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듯이 고요한 가운데 붉은 안개가 속에 있는 서현우는 모든 사람의 눈에 악마처럼 보였다.“말도 안 돼! 말도 안 돼!’구유희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네가 어떻게 규칙의 힘을 깨달아? 아닐 거야…… 아니라고…….”“자기에게 없는 건 항상 남에게도 없다고 착각하는 법이죠. 수백 년 동안 헛된 삶을 살았나 봅니다.”서현우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지만, 눈빛은 권세검에게 떨어졌다.“네가 권세검 맞지? 반야곡에서 너를 본 적이 있어. 예전부터 너한테 검비가 있다고 들었어. 진아경에서 무적이라고 하던데, 나도 한 번 해보려고.”권세검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보기 흉했고, 철검을 든 손까지 모두 떨렸다.지금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단칼에 칠권을 베어버리고 규칙의 힘으로 다른 한 사람까지 죽인 서현우이니 말이다.서현우는 구유전 강자의 실력이 현장에 있던 누구보다도 약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서현우 앞에서 그는 목숨을 바쳐야만 한다.‘사생취의.’이 생각이 막 떠올랐을 때, 권세검은 멍해졌다.이쯤이 되자 사생취의라는 성어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넌 강한 사람이야. 난 네 상대가 될 수 없어.”권세검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두 사람을 연거푸 죽이는 데 적지 않은 힘이 들였지 않아? 지금 나하고 또 싸운다고 해도 아무런 가치가 없지 않을까? 난 검존전 사람이 아니야. 그저 보수 챙겨 준다고 하기에 도와주러 온 것뿐이야. 게다가 전에 싸울 때도 난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 우린 적이 되지 말아야 하는 사이야. 날 놓아주면 앞으로 두고두고 꼭 갚을게.”명성이 자자하고 나서 아마 처음으로 고개를 숙인 것이 아닌가 싶다.권세검은 정말로 서현우가 무서웠다.무섭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괴하기 그지없었다.권세권은 검비로 복신망의 금고를 깰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서현우의 공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만약 다시 한번 규칙의 힘이 응집된다면, 죽게 될 것이 분명하다.일단은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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