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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화

그날 오후, 이유영은 하루종일 업무에 치여 지냈다.

두 건의 회의를 마치고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회의실을 나오자마자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 비서실 직원이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다가왔다.

“대표님, 강 대표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지금은 손님 접대실에 계세요.”

강이한이 왔다는 소리에 유영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언젠가는 찾아올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찾아온 건 뜻밖이었다.

하지만 딱히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았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박연준과 약속한 시간과는 조금 여유가 있었다.

“가죠.”

그녀는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

문을 열자마자 풍기는 매캐한 담배냄새에 유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 남자도 그녀를 보고 인상을 썼다.

“정말 바쁜 사람이네. 한번 만나기 쉽지 않아!”

그가 여기 온지 벌써 두 시간이나 지났다.

중도에 회의실로 찾아가겠다고 했지만 비서실 직원이 막아나섰다. 이곳의 직원들은 공과 사가 확실한 분위기였고 규정을 어기는 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바쁜 줄 알았으니 할 말이나 하고 돌아가.”

말을 마친 그녀는 손목시계를 힐끗 쳐다보았다.

기고만장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초조하게 기다린 자신이 초라해 보였는지 강이한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이유영!”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닌가 보지?”

이유영은 그가 이를 갈든 말든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과거 그녀가 일하는 그의 회사로 찾아올 때마다 바쁘다고 귀찮다는 듯이 그녀를 팽개치던 그였다.

그런데 지금 강이한 본인은 정작 자신이 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거기 서!”

접대실을 나서자마자 남자가 뒤에서 그녀를 불러세웠다.

걸음을 멈춘 이유영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뚜벅뚜벅 다가오는 그에게서 싸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볼일이 남았어?”

그녀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에게 물었다.

사실 그가 왜 여기 왔는지는 속으로 뻔히 알고 있었다. 한지음은 병실에서 어떻게 하면 그녀를 곤란하게 할지만 연구하는 듯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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