 봤지? 그럼 돌아가. 더는 내 딸 찾아와서 방해하지 마.”방성원은 방은정을 더욱 힘껏 끌어안았다.“네 딸이라고 했어? 애는 너 혼자 낳니?”설인하의 말문이 다시 막혀버렸다.“말 들어. 애 데리고 나랑 돌아가자, 이제.”방성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로서도 설인하에게 이렇게나 오랜 시간 동안 자유를 주었다.하지만 설인하는 여전히 고집스레 말했다.“내가 말했지? 너랑은 더 이상 같이 못 산다고. 이럴 시간 있으면 차라리 이혼 서류나 준비해.”또 이혼 얘기였다.두 사람 사이에 스파크가 튀기자 유남준이 다가와 말했다.“성원아.”방성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했다. 남의 집에서 싸우는 것은 결코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그는 어쩔 수 없이 방은정을 다시 설인하에게 돌려주었다.“며칠 뒤에 또 올 거야.”그 말만 남긴 채, 그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섰다.밖으로 나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방성원은 조금 전 자신의 행동을 수십 번이고 후회했다.연지석과 설인하의 모습으로 미루어봤을 때, 자신이 괜한 오해를 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원래대로였다면 그 역시 김인우의 조언대로 설인하를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할 생각이었지만 그의 계획은 이런 식으로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늦은 시간에 퇴근한 연지석과 설인하는 미처 못한 식사를 한 레스토랑 안에서 함께 하기로 했다.박윤우 역시 연지석이 왔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만나려고 일부러 자리에 함께했다.“지석 아저씨, 왜 이렇게 늦게 퇴근하세요? 다음부터는 일찍 퇴근해서 식사도 일찍 하는 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51화

    다행히 차를 조금 더 앞으로 몰고 갔던 연지석 덕에 부딪히는 사고가 나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운전기사도 적잖이 놀란 모양이었다.그는 자신의 대표에게 사과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려 했지만 이미 차에서 내린 방성원이 연지석의 차로 다가오고 있었다.설인하는 그를 발견하자마자 자신을 계속 따라오던 사람이 바로 방성원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연지석도 그런 방성원에게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히 차에서 내렸다.손을 위로 높이 추켜든 방성원이 연지석에게 폭력을 행사하려던 그때였다.반응속도가 빨랐던 연지석은 재빨리 방성원의 공격을 피했다.깜짝 놀란 설인하가 다급히 차에서 내려 방성원을 가로막았다.“방성원, 너 미쳤어? 이 사람은 내 상사야!”“상사?”방성원은 분노에 찬 헛웃음을 터뜨렸다.“그 어떤 상사가 이 야심한 밤에 여직원을 집까지 데려다주는데?”“네가 이런 식으로 날 미행하고 다녔으니까, 혹시라도 나한테 스토커가 생긴 건 아닐까 걱정돼서 그런 거잖아!”그 말에 방성원이 순간적으로 말을 멈췄다.매서운 눈길로 그는 노려보던 설인하는 이내 고개를 돌려 미안한 듯한 눈빛으로 연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부사장님.”부사장님이라고?방성원은 조금 전 차에서 내릴 때 봤던 연지석의 모습이 어딘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설인하가 그를 부사장이라고 부르는 순간, 방성원은 순식간에 그를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그쪽이 연지석 씨입니까?”연지석은 담담한 얼굴로 대답했다.“네, 접니다.”방성원의 눈빛이 한순간에 차가워졌다.“민정 씨한테는 손도 못 대더니, 이제 내 와이프한테 손대려고요? 역시 떠도는 소문이 정확했나 봅니다, 연지석 씨. 취향 참 독특하시네요. 유부녀만 좋아하신다면서요?”그 말에 연지석이 천천히 손을 말아 주먹을 꽉 쥐었다. 설인하를 봐서라도 방성원에게 직접적으로 손을 댈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분노에 찬 설인하의 얼굴은 이미 열을 받아 빨개져 있었다.“방성원, 말조심해. 나랑 부사장님은 아무 사이 아니니까.”연지석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50화

