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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진통제 두 알을 먹고 나서야 소월은 잠에 들었다.

새벽 세 시쯤, 불현듯 잠에서 깬 소월의 이마에는 식은땀은 송골송골 맺혀있었고 숨이 차 호흡이 가빠 보였다.

침대에서 끙끙 앓는듯한 소리가 들리자, 연우는 손에 들고 있던 노트북을 내려놓고 소월에게 다가가 그녀의 이마와 볼에 슬며시 손을 올려놓았다.

“차가워진 걸 보니 열이 이 정도면 많이 내린 것 같네.”

물을 담으러 갔던 아줌마가 돌아오며 이 광경을 보았다.

“이제 제가 아가씨 볼게요! 내일 출근하셔야 하는데 얼른 돌아가서 일찍 쉬세요, 도련님!”

연우는 기어코 병원에 왔다. 그가 이런 좋은 마음을 베푸는 건 결코 이성적으로 그녀에게 관심이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닌 그저 좋은 동생으로 여기고 한다는 걸, 소월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진통제는 먹었나요?”

“네, 10시쯤에 드셨어요.”

“이 약은 많이 먹으면 안 돼요.”

연우는 세숫대야에 담긴 수건을 쭉 짜서 그녀의 얼굴에 맺힌 식은땀들을 닦아주었다.

“인제 그만 쉬세요, 아줌마! 저 오늘 반차 냈거든요.”

아줌마는 침대에 누워있는 소월을 한번, 또 연우를 한번 보고는 대답했다.

“그... 그래요 그럼...”

“안되요...”

침대에서 나지막이 힘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줌마... 아줌마랑 있고 싶어요... 가지마요...”

사실 소월은 일찍 깨어있었지만, 연우의 목소리를 듣자 그와 마주치기 싫어 자는 척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이 마음이 아파 아줌마는 얼른 다가가 손을 잡아주었다.

“안가요... 저 어디 안 가요 아가씨.”

그러고는 연우를 보며 말했다.

“도련님, 아가씨가 저와 떨어지는 걸 원치 않으시니 아무래도 오늘은 제가 돌보는 게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옆 칸에 있을 테니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알려주세요.”

“네, 도련님.”

몸을 돌려 서자 연우는 다시금 예전의 차가운 표정을 하고 병실 문을 조용히 닫고는밖으로 나갔다.

소월은 천천히 눈을 떴다. 연우의 그림자가 문틈 사이로 전부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서야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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