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뭐? 지나가던 언니라고?” 안지영은 안상철이 언니라는 단어에 포커스를 둘 줄은 몰랐지만 소원의 옆모습을 흘깃 보고는 대답했다. “예쁘장하게 생긴 언니인데 신고도 도와줬어요.” 안상철은 나이가 있는 만큼 안지영처럼 경계심 없이 행동하지 않았다. 그는 소원을 경계하며 말했다. “지영아, 너 괜찮아?” “네, 괜찮아요. 다친 곳도 없고요. 이 언니가 제때 와줘서 다행이에요.” 안지영은 이렇게 말하며 소원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녀 눈에 소원은 지금 영웅 같은 존재였다. “그래, 그럼 조심해서 와.” 안상철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한편 소원은 그를 곧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 풀린 듯했다. 안지영도 이제야 안정을 찾고 소원과 정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언니, 근데 언니는 거기서 뭐 하고 있었어요? 엄청 외진 곳이잖아요. 너무 용감하신 것 같아요.” 그녀의 물음에 소원은 그냥 지나가는 길이었다고만 대답할 뿐, 다른 건 밝히지 않았다. 너무나도 순진한 안지영을 마주하니 그녀는 마음 한구석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릴 때, 안지영은 소원을 무척 좋아했었다. 그녀만 보면 천사 언니라고 부르며 항상 곁에 붙어 있었고 소원도 시간만 나면 안지영을 보러 가곤 했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두 사람은 점점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안지영이 소원을 전혀 못 알아볼 리는 없었다. 놀란 상태인 데다가 차 안의 조명도 밝지 않아서 못 알아본 듯했다. 소원은 그녀가 뒷좌석에 앉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에 쉽게 알아보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그녀는 한편으로 안지영에게 살짝 미안해하면서도 후회하지는 않았다.지금 소원에게 놓고 말해서 소진용의 죽음에 깃든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소진용이 사망하기 전 마지막으로 안상철을 만나서 뭘 했는지, 그러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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