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야, 네가 말을 잘 듣고 얼른 들어가서 가면 엄마의 눈이 빨리 나을 수도 있어. 어쩌면 지금 이 상황은 네가 꾸는 악몽일지도 몰라. 시간이 늦었으니 얼른 자.”원이의 말에 달이는 반짝이는 두 눈을 깜빡이더니 민이 이모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엄마, 이제는 저한테 사실대로 말할 수 있죠? 우리 둘밖에 없잖아요.”원이는 달이가 방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는 차설아를 향해 계속해서 캐물었다. 비록 원이와 달이는 나이가 똑같았지만 원이는 달이보다 훨씬 더 어른스럽고 똑똑했다.때로는 어른보다도 생각이 더 많았기에 차설아의 눈에 염증이 생겼다는 말에 의심이 들었다. 차설아는 달이와 민이 이모가 걱정할까 봐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그 마음을 모를 리 없는 원이는 달이와 민이 이모를 방에 들여보낸 다음에 물었다.“원이야, 너는 정말 똑똑하고 눈치가 빨라. 그럼 엄마가 쉽게 남에게 눈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엄마는 그렇게 나약한 사람이 아니야.”차설아는 원이의 손을 붙잡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원이는 차설아의 뜻을 깨달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알아요. 엄마는 납치당한 게 아니라 그저 성진에게 눈을 내어주고 싶었던 거군요.”원이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그럼 앞으로도 엄마는 어둠 속에서 살아야 하는 건가요? 아무 것도 보지 못한 채 살아야 하는 거냐고요! 엄마, 뭐라고 말 좀 해봐요.”차설아는 입을 꾹 다물고는 고개를 숙였다.“엄마가 눈을 내어준다고 해도 성진은 받을 자격이 없어요. 성진의 눈을 멀게 한 건 엄마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엄마가 눈을 주는 건데요...”원이는 씩씩거리면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성도윤, 차설아와 성진의 관계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빚을 진 사람이 갚아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어찌 되었든 차설아가 그 빚을 대신 갚아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엄마, 지금 당장 저랑 같이 성진을 찾으러 가요. 엄마의 눈을 돌려달라고 할 거예요! 얼른 일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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