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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장소월은 몇 명이 듣고 있든 전혀 개의치 않고 또박또박 말해나갔다.

그녀는 강용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강용의 편에 서고 싶었다.

강용은 목숨까지 걸고 그녀를 구했으니, 용기를 내어 그를 보호해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그는 억울하게 인시윤에게 따귀까지 맞지 않았던가.

장소월은 책을 가방에 넣고 강용과 함께 도서관을 나섰다.

인시윤이 소리쳤다.

“거기 서!”

하지만 그들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다 끝났어요?”

전연우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깊은 눈동자 속에 살을 파고들 듯한 기세의 한기가 일렁이고 있었다. 인시윤은 본래 따뜻했던 도서관의 온도가 확연히 차가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가 처음으로 느껴보는 오싹한 분위기였다.

“그...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전연우는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너무 빨리 걸어 인시윤은 뛰어서야 따라잡을 수 있었다.

그녀는 그가 행여 먼저 가버릴까 봐 급히 조수석에 올라타고 안전벨트를 맸다. 하지만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시동도 걸지 않고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난 당신을 도우러 온 거예요. 장소월을 데리고 가지 못한 화를 왜 나한테 내는 거예요!”

인시윤의 목소리엔 억울함이 잔뜩 섞여 있었다. 처음으로 한 사람에게 이런 말투와 방식으로 말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의 부드러운 말투는 도저히 그의 앞에서 유지할 수가 없었다.

“전연우 씨... 소월이가 조금 전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에요?”

그녀가 전연우의 준수하고 조각 같은 옆모습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 질문의 답을 알고 싶어요?”

그가 고개를 돌려 그녀와 시선을 마주했다.

순간 인시윤의 심장이 요동쳤다.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깊은 눈동자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알고 싶지 않아요. 연우 씨 집안일이니 저랑은 상관없어요. 연우 씨... 시간이 늦었으니까 빨리 절 집에 데려다주세요. 너무 졸려요.”

말을 마친 인시윤이 손으로 입을 막고 하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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