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의 모든 챕터: 챕터 71 - 챕터 80

692 챕터

제71화 부서지더라도 구차하지는 않을 거야

이미연이 내 쪽을 한번 힐긋 쳐다보자 나는 그녀를 보며 눈을 깜빡이었다. “지아야, 너도 너무 화내지는 마! 이미 일은 이렇게 됐고... 함께 이겨내 나가자.” 그녀가 따뜻하고 친절한 말투로 나를 위로하자 나의 눈시울이 붉어져 급히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얼른 핸드폰을 꺼내 서강훈에게 카톡을 보내고 한 번 더 세수를 마친 뒤 다시 나갔다. “너희가 말해줘. 나 어떻게 할까? 나... 진짜 뻔뻔하게 할 거야.”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눈물이 또 흘러나왔다.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이때 갑자기 신호연의 전화가 울렸다. 깜짝 놀란 그는 재빨리 누구인지 확인한 후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안에서 도대체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이 하얗게 질린 그가 바르르 떨리는 입술 사이로 차갑게 말을 뱉어냈다. “알았어!”전화를 끊은 뒤 그는 고개를 푹 떨구고는 의기소침해 있었다. 나는 눈썹을 찌푸리고 고개를 들자 눈을 동그랗게 크게 뜨고는 나를 바라보는 이미연과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잠시 후 신호연은 고개를 들어 나를 보더니 급하게 말을 꺼냈다. “나 잠깐 처리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잠시 나갔다 올게. 금방 돌아올 거야! 이미연, 지아 좀 챙겨줘.”“뭐 하러 가는데?” 나는 일부러 살짝 불쾌한 말투로 물어봤다.“걱정하지 마. 금방 올 거야! 응?”그는 나를 달래고는 급하게 뒤 돌아 나갔다. 그의 발걸음 소리는 점점 멀어졌고 나는 얼른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통화음만 들려 올뿐 받는 사람이 없었다.이미연은 귓속말로 소곤소곤 물어보았다. “쟤 얘기도 아직 안 끝났는데 어디를 가는 거야? 설마 이렇게 그냥 가는 건 아니겠지?”“걱정하지 마. 내가 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둔게 있으니까.” 나는 다 계획이 있다는 듯 말했다. 그러고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땐 누군가 내 전화를 받았고 나는 바로 입을 열었다. “당신들이 하는 대화 모두 다 녹음해 줘요!”이미연은 입을 딱 벌리고 물었다. “... 한지아, 설... 설마 이거 다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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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편들어 주기

그녀는 ‘쾅’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녀는 정말 흉악한 모습을하고는 나에게 소리쳤다. “한지아씨, 정말 자유로워 보이네요. 한가하게 여기서 남을 부려 먹으면서 사모님 행세나 부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나는 의자에 앉아 차분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때 서강훈이 들어오면서 그녀를 말렸다. “아가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일이 있으면 집에 가서 해결하면 안 돼요? 보는 눈이 이렇게나 많은데... 회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요!”“무슨 영향을 끼친다고 그래? 저 사람이 그런 걸 무서워할 거 같아? 쟤가 뭔데?” 신연아는 입이 정말 거칠었다.나는 유리창 너머로 거실 사무실의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서 우리를 보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나는 서강훈에게 말했다. “저들을 조기퇴근 시켜버려요. 지금 당장!”서강훈은 서둘러 나가 구경하는 직원들을 해산시켰다. 그들은 모두 마지못해 꾸물대며 사무실을 나갔다. 예전 같았으면 2시간 미리 퇴근시키는 게 아니라 20분만 앞당겨도 부리나케 사무실을 나가던 사람들이였는데...나는 여유롭게 앉아서 신연아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계속 말해봐. 아까 한 말들 계속 말해보라고.”눈치가 빠른 서강훈은 만일에 대비해 우리 둘 사이에 서 있었다. 신연아는 도대체 무슨 소문을 들은 건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너 진짜 내 앞에서 가식 작작 떨어. 이렇게 큰 사달이 났는데 넌 그냥 손 뻗어서 돈만 가지면 다야? 혹시 네가 수작 부린 건 아니야? 도대체 우리 오빠한테 무슨 약을 먹인 거야?”나는 이제야 그녀가 왜 화났는지, 무엇을 보고 그렇게 달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방금 입금된 저축금 때문이었다.“너도 사태가 심각하다는걸 아나 봐? 그럼 도대체 이 사태는 누가 냈는데?”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히 그녀에게 되물었다. “사태가 아무리 심각해진다 해도 이건 우리 부부 사이의 일이야. 네가 뭔데 그리 급해해?”나는 여전히 의자에 평온하게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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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단체 괴롭힘

