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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18 19:00:15
“그리고 유남준 시력은 대체 언제 회복한 거야?”

궁금증이 폭발한 조하랑이다.

박민정은 일일이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대충 둘러댔다.

“말하자면 길어. 궁금하면 인우 씨한테 물어봐봐.”

“인우 씨도 아는 일이야?”

조하랑은 더더욱 어리둥절해졌다.

“대충 알 거야.”

박민정은 지금 머릿속이 제법 복잡하다.

‘남준 씨 대체 왜 저러는 걸까?’

동생이 망쳐놓은 걸 수습하고 있는 형의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동생을 미친 듯이 깎아내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윤소현은 어느새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얼굴이 새빨개지고 말았다.

시집오자마자 이런 치욕을 당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젠장!’

만약 정수미가 계속 눈짓을 보내고 참으라고 한 게 아니었다면 윤소현은 이미 박차고 일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유남우는 덤덤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서류를 건네받으면서 인사까지 했다.

“형, 고마워.”

평온한 모습으로 뱉은 말이었지만, 살기가 가득한 눈빛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다, 유남우는 아주 철저하게 지고 말았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유남준은 유남우에게 길이길이 남을 교훈을 남겨 주었다.

서다희는 유남우에게 서류를 건네주고 나서 나지막한 소리로 유남우의 귓가에 속삭였다.

“남우 도련님, 저희 대표님께서 이미 봐주신 겁니다. 도련님께서 대표님의 목숨을 앗아가려고 했던 건 이로써 끝마치겠으나 앞으로 부디 잠자코 지내시길 바랍니다.”

필경 유남우는 유남준을 완전히 헤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남준은 자기 동생을 직접 죽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교훈은 직접 죽이는 것보다 유남우에게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는 점을 유남준은 믿고 있었다.

유남우의 쌍둥이 형으로서 유남준은 동생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 무엇도 개의치 않아 하고 덤덤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지만, 그 누구도 보다도 존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유남우라는 것을.

모든 걸 마치고 서다희는 다시 유남준의 곁으로 돌아왔다.

결혼식은 계속 진행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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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96화

    유남우는 윤소현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일어나. 그만 가자.”윤소현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네...”고영란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바로 유남우를 따라서 떠났다.윤소현 때문에 번번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를 때마다 고영란은 맏며느리인 박민정이 예쁘기만 했다.두 사람이 가고 난 뒤 고영란은 바로 유남준에게 물었다.“남준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이제 엄마 보이는 거야? 그 수술은 또 뭐고.”수술하고 나서 유남우가 자기 목숨을 앗아가려고 했다는 것을 고영란에게 알려준다고 하더라도 절대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을 유남준은 알고 있었다.두 아들 모두 고영란에게 아픈 손가락이니 말이다.따라서 유남준은 수술 후유증이라고 둘러대면서 이제 다 낳았다고 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됐어.”“이제 건강에도 이상이 없으니 민정이랑 다시 회복해. 하루라도 빨리.”고영란이 말했다.그녀는 박민정이 자기를 구해준 뒤로 박민정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하지만 고영란이 말하지 않아도 유남준은 가장 먼저 박민정과 재혼을 하려고 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어느새 밤이 드리워졌다. 유남준은 박민정을 데리고 자기 거처로 돌아갔다.돌아가는 길에, 유남준은 박민정의 손을 잡으려고 했으나 그녀가 피해버렸다.“저 아직 재혼한다고 허락하지 않았어요.”이혼하자고 한 사람도 유남준이고 재혼하자고 한 사람도 유남준이다.세상이 그를 중심에 두고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순순히 모든 걸 유남준의 뜻에 따라 하고 싶지 않았다.박민정의 말에 유남준은 순간 걸음까지 멈추며 어리둥절해했다.“왜? 화났어?”유남준은 오늘 자기가 유남우의 결혼식을 깽판 친 것 때문에 박민정이 화난 줄로 착각하고 있다.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박민정이다.“네! 화가 나지 않겠어요?”‘내가 무슨 상품도 아니고... 좋으면 사고 싫으면 반품하는 거야?’박민정은 걸음을 재촉하며 거리를 두려고 했으나 이 남자가 긴 다리를 내디디며 곧바로 쫓아왔다.“남우 일은 남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97화

