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1191 - 챕터 1200

1265 챕터

제1191화

심재경은 안이슬이 건네준 소고기를 입에 넣고 힘 있게 씹었다. 식탁에서는 씹는 소리만 들렸는데 심재경은 방금 안이슬이 무슨 생각을 했을 거라는 것을 짐작한 듯 말했다.“이슬아, 과거의 일은 우리 이제 다 잊어버리자. 너도 이제 더는 생각하지 마, 알았지?”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너 너무 말랐어. 많이 먹어.”심재경이 말하며 그녀에게 밥을 더 퍼줬고 안이슬은 거절하지 않고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다. 여러차례 수술했기에 몸이 많이 허약해진 건 사실이었기에 심재경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윙윙...휴대폰 진동 소리에 안이슬은 휴대폰을 꺼내서 받았다.“여보세요.”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송연아의 목소리를 듣자, 안이슬의 기분이 좋아졌다.“연아야.”심재경도 고개를 들고 바라봤다.“언니, 어디 갔어요? 왜 집에 없어요?”송연아가 물었다.안이슬은 심재경을 한번 보고 말했다.“나 지금 재경 씨랑 같이 있어. 밥은 먹었어? 아직 안 먹었으면 여기로 올래? 우리 지금 밥 먹고 있어.”송연아는 안이슬이 심재경을 재경이라고 부르는 걸 듣고 한시름을 놓았다.‘심리상담이 효과가 있나 보네.’송연아는 두 사람이 같이 오붓하게 가지는 시간이 얼마 만인데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난 먹었어요. 두 분 식사해요.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끊을게요.”송연아는 일부러 핑계를 대고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안이슬은 끊어진 휴대폰을 보고 웃으며 옆에 놓았다.“연아가 우리 때문에 걱정 많이 했어.”심재경이 말했다.“맞아, 우리 이제 앞으로는 그럴 일이 없을 거야.”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응.”저녁 식사 후 안이슬이 설거지하려고 하자, 심재경이 못 하게 말렸다.“밥도 네가 했는데 어찌 설거지까지 네가 해. 나 밥은 못하지만 설거지는 잘해.”심재경은 식후의 모든 일을 도맡았는데 안이슬에게 과일을 씻어다 주며 TV를 보면서 먹고 있으라고 하고 자기는 주방으로 들어가 바쁘게 움직였다. 안이슬은 주방에서 앞치마 두르고 싱크대에서 허리를 살짝 굽혀 설거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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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조금 더 쇼핑하다가는 통째로 가져갈 것 같아서 안이슬이 말했다.“이제 집에 가자.”심재경이 말했다.“아직 시간도 이른데 조금 더 둘러봐.”안이슬이 서둘러 말했다.“나 피곤해.”심재경은 반신반의하면서 그녀를 바라봤다.“정말?”안이슬이 힘 있게 고개를 끄덕이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를 가리켰다.“저기 들어가서 잠깐 쉬었다가 집에 가자.”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들은 의자에 앉아 휴식하며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안이슬은 심재경의 품에서 샛별이를 받아안고 쉬했으면 바꿔주려고 살폈다.“방금 바꿨어.”확실히 아직 마른 상태였다. 샛별이는 기분이 좋았는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심재경이 또 제안했다.“너 많이 힘들 텐데 우리 오늘 집에서 밥하지 말고 밖에서 먹고 들어가자.”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들이 식사하고 돌아가자 산 물건들도 차례로 집으로 배달됐다. 샛별이가 졸려 하자, 심재경이 목욕시키고 재우기로 하고 안이슬은 배달된 물건들을 정리하기로 했다.“네 옷은 침실 옷장에 걸어둬.”심재경의 말에 안이슬은 원망의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어떤 것들은 쓸모도 없는데 이렇게 많이 사서 다 어떡해?”“액세서리와 가방들을 넣을 수납장을 맞춤 제작하면 돼.”안이슬이 말했다.“앞으로 이렇게 낭비하면 안 돼. 아무리 돈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쓰는 건 아니잖아.”심재경이 말했다.“너를 위해 쓰고 싶었어.”안이슬은 그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입꼬리를 살며시 올렸다. 마음 한쪽에서부터 따뜻한 기류가 솟아올랐다. 그녀는 당장 사용하지 않을 물건들은 가방에 넣어 빈방에 가져가고 지금 사용할 물건들만 골라서 정리했다.샛별이는 힘들었는지 목욕하고 우유를 먹더니 바로 잠들었다. 샛별이 방에서 나온 심재경이 방에 들어가자 안이슬은 침대 옆으로 걸쳐 앉아서 옷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는 문에 기대어 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슬아, 이렇게 너를 보고 있으니 이 집이 집 같다는 느낌이 들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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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안이슬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곧바로 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반투명한 유리에 키 큰 그림자가 비쳤다.