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시 외곽의 한 묘지.홍지명의 도움 덕분에 윤도훈은 이곳에 묘지를 하나 구매할 수 있었다. 묘지는 비어 있었고, 현재로서는 서만추를 위한 의관총만 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단맥종의 본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단만산과 무화현 같은 존재들도 세속적인 영역에서는 윤도훈을 쫓아오지 못할 것이라 믿었다.“만추야, 도훈 오빠가 정말 미안하다. 네게 진 빚은 갚을 방법이 없어. 언젠가 반드시 단맥종을 멸망시키고, 단맥종주 무화현의 목을 내 손으로 들고 와 네게 제사를 올릴 것이다.”윤도훈은 흙무덤 앞에 서서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율이야, 만추 언니께 절 올려라!”윤도훈의 말이 끝나자, 율이는 어린아이 특유의 귀여운 몸짓으로 땅에 무릎을 꿇었다. 아이는 고개를 깊이 숙이며 무덤 앞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만추 언니, 율이랑 아빠가 꼭 언니 복수해줄게요!”말을 마친 뒤, 율이의 입술은 떨리더니, 커다란 눈에서 콩알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리고 곧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묘지의 분위기를 더욱 애통하게 만들었다.임운지도 옆에서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훔치며 깊은 비통에 잠겼다. 서만추의 죽음은 모두의 마음에 깊은 어둠을 드리웠고, 동시에 단맥종에 대한 풀 수 없는 증오를 심어놓았다.윤도훈은 여러 번 고민 끝에, 서만추의 죽음을 그녀의 가족에게 당장 알리지 않기로 했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만추의 아버지는 백혈병을 앓고 있었다.무엇보다도, 서만추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이 윤도훈에게는 그녀의 가족을 대면하기에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 그는 언젠가 서씨 가문을 찾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보상하고, 적절한 시기에 이 소식을 전하려 했다.다행히도, 서만추는 단맥종에 들어간 이후로 몇 년 동안 고향에 돌아가지 않았기에, 그녀의 가족들은 크게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단맥종은 상고 문파로서, 서만추의 가족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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