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791 - 챕터 800

1359 챕터

제791장

랜선친구? 경소경은 의심했지만 분노했다. “그 랜선친구가 누군데요? 이건 그쪽이 자기 무덤 판 거잖아요, 표절이 잘했다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결과물을 가져와서 쓰고, 그쪽이 순위에 들었어도 진몽요씨는 밥그릇을 잃었을 텐데 그건 괜찮다는 거예요? 그런 막무가내가 어딨어요?”  간묵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것도 하늘의 뜻이겠죠, 저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염치없는 사람에게 경소경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래요, 누군지 말 안 해줘도 내가 알아보면 그만이니까요. 그리고 그쪽이 표절해서 회사에 끼친 영향에 대한 손해배상은 내 변호사가 계산해 줄 거예요.”  간묵의 표정은 변했다. “대표님…!”  경소경은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이제 나가세요. 잘리셨어요. 회사랑 한 계약서에 따르면 계약위반이니까 손해배상 해야겠죠. 집 가서 소환장만 기다릴 일만 남았네요.”  간묵은 다리가 후들거렸다. 아무리 일이 안 좋게 풀려도 경소경이 이익을 위해 자신의 편을들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까지 올 줄 몰랐다. 이렇게 큰 손해배상을 할 능력이 없던 그는 아까 전 기세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두려움에 떨었다. “경대표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지금 매체에 제가 그런 거라고 대표님과는 상관없다고 인정하고 독박 쓰겠습니다. 시키는 데로 다 할 게요… 손해배상만은…”  경소경은 말 섞기도 귀찮아 경비를 불러 그를 끌고 나갔다.  이제 간묵이 표절을 인정했으니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았으나, 진몽요의 디자인을 유출한 그 간묵의 랜선친구는 의문점이었다. 진몽요가 그 원고를 보여준 사람은 온연과 안야 밖에 없었으니… 온연은 이 업계에 신입이 아니고, 남은 사람은…. 안야!  여기까지 생각한 후 그는 망설이다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대로 말했다. “우리 회사 디자이너가 표절했데요. 그 원고는 랜선친구가 평가해달라고 보여준 거라는데 그 원고 보여준 사람이 누군지 아니까 직접 가서 물어봐요.”  진몽요는 집에 와서 신발을 갈아 신고 있다가 안야를 보며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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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장

진몽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백월광이 경소경네 회사 직원이었나 봐. 이름이 간묵이었나, 어쩐지 닉네임이 ‘묵’이더라. 이런 사람 인품 알겠지, 앞으로 연락하지 마.”  안야는 누가 봐도 충격 먹었다. 그녀의 마음속에 ‘묵’은 백월광 같은 존재였지만 자신의 행동이 그런 결과를 불러올 줄 몰랐다.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다 제 잘못이에요…”   진몽요는 한숨을 쉬었다. “배우면서 크는 거니까, 앞으로 기억해. 내 원고든 네 원고든 함부로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면 안돼. 너도 정말 바보야. 분명 그 사람도 같은 업계 디자이너인 거 알고있었으면서 대회준비 기간에 그걸 막 보여주다니. 얼마나 경계심이 없었던 거야? 특히 회사를 대표하는 원고는 절대 유출해선 안돼. 만약 회사에 손해라도 입히면 책임을 물어야 하니까.”  안야는 울기 직전이었다. “알겠어요… 이번에 사장님이랑 립님한테도 민폐 끼칠 뻔했네요. 그랬으면 얼굴도 못 들 뻔했어요.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정말 실수였어요.”  진몽요는 그녀의 이마를 살짝 밀었다. “됐어, 나 화 안 났어, 그냥… 이번에 경소경씨가 좀 곤란해졌을 뿐이지. 됐다, 그동안 힘들었는데 오늘 회사 안 가는 김에 잘 쉬어야지. 너도 너무 생각하지 마, 괜찮아.”  진몽요가 방으로 들어가자 안야는 묵에게 문자를 보냈다. ‘제가 보내준 원고 표절했죠? 왜 그런 거예요? 제가 그렇게 믿었는데, 선배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런 일을 하신 거예요? 그러면 본인한테도 좋은 게 없잖아요!’  그녀는 묵의 답장을 기다리지 않고, 20분이 지나자 다시 문자를 보내려 할 때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  그녀는 그제서야 자신이 지금까지 백월광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의 진상을 알았다. 그 순간 그 감정은 오직 본인만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날 회사에 오자 모든 사람들은 진몽요가 순위에 들어간 것을 부러워하며 축하했다. 임립네 회사에선 진몽요의 작품만 순위에 들었다. 하지만 진몽요는 기쁘지 않았다. 비록 자신이 잘못한 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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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장