“됐어! 다들 조용히 해!” 신호연은 또 나를 향해 소리쳤다.“너 또 쟤 편드는 거지? 넌 정말 오빠로 딱 맞아. 맨날 자기 품 안에 숨겨주고, 사사건건 쟤가 하라는 대로 하고... 나는 쟤가 네 여동생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야. 딱 보니까 쟤가 네 아내네. 쟤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하잖아!”“한지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언제쯤이면 좀 철이 들고 관건적인 일을 위해 고려할거야?” 신호연은 순간 얼굴색이 변했고 나를 세게 밀쳐냈다. 이에 나는 살짝 비틀거렸고 그걸 본 서강훈이 깜짝 놀라서 나를 붙잡아 주었다. “지아누님...”나는 다시 똑바로 서서 신호연을 바라보았다.“오빠, 오빠도 봤지? 쟤는 무슨 일이 생기면 항상 자기밖에 생각할 줄 모른다니까... 언제 한 번이라도 오빠를 걱정해 준 적이 있어?”신연아는 신호연의 뒤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한지아, 기억해. 신흥은 우리 신씨 가문의 회사라. 법인은 신호연이고 당신이랑 아무 상관이 없다고. 오늘 이후 신 씨 가문의 회사 빼앗을 꿈도 꾸지 마. 당신이 창시자라고? 풉.”“신호연, 이거 네 뜻이야? 응?” 나는 신호연을 바라봤다.신호연의 얼굴색은 누렇게 변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는 어금니를 꾹 깨물고 나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신호연. 만약에 쟤 말대로 네가 정말로 배은망덕하고 흉악무도한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내가 하는 말 똑바로 들어. 내가 처음에 신흥을 어떻게 일으켜 세웠는지 난 다 기억하고 있어. 나보고 지금 또 신흥을 하나 더 세워라 해도 난 똑같이 세울 수 있어. 나는 걔가 네 여동생이든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든 관심없어. 다시 한번 내 앞에서 떠들어 대면 네 여동생이 절대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결과를 보게 될거야!”그러고는 지금도 신호연 뒤에 붙어서 의기양양해하는 신연아를 보며 말했다. “신연아,너도 잘 들어. 날 너무 얕잡아 보지마. 신호연 아직 내 남자야, 네가 그렇게 급해봤자 소용이 없어! 네가 어떤 물건이든 어떤 사람이든 가지고 싶거든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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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수수께끼 같은 남자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산들로 에워싸여 있고, 강줄기가 굽이굽이 흘러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여기는 어디예요?” 나는 조심히 물어봤다.“도원경이에요.” 그의 굵은 목소리 톤은 매우 매력적이고 인상 깊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옆에 서 있는 키가 큰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그 사람이 곁에 있어 나는 안정감을 찾은 것 같았다. 나의 심장이 속도를 더해 가며 가쁘게 뛰었다. 그와 함께 있을 때면 혼이 쏙 빠진 것처럼 자아가 없어지는 것 같고 무조건 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최근에 나의 삶은 평범한 것 같지만, 위태로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곧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서 버림받게 될 여인인데, 그 와중에 또 다른 사람한테서 의문의 감정이 들다니 정말 염치가 없다. 눈에 들어온 건 끔찍하리만치 잘생긴 얼굴이었다. 시선을 확 잡아챌 정도의 날렵한 얼굴 옆선과 강렬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사람을 현혹한다.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는데, 나는 틀림없이 바보같이 멍한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손을 들어, 내 얼굴의 잔 머리카락을 살며시 뒤로 넘기면서 말했다. “며칠 못 본 사이에 살이 더 빠진 것 같네요. 너무 마르면 저녁에 사람들이 귀신이라고 착각하겠어요.” 나는 코웃음을 치며 그의 손을 피해 아무 일 없듯이 가뿐하게 앞으로 걸어갔다. “여신은 몸무게가 백을 넘어서지 않는데요! 나름대로 여신관리법이에요.”내 말에 나 자신도 소름이 돋았다. ‘여신 소리하고 있네. 주제 파악도 잘 못 하는 상황에...’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곳의 공기조차 달콤하게 느껴졌다. “여기 너무 아름다워요!”먼저 전망대에 올라가 난간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서울에 몇 년이나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지는 몰랐어요. 예전의 저는 바보와 같이 남을 위해서만 힘들게 살아왔는데, 지금 다시 되돌아보니 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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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복수의 이유

