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독박쥐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알 수 없는 공포가 심장을 조이며 온몸을 얼어붙게 했다.대체 누구지?그는 경악과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로 외쳤다.“누구야. 당장 나와!”“크하하하...”음산하고 섬뜩한 웃음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고 그 순간 독박쥐의 눈앞에서 검은 그림자가 불쑥 솟아났다.마치 허공에서 스스로 형체를 만들어낸 것처럼 그림자는 천천히 형태를 갖추더니, 마침내 검은색 도포를 걸친 노인의 모습을 드러냈다.하지만 그 얼굴은 짙은 흑안개에 가려져 있어 정확한 형체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다.“하하...”노인의 웃음소리는 점점 깊어졌다.그 순간 노인의 손이 섬광처럼 뻗었고 독박쥐의 목을 단단히 움켜쥐었다.“크흑...”독박쥐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단순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고 그의 온몸이 무형의 강대한 힘으로 완전히 봉쇄된 상태였다.도망칠 수도 없고 반격조차 불가능했다.자신은 종사급 고수라 자부했건만 이 노인의 손길 한 번에 완전히 무력해졌다.그는 절망이 밀려왔고 숨이 막혔다.“종, 종주님... 제, 제발... 살려주십시오.”절박한 눈빛으로 그는 예천우를 바라보며 간절히 애원했다.그가 부르는 종주님은 더 이상 정우찬이 아닌 예천우였다.하지만... 예천우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그의 눈빛에는 어떠한 동정심도 없었고 이미 예천우에게 있어 독박쥐는 살아 있을 이유가 없는 존재였다.그 순간 노인이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크흑...”우드득!독박쥐의 목에서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의 목뼈가 한순간에 산산이 부서지며 머리가 힘없이 휘청거렸다.휙!절정종의 최고 고수 중 한 명이었던 독박쥐는 한번의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노인의 손에서 처참하게 내던져졌다.죽은 독박쥐의 시신이 바닥에 나뒹굴자 주위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이제껏 독박쥐의 간사함을 증오하던 사람들조차 그의 죽음이 너무도 가볍게 이루어진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한순간에... 그것도 너무나 손쉽게 말이다.그것이 바로 절정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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