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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2장

작가: 십육인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1:55:39
나의 보아, 나의 딸, 내 귀한 보아.

소만리는 지금 사화 정의 눈에 짐승만도 못하다. 사화정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처럼 소만리 마음에 꽂혔다. 아무도 그녀의 상처를 보지 못했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상처투성이가 되어 피를 흘리고 있었다.

소만리는 아픔을 참고 떨린 두 손을 잡고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모 사모님, 저는 모보아를 해친 적도 없고 죽인 적은 더더욱 없어요. 제발 믿어주세요. 이번 일을 끝까지 조사하고 범인을 놓치지 마세요.”

“또 변명하는 거야!” 모현은 주먹을 꽉 쥐고 책상을 쳤다. 그의 눈빛은 사나웠다.”증거도 있는데 어떻게 아직도 뻔뻔하게 네가 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어? 만영이 괴롭히는 걸로 만족하지 않고 이젠 보아까지 죽이는 거야? 소만리, 잘 들어, 꼭 죗값을 치르게 할 거야.”

모현이 그녀를 욕하는 말은 소만리의 마음을 절벽으로 밀어내린 거 같았다.소만리는 결국을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그녀가 모가와 무슨 원한이 있냐고 질책했다. 원한..?

하지만 그녀가 몇 년 동안 바란 부정애, 모정애는 전부 그녀와 스쳐 지나갔다. 그녀가 기다려서 돌아온 거는 모욕과 따귀뿐이다. 마음이 어떻게 이렇게 아플수 있지..?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손톱이 살이 파고 들어가는 거 같았다.

아니다.

그녀는 소만영이 계속 사화정과 모현 옆에 있는 거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소만리는 이를 악물고 진실을 말해주려고 하였다,

“쓰읍”이때 사화정이 아파하는 소리가 들렸다. 모현은 놀라서 다가갔다.” 상처 다시 벌어진 거야? 화정아, 만영이 말 듣고 다시는 이 여자 만나러 오지 말자. 내가 약속할게. 우리 딸을 위해 꼭 복수할게. 이 여자를 감옥 밖으로 절대 내보내지 않을게.”

소만리가 입을 열려고 하자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모현의 말을 듣고 사화정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자 소만리는 진실을 말할 용기를 잃었다. 그녀는 소만영이 말한 사화정의 심장병을 잊지 않았다.

