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1 - 챕터 130

2631 챕터

제121화 교통사고

그녀가 소찬식의 딸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아마 이 땅에서 계속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강서진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이 상황 자체가 수치스러웠지만 어쨌든 칼자루는 저쪽이 잡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그래서, 뭘 원하는데요?”소은정을 건드리는 게 아니었는데 후회막심이었다. 소은정은 짜증스러눈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또각또각 강서진 앞으로 다가갔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조롱이 가득했다.“그 알몸 사진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3초 셀게요.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요. 안 그럼 그 사진이 바로 인터넷에 퍼질 테니까.”강서진의 당황한 모습에 소은정은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 정신을 차린 강서진은 도망치면서도 애원을 멈추지 않았다.“진... 진정해요!”뒤꽁무니가 빠져라 도망치는 강서진을 바라보던 소은정은 지루하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밖으로 나갔다.클럽 밖, 소은정의 차 옆에 누군가 서 있었다. 그 사람은 박수혁이었다. 그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안 바빠?”소은정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어 차가운 미소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당하고도 날 만나고 싶은 건가? 참 뻔뻔하다니까.깊은 눈동자를 한참 동안 소은정을 바라보던 박수혁이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은정아, 민영이와의 사이에 대해 해명하고 싶어. 나랑 민명이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야.”이거라도 해명하면 그도, 소은정도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서민영이라는 단어에 소은정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소은정은 박수혁을 밀려낸 뒤 바로 차에 올라탔다. 조금이라도 빨리 여길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소은정은 벨트도 하지 않고 엑셀을 밟았다.하지만 그 순간, 그녀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엑셀을 살짝 밟았음에도 차량 속도가 120km/h까지 올라갔다.소은정의 차량은 빠르게 달려 순식간에 도로 중앙으로 돌진했다. 새벽이라 도로를 거니는 차량은
더 보기

제122화 하지 못했던 사과

한편, 인터넷에는 박씨 일가가 소은정에게 그동안 저지른 악행에 관한 토론으로 뜨겁게 달구어졌다. 하지만 여론이 화가 잔뜩 나있는 지금 괜히 해명문을 올리면 사람들을 더 자극할 뿐이었기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박씨 저택.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은 모두 박대한의 눈치를 보며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않았다.하루 아침에 태한그룹의 주가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 박대한의 분노는 끝까지 차올랐다. 게다가 늦은 밤까지 박수혁은 코빼기도 모습을 보이지 않자 박대한의 화는 극에 달했다.“수혁이 이 자식은 도대체 어디 간 거야!”박대한은 지팡이로 바닥을 세게 내리치며 집사에게 물었다.“도련님께서 전화를 안 받으십니다. 이 비서도 도련님이 어디로 가셨는지 모른다고 하고요.”잔뜩 겁을 먹은 집사가 콩알만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흥, 집안이 이 꼴이 됐는데 한가롭게 어딜 돌아다니고 있는 거야! 그 자식 소은정 그 여자와 3년이나 살았다는 놈이 아무 눈치도 못 챴다는 게 말이 돼!”박대한은 자신의 한 짓이 후회스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소은정이 SC그룹 회장 소찬식의 딸이라는 걸 알았다면 절대 홀대하지 않았을 텐데.두 가문의 결합은 재계를 뒤흔들만한 빅 뉴스가 되었을 것이다.그런데 지금은...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SC그룹과 척을 지게 된 것은 물론 비취 담뱃대까지 빼앗기고 말았으니...박대한은 매서운 눈빛으로 이민혜와 박예리를 노려보았다.“멍청한 것들! 이게 다 너희들 때문인 건 알고 있겠지!”이민혜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변명했다.“아버님, 소은정 그 계집애가 작정하고 저희를 속인 거예요. 저희는 아무 잘못 없다고요. 그리고 그 계집애가 수혁이랑 결혼하기 전에 뒷조사까지 해보셨다면서요.”이민혜의 말을 들은 박대한은 콧방귀를 뀌더니 호통을 쳤다.“네가 내 담뱃대를 경매에 넘기지만 않았더라도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진 않았어! 어디서 뻔뻔하게 변명이야!”박대한의 기분을 거슬리게 만드는 사건들 중 그를 가장 화나게 하는 건 바로 비취 담뱃대를 빼앗겼다는
더 보기

