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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1191 - Chapter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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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1화

시종일관 덤덤한 모습으로 유남우는 오히려 애간장이 타들어 가고 있는 홍주영을 위로했다.“괜찮아. 좀 쉬고 있어.”유남우의 비서로서 이제야 소식을 알게 된 홍주영은 쉴 수도 쉬어서도 안 되는 입장이었다.홍주영에 대한 유남우의 마음이 각별한 것으로 보이자 윤소현은 더더욱 언짢아했다.“남우 씨, 지금 이 상황에서 홍 비서 편드는 거예요? 홍 비서만 제때 얘기하고 보고했더라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리는 없었잖아요.”그 말을 듣고서 유남우는 차갑기 그지없는 두 눈으로 윤소현을 바라보았다.순간 윤소현은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파르르 떨게 되었다.다정하고 부드럽기 짝이 없는 유남우이지만, 그러한 눈빛을 마주하게 된 순간 숨통이 턱 막히고 말았다.눈빛 하나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한다면, 윤소현은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고영란은 직원에게 바로 동영상부터 끄라고 했다.이윽고 고영란은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여러분, 잠깐 소란이 있었던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하지만 하객 중 회사 주주들은 그대로 넘어가지 않았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우리 회사 프로젝트들 아닙니까? 근데 왜 다 빼앗기게 된 거죠? 이미 알고 있었던 일입니까?”“우리 주주들 바보 아니에요. 오늘 이 일에 대해서 보다 분명한 답변 부탁드립니다.”“남준이 자리에 남우를 몰래 앉혀 놓고 우리랑 어떤 약속을 했었는지 잊은 거예요? 남우가 남준이보다 잘할 것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근데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거죠?”“회사 수익이 점점 바닥을 치고 있는 거 아시죠? 이게 대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자신의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일이라 주주들은 꺼리는 거 하나 없이 직설적으로 말했다.연이어 날아오는 펙트 폭격에 고영란은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어느덧 후회하는 감정도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었다.‘남준이만 대표 자리에 있었더라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 것인데...’사태가 이 지경으로 번지자 유석진은 마음속으로 폭죽을 터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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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주주들이 한사코 물고 늘어지자 보다 못한 정수미도 앞으로 나서게 되었다.“주주 여러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씨 가문이 주주로 들어온 이상 절대 여러분을 실망하게 해 드리지 않을 자신이 있거든요.”유석진은 말뿐이지만, 정수미는 정말로 호산 그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서울에서 악랄하고 독하기도 명성이 자자한 정수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따라서 조금 전까지 언성을 높이고 있던 주주들은 동시에 입을 꾹 다물게 되었다.고영란은 상황이 어느 정도 완화되자 결혼식을 계속 진행했다.오늘과 같은 광경은 인생에서 처음이라 함미현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던 동하는 박예찬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갔다.“동하야.”뒤늦게 정신을 차리게 된 함미현은 동하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아이를 찾아 나섰다.한편, 동하는 박예찬을 박윤우로 착각하고 쪼르르 달려와 말을 걸었다.“윤우 형, 형이 여긴 어쩐 일이야?”박예찬은 덤덤한 모습으로 동하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난 윤우가 아니라 윤우의 쌍둥이 형인 박예찬이라고 해.”순간 동하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박윤우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나 박윤우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있으니 말이다.어린아이에게는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동하를 찾아 나선 함미현은 곧바로 두 아이를 보게 되었다.함미현 역시 박예찬을 보자마자 박윤우인 줄 알았다.‘아닌데... 윤우는 오늘 화동으로 서고 있잖아...’그렇게 모자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박민정과 조하랑이 다가왔다.“동하야, 동하가 잘못 본 거야. 얘는 윤우가 아니라 예찬이 형이야.”