    유남준은 그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흘겨보기만 하고서 또다시 잔을 기울였다.한걸음에 달려온 방성원이 다가와 말렸다.“남준아, 너 회복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 적당히 마셔.”김인우는 그제야 생각이 난 듯 뒤늦게 말리기 시작했다.“그래. 일단은 몸부터 챙기고 봐야지. 그만 마셔.”자기 몸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유남준이다.하지만 조금 전 박민정이 했던 말만 떠올리면 가슴 한쪽 곁이 아프고 답답하여 술로 마비시켜야 할 것만 같았다.이윽고 유남준은 다시 잔을 들어 한꺼번에 마셨다.“이 정도는 괜찮아.”그 정도로 마셨다가 없던 병도 생길 기세였다.그러나 두 사람은 유남준을 말릴 수가 없었다.김인우는 의사로서 알코올이 지금 유남준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잘 알고 있다.따라서 김인우는 기회를 틈타 룸에서 나와 잠시 망설이다가 박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늦은 밤, 박민정은 이제 막 잠에 들었는데 벨 소리에 깨어나고 말았다.“여보세요.”“형수, 나야.”김인우는 바로 설명하기 시작했다.“지금 시간 돼? 혹시 제호로 좀 올 수 있어? 남준이가 계속 술을 마셔서 그래.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고 술만 마시고 있어.”박민정은 아직 비몽사몽인 상황이다.유남준이 왜 술을 마시고 있는지 그 이유를 김인우는 모를 리가 없다.유남준은 의미 없는 술을 마시지 않고 절제되지 않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이렇게 술을 퍼붓고 있는 이유가 모두 박민정 때문이라는 것을 실은 잘 알고 있다.“형수, 나랑 성원이도 어쩔 수 없어서 그래. 형수가 와서 좀 말리면 안 돼? 지금 남준이 몸 상황이 어떤지 형수도 잘 알잖아.”주저리주저리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김인우의 목소리에 박민정은 서서히 정신이 들어 몸을 일으켜 세웠다.“이 시간에 술을 마시고 있다고요? 구사일생한 사람이 그래도 되는 거예요?”박민정은 졸려서 누우면 당장 기절할 것만 같았다.“인우 씨, 저 안 가요. 임신한 몸이라 움직이기 불편해요.”유남준을 위해서 자기 목숨까지 마다했던 그 박민정이 아니다.지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98화

    유남준은 바로 외투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김인우와 방성원은 모든 걸 꿰뚫어 보고서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남자도 사랑에 빠지니 나쁜 건 아니네. 몸도 알아서 챙기고 말이야.”김인우가 웃으면서 말했다.실은 방성원 역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만 같았다.“남준이도 갔으니 나도 슬슬 일어날게.”“뭐? 우리 둘이 마셔도 되잖아.”말하면서 김인우는 술잔을 기울였다.그러자 방성원은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나 술 끊은 지 꽤 됐어.”그 한마디에 김인우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언제?”“은정이 태어난 뒤로.”방성원은 멈칫거리다가 덧붙였다.“술 마시고 내가 은정이를 안으면 자꾸 울고 그랬거든.”말을 마치고 방성원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본의 아니게 홀로 룸 안에 남겨진 김인우는 착잡하기 그지없었다.‘한 놈은 아내 바라기가 되고 한 놈은 딸바보가 되고... 나 원 참...’‘나 혼자만 덩그러니 남은 거야?’김인우는 혼자 술 마시기에 너무 심심하여 매니저한테 사람들을 좀 데리고 오라고 했다.그러자 익숙한 누군가의 모습이 시야로 들어오게 되었다.이미 죽은 사람으로 알고 있었던 이지원이 버젓이 살아서 나타난 것이었다.심지어 제호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었다.김인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지원 앞으로 다가갔다.이지원은 그제야 ‘손님’이 김인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순간 동공이 움츠러들면서 미처 반응을 하기도 전에 김인우는 한 걸음 더 다가와 있었다.“와... 너 정말 끈질기다? 아직도 살아 있는 거야?”김인우는 혀를 내두르면서 말했다.그 한마디에 이지원은 사색이 되고 말았다.“인우 오빠, 저...”“닥쳐! 그렇게 부르지 마!”자기한테 ‘인우 오빠’라고 하고 있는 이지원의 모습이 너무 역겨웠다.심심할 틈에 이지원을 만나게 되어 순간 흥미가 돋기 시작했다.김인우는 다른 여자들을 내보내고 이지원만 룸에 남게 하였다.다리에 힘이 쫙 풀린 이지원은 바로 김인우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인우 오빠... 아니, 인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199화