내가 몸을 돌리는 찰나에 그는 내 손목을 잡았다. 마치 내 손목을 부러뜨릴 것처럼 꽉 움켜쥐었다.더 이상 그의 눈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아 꼭두각시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가지도 못하고, 남아도 난처한 상황이다. 우리는 한참을 꼼짝하지 않고 대치 중이었는데 그가 살짝 힘을 주더니 다시 나를 그의 품으로 끌고 왔다. 자연스럽게 나의 얼굴이 그의 가슴에 파묻혔다.“그 사람한테서 빨리 벗어나세요!”이 말이 촉매제가 되어 내가 막 쌓아 올린 단단해진 마음의 벽을 동요시켰다.“직접 제 손으로 복수하고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놓아야만 지금까지 제가 허비한 시간을 보상할 수 있어요. 지옥 끝까지 쫓아가더라도 그들이 저랑 제 딸한테 한 짓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잃은 모든 것도 되찾을 것이에요.”나는 두 팔을 벌려 배현우의 허리를 두르고 그의 품에 꼭 안기며 안정을 찾으려 했다.“저는 이 치욕을 스스로 씻어낼 거예요. 저를 이해할 거죠?” 고개를 들어 눈물을 머금은 채 배현우를 바라본다.“그래야만 나 자신과 나를 위해 희생하신 부모님께 떳떳할 수 있단 말이에요!”“저를 따라오세요.”배현우는 내 손을 잡고 아름다운 경치를 지나 별장에 도착했다. 휴양지가 아닌가 싶은 곳이었다. 가는 곳마다 정성 들여 가꿔 놓은 듯 장인의 손길이 느껴졌다.그러나 지금의 나는 풍경을 감상할 여유가 없다.배현우는 나를 위층에 있는 넓은 스위트룸으로 데려갔다. 나를 소파에 앉힌 뒤 자료 한 다발을 건넸는데, 모두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한 소개였다.나는 그를 한 번 보고 무슨 의도인지 눈빛으로 물어봤으나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계속 보라고 손짓했다.배현우는 나만 방에 남긴 채 나갔다.나는 몸을 한번 풀고 자료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첫 문장부터 나의 관심을 일으켰고 나는 금세 자료에 몰입했다. 받아온 자료를 확인하는 내내, 배현우의 정보력에 감탄했다.어느덧 날이 어두워졌고 배현우가 다시 들어오면서 불을 켰다. 뒤에는 웨이터가 같이 들어오면서 한창 저녁 식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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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너무 치밀하다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를 보며 물었다. “왜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배현우는 실소했다. 갑자기 내 곁으로 다가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주물렀는데 마치 방 안이 금방 햇볕으로 가득 찬 느낌이었다.꽤 사람 가슴을 심쿵하게 하는 동작이었다. 배현우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흔드는 부류다.“제가 지아 씨를 좋아해요.”나는 얼굴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지금의 나는 애 엄마지만 어떻게 봐도 잘생긴 남자가 아무 거리낌 없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정말 감당할 수 없다. 그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이런 감언이설은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애를 속이면 넘어갈 수 있지만, 내 딸도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될 나이인데... 지금 나한테 고백하니...나의 실패한 결혼생활이 곧 끝나가지만,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돌싱’ 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남자가 나에게 사랑 고백하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나 자신도 알고 있다. 갑자기 숨이 막힌 듯 답답했다. 그는 내가 차가운 얼굴로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나를 끌어안았다. “왜 자신을 괴롭히고 그래요? 한 사람을 좋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 거예요.”나는 그를 한 번 흘겨보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 이렇게 맛있는 저녁 식사를 앞에 놔두고 낭비하고 있다니, 제대로 즐겨야 한다는 생각에 그를 더 이상 관여하지 않고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그는 내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며 피식피식 웃었고 내 기분도 따라서 좋아졌다.식사를 마치고 그는 벨을 누르고 웨이터가 들어와서 테이블을 거두었다.배현우는 프로젝트들에 관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여기는 전체적인 핵심 프로젝트 방안이지만, 그중 한 조각은 이미 나눠서 외주 처리를 했고, 계약한 그 회사가 바로 신예 건축이다. 이름 듣고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 “신예?”그는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당연히 신예를 알고 있다. 신예 건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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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파렴치한 부탁