임립의 너그러운 태도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진몽요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밥 먹으는 도중, 안야의 핸드폰에 SNS 알림 소리가 울렸다. 예전에 이 알림 소리는 ‘묵’의 문자를 알렸기에 때때로 기다렸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았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어 보았고 ‘묵’에게 친구신청이 온 걸 보자 당황해서 앞에 앉은 진몽요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친구요청을 수락했다.  그녀는 ‘묵’에게 먼저 문자를 보내지 않았고, ‘묵’이 왜 친구 요청을 보냈는지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 그가 먼저 차단을 했었는데 말이다.  바로 ‘묵’에게 문자가 왔다. ‘미안해요, 순간 유혹에 못 이겨 그런 짓을 했으면 안됐었는데, 나도 지금 후회하고 있어요. 당신이 나의 대한 신뢰를 이용하면 안됐었어요. 나 일도 그만뒀고, 이제 이 업계에서 다시는 일 못 해요. 게다가 회사에 엄청난 손해배상까지 해야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아 순간적으로 그쪽을 차단했었던 것 같네요. 다시 생각해봤는데 사과는 해야 할 거 같아요. 앞으로 연락할 일 없더라도 이래야 내 마음도 편할 것 같아서요. 미안해요.’  처음으로 ‘묵’이 보낸 장문의 문자에 그녀는 마음이 약해져서 답했다. ‘잘못한 거 알면 앞으로 안 그러면 되죠. 제 기억속에 그쪽은 완전 나쁜 사람은 아니였어요. 간묵씨.’  이번 일이 아니었다면 그의 이름을 몰랐을 거다.  그녀가 핸드폰에 집중한 모습을 보자 진몽요는 젓가락으로 접시를 쳤다. “뭐해? 밥 먹어!”  안야는 얼른 핸드폰을 집어넣고 “네, 먹어야죠…”  진몽요는 그녀에게 밥을 먹으라고 했지만 이내 자신의 핸드폰도 울렸다. 수신인은 예군작이었다. “여보세요?”  전화 너머 예군작의 갈라진 목소리가 들렸다. “등수에 들었다면서요, 축하해요.”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내가 밥 사겠다고 했었죠. 주말에 살게요. 장소는 그쪽이 골라요.”  이번에 예군작은 그녀의 말 대로 하지 않았다. “오늘 만나고 싶어요. 주말 말고요.”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 “그래요… 그럼 오늘 저녁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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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장