    “그래? 그럼, 너 박민정한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야?”김인우의 물음에 이지원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네, 민정이한테 꼭 사과할게요.”“잘 생각하고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사과는 말로만 해서 되는 거 아니야. 어떻게 하면 성의 있게 사과할 수 있을까 거듭 생각하고 나서 행동으로 옮기도록 해.”김인우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도 이지원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네, 그렇게 할게요.”김인우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마지막 ‘충고’를 건넸다.“딱 3일만 준다! 그 어떠한 수작도 부리지 마!”“도망을 가도 내가 반드시 잡을 것이고 죽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살려내서 네가 사과하고 난 뒤에 다시 죽일 거야!”김인우는 이지원에게 사람까지 붙였다.절대 진주시에서 나갈 수 없게끔, 절대 자기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게끔 말이다.김인우가 룸에서 나가고 난 뒤, 이지원은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요즘 처참하기 그지없게 살고 있는 건 사실이다.하지만 이지원은 단 한 번도 생각을 멈춘 적이 없다.어떻게 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박민정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부잣집으로 시집을 갈 수 있는지...이지원 역시 기사로 윤소현과 유남우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었다.물론 한수민이 죽은 것까지 알게 되었다.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이지원과는 모두 무관한 일들이었다.하지만 이지원의 시야로 들어온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정수미이다.지엔 그룹의 여자 대표로서 유씨 가문의 어르신까지 정수미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딸을 찾는다고 신문에 기사를 올린 것도 본 적이 있다.기사 내용은 둘째치고 이지원은 그 기사에 적힌 주소가 자기가 지냈던 그 보육원이라는 점을 캐치하게 되었다.이지원은 혹시나 하는 마음을 안고 시도해 보려고 했었다.어쩌면 자기가 정수미의 딸일지도 모른다면서.얼굴이 예쁘니 부모님 역시 만만치 않은 분들이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0화

