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아는 왜 백채원이 갑자기 이렇게 큰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도 평지에서 넘어지다니. 그 목소리를 듣고, 백채원이 고의로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백채원은 진작에 이도윤이 곧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순간 아이가 여기에 나타났고, 그래서 그녀가 아이를 안고 넘어졌던 것이다. 심지어 그 각도에서 넘어지면 아이는 다칠 것이 뻔했다!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백채원은 뜻밖에도 이렇게 독하게 아이를 그녀의 카드로 삼았다.이지윤이 넘어지려는 순간, 소지아는 더 빨리 달려가 즉시 이지윤을 받아 그가 자신의 몸에 떨어지게 했다.소지아의 팔에는 수액주사를 놓기 위해 수액관이 삽입되어 있었고, 의사가 무거운 물건을 들지 말라고 재삼 당부했기 때문에 더욱 팔을 다치게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아이가 떨어졌을 때, 소지아는 그렇게 많은 것을 계산할 수 없었다. 비록 갓난아이는 아니지만, 이지윤은 겨우 몇 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지아는 자신의 몸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소지아는 이렇게 빠른 속도로 넘어져서 머리가 어지러웠고, 팔의 통증은 더욱 심했다.소지아는 눈을 뜨고 아이가 자신의 품에 엎드려 큰 눈으로 궁금해하며 자신을 훑어보는 것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아이는 무사했다.이도윤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고, 백채원은 즉시 일어나 소지아를 비난했다.“소지아 씨, 나도 당신이 날 미워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윤은 어린아이일 뿐인데 어떻게 아이에게 이렇게 못된 짓을 할 수 있죠?”하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소지아가 달려들어 아이를 다치게 하려는 것 같았다.백채원에게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었기에 소지아도 그녀와 다투고 싶지 않았다. 통증에 시달리면서 온 머리가 땀투성이가 되었고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으며 숨을 내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이도윤은 소지아를 책망하지 않았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이지윤을 안았다. 이지윤은 소지아를 떠나려 하지 않으며 작은 손으로 한사코 소지아의 옷깃을 놓지
소지아는 이도윤이 차에 오를 때까지 계속 수를 셌지만 그는 결국 뒤돌아보지 않았다.잊혀진 소지아는 그 동작을 유지하며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약물치료 이후, 후유증은 비록 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몸은 여전히 매우 허약했다. 방금 그렇게 세게 넘어졌으니 마치 뼈가 으스러진 것 같았다.진환과 직원들은 모두 이도윤을 배웅하러 나갔다. 전에 별장에 장 씨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떠난 이후, 이렇게 큰 별장은 텅 빈 느낌이었다.하늘에서 눈보라가 흩날리며 차가운 한기가 사방에서 엄습했고, 소지아는 손발이 꽁꽁 얼었다.누구든 와서 자신을 구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가방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몸을 돌려 핸드폰을 꺼낼 힘도 없었다.그녀는 흩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눈물이 볼을 타고 살며시 흘러내려 입에서는 가벼운 소리를 냈다.“885,886...”1038까지 세었을 때, 소지아는 몸이 많이 나아졌다고 느꼈고, 그제야 다른 손으로 땅을 짚고 천천히 일어났다.이때의 그녀는 온몸이 차갑게 얼었고, 부른 차가 도착했을 때, 코가 빨개져 다른 한 손조차 들 수 없어서 멀쩡한 손을 내밀어 입가에 입김을 불었다.“아가씨, 많이 춥죠, 혼자 병원에 가는 거예요? 이렇게 늦었는데 조심해야 해요. 될수록 가족과 같이 다녀요. 아가씨 이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요즘 독신 소녀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자꾸 떠서요.”기사는 그녀가 이렇게 늦었는데도 혼자 병원에 가는 것을 보고 주의를 주었다.소지아는 손을 내려놓았고, 차안의 난방은 그녀의 몸을 조금씩 따뜻하게 했다. 그녀는 차창 밖의 쏜살같이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 난 괜찮아요. 가족이 곧 올 거예요.”그러나 소지아에게는 이 세상에 더 이상 가족이 없었다.다행히 지금 이 시간, 임건우는 이미 퇴근했을 것이고, 소지아는 당직 의사를 찾았다.그러나 문을 열자 낯익은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흰 가운을 입은 임건우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콧등에 있는 은테의 눈은 안경은 그