제123화 돈

박수혁은 방금 전 차가운 가로등 불빛 아래, 외롭게 멀어져 가던 소은정의 모습을 떠올렸다.그 순간,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심장이 욱신거렸다. 아마 그녀에게 진 마음의 빚을 영원히 갚을 수 없음을 느꼈기 때문이겠지.박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사과? 말이 쉽지. 사과하는 순간, 우리가 그동안 소은정에게 했던 짓이 전부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꼴이야. 회사와 우리 가문의 명예는 어떻게 할 셈이냐?”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박예리도 거들었다.“그러니까. 굳이 공식 사과문까지 발표할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소찬식 딸이면 또 뭐? 우리보다 더 고귀한 존재라도 돼? 결혼도 이혼도 다 그 계집애가 알아서 결정한 거잖아. 왜 그 책임을 우리가 져야 하는데!”사과를 한다면 친구들 모임에서 체면이 바닥까지 떨어질 게 분명했고 자존심 강한 그녀가 그걸 용납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죽어도 사과만은 할 수 없었다.여동생의 궤변에 박수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 보았고 겁을 먹은 박예리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박수혁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죽어도 체면은 버리지 못하겠다 이거지?“그래요. 공개 사과가 싫으시다면 직접 은정이 집에 가서 사과하시죠.”“그게 무슨 소리야?”이민혜가 바로 반박했다.비굴하게 그녀에게 머리를 조아리던 소은정에게 직접 사과까지 하라니!“그만해!”박대한은 일그러진 얼굴로 탁자를 내리쳤다. 그는 항상 자랑스럽게 여겨왔던 손자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다른 방법은 없는 게냐?”“없습니다.”박수혁이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지금이야말로 그와 가족들이 소은정에게 빚진 사과를 돌려줄 때니까.박대한은 두 눈을 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알아서 해!”지금으로선 박수혁의 판단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할아버지...”박예리의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에 박수혁은 차가운 얼굴로 경고를 날렸다.“박예리, 할아버지가 왜 담뱃대를 잃게 되셨는지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또 소란 일으키면 카드고 뭐고 전부 다 끊어버릴 거니까 알아서 해. 알바를 하든
더 보기

제124화 대표이사 소은정

SC그룹, 회의실.소찬식은 의자에 기댄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소은호가 회의를 주도했다.소은호는 간단히 인사말과 함께 바로 소은정을 소개하기 시작했다.소은정은 상처를 가리기 위해 내린 앞머리를 만지작거렸다.“뭐 다들 이미 아셨을 거라 생각하지만 다시 한번 소개 드립니다. 소은정 씨는 제 하나뿐인 동생이자 SC그룹의 최대 주주입니다. 앞으로 SC그룹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실 겁니다. 다들 우리 은정이를 믿고 따라주실 거라 믿습니다.”최대 주주!자리에 앉은 이사들의 모든 지분을 다 합쳐도 소은정을 이길 수 없으니 마음에 들지 않아도 따를 수밖에!애초에 장한명이 아닌 소은정 쪽에 서서 정말 다행이었다는 생각에 이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축하드립니다. 소은정 대표님.”누군가를 시작으로 모두들 소은정의 취임을 축하하며 박수를 쳤다.본부장에서 대표이사까지 오빠의 완벽한 계획 덕분에 그녀는 순조롭게 회사를 물려받게 되었다.비록 소은호는 앞으로도 그녀를 도와 함께 회사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갑자기 늘어난 업무량과 대표이사라는 직함이 주는 무게감에 소은정은 기쁘면서도 어깨가 무거웠다.회의가 끝나고 회의실을 나서는 소은정을 향해 우연준이 다가왔다.“대표님, 태한그룹에서 오늘 점심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소은정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이렇게 빨리?박대한의 성격에 적어도 보름 정도는 미룰 줄 알았는데...우연준이 건넨 태블릿을 쓱 흝어보던 소은정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단 몇 마디 말로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가 가짜이며 3년 동안의 결혼생활에 대한 반성 아닌 반성까지. 아무런 감정도 온도도 느껴지지 않는 사과문, 딱 봐도 박수혁의 솜씨였다.“저희 쪽에서도 대응을 해야 할까요?”“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알겠습니다. 아, 거성그룹 쪽에서 프로젝트 기획서를 함께 작성할 것을 제안해 왔습니다. 기획안 확정 전까지 프로젝트 팀원들이 거성그룹에 주둔하는 게 어떻겠냐며 임 대표가 묻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거
더 보기