    잠결에 숨이 턱 하고 막히자 박민정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면서 다시 눈을 떴다.유남준은 어느새 박민정의 곁에 누워서 박민정이 꼼짝달싹할 수 없게 가두고 있었다.피하고 싶어도 전혀 피할 수 없을 정도로.“웁...”점점 더 숨이 막혀오자 박민정은 입을 벌리고 유남준의 입술을 확 물었다.순간 밀려오는 통증에 유남준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끓어오른 열기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아 메마른 침만 꿀꺽꿀꺽 삼켰다.유남준은 은은하게 나는 술 냄새를 풍기면서 입을 열었다.“깼어?”“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얼른 일어나요!”박민정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유남준을 밀어냈다.하지만 유남준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더욱 꼭 끌어안았다.“싫어.”밀어내면 밀어낼수록 더욱 달라붙는 유남준이었다.가만히 안고 있으면 참을 만도 한데 유남준은 이리저리 박민정의 몸 곳곳을 탐색하고 있었다.어이가 없는 상황에 박민정은 다시 입을 열었다.“아직 아프죠? 덜 회복된 거 맞죠? 우리 이혼한 사이라고 해놓고서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유남준의 손길은 점점 더 뜨거워졌고 숨소리마저 점점 더 거칠어졌다.“그럼, 넌? 넌 무슨 뜻이었어? 아직도 남우 걔를 못 잊은 거야? 그래?”1분 뒤, 유남준은 거실로 쫓겨나고 말았다.박민정은 허리를 짚고서 씩씩거리면서 말했다.“또 한 번 그딴 소리 해봐요. 그땐 쫓아내고 말 거예요!”임신하고 난 뒤로 호르몬 분비 때문인지 박민정은 전보다 자주 욱하고 한다.심지어 한창 자고 있을 때 허락도 없이 들어와서 깨운 거라 더더욱 화가 치밀었다.‘내가 왜 이러지? 왜 민정이가 무섭지?’유남준은 박민정이 단단히 화난 것을 보고 아주 자연스레 거실 소파에서 잔다고 했다.그러나 술을 좀 마셔서 그런 것인지 술기운이 뒤늦게 올라와 소파에서 자는 것이 무척이나 불편했다.“민정아...”잠결에 유남준은 박민정의 이름을 계속 불렀다.침실에서 자고 있던 박민정은 거실에서 내내 중얼거리는 유남준의 소리에 시끄러워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박윤우까지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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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남준은 고통 때문에 불쾌한 표정으로 두 눈을 뜨더니 박민정이 당황하며 소파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자 기분이 다시 바뀌었다.박윤우는 박민정에게 다가가며 천진난만하게 물었다.“엄마, 어젯밤에 아빠와 같이 소파에서 잤어? 두 사람이 소파에서 자는 거 가능해?”박민정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하며 얼굴이 불처럼 타올랐다.그때 바닥에서 일어난 유남준은 어젯밤 술에 취해서 유치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어른들의 일이야. 꼬맹이는 몰라도 돼.”박윤우는 입을 삐쭉거리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그때 박민정이 다가가서 말을 돌렸다.“윤우야, 이제 씻고 유치원에 가야지.”박윤우는 그제야 포기하고 화장실로 향했다.아이가 떠나자, 박민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개를 돌려 유남준을 봤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잤는지 얼굴이 약간 창백했다.유남준도 박민정의 시선을 인식하고 고개를 들어 보았는데 그 순간 또다시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지만 지금 임신 중이고 또 화가 난 상태여서 포기했다.“어제 술을 조금 마셨는데 취했었나 봐.”“네.”박민정이 냉정하게 한 글자로 대답했다.“내가 김인우 같은 사람들에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안 물어봐?”유남준이 물었다.박민정은 갈아입을 옷을 찾으러 가면서 말했다.“모두 사실인데 왜 물어봐야 해요? 그리고 우리 이혼한 거 맞잖아요.”전혀 개의치 않아 하는 그녀의 태도에 유남준은 불쾌한 표정으로 박민정을 따라가며 말했다.“우리 재혼하러 가자.”‘재혼?’박민정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유남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남준 씨가 먼저 이혼을 하자고 해서 내가 동의한 거예요. 그런데 지금 와서 또 재혼을 하자고요? 내가 왜 그렇게 해야 하는데요?”“그때 내가 너와 이혼하기로 했던 건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랬다는 거 알잖아?”유남준이 되물었다.박민정은 고개를 숙이고 그가 자기의 손을 꼭 잡은 모습을 보고 말했다.“알아요. 그때 나와 아이를 생각해서 남준 씨가 그런 결정을 했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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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4화