나는 이런 헛된 생각 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은 모두 신호연과 신연아의 구차한 장면들, 그리고 그 둘이 험상궂은 얼굴로 나와 내 딸을 괴롭히는 갖가지 모습들로 가득했다.울다가 깰 때까지 마음속에 맺힌 악을 발산할 수 없었다.아침 햇살 속에서 들려오는 작은 새의 노랫소리는 나를 점점 평온하게 만들었다.일어나서 씻고 아래로 내려왔다.‘아직 이 아름다운 단지를 제대로 구경도 못 했네. 이렇게 좋은 경치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배현우가 나를 찾을 때 하늘은 이미 노을빛으로 가득했고 해가 떴다. 또 새로운 날이 되었다.“잘 주무셨어요?”배현우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물었다.“네, 잘 잤어요. 감사합니다.”“또 그러네! 저에게 고맙다고 말하지 않아도 돼요.”배현우는 말하고 나서 내 손을 덥석 잡았다.“배고프죠? 아침 먹으러 가요 우리!”이곳의 아침 식사는 매우 푸짐했고, 나는 또 돌아가서 모든 것을 마주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가 필요해 빨리 먹기 시작했다.돌아가는 길에 배현우는 나한테 말했다.“자신을 잘 지키고 너무 집착하지 말아요.”나는 그가 말하는 '집착'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고 자세히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는 신호연이 집에 있는 상태에서 밤늦게까지 돌아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사무실과 집 중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다시는 회사에 가서 사람들의 복잡한 시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나는 조용히 있고 싶었다.그런데 집에 들어온 순간, 나는 생각지도 못한 신가네 가족들이 다 있어서 깜짝 놀랐다. 한순간, 나는 마치 내가 무슨 부끄러운 일을 한 것처럼 불안했다.신호연은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바로 다가와 나를 잡아끌었다.“드디어 돌아왔군. 어젯밤에 대체 어디에 갔었어? 어디에서도 당신을 찾을 수 없었고 핸드폰도 꺼져있어서 내가 당신을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그의 말이 진실같이 느껴져. 과연 그가 진짜 나를 걱정했을까?’신호연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미안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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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음성메시지

목적에 달성했다. 신호연은 그들더러 돌아가라고 했고 나는 배웅조차 하지 않았다.그가 '시끌벅적' 하게 파티를 열고 싶다고 하니 이 파티는 내가 무조건 시끌벅적하게 해줄 것이다. 이미 망신당한 마당에 내가 두려울 게 또 뭐가 있겠는가!’신호연은 나를 달래고 난 뒤 기분 좋게 회사로 갔다.나는 바로 서강훈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됐는지 물었고, 서강훈은 하는 수 없이 말했다.“지아 누님, 저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가 말하지 않으니, 저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원하시는 것을 녹음했습니다.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 그리고 신호연이 지아 누님과 천우 그룹의 배현우 씨와 데... 데이트 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얘기... 하, 직접 들어보세요.”말을 마친 서강훈은 전화를 끊고 나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녹음은 바로 그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소리였다.“사장님, 배현우가 오늘 밤 다른 사람과의 회식이 있는데, 형세가 심상치 않습니다.”“그들의 식사 내용을 알아봐.”“제품 품질검사 서류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요? 그... 그 형수님 명의는 확실히 설득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의 문제는 이번 제품 품질검사에서 설득력이 없는 것인 것 같습니다. 일단 상대방이 조사가 들어온다면 우리는 분명 손해를 볼 것입니다. 은행 측에서 만약 우리와 협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낸 증명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어쨌거나 사장님 부부의 재산증명은 사실이 아니고 쉽게 발각될 수 있습니다. 그럼 절대 안 됩니다. 사장님... 제 생각엔...”“겁먹지마. 제품 품질검사에 문제가 있을 리 없어, 처음 경쟁 입찰한 것도 아니고 과거에 이런 것들이 잘못된 적이 없으니, 이번에도 무슨 문제가 생길 수 없어. 천만 명의 개인 재산과 자금 흐름, 이건 신흥의 규모에 절대적으로 부합해.”이어 신호연은 짜증 난다는 듯 말을 이었다. “ 최근 한지아의 반응이 좀 이상해 연아가 사람을 시켜 지아를 미행한 적이 있는데 지아가 천우 그룹의 배현우를 만난 적이 있어. 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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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홀로 약속 장소로 가다