그녀가 다 꾸미자 간묵은 딱 맞춰 전화했다. “저 도착했어요, 아파트 입구예요. 내려와요.”  간묵은 목소리가 좋았다. 두 사람은 채팅만 했던 사이라 이게 첫 전화였고 안야의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네, 금방 가요.”   입구로 나가자 그녀는 간묵의 차를 보았다. 비록 비싼 차는 아니었지만 나름 깔끔했고, 차 번호판도 제도 현지 번호판이었다. 차에 탄 후, 은은한 향기가 그녀에게 좋은 느낌을 주었고 간묵도 그녀가 상상한 것처럼 지적이고 깔끔하며 차 안엔 먼지 한 톨 없었다. 그녀는 살짝 미안했다. “번거롭게 여기까지 오셨네요.”  간묵은 살짝 웃으며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 주었고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안야는 확실히 자신의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긴장을 풀기 위해 그녀는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뭐… 뭐 먹죠?”  간묵은 자세를 똑바로 하고 말했다. “그쪽이 먹고 싶은 거 먹어요.”  안야는 그가 신사 답다고 생각했고 외모도 멋있어서 더욱 호감이 갔다. “아무거나 다 괜찮아요. 이번 일 때문에 경제적으로 상황도 안 좋을텐데, 밥은 제가 살 게요!”   간묵은 난감해 보였다. “내 경제적 상황까지 고려하지 않아도 돼요. 첫 만남인데 어떻게 여자한테 얻어먹어요? 홍콩 음식 잘하는 곳 있는데 거기로 가죠. 맞다, 그때 친구랑 같이 산다고 했었죠? 같이 사는 친구가 진몽요씨예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번 일은… 제 탓도 있어요. 혹시… 그 분한테 사과해줄 수 있어요? 진짜 좋으신 분이거든요… 분명 용서해주실 거예요.”  간묵은 눈을 내리깔고 대충 얼버무렸다. “그건 나중에 기회 되면 제가 할 게요… 먼저 밥 먹으러 가요.”  홍콩 음식점에 도착한 후 간묵은 술 두 병을 주문했다. “이 술 괜찮아요, 한 잔 마셔봐요.”  안야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한 모금 마셨고, 깊은 술 맛에 그녀는 기침을 심하게 해서 얼굴이 다 빨개졌다. 간묵은 그런 그녀를 덤덤하게 보며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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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장

풍경을 잠시 감상한 후, 그는 안야의 핸드폰을 꺼내 진몽요의 번호를 찾아 문자를 보냈다. ’안야씨가 살아 돌아가길 원한다면 본인이 표절했다고 인정하세요. 내일 뉴스에서 대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문자를 받은 진몽요는 벌떡 일어났고 예군작은 그런 그녀를 보며 “왜 그래요?”  진몽요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지금 설명하긴 좀 그렇고… 저 지금 가봐야 할 거 같아요. 나중에 다시 제대로 밥 살게요. 미안해요!”  예군작은 눈썹을 찌푸렸다. “무슨 일 있는 거면 나한테 말해요. 내가 도울 게요.”  진몽요는 고개를 저으며 “됐어요, 귀찮게 하고싶지 않아요. 나중에 연락할 게요, 저 먼저 가요!”  그녀는 바람처럼 식당에서 나왔고 예군작이 아택에게 눈치를 주자 아택은 따라 나왔다. “진 아가씨, 제가 데려다 드릴 게요!”  진몽요는 오늘 차를 끌고 오지 않아서 거절하지 않았다. 택시를 잡는 건 시간이 걸릴 것 같았기에 아택이 데려다 주면 훨씬 편할 수 있었다. 그 문자를 누가 보냈는지는 알고 있었고, 간묵은 경소경네 회사 사람이니 이 일을 도울 수 있는 건 경소경 밖에 없다는 생각에 예군작이라는 외부인이 돕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안야가 간묵과 만날 줄도 몰랐고, 간묵이 이렇게 극단적일 줄도 몰랐다.  백수완 별장에 도착한 후 그녀는 아택에게 인사를 건네고 차에서 내렸다. 멀어지는 그녀를 보며 아택은 예군작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소경씨 만나러 오셨습니다.”  전화너머 예군작의 표정은 살짝 어두워졌다. 그를 거절하고 경소경의 도움을 받겠다는 건가?  그는 알겠다고 대답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  진몽요는 별장 대문에서 경비원에 의해 멈춰 섰다. “여기 주민이십니까?”  그녀는 당황했다. 이 경비원 얼굴을 보니 새로 온 것 같았고, 그녀가 자주 출입을 해서 이런 경우가 없었기에 할 말이 없었다. 그녀는 정확히는 주민이 아니었기에 마음대로 출입할 자격은 없었다. 그녀는 경비원을 무시하고 경소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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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장