    선생님이 다가와서는 의아해서 물었다. “예찬 어머니, 왜 혼자 여기에 서서 계세요? 팀 안 짜세요?”박민정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했다. “선생님 사람들이 저희랑 팀을 짜려 하지 않아요.”“네...”선생님은 난처해하더니 다른 팀에게 물어보았다.그 팀의 엄마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우리 팀은 이미 사람이 찼어요.”그리고 몇 명의 아이 아빠도 왔는데 모두 최현아에게 빌붙고 싶어 해서 말했다.“선생님, 팀을 짜지 못한 사람들은 경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맞아요. 어차피 이미 인원수가 충분하잖아요.”“몇 분은 그냥 쉬세요. 게다가 임신 중인데 경기는 무리이지 않나요?” 한 남자가 박민정의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박민정은 당연히 자신이 경기를 못 한다는 것을 안다.“저 말고 다른 엄마들은 경기에 나갈 수 있잖아요. 어떻게 못 나가게 막을 수 있어요?”그녀가 나서서 말했다.그러자 남자는 비아냥거렸다. “그냥 경기일 뿐이잖아요. 굳이 당신들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잖아요?”다른 엄마들도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시간 낭비하지 말고 시작하자고요.”최현아는 옆에 서서 박민정을 비롯한 그녀의 라인의 사람들이 망신을 당하는 모습을 만족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선생님은 조금 난처해했다. “아니면 여러분 팀당 한 명씩만 더하세요. 이렇게 하면 딱 맞을 거예요.”총 네 팀이고 남은 사람도 네 명이니 말이다. “딱 맞다니요. 이분은 임신했으니까 대회 나가기 불편하잖아요. 누구 팀에 가면 그 팀이 질 게 뻔하죠.”한 여자의 목소리였다.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홀로 있는 네 명의 엄마와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 있으니 유난히 눈에 띄었다.예찬이를 제외한 나머지 세 아이는 분명히 기분이 언짢았다.“엄마...”지원이는 엄마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손연서는 이 사람들이 정말 사람을 너무 무시한다고 느꼈지만 사실 그렇게 경기를 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다 아이들을 위해서이다.“민정 씨, 됐어요.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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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는 넓지 않아서 다른 엄마들은 성훈이의 말을 들었다. 그러자 다들 곁눈질하며 손연서를 보며 놀렸다.이 사람 중 대부분은 주부다.손연서는 그녀들과 달리 친정 손씨 가문의 사업을 도맡고 있다.그래서 많은 엄마가 그녀를 부러워하고 질투한다.지금 그녀가 사생아 때문에 이렇게 골머리를 앓는 것을 보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성훈이는 아직도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손연서를 조롱했다.“우리 엄마한테 들었어요. 당신이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나를 아들로 받아들인 거라고. 하지만 나는 영원히 당신을 엄마로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나는 당신이 싫어요. 내가 커서 우리 아버지의 회사를 인수하면 당신을 쫓아낼 거예요. 그때 되면 당신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할머니로 되겠죠.”손연서는 안색이 안 좋았지만 아이와 따지고 싶지 않았다.박민정은 손연서를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서 바로 말했다. “연서 씨, 나하고 같이 앉아요. 예찬이보고 성훈이랑 앉게 하고요.”박예찬도 유난히 눈치가 빠르고 철이 들었다.“연서 아줌마, 우리 엄마랑 같이 앉아요. 우리 엄마가 아줌마랑 얘기 나누고 싶대요.”손연서는 그들 모자를 고마워하며 예찬이와 자리를 바꾸었다.박예찬이 옆에 앉자 성훈이는 순식간에 착한 아이로 변해 말도 안 하고 얌전히 앉아 있었다. 핸드폰도 하지 않고 말이다. 성훈이의 모습을 보고 손연서는 박민정에게 말했다. “참 웃기죠?”박민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연서 씨가 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말아요. 자기 생각도 하면서 말이에요.”이렇게 어린아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봐서 커서도 별로 의지가 될 수 있는 아이가 아닐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맞는다. 친자식도 기댈 수 있을지 말 지인데 사생아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손연서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내 아이와 진짜 가족을 갖고 싶죠. 하지만 이런 건 지금의 나에게 너무 사치에요.”모두 자신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2화

    “지훈아, 빨리 이리 와!”그녀는 박민정을 외면한 채 아들에게 소리쳤다.유지훈은 박민정의 뒤에 숨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싫어요. 가면 때릴 거잖아요.”이 말을 들은 최현아는 화가 났다. 최현아는 박민정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할까 봐 무서워서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지훈아. 엄마가 방금 너무 급했어. 이리 와봐. 절대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유지훈은 여전히 그녀한테로 가려 하지 않았고 최현아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싫어요. 안 믿어요. 흥.”그는 말을 마치고 쏜살같이 달아났다.최현아는 자신이 이런 아들을 만났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녀는 화를 참으며 유지훈을 따라갔는데 일부러 박민정의 어깨를 세게 치면서 지나갔다. 박민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최현아를 외면하고 손연서를 비롯한 그녀들을 찾아갔다.그녀들은 박민정을 보자마자 손을 흔들었다.최현아의 포섭을 받은 엄마들은 박민정을 외면한 채 못 본 척했다.그녀들은 호산 그룹의 이인자인 최현아의 시아버지가 돌아왔다는 것만 알고 있다. 유남우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 자리는 당연히 최현아 시아버지의 것이다.그래서 그녀들은 최현아한테 잘 보이려 했다. “민정 씨, 이리 와서 앉아요. 이따 같이 차를 타고 교외로 가요.”손연서가 말했다.“좋아요.”박민정이 가서 앉았다.지원 엄마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예찬 엄마, 방금 최현아가 다른 엄마들이랑 말한 게, 예찬 엄마를 왕따 시키면 그 사람들의 남편이 호산 그룹과 합작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어요.”지원 엄마는 전에 어느 라인에 서야 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그녀는 박민정이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최현아는 박민정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전에 아이를 왕따시킨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부모까지 왕따시키네요.”박민정은 다른 엄마들을 봤다. 이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있었는데 박민정이 자기들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입을 다물고 멀리 피했다. 도한 엄마가 말했다. “신경 쓰지 말아요.”솔직히 말해서 이 세상 대부분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1화