속만 영이 거짓말을 했다고 해도 자기가 친딸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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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만리는 사화정과 모현이 소만영의 손을 애틋하게 잡고 있는 거를 봤다. 그녀는 원래 소만리가 받아야 할 부모님의 사랑을 누리고 있었다. 지금 모든 관심과 사랑은 소만영에게 쏠렸다. 소만리의 마음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입까지 나온 말들을 다시 삼켰다, 방금 올라온 기대와 친절함도 다시 삼켰다. 소만리는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목구멍에서 피비린내가 났다.“만리야, 이번에는 너무 심했다.” 소만영은 울먹이면서 그녀의 앞으로 뛰어왔다.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있었다. “내가 말했지. 무슨 원한이 있으면 나를 향해 풀리게, 주위 사람은 해치지 말라고. 어떻게 그렇게 독할 수 있어! 이번엔 보아까지 죽이고. 꼭 내 주위 사람들을 다 괴롭혀야 성이 차?”코 앞까지 다가온 얼굴을 보자 소만리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 새빨간 피가 입가에서 흘러내려 하얀 이빨을 새빨갛게 물들었다.“소만영, 네가 전 세계의 사람을 다 속여도 나는 못 속여, 그러니까 내 앞에서 연기하지 마. 역겨워.”“찰싹” 소만리의 말이 끝나자 모현은 그녀를 향해 따귀를 날렸다. 원래도 힘이 없던 소만리는 따귀를 맞자 땅에 주저앉았다. 입에서는 피가 흘러내렸지만 이번에는 빨간 피가 아니었다.소만리는 처량하게 웃었다, 그녀는 가슴에 총을 맞은 거 같이 아픈 통증을 즐겼다. 죽기 전에 아버지한테 받은 사랑으로 받아들였다.모현은 소만리를 보지도 않고 소만영의 손을 잡았다. “만영아, 엄마가 몸이 불편해져서 집에 가자.”“아빠, 먼저 엄마 데리고 나가세요. 저는 만리랑 조금 더 얘기를 나누고 갈게요.”소만영은 불쌍하게 부탁했다.모현은 안쓰러웠지만 강요하지 않고 사화정을 부축하고 나갔다. 뒤돌아, 사화정은 소만영에게 충고를 남겼다. “이 미친년이 너 괴롭히면 바로 엄마 불러, 남은 인생을 다 희생해도 이 독한 년이 다시 우리 딸 못 괴롭히기 만들 거니까.” 말이 끝나자 소만영은 조신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소만리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처량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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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만리는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해졌다. 경고를 남긴 사화장을 보자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진 거 같았다. 오랜 시간동안 갈망했던 부모님이 결국에는 그녀의 생명을 앗아가는 무기가 되었다.다음생이 있다면 그녀는 기억이 7초밖에 없는 물고기로 태어나고 싶다. 그러면 그녀를 아프게 하는 기억들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만리는 살인죄로 고소당해 법원에 갔다, 인간이라면 살려달라고 비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녀는 마음이 이미 죽었다.법정에서 소만리는 죄수복을 입고 얼굴은 창백해졌고 머리는 산발이 되었다. 귀신처럼 피고석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소만영은 이쁘게 꾸민 채 옆에는 사화정, 모현과 기모진이 있었다, 기모진도 왔다. 소만리의 형량을 듣고 그녀가 감옥에 들어가는 모습을 구경하러 온 거 같았다.소만리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녀는 살인죄가 당연히 성립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지도 못한 건 변호사 한 분이 그녀를 위해 변호하고 있었다. 이 변호사는 전문성이 갖춰진 변호사였다. 업계에서도 매우 유명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출했다. 바로 현장에서 찾은 소만리의 혈흔이 묻어있는 휴지를 주웠다. 휴지에서는 제3자의 지문이 나왔다. 하지만 이 지문은 범죄자의 기록에서는 못 찾았고 아직까지도 누구의 지문인지 밝혀지지 않았다.소만리은 바로 그때 소만영이 그녀의 얼굴을 때린 게 기억이 났다, 그때 손에 그녀의 피가 묻었고 나중에 휴지로 닦았다. 닦은 휴지는 바로 바닥에 던졌다. 그래서 이 휴지는 무조건 소만영이 남긴 것이다. 역시 모보아가 죽은 건 소만영과 연관이 있었다. 소만리는 법정에서 바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서 대충 짐작이 갔다. 이 의심스러운 부분 덕분에 소만리의 살인죄는 성립되지 않아 풀려났다. 하지만 사화정과 모현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들은 소만리가 바로 모보아를 죽인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소만영은 옆에서 가식적으로 그들을 말리고 있었다. 소만리는 얇은 옷차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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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돼!! 기모진!” 소만리는 큰소리로 외쳤지만 기모진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녀는 그가 손을 뻗어 중요한 증거품을 호수로 던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봤다. 그녀의 인생이 끝난 줄 알았다.하지만 다행히도 호수에 얼음이 녹지 않아 귀걸이는 물에 잠기지 않고 얼음 위로 떨어졌다. 기모진도 얼음 위에 떨어진 게 불만인지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그러자 소만리가 바람처럼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표정이 변하고 믿기지 않은 듯이 호수로 뛰어가는 소만리를 봤다. 소만리는 귀걸이를 줍기 위해 미친듯이 호수로 뛰어갔다. 하지만 얼음표면이 그녀와 1미터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 소만리의 팔로 닿을 수 없는 걸 알자 그녀는 나뭇가지를 주워서 귀걸이를 닿으려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귀걸이가 떨어질까 봐 무서웠다.그녀의 모습을 보고 기모진은 다가가 그녀를 일으켰다. ” 소만리, 뭐 하는 거야?” “기모진씨는 눈이 없나요? 저는 저의 누명을 벗겨줄 증거품을 회수하고 있어요. 소만영이 진짜 범인이라는 증거를요.”기모진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모보아가 죽은 게 만영이랑 무슨 상관이야.” 그는 한결같이 소만영의 편을 들었다. “나랑 돌아가자”“싫어!” 소만리는 있는 힘껏 그를 밀고 눈을 마주쳤다. “기모진, 나 만지지 마. 역겨우니까.” “뭐라고?” 남자의 눈빛은 순식간에 어둠으로 둘러싸였다. 하지만 소만리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역겹다고!” 그녀는 했던 말을 반복했다. “앞뒤가 다른 독한 소만영을 위해 네가 싫어하는 여자에게 키스하다니. 너의 이런 행동이 역겹다고!”말이 끝나자 소만리는 표정이 어두워진 기모진을 봤다. 그는 얇은 입술을 깨물고 핏대를 세웠다. 하지만 소만리는 거만하게 그를 바라봤다.”기모진, 이제서야 너를 좀 알겠어. 오늘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귀걸이는 절대 너한테 안 넘겨줄 거야. “이 말을 하고 소만리는 호수로 뛰어들어갔다. 기모진의 동공이 놀라서 커지고 그녀가 뛰어들어가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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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제가 사랑한 여인   제 127장

