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31 - 챕터 40

1372 챕터

제31화

이도윤은 지척에 있는 소지아의 미소에 넘어갈 뻔 했지만 이성은 그를 현실로 잡아당겼다.그는 미간을 비틀며 불쾌해했다.“소지아, 너 또 무슨 개수작을 부리는 거야?”소지아는 진지하게 말했다.“수작 아니야. 난 너와 딱 3개월만 있고 싶어, 3개월 후, 너와 백채원이 결혼하든 아이를 낳든 난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거야.”그때쯤이면 그녀는 아마 생명의 끝에 도달하고 있을 테니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자신의 목숨을 버릴 생각이었다.이도윤은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알 수 없는 진지함을 느꼈다. 그는 정말 갈수록 소지아의 마음을 꿰뚫어보지 못했다. 사실을 말하면 자신을 더욱 미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뜻밖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놀라웠다.이도윤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내가 싫다면?”“그럼 나는 영원히 이혼서류에 사인하지 않을 거야. 나야 기다릴 수 있지만 너의 그 첫사랑과 아이는 기다릴 수 있을까?”소지아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변함없이 억지를 부렸다.“딱 3개월이면 돼. 3개월이 지나면, 이혼한 다음 A시를 떠나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야.”이도윤은 싸늘하게 웃었다.“네가 소계훈을 버리고 간다고?”소지아는 자기 병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 더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쓸 수 없었다.소지아는 담담히 대답했다.“의사 선생님이 우리 아빠가 깨어날 희망이 희박하다고 했어. 만약 식물인간이 된다면, 어디에 있든 다 똑같잖아.” 아마도 그녀는 자신의 생명이 끝나는 그날, 병원에서 소계훈을 안락사시킬 것이다. 만약 소지아가 먼저 이 세상 떠난다면, 아마 아버지의 장례를 치러줄 사람도 없을 것이다.만약 이도윤이 정신이 나가서 그를 바다에 버린다면, 소계훈의 시체도 남지 않을 것이고, 그때 저승에서 자신의 아버지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그럼 차라리 손을 잡고 함께 죽는 편이 더 낫겠다. 그러면 적어도 저승길은 외롭지 않겠지.’이도윤은 대답하지 않고 도리어 백채원이 끼어들었다.“도윤 씨, 다 됐어요?두 사람의 지난 몇 차례의 이혼 시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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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날짜를 계산해 보니 함께 새해 휴가를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소지아는 옛날처럼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그럼 이렇게 약속한 거다.”이도윤은 멍해졌다. 백채원은 옆에서 몸을 비틀며 불만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도윤을 향해 애교를 부렸다.“도윤 씨.”이도윤은 그녀를 보지 않고 천천히 손가락을 내밀어 소지아의 새끼손가락과 맞잡았다.“음.”그럼 이 조건의 계약이 성사된 셈이었다.이 또한 소지아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달 동안 함께 하고,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그에게 바치며 마지막에 그를 놓아주는 것이다.백채원은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도윤 씨, 내가 굳이 이혼을 재촉하려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 출생신고는...”소지아는 그녀의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고 속이 좀 뒤틀렸다.“화장실 좀 갔다올게.”이도윤은 어느 면 하나 빠지지 않게 훌륭했지만 유독 사람 보는 안목이 별로 좋지 않았다.비록 백채원이 전에 이웃이었다고 하지만, 이런 여자를 아내로 맞아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었다. 소지아는 백채원과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도 수준이 떨어진다고 느꼈다.‘아니면 이도윤은 이런 스타일의 여자가 취향인 건가?’소지아는 화장실로 가는 길에 이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애교를 싫어하는 남자는 없는 것 같다.예전에 소지아가 애교를 부리면 이도윤은 하늘의 별까지 따 줄 수 있었다.한 달.흠, 그는 그녀를 위해 별을 한 달 동안 따줄 사람이었다.소지아는 변기에 엎드려 마구 토했다. 사람은 정말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됐다. 아침에 그녀는 자신의 위가 요 며칠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바로 구토가 멈추지 않았다.새빨간 피와 구토물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그래도 괜찮아, 오래 못 버틸 거야.’그녀는 입을 닦고 물로 입을 가시며 떠날 준비를 하다가 누군가가 자신의 패딩을 가볍게 잡아당기는 것을 느꼈다.