    [여러분 남편은 같이 가나요?]단톡방에서 한 사람이 물었다.다른 사람들이 답장을 보냈다. [제 남편이 너무 바빠서 못 갈 걸요?][맞아요. 우리 남편도 주말엔 회사 일로 바빠요.][우리 엄마들끼리 가면 되죠. 남편은 일하라고 하고요.][...]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대부분 사람의 남편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알고 박민정은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밤에 그녀가 자고 있을 때 유남준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뭐 해요?][이제 자려고요.]박민정이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유남준은 아직 방성원과 함께 있다. 두 사람의 아내가 모두 박씨 가문 저택에 있으니 불쌍한 남자 둘이서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그는 박민정의 무뚝뚝한 답장에 좀 섭섭했다. [아니야. 자.]이 메시지를 보고 박민정은 잘 준비를 했다. 근데 문뜩 생각해보니, 예찬의 아버지인 유남준도 친자 활동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았다.[저기, 예찬이 유치원에서 내일 친자 활동이 있어요. 시간이 있으면 오고 시간이 없으면 오지 않아도 돼요. 잘게요.]그녀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바로 누워 잤다.유남준이 가든 말든 어쨌든 그녀는 아들의 친자 활동에 참여할 것이다.이튿날 아침 일찍 박민정은 일어나서 셰프와 함께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했다.진서연은 하품하며 걸어 나왔다. “보스, 왜 이렇게 일찍이 일어나서 음식을 직접 만드는 거예요?”“오늘 예찬이 유치원에서 친자 활동이 있어. 거기 갈 때 가지고 갈 것이야.”박민정이 말했다.“그렇군요.”진서연은 눈을 비비며 씻으러 갔다.집의 세 여자가 모두 일어났다. 박민정은 이미 먹을 것을 준비해 두었고 그녀들의 것도 남겨 주었다.그녀가 유치원으로 가려 할 때 손연서와 도한 엄마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민정 씨, 오늘 와요?][당연하죠.][잘됐네요. 우리 오랫동안 못 봤잖아요.][근데 조심해야 해요. 오늘 최현아가 좀 이상한 것 같아요.]먼저 어린이집에 온 손연서는 최현아가 수많은 아줌마와 사석에서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0화

    “아니에요. 별장 청소와 정리는 가정부가 하면 돼요.”박민정의 말에 설인하가 고집을 부렸다.“안 돼요. 그 얘기는 이미 청소는 모두 제가 하기로 했잖아요. 그대로 해요. 민정 씨, 나와 방성원의 관계 때문이라면 이러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긴 하지만 전부 처음부터 배울 거예요.”설인하는 박민정이 거절할까 봐 박민정이 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청소하기 시작했다.박민정은 설인하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별장 관리인을 불러서 앞으로 매월 급여 발급할 때 설인하에게도 주라고 지시했다.사실 박민정이 설인하에게 별장 청소를 시키지 않은 것은 방성원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현재 그녀의 몸 상태가 감당을 못할까 봐서였다.게다가 박민정이 설인하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그녀도 예전에는 부잣집 딸로서 아무 일도 해본 적이 없이 자랐었다.설인하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결혼한 후 어떤 일을 겪었을지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다.설인하는 집 안 청소도 하고 또 주동적으로 진서연을 찾아서 업무상의 일을 시작했다.박민정은 소파에 앉아서 휴식하고 있었는데 진서연이 언제 나갔었는지 밖에서 들어오며 말했다.“보스, 정민기 씨가 찾아요.”“알았어.”박민정은 소파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자, 정민기가 손에 서류 더미를 들고 있었다.“전에 조사하라고 한 함미현에 관한 자료예요. 출생한 병원과 그때 혈액 등 기록들이에요. 서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함미현은 정수미의 친딸이 아니에요.”박민정이 서류를 받아보자, 거기에는 함미현의 출생 관련 기록들이 그대로 있었다. 만약 염혜란이 입양한 거라면 이런 내용을 모두 만들었을 수는 없을 것이다.“최근에 염혜란 씨에 대한 소식은 없어요?”박민정의 물음에 정민기가 신중한 표정으로 변하며 말했다.“사람을 시켜서 염혜란 씨 집 근처 CCTV를 모두 조사했는데 그중 한 카메라에서 종적을 찾았는데 옆으로 차 한 대가 지나가면서 염혜란 씨도 같이 화면에서 사라졌어요. 그 차를 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9화

