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 씨.”“네, 아가씨.”“오늘 제가 입은 옷, 무슨 색이에요?”이유영이 갑자기 물었다.이유영은 평소 이런 일상적인 질문을 잘 하지 않았다. 가끔 정원에 어떤 꽃이나 나무가 있는지 정도만 묻곤 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도 비참했지만, 자신이 입은 옷의 색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은 그녀를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었다.“베이지색입니다.”우지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대답했다.우지는 이유영의 눈이 하루빨리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랐다.이전에 이유영의 시력은 좋지 않았어도 적어도 자신이 입은 옷의 색 정도는 알 수 있었다.빛을 완전히 잃기 직전, 이유영은 몹시 두려워했다. 무엇보다도 월이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월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할까 봐, 그게 가장 두려웠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강이한은 떠났지만 박연준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다음 날 아침, 이유영은 박연준에게서 희미하게 풍겨오는 비릿한 물냄새를 감지했다. 이유영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결코 기분 좋은 냄새는 아니었다.“강이한은 서주로 돌아갔어?”“너도 이제 돌아가.”서주라.생각하지 않아도 서주는 지금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혼란 속에는 이유영의 손길도 있었다.이유영은 일부러 그 혼란을 조성해 강이한에게 넘겼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유영은 전혀 만족을 느낄 수 없었다.박연준은 조용히 이유영을 바라보며 물었다.“유영아,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거야?”“흥!”화가 안 풀렸냐고? 그 말은 너무 가볍게만 느껴졌다.두 사람 사이에는 단순한 화가 아니라 깊은 원한이 자리하고 있었다.“전기봉의 정보는 강이한에게 넘겨줬어.”“...”전기봉?이유영은 이전에 전기봉이 강이한의 손에 있다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그게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만약 전기봉이 강이한의 손에 있었다면 엔데스 가문의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그는 이곳에 더 머물 수 없었을 것이다.그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