소지아는 고개를 숙이고 보니 이도윤과 약간 비슷하게 생긴 아이가 한 손으로 세면대를 짚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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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소지아는 예쁘게 생겨서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조용하게 울기만 해도 유난히 예뻤고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그는 작은 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사모님, 도련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소지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손으로 자신의 축축한 얼굴을 쓰다듬었는데, 어느새 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나 지금 엄청 못생겼겠지?”진환은 이도윤의 곁을 여러 해 동안 따라다녔고, 그녀의 생기발랄한 모습도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소지아는 다 피지 못한 꽃처럼 시들어 갔다.“아니요, 사모님은 너무 예쁘셔서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어요.” 진환은 티슈 한 장을 건네주었다.소지아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예전에 난 걸핏하면 훌쩍거리는 사람을 가장 싫어했는데, 지금은 나도 모르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어. 그런 거 있잖아, 예전에 노래를 들으면 그냥 멜로디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가사까지 생각해서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진환은 슬픔으로 가득 찬 소지아의 두 눈을 마주하고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이미 이렇게 된 이상, 왜 떠나지 않는 거예요?”이도윤은 하룻밤의 사고를 거쳐 이혼 합의서를 새로 작성했는데, 이는 그가 손을 놓으려는 신호였다.소씨 집안은 이미 파산했고, 장본인인 소계훈은 죽은 것과 다름없었으며, 소지아도 이 2년 동안 이도윤에게 시달려 무척 슬펐으니 놓아주려는 것이었다.그래서 이도윤은 소지아에게 그렇게 많은 이혼 보상을 주었고, 그녀가 남은 인생, 너무 비참하게 보내지 않도록 하려고 했다.지금은 떠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 소지아는 총명한 사람이었기에 이를 알아야 했지만, 설마 오늘까지도 이도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가까스로 빠져나온 수렁에 다시 들어가려는 그녀는 예전처럼 겪었던 고난을 다시 겪을 뿐이다.소지아는 동문서답하며 감탄했다.“만약 내 아이가 살아 있다면 지금쯤 이렇게 컸을 거야.”진환은 말을 하려다가 멈추고 결국 간단하게 한마디 했다.“사모님은 이렇게 젊으시니 앞으로 또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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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이도윤은 침을 삼키며 대답했다.“그래.”이것은 요 1년 동안, 두 사람이 처음으로 화기애애하게 지낸 것 같다. 소지아는 과거처럼 이도윤을 꼭 안았고, 그의 손가락은 움직였지만 결국 몸 옆에 내려놓다.차가 이도윤의 회사에 도착하자 이도윤은 진봉에게 소지아를 집으로 데려다 주라고 지시했다.소지아는 이씨 집안 본가로 돌아가지 않고 병원으로 갔다. 소계훈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지만 이미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소지아는 간병인을 내보낸 다음, 직접 따뜻한 물을 받아와 아버지의 얼굴과 손가락을 닦아주었다.그리고 입으로 중얼중얼 말했다.“아빠, 나 아빠의 비밀을 알아버렸어요. 나는 그것이 모두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아빠도 빨리 깨어나서 이게 다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아빠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조율을 죽이지 않았다고 말해주세요.”“아빠, 나 위암에 걸렸어요. 이도윤은 모르고요. 그래도 좋아요. 내가 이 목숨을 그에게 돌려주면, 그도 원한을 버릴 수 있지 않을까요?”“나는 순조롭게 컸고 아빠의 응석받이였어요. 아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아빠예요. 아빠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짓을 했든, 아빠는 영원히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니, 아빠가 진 빚은 내가 대신 갚을게요.”“만약 아빠가 깨어났다면 아마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나도 방법이 없어요.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해요. 8년 전, 그 사람을 보자마자 사랑하게 됐어요. 마지막 한 달만이라도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요...”소지아는 이런저런 말을 하며 병상 앞을 지켰다.자신이 이 세상에 살아 있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다.오후가 되어서야 그녀는 본가로 돌아왔다. 이도윤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었기에 승낙하기만 하면 약속을 지킬 사람이었다.본가로 돌아오자마자 소지아는 정원에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던 백채원을 보았다.