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1161 - Chapter 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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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다음날, 지아는 퀵으로 고심옥에게 연고를 보냈고 자신은 부씨 가문으로 돌아왔다. 이틀 동안 부씨 가문은 꽤 조용했다. 미셸은 하용에게 이끌려 다녔는데 비록 그녀는 하용이 죽도록 싫었지만 부모님과 한 약속이 있었기에 억지로 하용과 협조할 수밖에 없었고 이틀 동안 줄곧 밖에서 그와 데이트를 했다. 미셸이 없는 부씨 가문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왔느냐? 여기 내가 쓴 글을 좀 보거라.” 부남진이 지아를 향해 손짓했다. 지아는 웃으며 다가갔고 주동적으로 먹을 갈며 입을 열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는 것이 각하께서 글을 이렇게 잘 쓰시는 보니 분명 그림도 잘 그리시겠죠?’ 부남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좀 그릴 줄 안단다.” “각하, 정신 상태도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다 네 덕분이지. 내일부터 정식으로 출근을 하련다. 안전을 위해 네가 내 곁에 있어줄 수 있겠지?” “전에 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적 있는데 전 상관없습니다. 각하의 부상이 다 낫기 전까지 전 떠나지 않을 겁니다.” “다행이야. 얘야, 네가 이틀 동안 없으니 꽤 그립더구나.” 지아는 방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각하께서는 제가 옆에서 말동무를 해드리는 게 익숙해진 게 아닐까요?” “그런 것 같구나. 내 지위가 높다 보니 나를 쫓아다니며 아부하는 사람은 적지 않아.”“하지만 난 내 베갯머리에 함께인 자와도 할 말이 없어진 지 오랜데 네가 내 곁에 있기만 하면 내가 몇 마디 할 수 있으니 말이야.” 지아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할아버지, 그러지 마세요. 그러다 제가 정 들어 떠나지 못할 것 같아요.” “얘야, 너 정말 꼭 가야 하는 거냐? 네가 남을 수만 있다면 난 어떤 조건이든 다 만족시켜줄 수 있어.” “할아버지의 부상이 다 나으면 저에겐 남아야 할 이유가 없어요. 이해 부탁드릴게요.” 지아가 장난스레 말했다. “전 아직 젊은데 벌써 한 곳에만 평생 머무르고 싶진 않아요. 넓고 큰 세상을 구경하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도움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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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들어온 사람은 민연주였다. 그녀는 대체 지아가 무슨 매력으로 부남진의 환심을 산 건지 알아내려는 듯 매번 지아가 약을 다리거나 할 때면 들어와 보곤 했다. 그런데 민연주는 오늘 들어오자마자 이런 장면을 보게 된 것이고 방금 부장경의 속도는 너무 빨랐기에 지아도 미처 막을 수 없었다. 원래도 이틀 전 미셸의 일로 예민해져 있던 민연주가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이 장면을 보고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민연주는 곧바로 지아를 향해 손을 휘둘렀는데 이를 본 부장경은 재빨리 그녀를 뒤로 감쌌고 결국 민연주는 자기 아들의 뺨을 때리고 말했다. “어머니, 지금 이게 뭐하는 겁니까?” “내가 처음부터 이상하다 했어. 너희 부자 둘 다 저 바깥 사람을 이렇게 챙기고 도는 게 말이 돼? 며칠 전에 선을 보라 해도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게 없다고 하더니 저 여자는 어떻게 된 거야?” “네 동생이 한 바보짓도 모자라 이제 너도 날 기 채워 죽이려는 거야?” “어머니, 오해예요. 저와 바네사 씨는 억울하다고요.” “억울해? 내 눈이 잘못되기라도 했다는 거야?” 민연주는 부장경을 옆으로 밀치고 눈을 부릅뜬 채 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감히 내 아들을 꼬시려 해? 처음부터 이런 꿍꿍이를 품고 있을 줄 알았어. 지금 네 발로 나갈래? 아니면 내가 쫓아낼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민연주는 분명 그날 밤 지아가 약을 탄 그 술을 마시는 걸 보았다. 하지만 필경 그 약을 탄 사람은 자신이니 먼저 그 일을 입밖으로 꺼낼 순 없었다. ‘그날 밤 누가 지아의 증상을 완화시켜 준 거지? 설마 내 아들인 건가?’ ‘이 두 사람 내가 모로는 사이에 벌써 그 정도로 발전했던 거야?’ 민연주는 자신의 아들을 마치 늑대에게 빼앗긴 것처럼 지아의 손을 끌며 말했다. “가, 지금 당장 내 남편 앞에 가서 이실직고해.” 이에 지아는 어이가 없었고 왜 미셸이 부씨 가문 사람들을 닮지 않은 건지 이해가 갔다. 