요 며칠, 임건우는 소지아가 무엇을 겪었는지 몰랐다. 분명히 전에 그녀는 살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그녀의 눈은 삶에 대한 갈망도, 죽음에 대한 동경도 없었다.잔잔한 호수처럼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그 남자 때문이야? 손도 그 남자가 다치게 한 거고?”소지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그래도 그와 관련이 있는 거잖아? 내가 아는 천재 후배는 이러면 안 되는데.”임건우의 차분한 얼굴에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창밖에 흩날리는 하얀 눈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아마도 그해 겨울, 그는 확실히 너를 사랑했겠지, 그러나 올해 겨울, 이미 다른 사람을 선택했으니 넌 더 이상 과거에 빠져서는 안 돼.”다른 사람의 눈에 있어 소지아는 사랑에 빠져 자신을 잃은 사람으로 보였지만, 사실 그들 두 사람 사이의 원한은 소지아가 죽어야 끝난다는 것을 몰랐다.소지아는 이도윤이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이미 과거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설령 그가 자신을 향한 복수를 그만둔다 하더라도 이예린의 죽음은 마치 그의 마음속에 가시가 박힌 것처럼, 그를 평생 고통 속으로 빠지게 했다.지금 이도윤은 이미 선택을 했고, 백채원과 결혼하려 했으니 소지아는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생명으로 이 매듭을 풀어야 했다. 만약 소계훈이 깨어난다면, 이도윤도 더는 그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이 편이 양쪽 모두에게 좋아.’임건우가 다시 살펴보자 소지아의 눈빛에는 이전의 취약함보다는 단호하고 확고한 태도가 더 많이 느껴졌다.그는 한숨을 쉬었다.“네가 이미 결정한 이상, 나도 할 말이 없어. 지아야, 너는 수액관을 꺼내고 나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알 거야. 정말 후회하지 않겠어?”임건우는 항상 자신에게 이 문제를 묻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소지아는 웃으며 말했다.“후회 안 해요.”그녀는 옷을 절반만 벗고 하얀 팔뚝과 뽀얀 어깨를 드러냈다. 전의 상처는 이미 아물고 새 살이 자랐다.소지아는 마취를 하지 않아도 됐기에 많은 절차를 생략할 수 있었다.
소지아는 일어나는 동작조차 약간 비틀거렸고, 허약하게 웃었다.“처음 봤을 때부터 반했어요. 여러 해 동안 사랑했고, 그 사람을... 잊을 수 없어요.”임건우는 눈물투성이가 된 소지아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닦아주려 했지만 그럴 입장이 못 됐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눈물이 뾰족한 턱에서 미끄러 떨어지자 소지아는 쓴웃음을 지었다.“이런 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고 있어요. 그러나 내가 살아서 그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본다고 생각하면,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울 거예요. 삶에 의미가 없다면 나는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최근에 읽은 문장인데, 만약 이 사람과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 운명인데, 이 사람을 특별히 사랑한다면, 그 과정을 원하는 건지 아니면 결과를 원하는 건지 확실히 알고 선택을 하든가, 아니면 몸을 돌려 가는 게 나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더군요.”소지아는 자신을 비웃었다.“만약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몸을 돌려 떠나는 것을 선택했을 거예요. 그러나 그는 내 운명이었기에 도망칠 수 없어요. 나는 그와 마지막으로 합의했어요. 나와 마지막 한 달동안 함께 있어 주기로 했어요, 한 달 후, 우리는 이혼할 것이고, 그때 나는 선배가 말한 그 넓은 세상을 보러 갈 거예요.”임건우는 그녀가 오른손으로 왼팔의 어깨를 안은 채, 비틀거리며 걸어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선배, 선배가 나를 위해 한 모든 것에 매우 감사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선배와 어울릴 자격이 없어요.”소지아는 싸늘한 복도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었고, 밖에는 또 함박눈이 퍼부었고, 그녀의 뒷모습은 점점 멀어졌다.임건우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유리창을 통해 그녀가 점차 시선 속으로 사라진 것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그의 입가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지금, 상황은 이 지경까지 됐는데, 그녀는 왜 아직도 버티고 있을까? 그럴 가치가 있을까?임건우는 소지아가 마치 경건한 신도처럼, 사막 속에서 영원히 찾을 수 없는 자신만