    박민정은 전혀 여지를 주지 않았다.“그건 무슨 말이에요? 우린 이혼했으니 같은 집에서 살면 안 되는 거잖아요.”유남준은 고개를 숙여 박민정의 등의 양양한 표정을 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박윤우를 불렀다.“윤우야.”박윤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유남준을 보며 물었다.“아빠, 왜요?”박민정은 순식간에 당황하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유치하게 할 거예요?”유남준이 말했다.“윤우야, 아빠는 이제 갈게.”박윤우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빠, 우리랑 같이 살지 않을 거예요?”박민정은 유남준이 겁먹은 척 자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어이가 없고 화가 났지만, 박윤우 때문에 목소리를 낮추었다.“정말 그렇게 유치하게 아이를 이용할 거예요?”유남준은 모르는 체하며 대답했다.“이용한다고 말하면 안 되지. 윤우는 내 아들이고, 지금 그 금쪽같은 아들이 한 가족이 화목하게 함께 살기를 바라는 거잖아.”그는 또 고개를 돌려 박윤우를 보며 말했다.“윤우야, 아빠도 윤우랑 같이 살고 싶어. 그런데...”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윤우의 눈빛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박민정이 말했다.“아빠도 우리와 같이 살고 싶지만 지금 서연 이모와 수아 이모 그리고 인하 이모까지 우리 집에서 살고 있어서 아빠가 갑자기 들어오면 모두 불편할 거야.”결국 유남준은 박민정의 이유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박윤우는 비록 박민정과 유남준이 함께 살기로 바랐지만, 세 명의 예쁜 여인들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포기했다.“아빠, 조금만 더 참아요.”그는 유남준 곁에 가서 속삭였다.순간 유남준은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래, 알았어. 윤우만 믿고 있을게.”이 말은 박윤우에게 아주 효과가 있었다.“걱정하지 마세요.”유남준을 떠나보낸 후, 박윤우는 자기를 믿는다고 한 말에 더 책임감을 느꼈다.박민정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윤우야, 방금 아빠와 무슨 말을 한 거야?”“별거 아니에요. 아빠한테 엄마를 잘 돌봐달라고 했어요.”“그래.”박민정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8화

    박윤우의 말에 박민정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윤우야, 모든 엄마와 아빠들의 표현 방식이 다 같은 건 아니란다.”옆에 있던 유남준이 갑자기 말을 이었다.“그래서 나에 대한 표현 방식은 내가 싫다는 거네? 손을 잡는 것도 싫을 만큼?”박민정이 당황해하며 대답했다.“그렇게 말한 적 없어요.”그녀의 말에 박윤우가 눈을 크게 뜨고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엄마, 그럼 아빠를 안아주고 뽀뽀해요.”박민정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다.“윤우야...”“결국 나와 형은 온전한 가족을 수가 없네요. 우리 반 옥미의 엄마와 아빠도 처음에는 서로 안고 뽀뽀하는 것을 싫어하다가 나중에 이혼했고 또 서로 다른 사람을 찾아 아이도 낳았대요.”말을 마친 박윤우가 고개를 숙이자 눈물이 흘러내렸다.“엄마와 아빠도 이혼하고 지금 저를 속이는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다른 동생들이 생기면 나와 예찬이 형은 신경도 안 쓸 거예요?”박윤우의 우는 모습은 유난히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박민정은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이 휴지를 꺼내 그의 눈물을 닦아주며 달랬다.“윤우야, 말도 안 되는 생각하지 마. 엄마와 아빠가 왜 너랑 예찬이를 모르는 체하겠어?”그러고는 유남준을 보며 물었다.“그렇죠?”유남준은 박민정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우리가 계속 이렇게 지내면 정말로 우리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우우우...”박윤우가 더욱 크게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 유남준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윤우야, 걱정하지 마. 아빠는 절대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엄마가 너를 원하지 않아도 아빠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박민정이 얼굴을 찡그리며 소리쳤다.유남준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내가 틀린 말 했어? 윤우와 예찬이는 너의 마음속에서 연지석 씨와 에리 씨가 나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다 알고 있어.”이건 질투였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시력을 회복한 후 제일 처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7화

