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대를 지휘한 사람은 바로 네카일이었다.차림새를 보아 직위를 회복한 것 같았다.“염구준, 에휴.”그는 진심으로 염구준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염구준도 말뜻을 알아차리고 나지막하게 물었다.“날 잡으러 왔어? 니체르 대신 복수할 거야?”그는 말을 끝내자마자 작은 소리로 지시했다.“주작은 제이든, 호찬은 손중석을 보호해. 기회를 찾아 인파를 뚫고 나가.”상대는 병기로 무장한 수만 명의 황실 호위대다.그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 전에 뒤에 있는 사람부터 보호해야 했다.“알겠습니다.”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고 보호 대상을 찾아갔다.지금 상황에서 염구준은 누굴 돌볼 겨를이 없었다.그때 손가을이 그의 팔을 잡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구준 씨, 당신이 도망칠 확률이 더 커. 우리 딸과 부모님을 잘 챙겨줘.”그녀는 전력이 약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 싶었다.“바보야, 그런 말 하지 마. 내가 곁에 있으면 누구도 당신을 해치지 못해.”염구준은 기운을 끌어내 두 사람을 감쌌다.한편, 구경하던 각 나라 대표들은 눈치 빠르게 옆으로 달려가며 외쳤다.“우린 염구준을 모르고 친하지도 않아요. 복수하려면 염구준을 찾아가세요!”현장에 긴장감이 상승하고 한 쪽이 움직여도 바로 맞붙을 기세였다.일단 상대방이 움직이면 염구준은 일행을 데리고 호위대를 뚫고 나갈 생각이었다.그런데 황실 호위대는 공격하지 않고 양쪽으로 갈라서며 길을 내는 것이었다.가운데로 체격이 건장한 중년 남자가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염구준, 내 아버지 에드로 친왕은 당신을 존경했는데 왜 잔인하게 살해했어?”이 남자의 이름은 알렉스 벨, 친왕의 첫 번째 계승자였다.‘이건 모함이야.”염구준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니체르는 그의 손으로 참살했지만 뒤에 흑풍 존주가 숨어 있었다.“난 죽이지 않았어.”염구준은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게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내 아버지는 오늘 새벽 3시에 죽었다. 네가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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