“응. 있어.”사실 그녀는 샤워를 마쳤지만 나가서 심재경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라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그녀가 가식적인 것이 아니라 과거가 마법의 주문처럼 그녀를 계속 괴롭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이슬은 심재경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는데 그러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아직 안 끝났어?”심재경은 뭘 하려는 게 아니고 단지 그녀가 안에 너무 오래 있어서 걱정되었다.“거의 다 됐어. 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필요한 게 있으면 나를 불러.”“알았어.”안이슬은 거울 앞에서 수건을 꼭 쥐고 거울에 비친 이전과 많이 달라진 얼굴을 바라봤는데 가끔은 본인도 너무 낯설었다. 그녀는 심호흡하며 눈을 감고 지금 이 고비를 넘겨야 더 좋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며 스스로 다짐했다. 샛별이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 용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수건을 내려놓고 욕실에서 나왔다. 욕실 안이 수증기 때문에 답답했던지 나와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자 정신도 맑아졌다. 그녀가 침실로 들어갔는데 심재경은 없었다.‘어디 갔지?’그런데 심재경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안이슬은 사실 안도했다. 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올려다보았는데 빛이 내리 쏘이면서 눈이 어지러웠다. 그래서 눈을 감았더니 오늘 하루 피곤했는지 서서히 졸음이 찾아왔다. 심재경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기에 그녀는 자지 않으려고 노력하다가 아예 일어나서 심재경 찾으러 나갔는데 그는 거실 소파에 앉아서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안이슬은 우유 한 컵을 데워다 주며 말했다.“이거 마시고 일찍 쉬어.”심재경은 고개를 들어 안이슬을 바라보며 답했다.“응, 알았어.”“그럼 나 먼저 잘게.”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 회사 일 하나만 처리하고 잘게.”안이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돌아갔는데 그제야 안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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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잠이 들었다면 몸이 이 정도 굳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심재경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건드리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자.”안이슬의 몸은 그제야 조금 풀렸다.“나... 아직 준비 안 됐어.”“알아.”심재경은 그녀의 등 뒤에 바싹 다가가서 가슴을 등에 대고 말했다.“나 기다릴게.”안이슬은 알았다고 했고 심재경의 이해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 안이슬은 심재경이 줄곧 배려해 주는 게 안타까워서 스스로 빨리 이겨낼 거라고 다짐하면서 몸을 돌려 심재경의 품에 안겼다.심재경은 순간 마음속에 기쁨이 소용돌이쳤는데 그도 안이슬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눈을 감고 안이슬을 토닥거렸다.“잘 자.”...다음 날 안이슬은 계속해서 정신과 의사를 만났고 송연아도 여전히 밖에서 기다렸다. 11시가 거의 되어서 안이슬이 나오자, 송연아가 일어서며 맞이했다.안이슬이 말했다.“우리 같이 점심 먹으러 가자.”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두 사람은 아주 근사한 식당을 찾았다.“연아야, 오늘은 내가 살 거니까 예의 차리지 말고 원하는 거 다 시켜.”안이슬의 목소리에서 송연아는 예전처럼 우울하지 않은 마음 상태를 느낄 수 있었다.‘정신과 의사를 찾아간 게 효과가 있기는 있네.’안이슬의 마음 상태가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좋아요. 그럼 나 먹고 싶은 걸 다 주문할 거예요.”송연아는 웃으며 말하고는 메뉴를 보며 몇 가지 좋아하는 요리를 주문했다. 안이슬이 사는 것이니 작정하고 시켰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안이슬이 말했다.“나 어젯밤에 재경 씨와 같이 있었어.”송연아는 놀라지 않고 테이블 위에 놓은 물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안이슬이 마음을 열어서 그녀는 기뻤다.“재경 선배 좋아하겠네요.”송연아가 말했다.