전화를 끊고 진몽요는 초조하게 기다렸고, 얼마 후 경소경의 차가 나타났다. 그녀는 얼른 다가갔고, 경소경은 차를 세웠다. “타요.”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조수석에 앉았다. “간묵이랑 연락돼요? 난 그 사람 번호도 없고 안야는 전화도 안 돼서 큰일이에요.”  경소경은 머리가 아픈지 미간을 문질렀다. “일단 안전벨트 매요, 내가 간묵한테 전화해 볼게요.”  안전벨트를 매는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어서 제대로 벨트를 매지 못했다. 안야는 이미 가족이 없기 때문에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녀는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그래도 이 일은 그녀와 연관되어 있으니 만약 다른 해결책이 없으면 그녀가 간묵의 작품을 표절한 거라고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경소경은 다급한 그녀의 모습에 직접 안전벨트를 매 주었다. “일단 진정해요. 간묵이 어딨는지 알아봐야겠어요. 안야씨도 분명 같이 있을 거예요. 내가 알기론 간묵은 치밀하고 세심한 사람인데 간이 큰 스타일은 아니라 극단적인 행동은 못 할 거예요. 그냥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거지 사람 해칠 생각을 없을 거예요.”  진몽요는 그래도 긴장해서 말을 더듬었다. “혹시… 혹시라도 그러면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경소경은 그녀가 진정되지 않자 더 위로하지 않고 간묵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전화할 걸 알았는지 간묵의 핸드폰은 꺼져 있었고, 기계음을 들은 진몽요는 좌불안석이었다. “어떡해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기자한테 연락해서 내가 표절했다고 할까요? 다른 방법이 없잖아요! 겨우 일이잖아요. 이까짓 거 안 하면 그만이에요! 정 안되면 다시 가서 디저트 가게 운영하면서 살면 돼요!”  경소경은 고민하더니 말했다. “안야씨한테 다시 전화해봐요.”  진몽요는 그의 말을 듣고 안야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안야의 핸드폰도 꺼져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안 좋은 상황들만 상상되었고, 간묵 같은 성인 남성이 안야와 단 둘이 같이 있는데 안야는 지금 정신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기에 간묵 앞에서 속수무책일 것이다.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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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장

경소경은 놀리는 말투로 “설마 내 집으로 가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죠? 나는 안야씨 일이 해결도 안됐는데 당신한테도 무슨 일 생길까 봐 그래요. 이럴 때 일수록 내 수고를 덜어줘야죠. 정 마음이 안 놓이면 당신은 우리 집으로 가고 난 회사로 갈게요.”  그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진몽요도 거절할 수 없었다. 사실 그녀도 간묵이 이런 일까지 벌였는데 아파트에 와서 그녀를 해칠까 봐 무서웠다. “그래요… 그럼 실례할 게요.”  경소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예전에 그녀는 저런 말을 안 했는데 갑자기 달라진 태도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백수완 별장 앞에 도착한 후, 경비는 그의 차를 보자 바로 문을 열었다. 그는 창문을 내리고 경비원에게 말했다. “내 여자친구예요. 얼굴 잘 봐 뒀다가 앞으로 출입하게 해줘요.”  경비원은 조수석에 앉은 진몽요를 보고 얼른 허리를 숙였다. “네네네, 그럼요. 제가 몰라 뵈서 죄송합니다.”  진몽요는 그가 자신을 여자친구라고 소개하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비록 그녀의 편의를 위해서였지만 심장은 빨리 뛰고 있었다. 이 자식, 그냥 가족이라고 소개해도 되지 않았나?  집 문 앞에 도착하자 경소경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녀에게 열쇠를 건넸다. “들어가요, 난 회사로 갈 게요.”  그녀는 고민하더니 말했다. “집에 있어요. 당신이 어떻게 할까 봐 무서운 거 아니니까… 예전에 사귈 때 할 짓 못 할 짓 다 했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어요? 전 애인한테 관심 없다고 했었잖아요. 그래서 걱정 안 해요.”  경소경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그럼 만약에… 그거 그냥 내가 아무 생각없이 뱉은 말이라면요? 다 큰 남녀 둘이서, 어떡할 거예요?”  그녀는 그를 노려봤다. “적당히 해요! 사생활이 그렇게 문란하면서, 하룻밤도 못 참아요?”  그녀는 차에서 내려서 집으로 걸어갔고, 들어가자 마자 경소경의 집은 방금 대청소라도 한 것처럼 소파커버도 없고 많은 물건들이 치워져 있어 예전보다 더 공허해 보였다.  경소경도 이걸 발견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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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장