이도윤이 함께 있지 않았기 때문에 백채원은 모든 가식적인 모습을 접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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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소지아는 왜 백채원이 갑자기 이렇게 큰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도 평지에서 넘어지다니. 그 목소리를 듣고, 백채원이 고의로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백채원은 진작에 이도윤이 곧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순간 아이가 여기에 나타났고, 그래서 그녀가 아이를 안고 넘어졌던 것이다. 심지어 그 각도에서 넘어지면 아이는 다칠 것이 뻔했다!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백채원은 뜻밖에도 이렇게 독하게 아이를 그녀의 카드로 삼았다.이지윤이 넘어지려는 순간, 소지아는 더 빨리 달려가 즉시 이지윤을 받아 그가 자신의 몸에 떨어지게 했다.소지아의 팔에는 수액주사를 놓기 위해 수액관이 삽입되어 있었고, 의사가 무거운 물건을 들지 말라고 재삼 당부했기 때문에 더욱 팔을 다치게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아이가 떨어졌을 때, 소지아는 그렇게 많은 것을 계산할 수 없었다. 비록 갓난아이는 아니지만, 이지윤은 겨우 몇 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지아는 자신의 몸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소지아는 이렇게 빠른 속도로 넘어져서 머리가 어지러웠고, 팔의 통증은 더욱 심했다.소지아는 눈을 뜨고 아이가 자신의 품에 엎드려 큰 눈으로 궁금해하며 자신을 훑어보는 것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아이는 무사했다.이도윤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고, 백채원은 즉시 일어나 소지아를 비난했다.“소지아 씨, 나도 당신이 날 미워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윤은 어린아이일 뿐인데 어떻게 아이에게 이렇게 못된 짓을 할 수 있죠?”하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소지아가 달려들어 아이를 다치게 하려는 것 같았다.백채원에게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었기에 소지아도 그녀와 다투고 싶지 않았다. 통증에 시달리면서 온 머리가 땀투성이가 되었고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으며 숨을 내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이도윤은 소지아를 책망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이지윤을 안았다. 이지윤은 소지아를 떠나려 하지 않으며 작은 손으로 한사코 소지아의 옷깃을 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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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소지아는 이도윤이 차에 오를 때까지 계속 수를 셌지만 그는 결국 뒤돌아보지 않았다.잊혀진 소지아는 그 동작을 유지하며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약물치료 이후, 후유증은 비록 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몸은 여전히 매우 허약했다. 방금 그렇게 세게 넘어졌으니 마치 뼈가 으스러진 것 같았다.진환과 직원들은 모두 이도윤을 배웅하러 나갔다. 전에 별장에 장 씨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떠난 이후, 이렇게 큰 별장은 텅 빈 느낌이었다.하늘에서 눈보라가 흩날리며 차가운 한기가 사방에서 엄습했고, 소지아는 손발이 꽁꽁 얼었다.누구든 와서 자신을 구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가방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몸을 돌려 핸드폰을 꺼낼 힘도 없었다.그녀는 흩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눈물이 볼을 타고 살며시 흘러내려 입에서는 가벼운 소리를 냈다.“885,886...”1038까지 세었을 때, 소지아는 몸이 많이 나아졌다고 느꼈고, 그제야 다른 손으로 땅을 짚고 천천히 일어났다.이때의 그녀는 온몸이 차갑게 얼었고, 부른 차가 도착했을 때, 코가 빨개져 다른 한 손조차 들 수 없어서 멀쩡한 손을 내밀어 입가에 입김을 불었다.“아가씨, 많이 춥죠, 혼자 병원에 가는 거예요? 이렇게 늦었는데 조심해야 해요. 될수록 가족과 같이 다녀요. 아가씨 이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요즘 독신 소녀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자꾸 떠서요.”기사는 그녀가 이렇게 늦었는데도 혼자 병원에 가는 것을 보고 주의를 주었다.소지아는 손을 내려놓았고, 차안의 난방은 그녀의 몸을 조금씩 따뜻하게 했다. 그녀는 차창 밖의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 난 괜찮아요. 가족이 곧 올 거예요.”그러나 소지아에게는 이 세상에 더 이상 가족이 없었다.다행히 지금 이 시간, 임건우는 이미 퇴근했을 것이고, 소지아는 당직 의사를 찾았다.