제125화 이혼 선물

한편, 임춘식은 소은정이 직접 기획안 작성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기뻐하며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오실 때 우리 배신자도 데리고 오시죠. 다들 말은 안 해도 보고 싶어 하는 눈치입니다.”“그럼요. 당연히 그래야죠.”소호랑이 있다면 거성그룹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건 물론 지루하지도 않을 테니 소은정에게도 나쁠 게 없었다.통화를 마친 소은정은 다시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어느새 밖은 캄캄해지고 가로등과 네온사인이 거리를 밝혔다.소은정은 기지개를 켜며 일어선 뒤 핸드백을 들고 일어섰다. 사무실을 나선 그녀는 여전히 불을 밝히고 있는 소은호의 사무실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오빠가 키워놓은 회사를 그녀가 홀랑 먹어버린 게 아닌가 싶어 죄책감이 몰려왔다.사무실 문을 노크한 소은정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소은호는 한창 화상회의 중이었다. 진지한 얼굴로 대화를 하던 소은호는 그녀를 발견하고는 손가락으로 소파를 가리켰다.소은정은 싱긋 웃은 뒤 조용히 소파에 앉아 오빠가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니 왠지 태한그룹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의아한 얼굴로 회의를 마친 소은호를 향해 물었다.“태한그룹? 유럽 지사에서 태한그룹이 준비하는 신제품과 똑같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거야?”“그래. 똑같은 퀄리티에 가격은 훨씬 저렴해. 이번 일로 아마 손해 좀 볼 거야.”소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마음이 불편했다.“오늘 태한그룹에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어.”“알아. 하지만 그걸론 부족해. 너한테 준 상처를 사과문 하나로 없었던 일로 만들 수는 없어. 게다가 박수혁이 발표한 사과문 덕분에 주가 하락폭도 많이 줄어들었어. 결국 태한그룹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고.”소은정의 질문에 대답하던 소은호가 피식 웃었다.“뭐야? 설마 마음이 약해지기라도 한 거야?”“그럴 리가.”소은정이 고개를 저었다.“뭐 이건 표면적인 이유일뿐이고 해외 시장에서 태한그룹과 SC그룹은 항
더 보기

제126화 죽었어

말없이 한참을 걷던 그때, 소은정이 웃으며 다가갔다.“오빠, 선물 다른 걸로 주면 안 돼?”“뭔데?”“요즘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가AI분야에 관한 거거든? 오빠가 좀 도와주면 안 될까?”소은찬은 모든 나라에서 욕심내는 천재 학자, 기업의 연구원으로 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인물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좋은 인맥을 두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소은찬은 별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근데 휴가를 1달밖에 못 받았는데. 괜찮겠어?”“괜찮지 그럼.”목적을 달성한 소은정은 장난스레 웃으며 카드를 흔들었다.“뭐 이것도 일단 받아둘게. 고마워, 오빠.”한편, 박수혁과 강서진도 누군가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상태였다.이리저리 고개를 빼들던 강서진은 누군가를 발견하고 박수혁의 옆구리를 찔렀다.“와, 여기서 또 보네. 소은정이잖아?”소은정 옆에는 단정한 이목구비와 차분한 분위기의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 고개를 든 박수혁의 시야에 소은정의 얼굴이 들어왔다. 길게 늘어트린 머리와 우아한 블랙 원피스, 그녀는 낯선 남자를 향해 애교 섞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소은정을 발견한 박수혁은 뭔가에 홀린 듯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소은정과 소은찬의 대화가 그대로 들려왔다.“그런데 왜 이혼한 거야?”“죽었어.”소은정이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아, 그래.”소은찬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소은정의 대답에 박수혁과 강서진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박수혁은 멀어져 가는 그녀가 다시 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소은정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그만 봐. 형은 이미 죽었다잖아.”강서진이 웃으며 박수혁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때, 비서가 보낸 사진이 도착하고 박수혁에게 더 중요한 일 얘기를 하려던 순간, 강서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비서가 보낸 사진은 바로 오늘 두 사람이 스카우트하려던 남자의 사진, 그리고 그 사진의 얼굴은 분명 방금 전 소은정의 옆에 있던 그 남자였다.“으악!”깜짝 놀란 강서진이 소리를 지르고 미간
더 보기

