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밀어 넣은 동그라미를 윤도훈은 일일이 내던지기 시작했다.거의 백발백중이라고 보면 된다.사람들은 그가 던진 것이 자기의 동그라미가 맞든 아니든 물건을 빼앗느라 정신이 없었다.“내 것이야!”“하하하. 이것도 내 것이야!”“여기도 걸려 있는데, 그냥 가져가자!”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광경에 노점상은 목청이 터지라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심지어 무서운 인파가 밀려온 바람에 넘어지기까지 했다.“그만 가자.”윤도훈은 이진희와 율이가 사들인 물건을 도로 쥐고서 두 사람을 데리고 그 속에서 빠져나왔다.“아빠 최고!”율이는 곰 인형을 안고 반달눈이 되어 버렸다.실은 처음부터 노점상과 바람잡이 남자 사이의 약속을 꿰뚫고 있었다.본때만 살짝 보여주려고 했을 뿐 그리 심각하게 할 생각도 없었다.바람잡이를 찾아 이처럼 포악무도한 행위로 소비를 자극하는 건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과 같다고 생각했었다.윤도훈은 자기 돈으로 사들인 동그라미 세 개만 던지고 그만두려고 했었다. 비싼 상품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고. 하지만 예상한 바와 달리 노점상이 그토록 후안무치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그만한 사이즈의 상품을 따냈으면 그걸 그대로 줘야 하는데 말도 안 되는 비유가지 하면서 어떻게든 상품을 바꿔치기하려고 했으니.고객을 바보로 여기면서 말이다.물건을 차로 옮기고서 윤도훈은 율이와 이진희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계속 돌기로 했다.무척이나 쉬고 싶었으나 두 사람은 여전히 흥이 넘쳤으니, 별수가 없었다.그렇게 30분 동안 걷다 보니 야간 시장의 동쪽 끝에 이르게 되었다.이때 윤도훈은 수공품을 팔고 있는 한 여인에게 시선이 쏠리게 되었다.람루하기 그지없는 옷차람에 배가 볼록 튀어나온 것이 임신한 몸으로 보였다.여인의 옆에는 어린 여자아이 두 명도 함께 있었는데 한 명은 율이와 또래로 보였고 다른 한 명은 기껏해야 2, 3살로 보였다.그녀들을 보자마자 윤도훈은 바로 눈살이 찌푸려졌고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아빠, 저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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