    박민정은 유남준이 주는 것을 덥석 받았다가 나중에 후회하기 싫었다.게다가 두 사람은 이미 남남인데 이런 귀중한 것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유남준은 박민정이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할 줄 몰랐다.“정말 싫어?”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너무 커요.”“그럼 내가 예찬이와 윤우에게 주는 거라고 생각해. 얘들이 아직 어리고 양육권은 당신에게 있으니, 그들의 후견인으로 잠시 보관하는 거로 하면 되잖아.”박민정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그런 거라면 얘들이 큰 다음에 직접 주면 되잖아요.”차 안의 분위기가 더 살벌해졌다.앞 좌석에 앉아 있던 서다희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사모님, 제 생각에는 사모님이 지금 받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대표님께서 지금은 얘들에게 준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주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만약 대표님이 나중에 다른 분하고 결혼해서 아이가 생겨서 그 아이에게 주면 어떡해요. 그렇게 되면 예찬 도련님과 윤우 도련님에게는 너무 큰 손실이잖아요.”“...”유남준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박민정도 당황해하더니 마음속으로는 서다희의 말에 도리가 있는 것 같았다.‘맞아, 아빠가 애들에게 주겠다는데 거절할 필요 없잖아.’“좋아요. 그럼 예찬이와 윤우 대신해서 먼저 받을게요.”박민정은 서류를 받았다.그들이 서류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덧 차는 유치원에 도착했다. 박윤우는 워낙 귀엽고 잘생긴 데다가 얼마 전에 유씨 가문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박윤우와 같이 놀라고 했기 때문에 현재 인기가 대단했다.“윤우야, 오늘 너의 엄마 아빠가 같이 데리러 오는 거야?”한 아이가 묻자, 박윤우가 고개를 연거푸 끄덕였다.“응.”“엄마 아빠가 같이 데리러 온다니 부럽다.”박윤우는 기쁨을 감추지 않고 환하게 웃고 있다가 유남준의 차를 발견하고는 달려가지 않고 오히려 박민정에게 전화했다.“엄마, 아빠 손잡고 여기로 와주시면 안 될까요?”박민정은 아들이 왜 굳이 유남준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06화

    이지원을 금방 보내고 난 박민정은 조하랑의 말에 깜짝 놀랐다.“뭐라고? 결혼? 누구랑 하는데?”“김인우 씨일 것 같아.”‘같아?’박민정은 순간 충격에 멍해졌다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물었다.“하랑아, 너 인우 씨 할아버지 때문에 잠시 동의한 거지 절대 결혼은 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 않았어?”“오늘 할아버지가 위독하셨는데 유일한 소원이 나와 김인우 씨가 결혼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할아버지를 실망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 결혼하기로 했어.”조하랑이 설명했다. 그녀는 어차피 지금 당장 좋아하는 사람도 없었기에 누구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나중에 할아버지가 떠나가신 후에 두 사람이 안 맞으면 그때 다시 이혼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박민정은 조하랑의 대답에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하랑아, 결혼은 그렇게 간단한 거 아니야. 너의 의지가 중요한 거야. 절대 그 할아버지의 말에 흔들려서 억지로 하면 안 돼.”“괜찮아. 억지로 하는 거 아니야. 아빠 말씀처럼 김씨 가문에 시집가면 하루아침에 재벌이 되는 거잖아.”조하랑이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민정아, 걱정하지 마.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이득 보는 거잖아.”조하랑은 오래전에 사랑을 포기했다.과거에 그녀도 강연우와 깊은 사랑을 했었지만 결국은 강연우가 그녀를 배신하고 떠나버렸기 때문에 지금 그녀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결혼할 수 있었다. 어차피 김인우를 사랑하지 않기에 배신도 없을 것이고 따라서 슬프지 않을 것이다.“하랑아, 어찌 됐든 내 말은 네가 원하지 않은 건 절대 하지 마.”“알았어. 끊을게.”조하랑은 전화를 끊고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김인우와 마주쳤다.그녀만 보면 말을 비꼬아서 하던 김인우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할아버지는 절대 빨리 돌아가시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후회되면 지금 가서 얘기해요.”조하랑은 이미 결심을 굳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만약 인우 씨가 후회되면 언제든지 얘기해요. 인우 씨의 선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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