이제 보니 부장경은 부남진의 성격을 닮았고 미셸은 바로 어머니인 민연주의 성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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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부장경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고 지아와 아무런 원수도 없긴 했지만 계속 이렇게 가면 상황이 점점 더 커져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지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부인, 오해하지 마세요. 전 부 선생님께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 게다가 전 이미 아이도 낳았고 남편도 있어요.” 이 말을 들은 부장경은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 말했다.“하지만 이미 기억을 잃어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잖아요? 만일 평생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면요?” “딸도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전 바네사 씨의 딸을 제 친딸처럼 잘 보살필 자신도 있어요. 바네사 씨, 저 진심이예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민연주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부장경의 뺨을 내리쳤다. “이 망할 놈아, 그게 지금 무슨 헛소리야? 너 정말 날 기 채워 죽일 생각이야? 네 신부감을 찾으라고 했더니 이런 헌신짝보다도 못한 여자를, 그것도 애까지 딸린! 미쳤어?” “어머니, 저도 이제 성인이예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라고요.” 이때 머뭇거리더니 지아가 손을 들며 말했다. “저기, 제가 한 말씀드려도 될 까요? 각하, 그리고 부인, 전 정말 하늘에 맹세코 부선생님을 유혹할 생각은 없었어요. 만일 부인께서 그렇게 불안하시다면 제가 지금 바로 부씨 가문을 떠날게요.” 이 말을 들은 부남진이 갑자기 테이블을 치며 말했다. “새해가 되면 떠나기로 나와 약속 했잖아! 내 허락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어.” 민연주는 부남진의 화 내는 모습에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두 사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저 여우 같은 년이 무슨 약이라고 먹인 거야?” 부남진은 싸늘한 눈길로 민연주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겨우 이따위 일로 난리를 친 거야? 저 두 사람이 무슨 못할 짓을 한 것도 아니고 말이야. 당신 아들도 이제 서른이 넘는 어른이니 여자에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당연한 거 아니야?” “설마 당신 아들이 남자를 보고 설레야 만족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지만!” “바네사가 뭐? 젊은 나이에 엄청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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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이틀 후 최연은 싱글벙글하여 부장경과 만날 약속을 잡았다. “장경 오빠, 부탁했던 향수들 다 찾았어요.” “줘봐.” 최연은 향수 한 보따리를 마치 보물처럼 부장경에게 건넸다. “봐봐요. 그런데 이것들은 전부 다 특이한 약재향의 향수들이나 아마 냄새가 썩 좋진 않을 걸요. 맡아보세요.” “얼마나 별로길래?” 부장경은 지아의 몸에서 나던 냄새가 아주 신기했는데 그 냄새는 비록 약재의 냄새이긴 했지만 크게 역하거나 농후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가 눈 앞의 한 향수에 코를 가져다 대는 순간 역한 연고의 냄새가 코끝을 스쳤고 하마터면 구역질이 날 뻔했다. 확실히 아주 별로였다. 부장경은 다른 향수들도 하나 또 하나 일일이 뜯어서 맡아보기 시작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100여 종이 넘은 향수를 맡았다. “마음에 드는 향이 있어요?” “뭔가 이상해.” “뭐가요?” “그 냄새는 꼭 한가지 냄새가 아니라 여러 식물들이 섞인 듯한 냄새였는데 어떤 냄새인지 정확히 표현하진 못 하겠어. 아무튼 한데 섞였지만 역하진 않고 아주 은은하고 좋은 냄새였어.” 최연은 몸을 앞으로 기웃하더니 말했다. “그런 향이 어디 있어요? 혹시 사람의 체취가 아니라면요. 하지만 이 세상에 몸에 약재의 체취를 가진 자가 어디 있겠어요?” “체취라?” 부남진은 입으로 이 두 글자를 다시 곱씹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라도 난 듯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사람 하나만 찾아줘. 음악회 때 내 앞자리에 앉았던 여자야.” 이에 최연은 약간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장경 오빠, 좋아하는 사람 생긴 거예요?” “응, 고마웠어. 이 향수들 값은 내가 따로 보낼게.” 부장경은 오늘 오후 중요한 일이 있었기에 자리에서 급히 일어났다. 부남진은 오늘 여러 국가의 고위층 간부들을 만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시간이 얼추 되었기에 부장경도 얼른 가봐야 했던 것이다. 지아도 이런 성대한 연회에는 처음 참석했다. 