“예찬이는 윤우랑 쌍둥이라 똑같이 생긴 거야.”그 말을 듣고서 동하는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몰랐는지 어슴푸레한 두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함미현은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박민정을 바라보고 있었다.두 아이 모두 멋지고 귀엽고 영특하니 말이다.박민정은 박예찬에게 잠깐 동하랑 같이 놀아주라고 했다.이윽고 함미현 쪽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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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간신히 주주들을 달래 놓자마자 빅뉴스가 터지고 말았다.기사 헤드 라인에는 유남우가 권씨 가문 두 형제와 연합하여 호산 그룹의 많은 재산을 옮긴 것으로 적혀 있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요!”“만약 저 기사가 사실이라면... 유 대표, 이건 범죄야!”“정말로 우리 돈을 몰래 옮긴 거야?”“...”주주들은 마침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섰다.평범하게 흘러갈 줄 알았던 결혼식에서 이렇게 많은 일이 터질 것으로 생각지도 못한 고영란이다.주주들은 유남우에게 해답을 요구하고 있었다.누군가가 일부러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유남우는 알고 있었다.다만 요즘 경계하지 않았을 뿐이고 상대가 누군지도 전혀 모른다.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크게 번지자 윤소현은 당황하기 시작했다.“남우 씨, 이게 다 사실이에요?”유남우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주주를 포함한 하객들에게 말했다.“결혼식을 마치고 나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모든 걸 지켜본 박민정 역시 덩달아 조급해졌다.‘누굴까? 왜 남우 씨를 가만히 두지 않는 걸까?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걸까?’하지만 주주들은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유 대표, 지금 당장 설명하도록 해! 아니면 결혼이고 뭐고 나 그런 거 몰라.”“맞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대표 앉힐 거야!”“...”고영란과 유씨 가문의 친척들만 제외하고 모두 좋은 구경이라도 난 듯한 모습을 보였다.나서서 도와주고 싶었지만, 고영란도 어찌 할 수 없었다.설령 고씨 가문을 입 밖으로 낸다고 하더라도 그 어떠한 역할도 일으키지 못할 것 같았다.정수미 역시 나서기에는 애매한 상황이었다.재산을 몰래 옮겼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지게 된다면, 그건 바로 감옥행이나 다름없는 일이다.유남우를 사지로 몰고 있던 그 찰나, 홀 대문이 열리면서 경호원 복장을 한 사람들 사이로 유남준이 걸어 나왔다.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에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유남준에게 쏠리게 되었다.하나같이 어리둥절한 채로 믿어지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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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멀쩡하게 결혼식장에 나타난 유남준.유남준이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오랜 시간 호산 그룹에서 일해 온 주주가 유남준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다.“유 대표님, 괜찮으셔서 참 다행입니다. 이제 그만 돌아오시기 바랍니다.”“그래요. 대표님이 돌아오기만 기다렸단 말이에요.”“유 대표님, 사실이 그러합니다. 호산 그룹은 대표님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듭니다.”“...”주주들의 말을 듣게 된 유석진은 얼굴이 점점 험상궂어졌다.‘미친 거 아니야? 유남준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내가 이렇게 버젓이 서 있는데도?’유남준의 윗사람으로서 유석진은 그런 말들이 거북하기만 했다.지금 가장 황당하고 다급한 사람은 윤소현일 것이다.오늘 결혼식의 주인공으로서 결혼식이 망친 건 고사하고 자기 남편의 자리를 대체하려고 하는 사람까지 나타났기 때문이다.“다들 똑바로 알고 계세요! 남우 씨가 아니면 우리 엄마는 절대 호산 그룹에 그 어떠한 지지도 하지 않을 거예요!”윤소현은 발끈하며 말했다.멀지 않은 곳에서 그 말을 듣게 된 정수미는 윤소현이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껏 펼쳐진 모든 상황으로 보아 유남우에게 불리한 국면인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만약 이러한 시국에서 협박하는 말까지 서슴지 않게 한다면 유남우에게 화만 안겨줄 것이다.“윤소현 씨, 그 말은 지엔 그룹의 지지가 없다면 우리 호산 그룹이 망하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까?”“우리 호산 그룹, 지엔 그룹보다 못난 게 없어요. 지엔 그룹의 투자금을 받게 된다면 호산 그룹에 있어서는 금상첨화일 뿐이에요. 그 말인즉슨, 지엔 그룹의 투자금이 호산 그룹의 생사를 좌우지할 정도가 아니라는 뜻이에요.”