    “언제 쇼핑몰을 인수한 거예요? 저는 왜 모르고 있었죠?”박민정은 궁금해하며 물었다.차에 탑승한 후 다른 두 여인은 공짜로 된 옷을 무제한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부러운 눈길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그녀랑 함께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아쉽게도 설인하는 연장 근무 중이라 함께 할 수가 없었다.“전에 호 산 그룹에 있을 때 사적으로 사들인 거야, 나도 잊고 있었어.”유남준은 사실대로 말했다.그는 당시에 많은 회사들을 사들인 탓에 잊고 있었다.“옷을 사다 잊어버렸단 소리는 들어봤어도 쇼핑몰 한 채 구매하고 잊어버렸다는 소리는 들어 보지 못했어요.”민수아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역시 부자라 좋네요.”“앞으로 쇼핑하고 싶으면 서 비서랑 함께 와요.”유남준은 이미 박민정의 친구한테 잘 보이는 법을 배웠다.두 눈이 빛이 난 민수아는 말했다.“진짜예요? 감사합니다, 유 대표님.”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진서연도 감사하다고 말했다.쇼핑몰에서 고급 화장품이며 스킨케어 제품, 옷이랑 신발을 구매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민수아와 진서연은 오늘 종일 쇼핑해도 부족한 것만 같았다.진서연은 박민정의 손을 잡고 말했다.“보스, 얼른 유 대표님이랑 재결합하세요. 전에 제가 조사해 봤는데 출산 신고도 해야 되는데, 혼인 신고 증서가 필요해요.”“그렇게 번거로운 거였어, 그러면 재결합하는게 맞아.”민수아도 맞장구를 쳤다.유남준은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느꼈다.쉽게 포섭된 그녀들을 본 박민정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괜찮아, 없어도 출산할수 있어.”박민정의 말을 듣고 조급해진 그녀들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를 몰랐다.이 상황을 본 유남준은 낮에 김인우가 제안했던 일을 떠올렸다.‘어떻게 하면 그녀가 죄책감을 가질까?’한편, 늦은 시간 퇴근 중이던 설인하는 멀리 있는 차 안에서 누군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같은 시각 퇴근 중이던 연지석은 설인하 뒤에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 중이던 차를 그녀 앞에 멈추어 세웠다.“늦었는데, 민정 씨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9화

    판매원은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었다.“저들이 돈을 지급하지 않았으니 내가 바로 구매해도 되는거 아니야?”옷을 든 민수아는 기분이 언짢다는 듯이 말했다.“우리가 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옷을 다 고르지 못했기 때문이지 구매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물건을 구매하는 것도 선후가 있는 거 아닌가요?”박민정은 그녀를 말렸다.“그만해. 수아야, 옷 그들에게 줘. 우리가 다른 매장 가서 사면돼.”곧 아이를 출산할 박민정은 임신 중 지금 이런 사소한 일로 저들이랑 실랑이를 피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군자가 복수를 갚는 데는 십년도 늦지 않다고 지금은 아이를 무사히 출산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이 상황이 달갑지 않은 민수아는 옷을 판매원에게 돌려주었다.판매원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감사합니다.”이때 이지원이 앞으로 다가와 수습하는 척 말했다.“소현 씨, 우리도 구매한 아기 옷 이 많은데 이 옷 중 몇 벌을 그들에게 양보해 줄까요?윤소현은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며 말했다.“그래. 우리 엄마가 특별히 디자이너를 불러서 아기 옷을 주문했는데, 이런 저가품들은 그냥 그녀들에게 주지.”이기적이고 가식적인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구역질이 난 민수아는 상대가 임산부만 아니었어도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싸웠을 것이다.“민정아, 저들이 너무 사람을 무시하는 거 아니야?”윤소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럼 어쩔 건데?”한창 논쟁이 계속되고 있을 무렵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남준은 그녀들이 오지 않자, 쇼핑몰로 갔다.이 쇼핑몰은 현재 IM 그룹 이것이었다.가게 앞에 도착한 유남준은 윤소현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여기에 모두 저가품이라고 생각되시면 다른 곳에 가서 고가품을 사시죠.”유남준의 목소리를 들은 윤소현은 소스라치게 놀라 머리를 돌려보았다.이지원은 회복된 유남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남준 오빠...”이지원이 자신의 앞에 다시 나타날줄 몰랐던 유남준은 그가 전에 그녀에게 준 교훈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8화

    유남준도 같은 경험이 있었다.“성원아, 내가 건의하는데 네가 이럴수록 인하 씨의 맘이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거야.”방성원은 화가 끝까지 치밀어 있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해? 인하가 나의 딸아이랑 가출했는데 내가 머리 숙여 사과라도 하란 말이야?”함께 있던 서다희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전에 그는 방성원이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대표님처럼 똑같이 멍청하기 그지없었다.한쪽에서 축 처진 자세로 앉아서 게임을 하던 김인우가 끼어들어 말했다.“성원아, 내가 생각하기로는 너의 마음이 여전히 약한 것 같아. 나라면 그녀가 어디 가든 상관하지 않고 딸만 빼앗아 올 거야.”자신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김인우는 또 말을 이어갔다.“나한테 길든 조하랑을 보면 몰라? 얼마나 고분고분해졌는데.”그를 향해 두 남자는 눈길을 돌렸다.“허풍 떨지 마!”두 사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하자 김인우는 조하랑에게 전화를 걸었다.근무 중이던 조하랑은 김인우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퉁명스럽게 받았다.“무슨 일이세요?”조하랑의 말투를 들은 김인우는 바로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전에 있었던 일 잊지 마요.”조하랑은 고분고분 말했다.“김 도련님, 무슨 일이 있나요?”“저녁에 이모에게 요리 적게 하라고 해요. 저는 저녁에 들어가지 않을 거니까요.”‘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다 먹을 수 있는데 고작 이런 일로 전화한 거야?’조하랑은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또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알겠어요.”김인우가 전화를 끊자, 건너편에 앉아 있던 두 남자는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방성원이 다가와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유남준도 귀가 솔깃했다.지금의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부드럽게 대하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여자가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거야.”김인우는 자기 일을 두 사람에게 말했다.“대충은 이런 거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너희들이 알아서 방법을 찾아봐.”방성원은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좋아, 만약 잘되면 너에게 개인 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7화