안이슬은 자기와 심재경의 지난 시간을 생각하더니 말했다.“나도 좋았어.”“언니가 다시 마음을 열어줘서 저도 기뻐요. 언니를 위해서도, 선배를 위해서도 그리고 샛별이를 위해서도 좋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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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송연아가 대답했다.“좋아요. 제가 살게요.”“재경 씨한테 사라고 해야지.”안이슬이 말하자 송연아가 웃었다.“그러네요.”송연아가 안이슬에게 요리를 건네며 말했다.“제가 재경 선배를 얼마나 많이 도와줬는데 나 밥 한 끼 거하게 얻어먹어도 되죠.”“그래, 거하게 받아내.”송연아가 웃었다.“당연히 그래야죠.”...구애린이 책을 보고 있는 찬이에게 말했다.“찬이야, 너의 엄마는 언제 돌아와?”구애린이 턱을 올려들고 입으로는 석류를 먹으며 묻자, 찬이가 대답했다.“저도 몰라요. 전화가 오지 않았어요.”얘기할 때도 찬이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열심히 보고 있었다.“엄마가 전화를 안 하면 너도 엄마에게 전화를 안 해?”구애린이 물었다.“아빠가 말했어요. 엄마는 귀국해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대요. 그러니 전화하지 말라고 했어요.”구애린은 찬이에게 다가앉으며 말했다.“찬이야, 네 생각에 아빠가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찬이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고모는 할 일이 그렇게 없어요?”구애린이 한숨을 쉬면서 배를 만졌다.“이 배 때문에 아무 데도 갈 수 없어. 넌 재미있게 놀았지?”구애린은 찬이가 스위스에 스키 여행 다녀온 것을 얘기하고 있었다. 찬이는 스키 타며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정말 재미있었어요. 또 가고 싶어요.”“그럼, 엄마한테 전화해서 언제 오는지 물어봐. 엄마가 돌아오면 또 너를 데리고 갈 수 있잖아.”구애린이 찬이에게 아이디어를 주었지만, 찬이는 고개를 저었다.“안 돼요. 아빠가 엄마에게 전화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넌 왜 그렇게 고집불통이야?”찬이가 정중하게 말했다.“이건 고집에 센 것이 아니고 말을 잘 듣는 거예요.”“어머, 그래. 찬이가 언제부터 이렇게 말을 잘 들었지? 뭔가 수상한데?”구애린이 그의 머리를 만지며 또 말했다.“말해. 너 뭐 있지?”찬이가 웃었다.“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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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저녁이 되어 송연아는 심재경이 예약한 식당에 도착했다. 심재경은 샛별이를 안고 있었고 그 옆에 안이슬도 있었다. 멀리에서 세 식구를 보는데 너무 행복해 보였다. 그녀는 걸어가자 안이슬이 일어나서 반겼다.“연아야.”송연아는 다가가며 말했다.“길이 너무 막혀서 늦었어요. 오래 기다렸죠?”“아니야, 우리도 금방 왔어. 얼른 앉아.”안이슬이 말했다.송연아는 의자를 꺼내 앉으며 샛별이를 봤다.“그래도 여자아이가 조용하네요.”그러면서 손을 내밀었다.“제가 안을게요.”심재경은 샛별이를 송연아에게 건넸다.“왜, 아들로 부족해? 딸이 부러워?”“저를 자극하지 말아요.”심재경이 웃었다.“넌 아들이 둘이니 나중에 그들이 너에게 며느리도 두 명이나 데려올 거잖아요. 그런데 나는 우리 보배 하나여서 나중에 커서 시집가면 외로울 것 같아.”송연아가 말했다.“그러네요. 저는 며느리가 둘이네요. 그럼, 저 지금부터 선배한테 잘 보여야겠네요. 그래야 나중에 샛별이를 제 며느리로 데려오죠.”안이슬이 그녀에서 물을 따라줬다.“너무 멀리 생각하는 거 아니야? 너 이렇게 젊으면서 벌써 시어머니 하고 싶어?”송연아가 말했다.“집에서 심심하니 이런 거라도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는 거죠.”심재경이 그녀의 모습에 감탄했다.“역시, 시간은 모든 걸 바꿀 수 있는 것 같아.”송연아도 맞장구를 쳤다.“그러게요. 선배가 사업하고 제가 전업주부를 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예전에 아픈 사람들을 모두 치료해 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사람들이 말이죠.”심재경이 웃었다.“그러게 말이야.”그런 말을 했던 날이 바로 어제 같았지만, 현실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바뀌었다.송연아가 말했다.“약속해요. 샛별이 나중에 우리 며느리로 준다고.”“그만해. 너도 신시대 여성이면서 어린애들을 놓고 그런 혼약을 맺고 싶어? 명확히 말하는데 난 동의하지 않아.”“쳇.”사실은 송연아도 농담이었다. 벌써부터 어린애들의 혼약 같은 거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애들이 크면 그때 시대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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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송연아도 심재경도 한 번에 다 마시고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송연아는 잔을 내려놓고 품에 있는 샛별이를 보았는데 샛별이는 송연아의 품에서 전혀 낯가림이 없이 울지도 않았다. 