“호산 그룹의 생사는 결정할 수 없지만, 윤소현 씨 남편이 앞으로 호산 그룹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지는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네요.”주주들은 윤소현의 말을 듣고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더 이상 윤소현의 체면을 돌보지도 않고 미친 듯이 몰아붙였다.오랜 시간 동안 상인으로 일해 온 주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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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그리고 유남준 시력은 대체 언제 회복한 거야?”궁금증이 폭발한 조하랑이다.박민정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대충 둘러댔다.“말하자면 길어. 궁금하면 인우 씨한테 물어봐봐.”“인우 씨도 아는 일이야?”조하랑은 더더욱 어리둥절해졌다.“대충 알 거야.”박민정은 지금 머릿속이 제법 복잡하다.‘남준 씨 대체 왜 저러는 걸까?’동생이 망쳐놓은 걸 수습하고 있는 형의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동생을 미친 듯이 깎아내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윤소현은 어느새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얼굴이 새빨개지고 말았다.시집오자마자 이런 치욕을 당하게 되었으니 말이다.‘젠장!’만약 정수미가 계속 눈짓을 보내고 참으라고 한 게 아니었다면 윤소현은 이미 박차고 일어났을 것이다.하지만 유남우는 덤덤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서류를 건네받으면서 인사까지 했다.“형, 고마워.”평온한 모습으로 뱉은 말이었지만, 살기가 가득한 눈빛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그렇다, 유남우는 아주 철저하게 지고 말았다.모두가 보는 앞에서 유남준은 유남우에게 길이길이 남을 교훈을 남겨 주었다.서다희는 유남우에게 서류를 건네주고 나서 나지막한 소리로 유남우의 귓가에 속삭였다.“남우 도련님, 저희 대표님께서 이미 봐주신 겁니다. 도련님께서 대표님의 목숨을 앗아가려고 했던 건 이로써 끝마치겠으나 앞으로 부디 잠자코 지내시길 바랍니다.”필경 유남우는 유남준을 완전히 헤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유남준은 자기 동생을 직접 죽일 수도 없었다.하지만 이번 교훈은 직접 죽이는 것보다 유남우에게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는 점을 유남준은 믿고 있었다.유남우의 쌍둥이 형으로서 유남준은 동생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다.겉으로 보기에는 그 무엇도 개의치 않아 하고 덤덤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지만, 그 누구도 보다도 존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유남우라는 것을.모든 걸 마치고 서다희는 다시 유남준의 곁으로 돌아왔다.결혼식은 계속 진행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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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유남우는 윤소현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일어나. 그만 가자.”윤소현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네...”고영란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바로 유남우를 따라서 떠났다.윤소현 때문에 번번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를 때마다 고영란은 맏며느리인 박민정이 예쁘기만 했다.두 사람이 가고 난 뒤 고영란은 바로 유남준에게 물었다.“남준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이제 엄마 보이는 거야? 그 수술은 또 뭐고.”수술하고 나서 유남우가 자기 목숨을 앗아가려고 했다는 것을 고영란에게 알려준다고 하더라도 절대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을 유남준은 알고 있었다.두 아들 모두 고영란에게 아픈 손가락이니 말이다.따라서 유남준은 수술 후유증이라고 둘러대면서 이제 다 낳았다고 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됐어.”“이제 건강에도 이상이 없으니 민정이랑 다시 회복해. 하루라도 빨리.”고영란이 말했다.그녀는 박민정이 자기를 구해준 뒤로 박민정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하지만 고영란이 말하지 않아도 유남준은 가장 먼저 박민정과 재혼을 하려고 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어느새 밤이 드리워졌다. 유남준은 박민정을 데리고 자기 거처로 돌아갔다.돌아가는 길에, 유남준은 박민정의 손을 잡으려고 했으나 그녀가 피해버렸다.“저 아직 재혼한다고 허락하지 않았어요.”이혼하자고 한 사람도 유남준이고 재혼하자고 한 사람도 유남준이다.세상이 그를 중심에 두고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순순히 모든 걸 유남준의 뜻에 따라 하고 싶지 않았다.박민정의 말에 유남준은 순간 걸음까지 멈추며 어리둥절해했다.“왜? 화났어?”유남준은 오늘 자기가 유남우의 결혼식을 깽판 친 것 때문에 박민정이 화난 줄로 착각하고 있다.