    기모진이 불쾌해 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만리, 문 열어.” “기모진, 돌아가. 네 얼굴 보기 싫어.” 소만리는 차갑게 거절하고 뒤돌았다.그녀는 귀걸이를 잘 숨기고 샤워를 했다. 샤워를 다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보일러를 켜자 그제서야 좀 따뜻해졌다. 소만리가 시계를 보자 30분이 지났다. 기모진이 돌아간 줄 알았다. 그녀는 입구 쪽에서 소리가 없는 걸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을 열자 기모진이 아직도 문 앞에 서있었다.그의 몸은 젖어 있었고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안색도 창백해 보였다. 그는 깊고 이쁜 눈동자로 소만리를 바라봤다. 그러자 소만리의 심장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가 이 추운 겨울에 계속 문 앞에서 서 있을 줄은 몰랐다. 소만리는 놀래서 바로 문을 닫으려 했지만 기모진이 문을 잡고 있었다. 그가 힘을 주자 문이 가볍게 열렸다. 집에 들어오자 그는 차 키를 소만리에게 주었다. “내 차에 갈아입을 옷이 있어. 들고 와.” 소만리에게 명령을 하고 기모진은 자연스럽게 욕실로 들어갔다. 소만리는 쫓아가 그의 길을 막았다. “기모진, 지금 무슨 뜻이야.” 비록 젖은 몸이지만 그의 기세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는 웃긴 듯 입꼬리를 움찔했다. “소만리, 내가 방금 너 살려주지 않았다면 네가 아직 살아있을까? 이게 생명의 은인을 대하는 태도야?” “생명의 은인?” 소만리는 어이없어 웃었다. ”기모진, 그게 살려준 거야? 너는 그저 소만영을 지켜주려고 네 손으로 직접 나를 죽이려고 살린 거잖아.” 말이 끝나자 기모진의 얼굴은 먹구름이 잔뜩 꼈다. “소만리, 넌 진짜 감사할 줄 모르네.” “그렇다고 해도 기모진씨 덕분이죠.” 소만리는 기모진에게 그녀를 훈육을 할 기회조차 안 주고 뒤돌고 나갔다. 기모진은 억지 부리는 소만리의 뒷모습을 보자 눈이 잠깐 빛났다. 비록 내키지 않지만 소만리는 기모진이 갈아 입을 옷을 챙겼다. 그가 샤워하고 돌아가기를 바랬다. 하지만 기모진은 돌아갈 기미가 없었다. 오히려 느긋하게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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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만리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지금 그녀의 귀로 들린 게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고 있는 손을 더 꽉 쥐었다. “아리…” 그는 그녀를 아리라고 불렀다. 얼마나 낯설면서 익숙한 이름인가…소만리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기모진의 자고 있는 모습을 보자 시야가 흐릿해졌다. 옛날 추억들을 회상하자 소만리의 마음속에서 또 기대감이 들기 시작했다. “만영아, 걱정하지 마. 약속한 일은 절대 지켜...” 소만리는 마음이 따뜻해 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 말을 들으니 마음이 바로 식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손을 뺐다. 네가 지금 부른 아리는 내가 아니라 소만영이었구나. 하긴 지금 그녀의 이름이 모천리지. 소만리는 모욕당한 듯이 비웃으며 뒤돌았다. 아파도 당연하다. 아직도 이 남자한테 미련이 남고 기대를 하다니…소만리가 기모진을 깨워 약을 먹이려고 하자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자 소만영의 이름이 떴다. 소만리는 고민을 하다가 받았다. 전화너머로 소만영의 가식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진아, 어디야? 오늘 저녁은 나랑 같이 있는다고 약속했잖아.” “소만영 이 염치없는 년! 외로우면 다른 남자 찾아. 내 남편한테 집적거리지 말고.” 소만리가 화를 냈다. 그녀가 이렇게 말한 건 소만영을 화나게 하기 위해서였다. 소만영이 잠시 멍하더니 화를 냈다. “소만리 왜 네가 전화를 받아! 모진이는!” “내가 기모진의 와이프인데 전화를 받는 게 뭐 어때서?”“너!”소만영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 소만리는 지금 그녀의 일그러진 표정이 상상이 갔다. “다시는 내 남편에게 전화하지 마. 시간 있으면 경찰한테 모보아가 죽음을 당한 현장에 왜 네 물건이 남아있는지 해명할 말들이나 생각해.” 소만리가 이 말을 하자 소만영이 조용해졌다. 소만리는 이걸로 더욱 확신했다. 모보아의 죽음은 소만영과 연관이 있다는 거를…소만리는 왜 자기의 부모님이 이런 앞뒤가 다른 짐승을 사랑하고 안쓰러워하는지 고민을 했지만 사화정에게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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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만리는 평온하게 말했다.”다 드시고 빨리 나가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기모진은 소만리의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소만리, 나를 거절하는 척 할 필요가 있어? 낮에 키스할 때는 나한테 빠질 것처럼 하더니.” “그 일은 더이상 얘기하지 마” 소만리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 “기모진, 진짜 너무 실망이야.” “그게 뭐 어때서. 네가 나를 아직도 사랑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소만리는 화가 나 터질 거 같았다. 심장이 먹먹해지고 복부에서도 통증이 밀려왔다. 그녀는 자신감 있게 웃고 있는 기모진을 보고 쓸쓸하게 웃었다.“난 너를 사랑했었어. 하지만 지금은 닿기만 해도 역겨워,” 소만리의 말을 듣자 기모진은 입맛이 사라져 젓가락을 놓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소만리는 이상함을 감지하고 뒤돌아 도망가려고 하였다. 하지만 기모진이 더 빠르게 다가와 양 팔을 뻗어 소만리를 벽과 기모진사이에 가뒀다.소만리는 기모진과 눈을 마주칠 용기가 없었다. 그러자 그가 허리를 숙이고 더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의 숨소리가 들리자 소만리는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그녀는 주저 앉아서 그의 팔 사이로 지나가려 했지만 기모진이 눈치채고 그녀의 턱을 잡았다. “놔줘!” 소만리는 놀라 위축되어 있었다. 기모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만지는 게 그렇게 싫어? 새로운 남자 생겨서 그래? 소만리 똑똑히 봐, 네 남편은 나야.”“네가 언제부터 나를 와이프로 생각했다고! 단 한 번도 없었어.” 소만리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이를 악물며 눈물을 참으려고 하였다. “기모진, 나 이제 너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 그니까 제발 나 만지지 말아줘. 네가 그렇게 사랑하고 아끼는 소만영 만져, 나같이 더러운 여자 만지지 말고. 네가 말했던 것처럼 난 자격이 없어!”소만리는 말의 갈피를 잡지 못하였다. 기모진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이 들어 있어 소만리는 읽을 수가 없았다. “소만리” 그는 갑자기 평온한 말투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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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선의 말을 듣고 소군연의 모친은 천천히 발걸음을 멈추었다.예선의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있는 줄은 몰랐다.게다가 예선은 자신을 향해 ‘존중'이라는 단어를 썼다.예선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은 소군연의 모친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는 중 갑자기 소만리의 목소리가 들렸다.“예선아, 네가 그들을 존중한다고 해서 그들이 널 존중해 줄 줄 알아? 사람은 서로 존중해 주어야 하는 거야.”“그렇지만 군연은 그들의 아들이잖아. 만약 내가 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이 군연이랑 결혼을 한다면 그들은 두고두고 평생 나와 군연을 원망하며 살 거야.”예선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군연을 그렇게 만들고 싶진 않아. 나와 부모님 사이에서 평생 힘들어하면서 살게 할 순 없어.”“그렇지만 예선아...”“소만리, 이제 그만해. 너 나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 한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서 꼭 함께 지내야만 하는 건 아니야. 그 사람이 평안하고 즐겁게 지낸다면 그것으로 족한 거야, 안 그래?”예선의 얼굴에 담담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미 마음속에 결심을 한 것 같았다.소만리는 예선을 말리고 싶었지만 이 상황에서 뭐라고 조언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예선아, 그럼 이제 갈 거야? 소군연 선배 더 안 찾을 거야?”“찾아볼 곳은 다 찾아봤어. 이래도 못 찾는다는 건 아마도 군연과 나의 인연이 여기까지라는 거겠지. 군연이 혼자 조용히 있게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아.”예선이 돌아서자 소군연의 모친은 얼른 몸을 숨겼다.자신이 그들을 미행했다는 걸 그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이때 소만리가 예선을 불러 세웠다.“예선아, 어쨌든 여기까지 왔으니 너랑 군연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 보는 건 어때? 아직 안 가 본 곳이 혹시나 없는지 잘 생각해 봐. 소군연 선배가 거기서 널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예선은 이 말을 듣고 걸음을 멈추었다.“아직 안 가 본 곳이 한 군데 있긴 해.”“거기가 어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7장