도윤은 가면을 쓴 채 인파들 속에 있었고 지아도 의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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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해상 박물관에는 역대 각국의 진귀한 소장품들이 아주 많았고 평소에는 대외로 전혀 개방하지 않았기에 지아도 처음 보는 여러 가지 물건들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느덧 지아는 사람들 무리에서 가장 뒤쪽으로 떨어졌고 매 하나의 골동품들을 자세히 관찰했다. 그녀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옥으로 만들어진 조각상이었는데 뽀얀 것이 불빛 아래에서 아주 빛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조각상의 얼굴이 지아 자신과 약간 닮아 있다는 것이었다. 이 옥 조각상은 분명 몇 백 년도 더 된 골동품일 텐데 어떻게 이런 우연이? 이때 고개를 돌린 지아는 그제야 사람들이 다 앞으로 이동했음을 발견했다. 그녀는 얼른 하이힐을 신고 앞으로 달려갔다. 필경 돈 받고 일 하는 사람이니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아가 몇 걸음 움직였을 때 갑자기 한 외국 기자 한 명이 사람들 틈을 비집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으 발견했다. ‘아직 질문을 받는 순서도 아닌데 왜 저렇게 급하지?’ 지아는 약간 경계심이 들기 시작했고 그 사람의 눈빛은 부남진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 눈빛은 살기였다. ‘설마 멍청하게 이런 연회에서 소동을 피운다고?’ 만약 정말 이곳에서 소동이 발생한다면 국제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지아는 얼른 도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도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 메시지를 확인하려는 찰나 그 외국 기자는 거의 부남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도윤이 그 자를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 지아는 전속력으로 앞으로 달려 나갔고 펑- 하는 총소리와 함께 그녀가 부남진을 덮쳤는데 총알이 바로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 그리고 지아는 부남진을 성공적으로 바다로 밀어냈다. 그런데 갑자기 물보라가 일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 남자가 총을 또 쏜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도윤에게 바로 제압당하고 말았다. 일시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보안 요원들이 급히 앞으로 향했다. 지아는 냉정하기 그지없었고 끝까지 부남진 앞에 막아선 채 모든 위험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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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지아는 자신이 그렇게 오래 숨기고 있던 신분이 이렇게 들통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고 부장경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었다. “부 선생님, 저 다 설명할 수 있어요.”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부장경은 주먹으로 지아 앞의 화장대를 내리쳤고 순간 지아는 움찔하고 말았다. “당신 처음부터 기억을 잃어버린 적 없었던 겁니까?” 부장경은 거의 이를 악물고 이 말을 내뱉았다. 그러자 지아도 이 상황을 되돌릴 수 없음을 감지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설아가 전에 봤다던 그 아이는 도윤의 딸인 거고요?” “네.” “그럼 당신과 도윤이?” 지아는 입술을 꽉 깨물더니 말했다. “우리의 관계는 좀 복잡합니다.” 사실 지아 자신도 도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몰랐다. 부장경 앞에서 도윤의 전처이자 지금은 잠자리 파트너라고 설명할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다. “그럼 당신은?” 지아가 바로 입을 열었다. “부 선생님, 전 확실히 도윤의 전처가 맞습니다. 그리고 바네사는 저의 또 다른 신분입니다.” “하지만 절대 부씨 가문에 이상한 마음으로 접근하려던 게 아니라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고요?” “아주 오래 전부터 저를 죽이려는 누군가가 있었고 지금까지도 그가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전 저의 진짜 신분을 숨기고 다른 신분을 이용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상 도윤과 전 3년 동안 아예 만나지 않았고 전에 그가 중독되었을 때 해독을 해주면서 그때 다시 만나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각하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우연일 뿐이고요. 