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박민정이다.“네! 화가 나지 않겠어요?”‘내가 무슨 상품도 아니고... 좋으면 사고 싫으면 반품하는 거야?’박민정은 걸음을 재촉하며 거리를 두려고 했으나 이 남자가 긴 다리를 내디디며 곧바로 쫓아왔다.“남우 일은 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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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유남준은 그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흘겨보기만 하고서 또다시 잔을 기울였다.한걸음에 달려온 방성원이 다가와 말렸다.“남준아, 너 회복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 적당히 마셔.”김인우는 그제야 생각이 난 듯 뒤늦게 말리기 시작했다.“그래. 일단은 몸부터 챙기고 봐야지. 그만 마셔.”자기 몸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유남준이다.하지만 조금 전 박민정이 했던 말만 떠올리면 가슴 한쪽 곁이 아프고 답답하여 술로 마비시켜야 할 것만 같았다.이윽고 유남준은 다시 잔을 들어 한꺼번에 마셨다.“이 정도는 괜찮아.”그 정도로 마셨다가 없던 병도 생길 기세였다.그러나 두 사람은 유남준을 말릴 수가 없었다.김인우는 의사로서 알코올이 지금 유남준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잘 알고 있다.따라서 김인우는 기회를 틈타 룸에서 나와 잠시 망설이다가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늦은 밤, 박민정은 이제 막 잠에 들었는데 벨 소리에 깨어나고 말았다.“여보세요.”“형수, 나야.”김인우는 바로 설명하기 시작했다.“지금 시간 돼? 혹시 제호로 좀 올 수 있어? 남준이가 계속 술을 마셔서 그래.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고 술만 마시고 있어.”박민정은 아직 비몽사몽인 상황이다.유남준이 왜 술을 마시고 있는지 그 이유를 김인우는 모를 리가 없다.유남준은 의미 없는 술을 마시지 않고 절제되지 않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이렇게 술을 퍼붓고 있는 이유가 모두 박민정 때문이라는 것을 실은 잘 알고 있다.“형수, 나랑 성원이도 어쩔 수 없어서 그래. 형수가 와서 좀 말리면 안 돼? 지금 남준이 몸 상황이 어떤지 형수도 잘 알잖아.”주저리주저리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김인우의 목소리에 박민정은 서서히 정신이 들어 몸을 일으켜 세웠다.“이 시간에 술을 마시고 있다고요? 구사일생한 사람이 그래도 되는 거예요?”박민정은 졸려서 누우면 당장 기절할 것만 같았다.“인우 씨, 저 안 가요. 임신한 몸이라 움직이기 불편해요.”유남준을 위해서 자기 목숨까지 마다했던 그 박민정이 아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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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유남준은 바로 외투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김인우와 방성원은 모든 걸 꿰뚫어 보고서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남자도 사랑에 빠지니 나쁜 건 아니네. 몸도 알아서 챙기고 말이야.”김인우가 웃으면서 말했다.실은 방성원 역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만 같았다.“남준이도 갔으니 나도 슬슬 일어날게.”“뭐? 우리 둘이 마셔도 되잖아.”말하면서 김인우는 술잔을 기울였다.그러자 방성원은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나 술 끊은 지 꽤 됐어.”그 한마디에 김인우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언제?”“은정이 태어난 뒤로.”방성원은 멈칫거리다가 덧붙였다.“술 마시고 내가 은정이를 안으면 자꾸 울고 그랬거든.”말을 마치고 방성원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본의 아니게 홀로 룸 안에 남겨진 김인우는 착잡하기 그지없었다.‘한 놈은 아내 바라기가 되고 한 놈은 딸바보가 되고... 나 원 참...’‘나 혼자만 덩그러니 남은 거야?’김인우는 혼자 술 마시기에 너무 심심하여 매니저한테 사람들을 좀 데리고 오라고 했다.그러자 익숙한 누군가의 모습이 시야로 들어오게 되었다.이미 죽은 사람으로 알고 있었던 이지원이 버젓이 살아서 나타난 것이었다.심지어 제호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었다.김인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지원 앞으로 다가갔다.이지원은 그제야 ‘손님’이 김인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순간 동공이 움츠러들면서 미처 반응을 하기도 전에 김인우는 한 걸음 더 다가와 있었다.“와... 너 정말 끈질기다? 아직도 살아 있는 거야?”김인우는 혀를 내두르면서 말했다.그 한마디에 이지원은 사색이 되고 말았다.“인우 오빠, 저...”“닥쳐! 그렇게 부르지 마!”자기한테 ‘인우 오빠’라고 하고 있는 이지원의 모습이 너무 역겨웠다.심심할 틈에 이지원을 만나게 되어 순간 흥미가 돋기 시작했다.김인우는 다른 여자들을 내보내고 이지원만 룸에 남게 하였다.다리에 힘이 쫙 풀린 이지원은 바로 김인우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인우 오빠... 