    멀리서 예선을 몰래 관찰하던 소군연의 부모는 차 안에서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흥. 군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렇게 깊다더니 한나절이 지나도록 군연이 어디 갔는지 짐작도 못하고 있군.”소군연의 모친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투덜거렸다.소군연의 부친은 아내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런 말 좀 이제 그만해. 지금은 군연이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야. 사실 난 저 예선이란 애, 꽤 괜찮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부모도 없다고 당신 많이 싫어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부모도 있고 그뿐만 아니라 엄마는 갑부에 아빠는 유명한 의사인데 당신 뭐가 불만이 그렇게 많아? 정말 아들을 평생 독신으로 살게 할 셈이야?”소군연의 부친은 솔직히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지만 소군연의 모친은 그래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당신도 예전에는 반대했잖아요? 나중에는 나도 동의했다구요. 하지만 아버님 체면 세워 드리느라고 동의하지 않았던 건데 이제 와서 날 탓하면 어쩌라는 거예요?”“그만둬.”소군연의 부친이 아내의 말을 끊었다.“어째서 말을 못하게 해요? 내가...”“예선이 움직였어!”소군연의 부친이 급히 액셀을 밟았고 소군연의 모친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잠시 후 소만리의 차는 경도대학교 정문 앞에 멈춰 섰다.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눈에 익은 건물을 바라보며 예전에 함께 보냈던 날들을 떠올렸다.그들이 대학에 갓 입학한 첫날이었다.그때 그들은 모두 각자 마음에 두고 있던 한 해 선배의 남자와 부딪히게 되었다.그 남자와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될 때까지 아주 오랜 세월이 걸렸다.“예선아, 소군연 선배가 경도대학교에 있을 것 같아?”소만리가 물었다. 예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살짝 웃었다.“나도 확신할 수 없지만 네 말처럼 군연과 함께 했던 추억이 있는 곳은 다 가능성이 있는 거니까. 그래서 여기 왔어. 운에 한번 맡겨 보려고.”예선은 말을 마치며 학교 안으로 걸어갔다.학교는 개방식이어서 예선과 소만리는 아무런 제지도 없이 바로 들어갔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6장