내가 전화를 받자 신연아는 여전히 위세를 부리며 말했다.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잠깐 나와 봐요.”“왜 아까 집에서 말 안 했어요!” 나는 비굴하지 않고 물었다.“우리끼리의 대화인데 집사람들이 듣기에는 불편해서요. 다크 바."신연아는 내 말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나는 전화기를 들고 생각에 잠겼다.‘지금 신연아가 또 무슨 짓을 벌이려는 거지? 도대체 뭐가 그리 불편한 얘기인지 들어봐야겠어!’벌떡 일어나 시간을 보니 정오가 다 되어 갔다. 술집은 아직 정식 영업시간이 되지 않았다.혹시나 해서 한지아는 청바지와 티셔츠에, 흰색 플랫슈즈 한 켤레로 갈아입고 길을 나섰다.차에 타서 이미연에게 전화를 걸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 했지만 공교롭게도 이미연은 다른 데로 가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한참 동안 전화기를 쥐고 있다가 배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신연아는 내가 배현우를 사적으로 만난 것을 미행하여 알게 되어 그만두었다.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었고 차는 이미 다크 바에 도착했다.솔직히 이런 데는 처음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안에 어두운 불빛이 너무 불편했다. 이 술집은 지하에 있어 내려가는 계단은 좁은데 안의 공간은 넓었다.지하 1층에 있는 술집 로비에 도착한 후 나는 문 앞에 서서 적응한 지 오래돼서야 안의 상황이 잘 보였다. 지금은 정식 영업 시간이 아니어서 아직 손님이 없었다.바텐더 안의 노란 불빛 아래, 바텐더로 추정되는 젊은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저... 사람을 찾으러 왔는데 여기 영업 시작했나요?”그가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맞은편을 가리켰는데 내가 뒤돌아보니 그가 가리키는 방향에 넓은 복도가 있었고 양쪽으로 많은 방이 있었다.나는 또 어느 방에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분은 전혀 묵과하고 방해를 받고 싶지 않은 모습이어서 나는 그만두고 돌아서서 홀을 가로질러 안으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신연아는 이런 곳을 자주 드나들었구나, 그렇지 않으면 나를 여기로 초대하지 않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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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떳떳하지 못한 내막

신연아가 그 말을 할 때 표정에 사악한 미소가 섞여 있어서 분명 좋은 뜻은 아닐 거라고 짐작했다.“여기라고 뭐 별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한테 할 말이 있지 않아요? 빙빙 돌리지 말고 솔직하게 바로 얘기해요.”나는 조금도 개의치 않은 모습으로 받아쳤다. “하하, 새언니. 새언니는 늘 그런 식이에요. 뭘 해줘도 싫어하고, 방어적인 태도와 높은 곳에서 사람을 깔보듯 한 자세를 취하니 말이죠. 그거 되게 재수 없는 거 알아요? 오빠는 새언니 그런 모습이 제일 싫대요. 언니는 행동은 늘 공주 같은데 애교도 모르고 너무 재미없다고 했어요. 목석같이 굳어있다고!”신연아는 한 대 쳐주고 싶을 정도로 뻔뻔하게 웃어 보였다. 나는 그녀의 모습에 화가 너무 났다.“염치가 뭔지 모르죠? 내 평생 정말 아가씨처럼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봐요!”“한지아! 내 앞에서 가르치려 들지 말라고! 새언니 되게 침착하고 잘 참는 성격 아니었나? 왜? 우리 오빠 지갑에 들어있는 콘돔은 못 보았나 봐? 그걸 보고 놀라지 않았다는 게 나는 믿기지 않네. 그렇게 살면 안 힘들어? 오빠가 그러는데 두 사람 콘돔을 전혀 안 쓴다면서.”그녀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고 있자니 역겨워 토 나올 지경이었다. 나는 신호연이 우리 부부 사이의 이런 비밀스러운 얘기까지 신연아한테 말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 둘의 모습은 정말 역겹기 짝이 없었다. 나는 화난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고, 신연아는 손에 든 술잔을 흔들며 나를 보며 오만방자하게 웃었다.“어머, 화났어요? 그거 내가 일부러 거기 놔둔 거예요, 오빠 모르게.”그녀는 마치 본인의 장난이 의도대로 선방했다는 듯이 기고만장하게 웃었고,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귀에 거슬렸다.그녀는 내가 알고 있던 신연아가 아니었고, 언제 사람이 이렇게 비열하게 변했는지 모르게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내가 신씨 집안에 처음 들어왔을 때, 그녀는 뼈만 보일 정도로 약한 몸에 누런빛 얼굴을 한 여자아이였다. 작은 두 눈으로 끊임없이 나를 훔쳐보았고, 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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