아니, 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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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그래? 그럼, 너 박민정한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야?”김인우의 물음에 이지원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네, 민정이한테 꼭 사과할게요.”“잘 생각하고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사과는 말로만 해서 되는 거 아니야. 어떻게 하면 성의 있게 사과할 수 있을까 거듭 생각하고 나서 행동으로 옮기도록 해.”김인우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도 이지원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네, 그렇게 할게요.”김인우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마지막 ‘충고’를 건넸다.“딱 3일만 준다! 그 어떠한 수작도 부리지 마!”“도망을 가도 내가 반드시 잡을 것이고 죽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살려내서 네가 사과하고 난 뒤에 다시 죽일 거야!”김인우는 이지원에게 사람까지 붙였다.절대 진주시에서 나갈 수 없게끔, 절대 자기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게끔 말이다.김인우가 룸에서 나가고 난 뒤, 이지원은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요즘 처참하기 그지없게 살고 있는 건 사실이다.하지만 이지원은 단 한 번도 생각을 멈춘 적이 없다.어떻게 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박민정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부잣집으로 시집을 갈 수 있는지...이지원 역시 기사로 윤소현과 유남우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었다.물론 한수민이 죽은 것까지 알게 되었다.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이지원과는 모두 무관한 일들이었다.하지만 이지원의 시야로 들어온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정수미이다.지엔 그룹의 여자 대표로서 유씨 가문의 어르신까지 정수미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딸을 찾는다고 신문에 기사를 올린 것도 본 적이 있다.기사 내용은 둘째치고 이지원은 그 기사에 적힌 주소가 자기가 지냈던 그 보육원이라는 점을 캐치하게 되었다.이지원은 혹시나 하는 마음을 안고 시도해 보려고 했었다.어쩌면 자기가 정수미의 딸일지도 모른다면서.얼굴이 예쁘니 부모님 역시 만만치 않은 분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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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잠결에 숨이 턱 하고 막히자 박민정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면서 다시 눈을 떴다.유남준은 어느새 박민정의 곁에 누워서 박민정이 꼼짝달싹할 수 없게 가두고 있었다.피하고 싶어도 전혀 피할 수 없을 정도로.“웁...”점점 더 숨이 막혀오자 박민정은 입을 벌리고 유남준의 입술을 확 물었다.순간 밀려오는 통증에 유남준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끓어오른 열기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아 메마른 침만 꿀꺽꿀꺽 삼켰다.유남준은 은은하게 나는 술 냄새를 풍기면서 입을 열었다.“깼어?”“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얼른 일어나요!”박민정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유남준을 밀어냈다.하지만 유남준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더욱 꼭 끌어안았다.“싫어.”밀어내면 밀어낼수록 더욱 달라붙는 유남준이었다.가만히 안고 있으면 참을 만도 한데 유남준은 이리저리 박민정의 몸 곳곳을 탐색하고 있었다.어이가 없는 상황에 박민정은 다시 입을 열었다.“아직 아프죠? 덜 회복된 거 맞죠? 우리 이혼한 사이라고 해놓고서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유남준의 손길은 점점 더 뜨거워졌고 숨소리마저 점점 더 거칠어졌다.“그럼, 넌? 넌 무슨 뜻이었어? 아직도 남우 걔를 못 잊은 거야? 그래?”1분 뒤, 유남준은 거실로 쫓겨나고 말았다.박민정은 허리를 짚고서 씩씩거리면서 말했다.“또 한 번 그딴 소리 해봐요. 그땐 쫓아내고 말 거예요!”임신하고 난 뒤로 호르몬 분비 때문인지 박민정은 전보다 자주 욱하고 한다.심지어 한창 자고 있을 때 허락도 없이 들어와서 깨운 거라 더더욱 화가 치밀었다.‘내가 왜 이러지? 왜 민정이가 무섭지?’유남준은 박민정이 단단히 화난 것을 보고 아주 자연스레 거실 소파에서 잔다고 했다.그러나 술을 좀 마셔서 그런 것인지 술기운이 뒤늦게 올라와 소파에서 자는 것이 무척이나 불편했다.“민정아...”잠결에 유남준은 박민정의 이름을 계속 불렀다.침실에서 자고 있던 박민정은 거실에서 내내 중얼거리는 유남준의 소리에 시끄러워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박윤우까지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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