경소경은 옅게 웃었고 일어나서 그녀와 함께 안방으로 향했다. 그녀는 잘 때 외투만 벗었고, 니트와 청바지는 벗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편하게 잠옷으로 갈아입고 물었다. “바지 안 벗게요? 그래도 하루 종일 입었으면 깨끗하지는 않을 텐데, 그리고 불편하지 않아요?”  그녀는 그를 노려보며 “그래도 안 벗어요! 더러우면 나랑 같이 자지 말아요!” 이 말을 한 순간 여기가 그의 집인 게 생각나서 찔렸는지 다시 말했다. “당신이 오라고 했잖아요!”  그는 어이가 없었지만 드레스룸으로 걸어가 자신의 얇은 스웨터를 던져주었다. “내 말은 옷 좀 갈아입으라고요. 이거라도 입으면 편할 거예요. 내 옷은 그래도 무릎까지는 다 가릴 수 있을 거예요.”  그녀는 대답하진 않았지만 그의 제안을 받아드리고 옷을 뺏어 욕실로 향했다. 갈아입은 뒤 정말 그의 말 대로 스웨터는 무릎까지 가려주었다. 그의 키가 이렇게 컸었나? 그녀는 꼭 어린 아이가 어른의 옷을 뺏아 입은 기분이 들었다.  역시나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경소경은 비웃었다. “진짜 무릎까지 가려지네요. 키가 그렇게 작았나…”  그녀는 베게를 그에게 던지며 “내가 작은 게 아니라 옷이 큰 거예요!”  그는 인정하는 척했다. “그래요, 내 옷이 큰 거라고 치죠.”  침대에 누운 뒤, 그녀는 또 다시 안야 걱정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가 몸을 돌려 경소경에게 말을 하려는 순간 이미 잠든 그를 발견했다. 예전에는 그가 잘 자는 편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의외였다…  산 꼭대기. 간묵은 차 안에서 조용히 잠에 들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새벽 12시가 넘었고, 그는 자신과 안야의 핸드폰을 키자 온통 쓸모없는 문자와 전화만 쌓여 있었다. 답변은 어쩔 수 없이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는 안야에게 가족이 없고 진몽요와 제일 사이가 좋은 걸 알았기에 그녀를 노렸고 지금 할 수 있는 건 기다리는 것과 내일의 성공을 꿈꾸는 것이었다.  아침 6시쯤, 안야는 서서히 잠에서 깨어났고 자신이 낯선 곳에 있는 걸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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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장