    “미안 너희들 많이 놀랐지?”박민정은 손으로 배를 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위로했다.아이들은 그녀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이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벌써 어린 나이에 말 잘 듣다니, 너무 착하네.”박민정은 부드럽게 웃었다.유남준은 그녀의 일어나는 소리에 바로 그녀를 부축하러 갔다 배가 점점 불러 오르고 있는 박민정은 가끔 일어나기가 매우 불편했다.“출산예정일이 다음 달이니 회사 일은 부하 직원들에게 맡기고 병원에 같이 가자.”유남준은 엄숙하게 말했다.유남준의 말을 들은 박민정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래요. 제가 업무처리를 완료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유남준은 그녀가 결정한 일이면 누구도 변경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알았어. 그러나 꼭 몸조심해. 만약 불편한 곳 있으면 바로 나한테 말해 줘야 해. 알았어?”박민정은 연신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그녀는 유남준이 점점 잔소리가 늘어난다고 생각했다.회사에 갈 때마다 유남준은 그녀를 사무실 안까지 바래다주었다.출근길에서도 유남준은 고의로 박민정에게 말을 건넸다.마치 다른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모르기라도 할까봐 두려운 듯 말이다.”박민정이 겨우 그를 돌려보내자, 설인하 일행이 곁에서 그녀를 조롱했다.“유 대표님, 혹시 대표님을 빼앗기실까 봐 매일 와서 주도권 선전하시는 건가요?”유남준은 회사 전체 직원들에게 밀크티를 사주면서 박민정 남편이 한턱 냈다고 소문내기 시작했다.박민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장난하지 마세요. 우리 힘내 일해요.”“그래요.”설인하는 연지석이 그에게 준 프로젝트를 급하게 처리해야 했다. 프로젝트가 순조롭지 못한 탓에 그녀는 골치가 아팠다.분명히 간단한 프로젝트인데, 상대방의 갑작스러운 결단으로 그녀와 계약하지 않으려했다.설인하는 연지석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부사장님.”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왜 그래요?”연지석은 머리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설인하는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없는 원인을 그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46화

    이튿날 아침, 이지원은 정수미와 함께 혈액 검사하러 갔다.검사 결과는 며칠 후 나올 것이었다.정수미는 야위고 수척해진 이지원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으나 함미현에 대한 관심보다는 크지 않았다.정수미는 경계심을 높여 결과가 나오면 다시 얘기하려고 했다.한편, 정수미는 사람을 시켜 이지원을 조사했다.그 결과 이지원은 확실히 보육원에서 자란 고아가 맞았다.그러나 보육원 출생기록이 완정하지 않은 탓으로 이지원의 출생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입양된 적이 없는데 왜 이 씨 성을 가지게 된 거야?”정수미는 이지원에게 물어보았다.이지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저를 돌봐 주신 어머님이 이 씨 성이라 어머님의 성씨를 따랐어요.”“아, 그런 거였구나.”“네가 박씨 가문과 많은 연관이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야?”정수미가 다른 만만한 남자들과 다르다는 점을 알고 있는 이지원은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대답했다.“맞아요. 박씨 가문에서 저의 학업을 후원해 주셨어요, 늘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제가 그분들에게 보답하기도 전에 돌아가셨어요. 휴... 제가 졸업 후 줄곧 성공하지 못한 탓이에요.”이지원은 탄식하며 말했고 그녀의 솔직함에 정수미도 그에 대한 경계심을 낮췄다.정씨 가문 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윤소현은 함미현만 없어지면 순조로운 줄만 알았는데 또 한 사람이 나타나 그녀를 위협하고 있었다.정수미의 방에서 나온 이지원은 바로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윤소현의 앞으로 갔다.“소현 씨.”이지원은 굽실거리며 윤소현에게 말했다.“소현 씨의 태아는 4, 5개월쯤 되셨죠? 남자아기인 것 같은 데 태교를 시작할 시기에 왜 아이 아빠가 옆에 없나요?”이지원은 고의로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그녀는 오기 전 윤소현과 유남우의 일에 대해 알아보았다.남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지원은 유남우가 윤소현에게 맘이 없다고 추측했다.이지원은 유남우가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박민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윤소현은 얼굴빛이 어두워지면서 대답했다.“왜 그렇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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