그러나 문을 열자 낯익은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흰 가운을 입은 임건우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콧등에 있는 은테의 눈은 안경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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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요 며칠, 임건우는 소지아가 무엇을 겪었는지 몰랐다. 분명히 전에 그녀는 살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그녀의 눈은 삶에 대한 갈망도, 죽음에 대한 동경도 없었다.잔잔한 호수처럼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그 남자 때문이야? 손도 그 남자가 다치게 한 거고?”소지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그래도 그와 관련이 있는 거잖아? 내가 아는 천재 후배는 이러면 안 되는데.”임건우의 차분한 얼굴에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창밖에 흩날리는 하얀 눈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아마도 그해 겨울, 그는 확실히 너를 사랑했겠지, 그러나 올해 겨울, 이미 다른 사람을 선택했으니 넌 더 이상 과거에 빠져서는 안 돼.”다른 사람의 눈에 있어 소지아는 사랑에 빠져 자신을 잃은 사람으로 보였지만, 사실 그들 두 사람 사이의 원한은 소지아가 죽어야 끝난다는 것을 몰랐다.소지아는 이도윤이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이미 과거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설령 그가 자신을 향한 복수를 그만둔다 하더라도 이예린의 죽음은 마치 그의 마음속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그를 평생 고통 속으로 빠지게 했다.지금 이도윤은 이미 선택을 했고, 백채원과 결혼하려 했으니 소지아는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생명으로 이 매듭을 풀어야 했다. 만약 소계훈이 깨어난다면, 이도윤도 더는 그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이 편이 양쪽 모두에게 좋아.’임건우가 다시 살펴보자 소지아의 눈빛에는 이전의 취약함보다는 단호하고 확고한 태도가 더 많이 느껴졌다.그는 한숨을 쉬었다.“네가 이미 결정한 이상, 나도 할 말이 없어. 지아야, 너는 수액관을 꺼내고 나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알 거야. 정말 후회하지 않겠어?”임건우는 항상 자신에게 이 문제를 묻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소지아는 웃으며 말했다.“후회 안 해요.”그녀는 옷을 절반만 벗고 하얀 팔뚝과 뽀얀 어깨를 드러냈다. 전의 상처는 이미 아물고 새 살이 자랐다.소지아는 마취를 하지 않아도 됐기에 많은 절차를 생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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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소지아는 일어나는 동작조차 약간 비틀거렸고, 허약하게 웃었다.“처음 봤을 때부터 반했어요. 여러 해 동안 사랑했고, 그 사람을... 잊을 수 없어요.”임건우는 눈물투성이가 된 소지아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닦아주려 했지만 그럴 입장이 못 됐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눈물이 뾰족한 턱에서 미끄러 떨어지자 소지아는 쓴웃음을 지었다.“이런 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고 있어요. 그러나 내가 살아서 그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본다고 생각하면,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울 거예요. 삶에 의미가 없다면 나는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최근에 읽은 문장인데, 만약 이 사람과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 운명인데, 이 사람을 특별히 사랑한다면, 그 과정을 원하는 건지 아니면 결과를 원하는 건지 확실히 알고 선택을 하든가, 아니면 몸을 돌려 가는 게 나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더군요.”소지아는 자신을 비웃었다.“만약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몸을 돌려 떠나는 것을 선택했을 거예요. 그러나 그는 내 운명이었기에 도망칠 수 없어요. 나는 그와 마지막으로 합의했어요. 나와 마지막 한 달동안 함께 있어 주기로 했어요, 한 달 후, 우리는 이혼할 것이고, 그때 나는 선배가 말한 그 넓은 세상을 보러 갈 거예요.”임건우는 그녀가 오른손으로 왼팔의 어깨를 안은 채, 비틀거리며 걸어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선배, 선배가 나를 위해 한 모든 것에 매우 감사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선배와 어울릴 자격이 없어요.”소지아는 싸늘한 복도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었고, 밖에는 또 함박눈이 퍼부었고, 그녀의 뒷모습은 점점 멀어졌다.임건우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유리창을 통해 그녀가 점차 시선 속으로 사라진 것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그의 입가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지금, 상황은 이 지경까지 됐는데, 그녀는 왜 아직도 버티고 있을까? 