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임완유가 다급한 목소리로 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천우야, 할아버지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위급한 상태야. 출혈량이 너무 많아서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대.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수술에도 위험이 따른다고 하셨어. 만약 실패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전신이 마비될 가능성이 크대.”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임국종이 뇌출혈로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임완유가 다시 물었다.“그래서 말인데... 혹시 천우야, 사는 사람 중에 정말 뛰어난 의사가 없어? 할아버지를 어떻게든 살릴 방법이 없는지...”최근 들어 임국종이 그녀에게 적잖은 문제를 일으키고 상처를 줬지만 어릴 적부터 임완유를 끔찍이 아껴준 건 사실이었다.예천우는 임완유가 자신을 직접 도와달라고 부르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바로 말했다.“물론 있지. 내가 바로 유명한 의사야. 병원 쪽에선 일단 상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하라고 해. 할아버지가 숨만 붙어 있으면 내가 치료해 드릴 수 있어. 일단 기다려. 바로 갈게.”전화를 끊은 예천우는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엄마, 급한 일이 생겼어요. 먼저 가볼게요.”한편 임완유는 전화를 끊고도 멍해졌다. 예천우가 자신이 치료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잠깐만, 맞아. 예전에 양체은의 희귀병을 치료했던 것도 천우였잖아. 그리고 천우를 처음 만났을 때 천우는 자기가 무슨 의신이라고 했었지... 하지만 그때는 코웃음 치고 믿지 않았어.’그녀는 그동안 예천우가 누군가의 병을 고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양체은의 이야기도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이었다.그래도, 그가 정말 할 수 있을까?그때 유은수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완유야, 천우가 뭐래? 뭐라고 했어?”“천우는 자기가 의신이니까 할아버지를 살릴 방법이 있다고 했어요. 기다리라고 해요.”“정말이야? 그럼 다행이네.”유은수는 크게 안도하는 듯 보였지만 마음 한구석엔 의구심이 남아 있었다.‘예천우가 그렇게 쉽게
Last Updated : 2024-12-1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