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이호천이 모정천을 향해 말했다.“국주님, 잠시만요. 우리는 거기까지 가기 귀찮으니 이렇게 합시다. 구실을 만들어 그 녀석이 스스로 오룡도에 오도록 하세요. 이건 어렵지 않을 거예요.”모정천은 고개를 끄덕였다.“문제없습니다. 그럼 전 내려가서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자식이 오고 나면 제가 다시 알려드리죠. 우리 그때 다시 계획합시다.”말을 마친 후, 모정천은 그제야 밖으로 나갔다.“이태호? 허허, 이 사람은 정말 재수가 없군요. 다른 통령을 건드렸거나 뭘 해도 상관없는데 하필이면 이 통령님의 노여움을 샀고, 이 통령의 아들은 마침 칠공주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참 재수가 없는 셈이죠.”모정천이 떠난 후 이호천은 바둑판에 바둑돌을 놓고는 시큰둥하게 말했다.“아빠 어떻게 됐어요? 그들이 승낙했어요?”문밖에서 오래 기다리던 모연은 모정천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모정천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숨을 크게 내쉬었다.“승낙하긴 했지만 이번 한 번뿐이라고 했어. 또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대. 이런 일로 그들을 찾아간다는 것에 그들의 마음이 좀 언짢은가 봐.”모연은 듣고 속으로 기뻐했다.“아빠, 잘됐네요, 난 아빠가 이 일을 해낼 줄 알았어요.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두 번은 없을 거예요.”모정천은 골치 아픈 이 딸을 바라본 후, 마침내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다음에 네가 다시 죽음으로 몰아붙인다고 해도 난 동의하지 않을 거야. 나에게 너 같은 딸이 없는 거로 생각하면 돼.”“아빠,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다음번은 없을 거예요, 약속해요!”모연은 손을 들어 맹세했다.“그래, 알았으면 됐어!”모정천이 시큰둥하게 말했다.“참, 그들은 언제 출발한대요?”모연이 바로 물었다.모정천은 쓴웃음을 지었다.“이런 일에 그들이 직접 가야 해? 다들 가려 하지 않아. 이태호를 데려갈 방법을 찾으라고 했어. 그건 그렇고, 이태호의 천부적인 재능이 아주 좋다고 하던데, 그를 죽이지 않더라도 반드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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