제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절대 그런 혼란을 벌이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까요.” 지아의 눈빛은 아주 단호했다. “부장경 씨가 믿던 말던 전 각하를 해칠 마음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믿습니다.” 부장경이 손을 떼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면 절대 앞에 나서서 끝까지 제 아버지를 지켜주진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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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두 사람은 원래 함께 생사를 넘나들던 친구이자 동료였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씨 가문은 도윤을 위험 요소로 여겼고 자연히 두 사람의 우정도 예전 같지 않았다. 도윤은 지아의 허리를 꼭 감싼 채 말했다. “이미 다 봤으니 더 이상 숨길 것도 없겠네요. 지아는 제 아내입니다.” 도윤의 이런 유치한 모습에 지아는 약간 웃겼고 당장이라도 ‘지아는 내 여자’라고 얼굴에 써 붙일 기세였다. 분명 전에는 무뚝뚝하기만 했던 도윤이었는데 지금은 마치 정신 연령이 3살 밖에 되지 않는 아이 같았다. 이 모습에 지아는 웃기기도 하고 약간 어이가 없기도 했다. “수정이 필요한 것 같은데 지금은 전처겠지.” 부장경이 말했다. 순간 지아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윤의 정신 연령이 3살이라면 부장경은 마치 4살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이 두 사람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도윤이 불쾌한 듯 말했다.“전처라고 해도 아내였던 것 사실이잖아요? 누구와는 다르게 아예 처음부터 기회가 없진 않으니까요. 게다가 저희는 슬하의 몇 명의 예쁜 아이들까지 있으니까요. 제 딸이 얼마나 예쁜지 아세요?” 이 말을 들은 지아는 약간 어이가 없었다. 그러자 부장경도 질 수 없다는 듯 말했다.“두 사람이 낳은 아이의 눈동자가 초록색이라 들었는데 참 신기하지? 안 그래?” 이 말은 마치 그 아이가 도윤의 아이가 아니라는 말처럼 들렸다. 순간 도윤은 정색을 하더니 말했다. “뭘 안다고 그래요? 당시 지아는 악성 종양으로 생명이 위험했던 지라 약인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낳은 아이가 일반인과 조금 다를 뿐이예요.” “약인? 어쩐지.”부장경은 그제야 지아의 몸에서 나던 그 설명할 수 없는 약재 냄새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아무튼 저와 지아 사이의 관계는 아주 깊고 복잡하기에 다른 누군가가 끼어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부장경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사이가 그렇게 깊은데 왜 전처가 된 거지?” 도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누구나 이 말로 도윤의 말문을 막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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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지아는 부씨 가문으로 돌아왔고 비록 부장경이 그녀를 믿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각하의 자리는 수많은 사람이 노리는 자리였고 이미 두 번의 암살 시도가 있었으니 부씨 가문은 더욱 지아를 쉽게 놓아주지 않으려 할 게 분명했다. 지아는 차실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고 눈 내리는 날씨, 따뜻한 차와 향초까지 더해져 점점 긴장되었던 마음이 진정되고 있었다. 차실에는 특별한 기밀 문건이 없었고 있는 것들은전부 아주 오래된 좋은 찻잎들뿐이었다. 전에 부남진은 지아가 차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이 차실의 차를 마음껏 마셔도 된다고 이야기한 적 있었다. 이곳에 소장되어 있는 차들은 거의 다 좋은 차들이었고 대부분 아주 귀한 제품들이었다. 평소 부남진이 있을 때 지아는 뭔가 껄끄러워 혼자 잘 오지 못했지만 지금 그가 없는 틈을 타 구경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음, 좋은 차네? 어, 저것도 귀한 차고 말이야.’ 이 차실 안에 있는 찻잎들만 다 팔아도 별장 몇 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때 지아는 향초가 거의 다 타고 있음을 발견했고 다른 향초를 찾아보려 했다. 그녀는 부남진이 어떤 향초들을 소장하고 있는 지도 무척이나 궁금했다.지아가 향초들이 구비되어 있는 한 서랍을 열었는데 그 안에는 일부 족자들도 함께 있었고 실수로 그 중 하나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족자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 같았다. 지아는 고의가 아니었지만 부남진의 사적인 물건을 찾아낸 것이다. 그녀가 얼른 그 족자를 다시 서랍 안에 넣으려는 찰나 그 족자가 완전히 펼쳐지고 말았다. 