    소군연의 할아버지는 소군연의 글을 보고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퇴원하자마자 한 여자 때문에 사라져?게다가 이 여자가 아니면 평생 결혼하지 않겠다고?그는 결코 그런 일이 발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소군연이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하니 마음이 몹시 답답하고 당황스러웠다.만약 소군연이 정말 결혼하지 않는다면 그들 소 씨 가문은 후사가 없게 되는 게 아닌가?낭패였다.그건 안 된다. 절대 안 될 일이었다.예선은 밖으로 뛰쳐나온 후 그가 갈 만한 곳을 찾아가 보았지만 오전이 다 지나도록 소군연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었다.그녀는 소군연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역시나 받지 않았다.아무런 소득 없이 시간만 흘러가자 예선은 갑자기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그녀는 길가에 있는 의자에 앉아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았다.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그들의 인생에 주어진 하루하루를 무탈히 사는 것만 같았다.갑자기 상실감이 확 밀려왔다.군연, 정말 날 포기하기로 한 거예요?우린 이렇게 헤어져서 제 갈 길을 가게 되는 건가요? 그런 건가요?예선은 막막한 마음을 도무지 어찌할 수가 없었다.생각하면 할수록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바로 그때 소만리에게서 전화가 왔다.예선은 얼른 그녀의 전화를 받아 소군연에게 일어난 상황을 전했고 소만리는 한달음에 예선에게 달려왔다.예선은 소만리를 보자마자 눈물샘이 터져버렸다.소만리는 예선을 위로했다.“예선아, 소군연 선배가 일시적으로 감정이 격해져서 그런 걸 거야. 널 포기했을 리가 없어.”“아니야. 포기한 거야.”예선은 심호흡을 하고 스스로를 진정시켰다.“그의 가족들이 절대 날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특히 어머니는 강경하게 반대하시고 최근에 발생한 일 때문에 다른 가족들도 나에 대한 선입견이 더욱 나빠졌어.”“그동안 일어난 일은 너랑 아무 상관없어. 넌 피해자야.”“하지만 그들은 날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저 소군연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5장

