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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3 Chapters

제2961화

“어. 직원이 말하길, 네가 막 떠났다고 하더라고.”“그럼 이제 어디로 갈까요?”“너무 늦었으니 집으로는 가지 말고, 전에 머물렀던 저택으로 가죠.”강아심은 시간을 확인했다. 밤 9시, 확실히 꽤 늦은 시간이었다. ...저택에 도착하자, 강시언은 아심을 안은 채로 그녀에게 키스를 퍼부으며 계단을 올라갔다. 2층 침실에 들어서자 자동으로 불이 켜졌지만, 아심은 손을 뻗어 그 불을 꺼버렸다.침실은 넓고 고요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달빛이 그림자를 만들었고, 어둠 속에서 둘 사이의 긴장감과 온도가 빠르게 고조되었다. 아심의 셔츠 단추가 하나씩 풀어지며 드러난 그녀의 쇄골과 옥처럼 빛나는 피부는 시언을 더욱 사로잡았다. 그녀는 시언의 강인한 허리를 두 다리로 감싼 채, 살짝 쉰 목소리로 말했다.“나, 씻어야 해요.”“응.” 시언은 낮고 갈라진 목소리로 답하며, 아심을 욕실로 데려갔다. 욕실에 들어가자 그는 셔츠의 단추를 단숨에 뜯어내며 아심에게 다시 입을 맞췄다.아심은 머리를 뒤로 젖히며 숨을 고르고, 살짝 깨문 입술 사이로 가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의 반쯤 감긴 눈은 달빛보다도 더 매혹적이고 아릿했다.그 밤은 길었다. 아심은 처음으로 동이 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몸과 마음 모두 강언의 품에 깊이 빠져들었고, 그녀의 감정과 감각은 더없이 충만했다....다음 날, 아심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아심은 눈을 깜빡이며 반사적으로 옆을 돌아봤지만, 시언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 당황한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거실에서 그의 전화 통화 소리가 들려왔다.시언도 막 일어난 듯했다. 아심 옆자리의 온기가 여전히 남아 있었고, 그녀를 깨우지 않으려고 일부러 거실로 나가 전화를 받는 것 같았다.햇살이 따뜻하게 창을 통해 들어와 짙은 회색 침대 위를 감싸고 있었다. 아심의 벌거벗은 어깨에도 햇빛이 내려앉아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몸이 나른하게 풀린 아심은 반쯤 감긴 눈으로 침대에 누운 채 생각했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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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2화

강아심은 눈가가 붉어지며 살짝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할아버지께도 말씀 좀 전해주세요.”[알겠어. 비행기 표는 취소했으니 집에서 네가 돌아오길 기다릴게. 네가 돌아오고 나서 떠나자.] 도도희는 부드럽게 말했다.[이미 이반스와 이야기를 나눴어. 그 사람은 나를 이해하고, 너도 이해해 줬어.”아심은 미안한 마음으로 말했다.“최대한 빨리 돌아갈게요.”[서두르지 않아도 돼. 이반스를 먼저 보내고 우리는 천천히 준비할 거야.] 도도희는 웃으며 덧붙였다.[너와 시언의 행복이 제일 중요하니까.]그 순간 아심은 진심으로 감사했다. 자신에게 가족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자신을 이렇게 사랑하고, 이해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행복할 뿐이었다.도도희와의 통화를 마친 후, 아심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책장을 지나치던 중, 아심은 왼쪽 서랍 중 하나가 살짝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안쪽에서 뭔가가 희미하게 보였는데, 어딘가 낯익은 물건 같았다.아심은 이미 서랍을 지나쳤지만, 무언가에 이끌리듯 다시 돌아가 서랍을 열어보았다. 안에는 스케치북 하나가 들어 있었다. 이전에 시언과 함께 저택에서 수업을 들을 때, 시언이 자주 손에 들고 있던 그 스케치북이었다.아마도 시언이 저택을 떠날 당시 이곳에 들러, 소지품 몇 가지를 여기에 두고 간 듯했다. 그녀는 시언이 수업 시간마다 손에 들고 뭔가를 그리고 있는 것을 봤지만, 한 번도 그가 무엇을 그렸는지 직접 확인한 적은 없었다. 그랬기에 이번에야말로 그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할 기회였다.호기심이 가득한 그녀는 스케치북을 꺼내 펼쳤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그림들을 보고 그대로 멈춰 섰다.스케치북에는 약 열다섯 장 정도의 인물 스케치가 있었다. 놀랍게도, 모든 그림의 주인공은 아심이었다.아심이 수업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 표정, 아이들과 정원에서 노는 모습, 의자에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긴 옆모습까지...모든 그림의 선은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했고, 구도는 빈틈없이 완벽했다.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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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3화

강아심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챙겼어요.”강시언은 그녀의 손을 잡아 침실로 걸어가며 말했다.“그러면 오늘 바로 하자. 먼저 씻고 아침 먹고, 곧바로 서류 처리하러 가자!”...한 시간 후, 아심은 서류를 작성한 뒤, 직원의 안내를 받고는 앉아서 기다렸고, 여전히 멍한 상태였다.그럴 만도 했다. 지난 이틀 동안 그녀의 감정은 너무 큰 변화를 겪었고, 벌어진 일들이 모두 예상 밖이었다.예를 들어, 어제는 시언을 배웅하러 왔다가 마음을 정리하고 강성에 남기로 결심했는데, 그는 오히려 아심에게 더 이상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그 기쁨에 흥분을 주체 못 했고, 오늘 아침 스케치북에서 발견한 쪽지는 그녀를 더더욱 설레게 했다. 그런데 이제 막 결혼 얘기를 꺼냈는데, 시언이 이렇게 빠르게 일을 처리할 줄은 정말 몰랐다.불과 한 시간 전에 결혼 얘기를 꺼냈을 뿐인데, 이제는 이미 서류 작성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건물을 나와 정말로 결혼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아심은 여기가 어딘지 자신이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멍해졌다.아심은 옆에 있는 시언을 돌아보며 물었다.“우리 진짜 결혼한 거예요?”어제까지만 해도 어떻게 시언과 작별할지 고민하던 자신이, 오늘은 이미 그와 부부가 되다니 믿기지 않았다.시언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게다가 후회도 못 하는 결혼이야.”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결혼식은 언제 하고 싶어?”“아?” 아심은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 무심코 대답했다.“지금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좀 시원해지면 하죠.”“좋아, 네가 정한 대로 하자.”시언은 아심의 손을 잡고 차로 걸어갔다.“그럼 지금은 어디로 가요?” 아심이 시언의 뒤를 따라가며 물었다.“집으로 가자. 할아버지께 이 좋은 소식을 알려드려야지.”아심은 그제야 조금씩 정신이 들었다.“우리가 양쪽 부모님께 알리지도 않고 갑자기 결혼한 건, 좀 예의에 어긋난 거 아닐까요?”시언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우리 할아버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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