이도윤은 소지아의 졸렬한 거짓말을 들추지 않고 식탁 옆에 서서 그녀를 불렀다.“손 씻고 와서 밥 먹자.”불빛은 남자의 몸을 비췄다. 정장 차림을 하지 않은 이도윤의 주변에 따스한 기운이 맴돌았으며, 그 냉담한 얼굴조차도 싸늘함이 적어졌다.그는 3년 전 자신이 사준 앞치마를 매고 있었는데, 마치 모든 것이 변하지 않은 것 같다.소지아는 웃으면서 이도윤을 향해 달려갔다. 식탁에는 온통 그녀가 지난날 즐겨 먹었던 매운 요리로 가득했다. 만약 그가 요즘 장 씨 아주머니가 자신에게 해준 음식에 주의를 돌렸다면, 아마 자신의 입맛이 변했음을 발견했을 것이다.이도윤은 더 이상 과거처럼 자신을 주목하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의 생활로 돌아가려고 위장하려고 애썼지만, 현실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많은 일은 소리 없이 끝났다. 마치 그의 사랑처럼. 사랑에 또 무슨 답이 있겠는가. 오직 침묵과 무관심만이 영원한 답이었다.비록 소지아는 더 이상 맵고 기름진 요리를 먹을 수 없지만, 이 한 테이블의 요리는 그녀가 2년 동안 줄곧 생각해온 음식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참으며 먹었다.사람의 남은 생명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할 때, 소지아는 자신이 먹었던 모든 밥을 각별히 소중히 여겼다. 왜냐하면 이 한 끼가 마지막 한 끼로 될 수 있었다.결국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기 때문에, 소지아가 정말 기뻐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런 척하고 있는지, 이도윤은 한눈에 간파할 수 있었다. 그녀는 분명 억지로 웃고 있었다. ‘내가 2년 동안 밥을 하지 않아서 밥이 맛없단 말인가?’줄곧 조용하던 이도윤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입맛에 맞지 않는 거야?”“아니야, 맛있어. 너 요리 솜씨 여전하네. 나는 단지 우리가 얼마 만에 함께 밥을 먹은 건가 생각하고 있을 뿐이야. 그리고 언제까지 이렇게 밥을 먹을 수 있을까?”예전의 이도윤이라면 영원이라고 대답했겠지만, 지금의 그는 창밖의 눈송이를 보며 침묵을 지켰다.소지아도 스스로가 한심했다. 이런 어리석은 문제를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한 달, 그
예전에, 자신의 말 한마디에 6개월 만에 장미 정원을 직접 가꾸던 남자가 이제는 단 며칠이란 시간도 보내고 싶지 않았다.이도윤은 그녀를 사랑할 때, 정말 사랑했고, 이제는 더는 사랑하지 않는 이상, 정말 매정했다.소지아는 가볍게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부탁했다.“나 시간이 얼마 없는데, 그냥 허락해주면 안 돼?”“소지아, 선 넘지 마.” 이도윤은 소지아를 차갑게 바라보며 단지 그녀가 말한 것이 한 달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매정하게 거절했다.“이것도 선을 넘는 건가?” 소지아는 씁쓸하게 웃었다.“너는 단지 나와 함께 있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뿐이지. 지금은 약혼을 준비하는 거야? 그렇지?이도윤의 늘씬한 손끝은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며 무심코 소지아를 향해 보았다.“나는 이미 너에게 내가 곧 약혼한다고 말했어.”그의 얼굴에는 비록 많은 표정이 없었지만, 소지아는 그의 눈동자 속의 조롱을 알아차렸다.‘겨우 사정사정해서 얻은 한 달이니 이런 취급은 당해도 싸다.’그녀는 그렇게 조용히 그를 바라보다가 마지막에 웃었다.“결국 내가 헛된 꿈을 꿨네, 미안.”소지아가 문을 열고 떠나자 뒤에서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국내라면, 한 곳 하나 골라봐.”그녀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더니 얼굴에 기쁨이 더해졌다.“그럼 우리 여수에 가자.”이번에 그는 부정하지 않고 목젖을 가볍게 굴렸다.“좋아.”소지아는 기뻐하며 떠났다. 여수에서 오로라를 볼 확률은 없지만 이도윤이 자신의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과 함께 밤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지아는 이미 만족했다.밤이 깊어지자 그는 가볍게 그녀의 옆에 누워 잠을 잤다. 소지아는 잠들지 않고 조심스럽게 몸을 웅크렸다. 그와 그녀의 거리는 마치 깊은 바다를 사이에 둔 것 같았다.소지아는 그에게 팔의 상처를 들킬까 봐 감히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사실 이도윤은 눕자마자 몸을 돌려 다른 한쪽을 향해 누웠다. 전혀 소지아를 상대할 의사가 없었다. 어두컴컴한 밤에 소지아는 소리 없이