    ”얼른 들어갈게요!”소군연의 엄마는 황급히 뛰어가다가 갑자기 뒤따라오는 예선에게 고개를 돌렸다.“넌 오지 마! 우리 소 씨 가문에 널 환영하는 사람은 없어!”소군연의 엄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선은 소군연을 만나러 가지 않을 수 없었다.예선은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어떻게 소군연이 스스로 퇴원을 할 수 있단 말인가?그는 어제까지도 분명 병상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누워 있었다.소군연의 집으로 가는 길에 예선은 소군연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보았다.그러나 소군연은 받지 않았다.소군연에게 핸드폰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하긴 했지만 그래도 예선은 계속 전화를 시도했고 예상대로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그녀는 한시라도 빨리 소군연을 만나고 싶었다.그러나 가는 길이 너무 막혔다.드디어 예선이 소군연의 집에 도착해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앙칼진 소군연의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떻게 된 거야? 군연이는? 군연이가 어떻게 스스로 집에 왔다는 거야? 방금 깨어난 거 아니야?”“이것 좀 봐 봐. 이거 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될 거야.”소군연의 부친은 원망 섞인 말투로 소군연의 모친에게 뭔가를 쥐여 주었다.예선이 얼른 현관에 들어서자 따가운 소군연의 모친 목소리가 그녀를 향했다.“따라오지 말라고 했는데 넌 왜 또 왔어? 누가 널 환영한다구...”“됐어. 그만하고 이것 좀 보라니까.”소군연의 부친은 예선이 들어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군연의 모친 말을 끊었다.예선은 소군연의 부친이 미묘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쫓아내지 않자 얼른 안으로 걸어갔다.소군연의 모친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메모지 한 장이었는데 메모지에는 짧은 몇 마디가 쓰여져 있었고 모두 소군연의 모친에게 전하는 말인 것 같았다.소군연은 자신이 이틀 전에 깨어났다고 실토하며 잠에서 깬 이후 자신의 엄마가 예선에게 모질게 투덜거리는 말만 하는 것을 보고 예선과 절대 결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깨달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4장