두 눈은 동그랗고 속눈썹은 짙고 길었으며 포동포동한 얼굴은 하얗고 부드러웠다. 송연아는 참지 못하고 샛별이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샛별이 너무 귀여워요.”“너도 두 아이의 엄마면서 부러워해?”송연아가 웃었다.“그러게요. 제 아들도 너무 귀여워요.”그때 종업원이 요리를 올려오자 안이슬이 송연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샛별이는 나한테 주고 식사해.”“괜찮아요. 제가 안고 있을게요.”심재경이 안이슬의 손을 잡아당겨 앉혔다.“괜찮아. 연아는 안 먹어도 돼.”송연아는 어이가 없었다.“선배,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심재경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당연히 와이프가 더 중요하지.”“이봐요, 심재경 씨, 이런 배은덕한 일이 정말 있네요. 자기 목적을 달성했다고 도와준 사람을 이렇게 대해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심재경이 마음속으로 재미있어하며 웃었다.“연아야, 너를 놀리는 게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그런데 너 세헌이와 같이 살더니 성격이 닮아가는 것 같다.”송연아가 물었다.“선배, 지금 그 말은 제 남편 성격이 나쁘다는 거예요?”심재경은 감히 직접적으로 말을 못 하고 서둘러 해명했다.“난 그런 말 안 했어. 네가 한 거야.”송연아가 강세헌에 대한 보호본능에 그는 웃었다.“아이고, 비슷한 사람들끼지 만나서 산다더니 너희야말로 정말 똑같은 좀생이들이야.”송연아는 입을 삐쭉거리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선배야말로 진짜 좀생이면서...’식사 도중에 샛별이가 울음을 터뜨려서 안이슬은 샛별이를 안고 식당에 있는 휴게실로 가서 샛별이에게 기저귀를 바꿔줬다.안이슬이 자리를 비우자 송연아는 농담기를 버리고 정색해서 말했다.“선배랑 이슬 언니 잘 지내고 있어요?”심재경은 안이슬의 변화를 떠올리며 입꼬리를 올렸다.“우리 둘 다 노력하고 있어.”송연아는 한시름을 놓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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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술의 알코올 도수는 높지 않았지만 송연아는 여전히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이것이 그녀가 술을 별로 마시지 않는 이유였다.심재경은 술도 마셨고 또 샛별이를 돌봐야 하기에 송연아는 혼자 호텔에 돌아왔다. 방에 들어가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강세헌에게 전화했다. 전화는 곧바로 연결되었다.“여보세요.”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송연아의 가슴은 설레기 시작했다. 역시 이 남자를 많이 좋아하는게 틀림없었다. 천정의 불빛이 눈이 부셨는지 그녀는 한 팔을 눈에 올려서 빛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중얼거렸다.“세헌 씨, 보고 싶어요.”강세헌은 아직 회사에 있었는데 한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서류를 보고 있다가 송연아의 말에 잠깐 멈칫하더니 펜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손목을 움직이며 물었다.“언제 돌아와?”“보고 싶다고요.”송연아는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며 투덜거렸다.강세헌이 말했다.“돌아오면 네가 듣고 싶은 말 직접 해줄게.”“싫어요. 난 지금 듣고 싶어요.”송연아는 전화기에 대고 애교를 부렸다.“해줘요. 응?”강세헌은 미간을 찌푸렸다.‘술 마신 것 같은데?’“당신 술 마셨어?”멀쩡한 정신으로 송연아는 절대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재경 선배와 같이 조금 마셨어요.”“호텔에 혼자 있어?”강세헌이 묻자 송연아가 답했다.“당연히 혼자 있죠.”강세헌이 당부했다.“안전 조심하고 문이 잘 잠겼는지 확인해 봐.”송연아가 입을 삐쭉거렸다.“움직이기 싫어요.”강세헌은 어이가 없었다.“움직이기 싫어도 가서 잘 잠겼는지 확인해 봐.”강세헌은 아예 명령 어조로 말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전화를 안 하는 건데.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명령해요?”“명령하는 거 아니라 당신 걱정해서 그러는 거잖아. 호텔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기에 조심하면 좋잖아.”송연아는 하는 수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문을 향했는데 역시 제대로 잠겨있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려고 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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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그 뒤로 송연아는 어떻게 전화를 끊었는지도 모르고 전화를 손에 들고 잠이 들었다....그와 동시에 심재경은 기분이 좋았는지 남은 와인을 모두 마셨다. 하지만 그의 주량에 취하지는 않았다. 