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참, 정말 일이 있어서 그래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여기까지 달려왔겠어요?”하얗게 질린 뺨을 만지작거리던 백정연은 설명하고 있었지만 어딘가 다급해 보였다.옆에 있던 신수민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이 백정연은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듯 자신의 감정을 전혀 주체하지 못하고 신수연의 말에 얼굴이 빨개졌다.자기 남자가 너무 훌륭해서 풍월종의 엘리트 제자는 이태호와 몇 번 만난 적이 없는데 이제 이태호에게 딴마음을 품고 있다.“쿨럭, 수연 씨, 장난치지 말아요!”이태호가 두어 번 기침하고 나서 물었다.“정연아, 무슨 일로 찾아왔어?”백정연은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그제야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저기, 우리 따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이태호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힐끗 보더니 신수민을 향해 말했다.“수민아, 지연이와 함께 두 사람을 잘 대접하고 차도 한 잔 끓여줘. 저녁에 두 사람이 우리 집에서 밥을 먹을 거야. 정연아, 우리 나가자.”“가봐.”신수민은 빙긋 웃으며 이태호에게 윙크를 했는데, 그 모습은 은근 섹시하게 느껴졌다.“가자, 정연아, 우리 나가서 얘기하자!”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백정연과 함께 나갔다.두 사람은 곧 화원에 도착했고,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나서야 이태호는 비로소 백정연에게 말했다.“정연아, 무슨 일이 있으면 지금 말해도 돼. 여기는 우리 둘뿐이야.”백정연은 웃으며 말했다.“좋은 소식을 하나 알려줄게요. 제가 우리 종주님께 태호 오빠 이야기를 하고 태호 오빠가 3품 저급 연단사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맞춰볼래요?”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순간 미간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대충 생각이 떠올라 쓴웃음을 지었다.“정연아, 3품 저급 연단사가 종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나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어. 설령 나한테 장로를 하라고 해도 가지 않을 거야!”“설마!”백정연은 이태호가 거절하는 것을 보고 전혀 상의할 여지가 없자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생각도 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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