족자 위의 그림은 흑백이었고 한 여인이었다. ‘설마 각하의 첫사랑인 건가?’ 지아는 몸을 웅크리고 얼른 그 그림을 다시 제자리에 넣으려 했지만 갑자기 뭔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 그림의 여인은 한 대추 나무 밑에 서 있었는데 환하게 웃고 있는 그 얼굴은 분명 지아가 전에 봤던 한 사진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은 오래 되어 이미 누렇게 변해 있었고 종이도 절대 지금 생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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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지아는 급히 부남진의 입에 대추 설기를 한 입 먹였고 하마터면 이에 부남진은 목이 멜 뻔했다. “맛있나요?” “그래, 맛있네.”지금 부남진이 하려던 말은 대추 설기가 아니라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이었다. 그러나 지이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전에 제 대추 설기의 맛이 익숙하다고 하셨는데 전에 다른 데에서 이 설기를 드신 적 있는 건가요?” 그러자 부남진이 대답했다. “지금의 디저트들은 젊은 사람의 입맛에 맞추느라 대부분 너무 달기 마련이지만 우리 때는 달랐어. 네가 만든 이 대추 설기는 아주 오래 전의 맛이야.” “이건 한 아주머니께서 알려주신 레시피예요. 그분께서는 전에 한 대추 나무 밑에서 사셨는데 매년 가을이 되어 대추가 익으면 그 대추들로 대추 설기를 만든다고 하셨지요.” “우리의 그때는 조건이 아주 열악했기에 아이들도 특별히 간식이라 할 게 없었어. 집집마다 모두 나무에 열매가 달리길 바랬고 그걸 자기 아이들에게 먹이기도 아까워 다 내다 팔곤 했지.” “참, 할아버지, 해시에 가본 적 있으셔요?” “당연히 가봤지.” “이런, 잘못 물어봤네요. 제가 말한 건 50여 년 전의 해시 말이예요. 그곳에는 종화로가 있는데 기억나요?” “해시의 종화로라?” 부남진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별로 인상이 없어. 50여 전에는 내란이 끊기지 않던 시기이고 도시의 이름도 여러 번 바뀌었으니 말이야.” 이에 초롱초롱하던 지아의 두 눈은 어두워지고 말았다. 설마 그녀가 넘겨 짚은 걸까? ‘각하가 조화로에 간 적 없다고?’ ‘아까 그 그림의 사람은 분명 환희였는데 말이야.’ “얘야, 너 오늘 뭔가 이상하구나. 묻고 싶은 게 있다면 바로 물어봐도 돼. 넌 내 목숨을 두 번이나 구한 생명의 은인인데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전부 알려 줄게.” 이에 지아는 잠깐 생각에 잠겼고 만일 환희가 부진남의 적이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크게 문제되진 않을 거라 생각했다. 혹시 부남진이 정말 그녀를 알고 있다면 한없이 좋은 일이고 말이다.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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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미셸은 어리둥절했다. “엄마, 이게 무슨 뜻인데? 이 사진이 어쨌다고 그러는 거야?” 민연주는 당시의 cctv 화면과 연회 현장의 다른 화면들도 전부 꺼내 보이며 말했다.“이것 좀 봐. 총알이 어디를 스친 것 같아?” “당연히 그 여자 얼굴이지.” “오늘 여러 각도의 고화질 cctv 화면들을 전부 찾아봤는데 확실히 당시 총알은 그 여자의 얼굴을 스쳤어. 아무리 가벼운 상처라도 흔적을 남기기 마련일 텐데 방금 본 그 여자의 얼굴에 흔적이 있었어?” 미셸은 그제야 민연주의 뜻을 이해했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주의 깊게 보진 않았지만 그 여자 얼굴에 상처 같은 건 정말 없었던 것 같아.” “이 사진도 좀 봐. 이 여자는 왜 자신의 얼굴을 가린 걸까?” “아, 알겠어! 문제가 그녀의 얼굴에 있었던 거야.” “맞아. 생각해봐, 어떤 방법으로 그녀 얼굴의 상처를 감쪽같이 사라지게 할 수 있는지 말이야.” 미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세상에는 절대 상처를 감쪽같이 사라지게 하는 약 같은 건 없어. 혹시 다른 무언가로 그 총알을 막지 않았다면 말이야. 그렇다면 얼굴에? 아, 알겠어! 바로 가면을 쓴 거야.” “그래, 맞아. 요즘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으니 그런 가면은 촬영 현장의 소품으로만 쓰는 게 아닐 테니 말이야.” “전에 그런 수공 기술이 있다는 걸 들어본 적 있는데 실리콘으로 얇은 피부를 만든다고 해. 게다가 세계의 정상급 킬러들이 그 방법으로 자신의 진짜 신분을 많이 속인다고 하더라고.” “엄마, 놀래지 마. 설마 그 여자가 킬러인 건 아니겠지?” “알 수 없어. 하지만 그녀의 신분이 수상한 건 사실이야.” “그럼 이제 어떻게 해? 설마 아빠한테 해코지하진 않겠지?” “잘 모르겠어. 만일 네 아빠를 죽일 생각이었다면 두 번이나 구할 필요는 없었을 테니까. 다른 무언가를 기획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럼 우리는 반드시 그 여자의 진짜 얼굴을 까발려야 하는 거네?” 민연주는 한 바퀴 빙 돌면서 말했다.“잘 생각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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