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주가 집에 돌아왔을 때, 설준석 역시 이미 집에 들어와 있었다.웬일로 멀쩡하게 차려입은 설준석은 설연주를 보자마자 웃음기가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맞이해주었다.“연주야, 네 설의종 삼촌이 방금 전화를 주셨는데 주식 양도 건은 일주일 안에 처리될 거라고 하시더구나.”곧이어 설연주는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준비된 진수성찬을 보고 마침내 설준석이 갑자기 그녀에게 친절하게 구는 이유를 알아냈다.그러나 그녀가 무어라 답하기도 전에 설준석은 설연주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식탁 앞에 직접 앉혀주었다.“앉아, 어서 앉아. 넌 앞으로 이 큰돈을 어떻게 쓸 예정이니?”설준석의 물음에 설연주는 속눈썹을 늘어뜨리며 곰곰이 생각해보기 시작했고 순간 그녀의 얼굴에는 나약한 기색이 역력해졌다.“저, 제가 직접 이 돈을 기획해도 될까요? 하지만 현서 언니가 이 돈은 언니가 갖고 싶다고 했거든요.”김현서의 존재라면 설준석 역시 대충 알고 있다. 설강민의 오래된 여자친구이고 가끔 별장에서 부딪힌 적도 있었다. 깊게 알아보지 않아도 욕심이 많아 보이는 여자였다.설준석 본인도 비록 쓸모가 있는 건 아니지만 여자들의 목적에 대해서라면 훤히 꿰뚫고 있었다.그런데 설연주의 말까지 들으니 설준석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다.아직 시집도 오지 않은 남이 감히 설씨 가문의 지분을 탐내? 어림도 없지.“김현서가 너한테 그렇게 말하든?”“네. 어젯밤에 별장에 왔는데 엄청 흉악한 어투로 절 협박했어요. 아버지, 언니가 절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떡하죠?”“김현서 쟤가 무슨 자격으로 너한테 그런 말을 해? 김현서 그 여자는 아직 시집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연주야, 겁먹지 마. 이 일은 내가 반드시 잘 처리해둘게.”그 순간, 설연주는 공포에 삼켜진 얼굴을 하고는 설준석의 소매를 잡으며 애원했다.“아버지, 제가 아버님께 말했다는 것을 알면 기필코 또 저를 찾아와 못살게 굴 거예요. 아버지께서는 항상 집에 계시지 않으니 아무도 저를 지켜줄 수 없어요.”그녀의 얼굴에 드러난
최신 업데이트 : 2024-11-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