제127화 베프

“끝났네. 소은정과 아는 사이일 줄이야. 아주 그냥 베프처럼 보이더구만!”강서진이 혀를 찼다. 소은찬이 귀국했다는 소식은 극비, 거금을 들여 겨우겨우 스케줄을 알아냈는데 눈앞에서 빼앗기다니. 강서진의 말에도 박수혁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한편, 본가에 도착한 소은정과 소은찬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소은해의 비명소리와 소찬식의 분노 어린 고함을 듣고 자리에 멈춰 섰다.멈칫하던 소은찬이 말했다.“집 하나만 얻어줘. 조용한 곳으로.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없으면 더 좋고.”두 눈을 깜박이던 소은정이 장난스레 물었다.“흉가는 어때?”“뭐 상관없어.”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간 순간, 소은해가 소은정에게 안기며 말했다.“드디어 왔네. 나 좀 살려줘.”소은정이 질색하며 오빠를 밀어내려던 순간, 소은찬을 발견한 소은해가 소리쳤다.“형!”소은찬도 보기 드문 미소를 보여주며 대답했다.“꼬마야.”“젠장!”소은찬의 말에 소은해는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꼬마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내 나이가 몇 살인데!”“누군데?”사람들 목소리에 역시 현관으로 나온 소찬식도 소은찬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달려갔다.“은찬아...”뒤를 따라온 소은호도 다시 모인 가족들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오랜만에 돌아온 도련님의 모습에 집사도 기뻐하며 직원들에게 음식들을 준비하고 도련님이 지내실 방을 정리하라고 분부했다.3년 만에 돌아온 소은찬은 엉망이 된 집안을 둘러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뭐 전쟁이라도 났어요?”방금 전까지 상봉의 기쁨에 활짝 웃고 있던 소찬식이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은해 이 자식이 글쎄 요리를 하겠다더니 그 귀한 능지 버섯을 아주 다 망가트렸어! 안 되겠다. 너 오늘 좀 맞자!”소찬식은 자연스레 골프채를 들고 소은해를 향해 달려갔다.쫓고 쫓기는 소찬식과 소은해를 뒤로하고 소은호는 여유롭게 소파에 앉았다.“아예 들어오기로 한 거야?”소찬식은 집사가 건넨 탄산수를 한 모금 마시고 대답했다.“한신연구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어. 거기서
더 보기

제128화 내 마음대로

“신나리 씨, 오빠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호랑이도 오빠가 마음에 든 건 가봐. 참, 신나리 씨도 거성그룹 연구팀에 있어. 오늘 곧 만나게 될 거야.”소은찬은 어깨를 으쓱한 뒤 소호랑을 다시 소은정에게 넘겨주었다.“호랑아, 우리 나리 씨 만나러 갈 거야...”“엄마, 나 잘생긴 삼촌한테 안기면 안 돼요?”소호랑이 소은정 품에 안긴 채 애교를 부렸다.“오빠...”소호랑의 부탁에 소은정도 소호랑의 표정을 따라 하며 소은찬을 바라보았다.세계 최고의 물리학자인 소은찬에게 소호랑은 그에게 소호랑은 그저 로봇 작품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지만 동생의 부탁에 말없이 소호랑을 한 손으로 받아들었다.잠시 후, 거성그룹, 직원들은 바로 소호랑 주위에 몰려들었다.“배신자, 우리 보고 싶지 않았어?”하지만 소호랑은 고개를 홱 돌리더니 대답했다.“누구세요?”도도한 소호랑의 모습에 소은정이 어색하게 웃던 그때, 연구팀 직원과 임춘식이 다가왔다. 두 사람은 임춘식의 안내를 받아 프로젝트가 진행될 장소로 도착했다.소은찬을 눈여겨보던 임춘식이 말했다.“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소은정이 소개를 하기 전에 소은찬이 먼저 대답했다.“글쎄요. sunner이라고 합니다.”조금은 무례하게 여길 법도 하지만 임춘식은 싱긋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어려 보이는데 갓 졸업한 학생인가 봐요? 뭐, 소 대표님이 추천하신 분이니 안심하겠습니다.”여기서 소은찬의 신분을 밝힌다면 인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임춘식이 바로 거성그룹으로 스카우트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거성그룹의 핵심 기술을 손쉽게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어차피 소은정이 원하는 건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뿐, 임춘식이 소은찬의 정체에 대해 모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해 별말 하지 않았다.프로젝트 사무실 앞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그 선두에 선 사람은 바로 박수혁이었다.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리자 임춘식이 미간을 찌푸렸다.“태한그룹 쪽에서는 박수혁
더 보기