    예선은 아무도 없는 병실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즉시 소군연을 찾아나섰다.그러나 근처를 한 바퀴 둘러보아도 예선은 소군연의 모습을 찾지 못했고 마음속에서 초조함이 스멀스멀 밀려왔다.이때 소군연의 엄마가 들어왔다.병상에 누워 있어야 할 소군연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을 본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 군연이는? 군연이 혹시 무슨 검사하도 하러 간 거야?”소군연의 엄마는 불만이 가득 담긴 얼굴로 예선에게 물었다.소군연의 엄마가 보이는 이런 태도에는 이골이 났는지 예선은 개의치 않으며 담담하게 돌아섰다.“저도 알고 싶어요.”“나보다 먼저 와 놓고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제가 왔을 때도 병실에 아무도 없었어요.”예선은 돌아서면서 말을 이었다.“간호사한테 한번 물어볼게요.”“잠깐만.”소군연의 엄마가 예선을 멈추어 세우며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너한테 말을 해 둬야겠어. 군연인 이미 너 때문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겪었어. 다친 적도 한두 번이 아니고. 너 때문에 영 씨 집안 두 모녀는 감옥에 갇혔어. 이건 분명히 네가 우리 가문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야. 네가 우리 군연이를 얼마나 좋아하든 우리 군연이 널 얼마나 좋아하든 상관없어. 넌 우리 소 씨 가문에 들어올 수 없어.”이 말을 들은 예선은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영 씨 집안 두 모녀가 감옥에 간 것까지도 예선의 탓으로 돌린단 말인가?예선과 소군연은 엄연히 피해자였다.영내문 같은 악랄한 사람은 오늘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 악행을 저지를 사람이었다.영내문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인 중의 악인이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벌여진 일들로 이 모든 것이 자명한데 소군연의 엄마는 여전히 예선을 탓하고 있는 것이다.예선은 더 이상 소군연의 엄마와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런 시간 낭비 에너지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3장

    채수연이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이미 모든 상황을 다 이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여온아.”채수연이 기여온에게 다가가 몸을 웅크리고 앉아 다정하게 말했다.“여온아, 선생님이 여온이 좋아하는 거 알지? 어딜 가든 매일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길 바라. 그리고 하루빨리 말도 할 수 있게 되길 바랄게.”기여온이 선생님의 말을 알아듣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한껏 고개를 끄덕였다.채수연은 일어서서 강자풍을 바라보았다.아직도 눈에는 그에 대한 호감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조금 전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더 이상의 집착은 사라졌다.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이 반드시 고집스럽게 쟁취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채수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강자풍을 바라보며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강자풍도 더 이상 아무 말없이 몸을 굽혀 기여온을 품에 안고 돌아섰다.돌아서기 전에 채수연에게 따뜻한 작별의 미소도 잊지 않았다.“채 선생님,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어쨌든 선생님께 많이 신세 졌습니다. 고맙습니다.”채수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절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 주신 걸로 이미 다 갚으셨어요. 하지만 강 선생님 같은 친구가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긴 하네요. 기회가 되면 같이 식사라도 해요.”“그럼요, 언제든지요.”강자풍이 흔쾌히 승낙했다.친구가 된다는 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채수연은 그 자리에서 기여온을 안고 점점 멀어지는 강자풍의 뒷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두어 걸음 앞으로 나섰다.“강 선생님, 저 궁금한 게 하나 더 있는데 대답해 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강자풍은 천천히 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잘생긴 얼굴에 다정한 미소를 가득 품고 뒤돌아보며 물었다.“뭐가 궁금하신가요?”“좋아하는 여자가 정말 있긴 한 거죠?”강자풍은 기여온의 작은 얼굴에 부드러운 시선을 잠시 떨구며 입을 열었다.“지금 저의 가장 큰 소원은 여온이가 무탈하고 건강하게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2장

