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감히 담도 크구나.” 하천은 성큼성큼 이인택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머리를 덥석 잡았다. “저, 저, 저는.” 쾅- 그러나 이인택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별장 밖으로 내던져졌다. 그리고 하천은 얼른 혼비백산한 주가을 쪽으로 달려갔는데 마음이 찢어질 듯 괴로웠다. “여보, 괜찮아?” 하천은 얼른 묶여 있던 주가을을 풀어주었고 그녀를 꽉 껴안았다. 이때 하천의 온기를 느낀 주가을은 그제야 진정되기 시작했고 꾸역꾸역 참고 있던 눈물을 와락 터뜨렸다. 비록 주가을은 밖에서 하을 그룹이라는 국제적인 대기업을 이끄는 회장이긴 하지만 자신의 남편 앞에서는 여전히 보호받아야 할 여린 여자일 뿐이었다. “괜찮아, 여보. 나 여기 있어. 내가 말했지? 절대 그 누구도 당신을 다치게 하지 못 할 거라고.” “그러니 먼저 여기서 좀 쉬고 있어. 난 아직 마무리할 게 남았어.” 말이 끝나자 하천은 벌떡 일어섰고 몸을 돌려 완전히 부서진 그 창턱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미 별장의 인기척을 느낀 이씨 장원 경비원들이 이쪽으로 달려왔는데 족히 100명은 되어 보였다. 이 외에도 많은 이씨 가문 적계들이 기세 등등하게 이곳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머리 없는 시체를 본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인이 갑자기 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아들, 아들아!” 이 여인은 바로 이인택의 어머니이자 이씨 가문의 가주인 이임호의 부인이었다. 동시에 잠옷을 입은 이임호도 사람들 속에서 뛰쳐나왔는데 머리가 없는 시체로 변해버린 자기 아들의 모습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인택, 인택아!” 이 순간 이임호는 온몸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았고 멍하니 아들의 시체를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육속 다른 이씨 가문 적계들도 모두 모여들었는데 눈앞의 말도 안 되는 장면에 모두 얼어붙었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씨 가문은 고려 쪽에서 최상위층 재단에 속하며 엄청난 재력과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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