그럴 가치가 있을까?임건우는 소지아가 마치 경건한 신도처럼, 사막 속에서 영원히 찾을 수 없는 자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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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이도윤은 소지아의 졸렬한 거짓말을 들추지 않고 식탁 옆에 서서 그녀를 불렀다.“손 씻고 와서 밥 먹자.”불빛은 남자의 몸을 비췄다. 정장 차림을 하지 않은 이도윤의 주변에 따스한 기운이 맴돌았으며, 그 냉담한 얼굴조차도 싸늘함이 적어졌다.그는 3년 전 자신이 사준 앞치마를 매고 있었는데, 마치 모든 것이 변하지 않은 것 같다.소지아는 웃으면서 이도윤을 향해 달려갔다. 식탁에는 온통 그녀가 지난날 즐겨 먹었던 매운 요리로 가득했다. 만약 그가 요즘 장 씨 아주머니가 자신에게 해준 음식에 주의를 돌렸다면, 아마 자신의 입맛이 변했음을 발견했을 것이다.이도윤은 더 이상 과거처럼 자신을 주목하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의 생활로 돌아가려고 위장하려고 애썼지만, 현실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많은 일은 소리 없이 끝났다. 마치 그의 사랑처럼. 사랑에 또 무슨 답이 있겠는가. 오직 침묵과 무관심만이 영원한 답이었다.비록 소지아는 더 이상 맵고 기름진 요리를 먹을 수 없지만, 이 한 테이블의 요리는 그녀가 2년 동안 줄곧 생각해온 음식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참으며 먹었다.사람의 남은 생명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할 때, 소지아는 자신이 먹었던 모든 밥을 각별히 소중히 여겼다. 왜냐하면 이 한 끼가 마지막 한 끼로 될 수 있었다.결국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기 때문에, 소지아가 정말 기뻐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런 척하고 있는지, 이도윤은 한눈에 간파할 수 있었다. 그녀는 분명 억지로 웃고 있었다. ‘내가 2년 동안 밥을 하지 않아서 밥이 맛없단 말인가?’줄곧 조용하던 이도윤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입맛에 맞지 않는 거야?”“아니야, 맛있어. 너 요리 솜씨 여전하네. 나는 단지 우리가 얼마 만에 함께 밥을 먹은 건가 생각하고 있을 뿐이야. 그리고 언제까지 이렇게 밥을 먹을 수 있을까?”예전의 이도윤이라면 영원이라고 대답했겠지만, 지금의 그는 창밖의 눈송이를 보며 침묵을 지켰다.소지아도 스스로가 한심했다. 이런 어리석은 문제를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한 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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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예전에, 자신의 말 한마디에 6개월 만에 장미 정원을 직접 가꾸던 남자가 이제는 단 며칠이란 시간도 보내고 싶지 않았다.이도윤은 그녀를 사랑할 때, 정말 사랑했고, 이제는 더는 사랑하지 않는 이상, 정말 매정했다.소지아는 가볍게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부탁했다.“나 시간이 얼마 없는데, 그냥 허락해주면 안 돼?”“소지아, 선 넘지 마.” 이도윤은 소지아를 차갑게 바라보며 단지 그녀가 말한 것이 한 달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매정하게 거절했다.“이것도 선을 넘는 건가?” 소지아는 씁쓸하게 웃었다.“너는 단지 나와 함께 있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뿐이지. 지금은 약혼을 준비하는 거야? 그렇지?이도윤의 늘씬한 손끝은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며 무심코 소지아를 향해 보았다.“나는 이미 너에게 내가 곧 약혼한다고 말했어.”그의 얼굴에는 비록 많은 표정이 없었지만, 소지아는 그의 눈동자 속의 조롱을 알아차렸다.‘겨우 사정사정해서 얻은 한 달이니 이런 취급은 당해도 싸다.’그녀는 그렇게 조용히 그를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웃었다.“결국 내가 헛된 꿈을 꿨네, 미안.”소지아가 문을 열고 떠나자 뒤에서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국내라면, 한 곳 하나 골라봐.”그녀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더니 얼굴에 기쁨이 더해졌다.“그럼 우리 여수에 가자.”이번에 그는 부정하지 않고 목젖을 가볍게 굴렸다.“좋아.”소지아는 기뻐하며 떠났다. 여수에서 오로라를 볼 확률은 없지만 이도윤이 자신의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과 함께 밤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지아는 이미 만족했다.밤이 깊어지자 그는 가볍게 그녀의 옆에 누워 잠을 잤다. 소지아는 잠들지 않고 조심스럽게 몸을 웅크렸다. 그와 그녀의 거리는 마치 깊은 바다를 사이에 둔 것 같았다.소지아는 그에게 팔의 상처를 들킬까 봐 감히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사실 이도윤은 눕자마자 몸을 돌려 다른 한쪽을 향해 누웠다. 전혀 소지아를 상대할 의사가 없었다. 어두컴컴한 밤에 소지아는 소리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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