제129화 멍청해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다행히 박수혁도 이 말을 끝으로 능숙하게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1시간 정도 진행된 회의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하늘에서는 보슬보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Manolo Blahnik 하이힐을 신은 소은정은 물이 고인 계단을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였다. 문 어귀에 놓인 우산통에 작은 우산 하나만 남은 걸 발견한 소은찬은 자연스럽게 소은정에게 씌워주며 말했다.“가자.”소은정은 신발을 바라보다 아쉽다는 듯 말했다.“에이, 이 신발, 물에 닿으면 안 되는데.”소은정의 말에 소찬식은 동생을 훑어보았다. 치마를 입은 그녀를 안을 수도 없는 노릇, 소은찬은 정장 재킷을 벗어 계단에 펼친 뒤 소은정을 향해 손을 뻗었다.“옷 젖겠다. 어서 내려와.”“그래.”소은정이 자연스레 소은찬의 손을 잡고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쏙 들어갔다.뒤에서 이 모든 걸 바라보고 있던 임춘식이 감탄했다.“두 사람 참 잘 어울리네요.”임춘식을 살짝 노려보던 박수혁이 이를 악 물었다. 소은찬은 천재 물리학자로서 웬만한 거물급 정치가들도 예의를 갖추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소은정을 보살피는 모습이 아주 눈에 거슬렸다.친구? 친구 사이는 넘어선 것 같은데...“언니!”이때, 신나리가 소호랑을 안은 채 소은정을 향해 손을 흔들더니 어린아이처럼 달려왔다.흠칫하던 소은정이 웃으며 소은찬에게 소개했다.“이쪽이 바로 신나리 씨예요.”자신의 연락처를 가지고 간 여자라는 말에 소은찬은 그녀를 유심히 훑어보았다. 반갑게 소은정을 안으려던 신나리는 그 옆에 있는 소은찬을 보더니 바로 입을 틀어막았다.“하! 어떡해!”신나리는 바로 소호랑을 내팽개치고 소은찬을 와락 끌어안았다. 소은정을 제외하고 이성과의 스킨십은 처음인 그는 당황스럽고 쑥스러운 얼굴로 신나리를 밀어냈다.“자중하시죠.”자신의 롤 모델을 직접 보았는데 누가 자중할 수 있을까? 신나리는 불쾌하다는 듯한 소은찬의 말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빛을 반짝였다.“신나리라고 합니다. 정말
더 보기

제130화 아빠, 사랑해

이때, 임찬식과 박수혁이 다가왔다.“나리야, 아까 소 대표 옆에 있는 남자 아는 사람이야?”임춘식이 물었다.한편, 소찬식이 지극정성으로 소은정을 챙기는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두 사람 참 잘 어울렸었지. 부럽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신나리는 고개를 끄덕이다 곧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소은정이 비밀로 해달라고 했으니 절대 말할 수 없었다.박수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신나리를 훑어보았고 신나리는 소찬식이 버리고 간 정장 재킷과 우산을 챙기고 후다닥 건물로 뛰어들어갔다.한편, 혼자 남겨진 소호랑이 스마트 시스템으로 소은정에게 전화를 걸려던 그때, 누군가 그를 번쩍 들어 올렸다.박수혁은 소호랑을 이리저리 훑어보다 물었다.“나 기억하지?”거친 박수혁의 손길에 소호랑은 네 발을 버둥거렸다.“나 엄마한테 갈 거야. 이 나쁜 자식아, 이거 놔!”나쁜 자식?전에 박수혁이라면 졸졸 따라다니던 소호랑인데 못 본 사이 나쁜 자식이라니. 임춘식도 깜짝 놀라 눈이 커다래졌다.“야, 너 전에는 아빠라고 불렀잖아.”임춘식의 말에 소호랑은 고개를 홱 돌렸다.“아빠는 무슨, 엄마는 더 좋은 사람이랑 결혼해야 해!”그를 거둔 소은정이 박수혁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는 소호랑이었기에 역시 박수혁에 대해 나쁜 감정이 생긴 것이다.이때, 이한석이 우산을 챙겨 부랴부랴 박수혁을 향해 달려왔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때, 소호랑이 갑자기 말했다.“아빠, 사랑해...”아빠라니? 이한석은 경악스러운 얼굴로 말하는 호랑이를 바라보았다. 박수혁이 고개를 돌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새아빠”의 얼굴을 훑어보았다.“그게...”이한석이 더듬거리며 손을 저었다.“아빠!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멋져!”“풉!”웃지 못할 상황에 임춘식이 웃음을 터트렸다.어색한 분위기 속, 방금 전, 회사를 나섰던 차량이 다시 돌아왔다. 차에서 내린 소찬식이 박수혁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호랑이 돌려주시죠.”박수혁은 콧방귀를 뀌더니 소호랑을 홱 던져버렸다. 밀려오는 짜증을 억누르며 차
더 보기
이전
1
...
1112131415
...
26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