    ”어쩌다가 듣게 되었어요.”강자풍은 순순히 시인했다.채수연은 강자풍의 대답을 듣고 자신이 난감해할 줄 알았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예전처럼 초조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하고 후련한 느낌이 들었다.다만 약간의 부끄러움은 어쩔 수 없었다.강자풍은 채수연이 난감해하지 않도록 애써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채 선생님을 도와드리려고 했던 건데 어떻게 하다가 영상이 찍혀 인터넷에 올라오는 바람에 선생님을 더 난처하게 해 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나와 여온이 일로 또 한 번 고민거리를 안겨 드린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강자풍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기여온을 향해 부드러운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하지만 선생님, 걱정 마세요. 앞으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 없을 거예요.”채수연은 이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순간 마음속에서 상실감이 강하게 몰아쳤다.그녀는 의아한 눈으로 강자풍을 쳐다보며 강자풍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역시나 그의 말은 그녀를 안타깝게 만들었다.“채 선생님, 여온이한테 더 잘 맞는 유치원을 찾았어요. 제가 일하는 곳과도 더 가까워서 여온이 등하원하는 데도 훨씬 편리할 것 같아요.”강자풍의 말을 들은 채수연은 갑자기 마음이 너무나 허전했다.“여온이한테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봐 유치원을 옮기기로 하신 거예요?”강자풍은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이게 선생님한테도 우리한테도 좋은 것 같아요.”강자풍은 ‘우리'라는 말을 할 때 기여온에게 시선을 주었다.채수연은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자신의 감정이 줄곧 일방적인 것이었고 닿을 수 없는 허무한 희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강자풍의 눈에는 이미 다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강 선생님 생각이 맞는 것 같아요.”채수연도 강자풍의 말에 활짝 웃으며 동의했다.“아까는 정말 죄송했어요. 저희 엄마와 엄마 친구가 강 선생님에 대해 한 말은 정말 부적절했어요. 죄송합니다.”강자풍은 조금도 개의치 않으며 입

  • 황제가 사랑한 여인   2471장

    류 씨 성을 가진 남자가 트집을 잡았고 결국 강자풍이 기여온을 데리고 나가는 장면이 모두 찍혀 인터넷에 공개된 것이었다.이 남자도 양심은 있었던지 기여온의 모습은 블러 처리를 해서 사람들이 알아볼 수 없게 했지만 강자풍의 모습은 영상에서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채수연의 엄마는 한눈에 영상 속 사람이 강자풍임을 알아차렸다.영상 아래의 댓글을 본 채수연의 엄마는 더욱 초조한 눈빛으로 말했다.“수연아, 너 어떻게 이런 애 딸린 남자를 좋아할 수 있어?”채수연의 얼굴이 찡그려졌다.“맞아요. 부인하지 않을게요. 난 강 선생님한테 호감을 가지고 있어요.”“뭐라고!”“아유... 수연아, 너 정말 이 애 딸린 남자를 좋아하는 거야?”진 씨 부인의 눈빛이 미묘하게 반짝거렸다.“내가 보니까 여기 댓글 단 사람들이 벌써 이 남자 신상을 다 파헤친 것 같던데. 이 남자 예전에 우리 F국에서 한때 주름잡았던 그 강어라는 사람 동생이라더라구. 그 강연이라나 뭐라나 누나라는 사람은 업계에선 더욱 악명이 높았대.”“뭐! 그 강 선생이 강어와 강연의 동생이라고?”채수연의 엄마는 자신의 소중한 딸이 악명 높은 집안 배경을 가진 사람과 사귀게 될까 봐 전전긍긍했다.“나도 그 사람 형과 누나에 대해서 들은 적 있어요. 나도 알고 있다구요. 하지만 강 선생님은 지금까지 그 일에 개입한 적이 없어요. 만약 조금이라도 개입했다면 벌써 경찰서에 잡혀 들어갔을 거예요.”채수연은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게다가 강 선생님은 이 아이의 친아빠가 아니에요. 친구 딸인데 잠시 이 아이를 돌보고 있을 뿐이에요. 그리고 아주머니, 부탁드리는데요. 이 아이가 말을 못 하는 걸로 자꾸 걸고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말을 못 해서 누구보다 괴로운 건 이 아이잖아요. 입장 바꿔서 누군가가 아주머니 아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절대 듣고 싶지 않을 거잖아요, 네?”“...”채수연의 입에서 뭐라도 가십거리를 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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