소지아는 꽃바구니를 내려놓고 설명했다.“나는 친구예요. 잠깐 보고 떠날게요.”“그럴 필요 없어요, 낯선 사람은 그녀를 자극할 뿐이니 얼른 떠나세요.”간소연은 베개를 소지아의 품속에 넣으며 절망에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나의 아이를 데리고 빨리 가. 반드시 그녀를 잘 키워야 해. 내가 이 사람들을 붙잡고 있을 테니 빨리 도망가!”그녀는 소지아가 보낸 과일 바구니를 안고 주치의의 몸을 세게 내리쳤다.“이 악마 같은 놈! 바로 네가 나의 아이를 빼앗으려 했잖아. 너를 죽일 거야!”문밖에서는 방호 헬멧과 방패를 든 경호원이 뛰쳐나와 전기 충격기로 그녀를 쓰러뜨렸고, 이어 4명의 사람이 와서 그녀를 침대에 던져 재빨리 꽁꽁 묶었다.간소연은 아직도 울부짖고 있었다.“내 아이 돌려줘!”진정제를 주사하자, 그녀는 점점 저항력을 잃고 잠이 들었다.이 모든 것을 목격한 소지아는 여기가 병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감옥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의사가 아니라 간수였다.혼수상태에 빠진 간소연은 매우 억울해 보였고, 그녀도 병실에서 쫓겨나와, 묻고 싶은 말을 한마디도 묻지 못했다.소지아는 떠날 때 뒤돌아보았는데 마침 그 주치의가 간호사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을 보았다. 마치 그녀들이 왜 자신을 들여보냈는지 욕하는 것 같았다.그녀가 머무는 동안, 주치의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한 번 보았다. 두 사람의 눈빛은 공중에서 마주쳤고, 주치의는 시선을 떼며 욕설을 멈추었다.소지아는 이상하다고 느꼈다. 특히 이 주치의에 대해서. 그녀는 분명히 자신을 알고 있었지만 소지아는 이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이도윤의 자료에 따르면 간소연은 대학입시가 끝난 후, 소계훈에게 버림받았고 또 아이를 지운 뒤 정신이 이상해져 병원에 호송되어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그러나 그녀의 방금 상태는 너무나도 이상했다. 그녀는 말끝마다 아이를 말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아버지에 관한 일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준 충격이 너무 큰 것일까?소지아는 간소연의 집으로 돌아가 그녀
소지아는 몇 사람의 근황을 알아보았는데 이도윤의 자료와 다름없었다. 그녀는 원래 그 여자애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지만, 결국 그들은 이사하거나 고향에 돌아가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소지아는 잠시 그만두고 간소연이 호전되면 다시 정신병원으로 찾아가려고 했다.오정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소지아는 카페를 나섰고, 바깥의 날씨를 보며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지금은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막혔다. 소지아는 차창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는데, 택시에서 라디오를 방송하고 있었다.“풍원산 정신병원 투신 사건.”소지아는 눈을 뜨고 기사에게 소리를 좀 크게 하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오늘 갔던 정신병원이 아닌가?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인터넷에서 검색했는데, 사망자는 바로 그녀가 낮에야 방문했던 간소연이었다. 사진 속 그녀는 얇은 환자복을 입고 꼭대기 층에서 뛰어내렸고, 얼굴에는 괴상한 미소를 지었다.사진을 본 순간, 소지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기사는 얼른 말했다. “아가씨, 왜 그래요?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요?“아니요, 괜찮아요, 그냥 이 아가씨가 불쌍해서요.”“정신병 환자니까 이건 정상이죠. 우리 형님의 아이가 우울증이 있는데,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는지 몰라요. 이렇게 떠나는 것도 그들에게 해탈이겠죠.”소지아는 감히 동의하지 못했다. 방금 침대에 묶여 진정제를 억지로 맞은 여자애를 생각하면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 간소연은 그렇게 젊었는데.그녀는 우울하게 집에 돌아왔고, 이도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소지아는 소파에 기대어 몸과 마음이 피곤하기만 했다.그리고 머릿속에는 온통 간소연이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화면이었다. 이는 마치 물에 빠진 돌처럼 큰 파문만 일으키며 사라졌다.머지않아 그녀의 결말을 생각하니, 그녀가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가족도 없으니 이도윤이 그녀를 위해 슬퍼할까? 아니면 한숨을 돌릴까?소지아는 휴대전화를 켜고 여수의 여행에 관해서 보기 시작했다. 시간을 아껴가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이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