안이슬은 심재경에게 일찍 자라고 했는데 그가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눕길래 안이슬은 샛별이 보러 갔다.심재경은 잠깐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욕실에 갔는데 샤워를 마치고 돌아오자 마침 안이슬도 방에 들어왔다. 안이슬은 사람의 그림자를 보고 몸을 돌렸는데 심재경이 가운을 입고 서있는 모습을 봤다.“왜 아직도 안 잤어?”심재경이 그녀의 앞에 와서 섰는데 심재경의 눈빛이 격렬했는지 분위기는 설명할 수 없게 따뜻하게 끓고 있었고 무시하려 해도 무시할 수 없었다. 안이슬은 고개를 숙이고 심재경의 눈길을 피했는데 심재경은 그녀의 턱을 올리며 말했다.“이슬아, 나 좀 봐.”안이슬이 고개를 살짝 들자, 심재경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는데 그 키스는 너무나도 부드러웠고 주변은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고요했다. 안이슬은 두 눈을 뜨고 눈앞의 남자를 보았다. 그녀는 눈을 감을 수 없었는데 그때의 안 좋은 기억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옷깃을 꽉 잡았다. 그녀의 뇌는 순식간에 통제 불능 상태로 그때의 아픔과 두려움 그리고 거부감으로 욱신거리는 것 같았다. 안이슬은 반사적으로 그를 밀치며 말했다.“나... 나 아직 안 씻었어.”안이슬은 심재경을 밀어냄과 동시에 후회하며 서둘러 한마디 했다. 심재경은 그녀의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고 얼굴을 부드럽게 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슬아, 괜찮겠어?”안이슬은 몸을 떨며 말을 잇지 못했다.“나...”그녀는 눈을 뜨고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며 마음속으로 주문을 걸었다.‘이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심재경이다. 나를 해치려던 사람들이 아니다.’그러고는 주동적으로 팔을 올려 그의 목을 잡고 발끝을 들어 살짝 키스했다. 심재경은 그녀의 키스에 만족하며 손을 그녀의 머릿속에 파묻고 뒤통수를 꽉 잡고 깊게 키스했다. 안이슬이 주동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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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안이슬이 순수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말했다.“나 앞으로 재경 씨한테 잘할게.”“아니야...”심재경이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봤다.“넌 지금까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어. 나의 미숙함으로 일이 이 지경이 된 거야. 앞으로 최선을 다해 너와 샛별이 그리고 우리 작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내가 강해질 거야. 그래서 너와 샛별이 버팀목이 되어서 다시는 방황하지 않도록 할 거야.”안이슬은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려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심재경이 다시 그녀의 얼굴을 돌려오며 말했다.“피하지 말고 나를 봐.”안이슬은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다가 머리를 들어 그에게 입맞춤했다. 심재경도 그녀의 행동을 바라보다가 곧바로 그녀의 이마, 눈, 코 그리고 참지 못하고 술김에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깊게 키스했다. 그는 조금씩 그녀의 옷을 벗겼다.“나 봐.”심재경이 키스를 하면서 속삭이자, 안이슬도 대답했다.“응.”그녀는 손으로 베개를 꽉 움켜쥐고 그를 계속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되뇌었다.‘이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심재경이다.’...심재경은 안이슬의 귓가에 대고 계속 속삭였다.“나는 심재경이야.”심재경의 움직임이 어찌나 부드러웠는지 안이슬은 그의 부드러움과 조심스럽고 다치지 않을까 보호하는 느낌을 받으며 마음속의 경계가 천천히 풀리는 것 같았다. 그 과정이 얼마나 길었는지 안이슬은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꿈에는 오직 그녀와 심재경뿐이었다....그는 그녀의 몸에 있는 상처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살피고 또 부드럽게 뽀뽀해 주며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상처를 달려주려고 했다. 땀이 얼굴을 적시고 눈을 가렸다.안이슬은 그의 품에서 흐느꼈다.“미안해...”“네가 뭐가 미안해? 응?”심재경은 그녀 눈가에 있는 눈물을 키스로 닦아주었다.“내 마음속에 너는 영원히 너야. 어떻게 변했든, 어떤 일을 겪었든 너 오직 나의 이슬이야.”안이슬은 두 팔로 그의 목을 꼭 감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억눌려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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