안야는 눈썹을 찌푸렸다. “당신… 내가 취했을 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난 당신이 제도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였어요…? 성공하고 싶은 마음은 나도 이해해요. 나도 똑같이 이 도시에 성공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성공하려면 천천히 이뤄나가야지, 이럴수록 본인만 해치는 거예요! 내가 봤을 때 당신은 이미 성공했어요. 차도 있고, 집도 있고, 직업도 있고, 아는 것도 많은데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거예요?”  간묵은 이를 꽉 깨물었다. “그건 당신이 보는 환각이에요. 집은 월세고 차도 대출이 남은데다가, 월급은 많이 받지만 이런 도시에서는 10년을 일해도 집 한 채도 못 사요! 미래가 안 보이고, 그런 기다림이 난 싫어요!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고 난 놓치고 싶지 않아요! 이 도시에서 제일 필요 없는 게 나 같은 사람이에요. 딱 중간에 애매하게 껴 있어서 언제 성공할지 어떻게 알아요?”  안야는 약간 속상했다. “그래서… 날 만나고 싶어서 부른 것도 아니고 몽요씨한테 사과도 안 하겠다 이거에요?”  간묵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맞아요! 난 당신이 나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사람은 당신 같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에요. 나는 현지 사람이랑 결혼해서 주소도 옮기고 진정한 제도사람이 되고 싶어요. 진몽요씨한테 사과도 안 하고 그 사람이 표절했다고 인정하게 만들 거예요!”  안야는 너무 화가 나서 손에 든 물병에 물을 간묵에게 부었다. “그래요, 나 그쪽한테 호감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세상에 좋은 사람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까 나쁜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네요! 당신은 존경받을 자격도 없고 몽요씨도 표절 인정할 일 없을 거예요!”  간묵은 얼굴에 물을 닦으며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었다. “나를 어떻게 보든 상관없어요. 난당신이 가족도 없이 제도에서 진몽요씨만 의지하고 있는 거 알아요. 그 사람이 당신을 책임지고 있으니까 당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본인이 표절했다고 인정할 거예요. 같이 기다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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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장

안야는 마음이 약해졌지만 화가 났다. “나한테 아무 짓도 안 한 건 맞지만 지금 나를 못 가게 하는 건 불법구금죄예요. 그리고 몽요씨한테 협박도 했죠?”  간묵은 얼른 잠금을 풀었다. “그냥 내가 장난쳤다고 생각해줘요, 네? 지금 진몽요씨한테 전화해서 잘 있다고 아무 일 없었다고 말해줘요. 내가 지금 집으로 데려다 줄게요. 내가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실수했다고 생각해 주면 안돼요? 안야씨… 나 제도에 온지 벌써 10년이나 됐어요, 10년. 그냥 질투 나서 그랬어요. 그러니까 나 망하게 하지 말아요… 만약에 감옥에 들어가면 정말 인생 망한 거고 평생 되돌릴 수 없을 거예요! 우리 부모님은 고향에서 내가 성공하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유명해지지를 못 해서 집에도 못 갔어요…”  안야는 또 속을까 봐 물었다. “좋은 디자인 만든 적 있지 않아요? 이 업계에서도 나름 알아주는 인물인 것 같던데, 이정도로도 집에 못 가요?”  간묵은 힘겹게 말했다. “맞아요… 근데 그건 몇 년 전 일이에요. 그 디자인 이후로 다시 좋은 작품을 내지 못 했고, 그때 돈 많이 벌어서 고향에 갔다 온 이후로 다시는 창피해서 못 갔어요. 아마 한 번 빛을 봤으니까 그런 거 같아요. 그러니까 한 번만 나 믿어줘요… 부탁할 게요…”  안야는 속으로 갈등했지만 결국 나쁘게 마음을 먹지 않았다. 간묵과 그녀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그녀도 이 도시에서 자리를 잡고 싶었기에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알겠어요… 지금 전화해서 아무 일도 없다고 말할 게요. 이쪽 일 앞으로 못 하더라도 다른 일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나쁜 길로 새지 마세요.”  간묵은 고개를 조아렸다. “알겠어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눈 앞에 이 남자에 대한 호감은 다시 생길 일이 없었고 그녀는 그가 바보라고 생각했다. 기분은 가라앉힌 뒤, 그녀는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벨 소리에 진몽요는 잠에서 깼다. 옆에서 잘 자고 있는 경소경이 깰까 봐 핸드폰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안야 걱정에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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