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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작가: 차라
“후환을 없애겠다고요? 송 부대표님에게 사람 목숨이란 대체 뭔가요? 지금은 엄연히 법치국가예요. 그 한마디가 부대표님에게 어떤 후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거예요?”

송시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신이랑 씨 아버지는 깨끗한 것 같아요? 사회에서 권력과 재물의 맛을 보면 어떻게 되는지 아버지한테 가서 물어봐요. 어쩌면 나보다 더 잘 알 수도 있을 거예요. 신이랑 씨... 우리 머리 꼭대기에는 셀 수도 없이 많고 많은 보이지 않는 손들이 오가고 있다고요.”

송시아 역시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기성은과 전연우는 같은 부류의 인간이에요. 지은 죄가 셀 수도 없이 많죠. 물론...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는 당신 아버지 자리에 직접 앉아봐야만 알 수 있을 거예요.”

송시아는 마지막으로 굳게 닫혀 있는 문을 쳐다보고는 말했다.

“얘기는 여기까지 하죠. 민아 잘 부탁해요. 내일 다시 올게요.”

그때, 소민아가 벌컥 문을 열고는 힘없이 걸어 나왔다.

“민아 씨...”

신이랑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달려가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녀는 바로 몸을 피했다.

소민아의 의심스러운 눈빛이 송시아에게로 향했다.

“처음부터 대표님과 기성은을 끌어내리고 회사를 삼킬 작정이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기성은을 죽이려고까지 하다니요!”

“똑똑히 말해줄게요. 나한텐 어릴 적 기억이 전혀 없고 내 기억의 시작은 소씨 집안이에요. 난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에요. 당신이 잃어버렸다는 그 동생은 더더욱 아니고요.”

소민아는 병실에서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

신이랑의 정체는 짐작한 대로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그 순간 소민아의 머릿속엔 도망이라는 두 글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이곳에서 단 1초도 더는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민아 씨, 어디에 가려고요?”

신이랑이 쫓아갔다.

“내 몸에 손대지 말아요.”

소민아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이랑 씨, 미안해요. 나... 집에 가서 혼자 조용히 지내고 싶어요.”

신이랑은 그녀의 몸 상태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녀가 또다시 위험에 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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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그녀는 그의 아이까지 품고 있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소민아는 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떴다. 누군가의 품에 안겨있다는 것을 느낀 그녀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지금 몇 시예요?”“네 시 반이에요. 아직 이른 시간이니까 좀 더 자요.”소민아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오전 여덟 시에 수술 예약해 뒀어요. 임신이 진짜든 아니든, 이 아이 남겨두고 싶지 않아요.”지난밤 내내 고민한 끝에 내린 최선의 선택이었다.기성은은 약혼식을 앞두고 있다.머지않아 결혼도 할 것이고, 주가은이 그의 아이를 낳을 것이다. 설사 그녀가 이기적인 마음에 아이를 낳는다 하더라도, 신이랑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아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냉대를 받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통받을 것이 자명한 사실인데, 굳이 낳을 필요가 있겠는가...신이랑은 그녀와 함께 잠시 눈을 붙였다. 깨어나 보니 병원 예약 시간을 훌쩍 넘긴 열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소민아는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 신이랑이 전화를 끊으며 다가왔다. “민아 씨, 내가 괜찮은 레스토랑 예약했어요...”“됐어요. 나 병원에 가봐야 해요.”“민아 씨...” 소민아가 돌아선 순간, 신이랑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민아 씨 지금 어떤 모습인지 알기나 해요? 정말 걱정돼서 미치겠다고요! 민아 씨... 난 정말 괜찮아요.”소민아는 눈을 내리깔고, 차분히 말했다. “난 안 괜찮아요. 내 아이가 사생아로 사는 거 싫어요. 그럴 바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게 나아요.”신이랑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럼 같이 가요.”소민아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병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소민아는 줄곧 차창 밖 풍경만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소민아의 핸드폰에 낯선 번호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민아 씨 일, 이랑 씨가 나한테 다 이야기해줬어요. 이랑 씨는 글 쓰는 재주가 뛰어나서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감정 표현 모두 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22화

    “그럼 이랑 씨는요? 당신은 괜찮아요?”“만약 이랑 씨가 싫다고 한다면, 이혼해도 좋아요. 어쨌든 결혼 전 당신에게 미안한 행동을 한 건 나예요. 다른 남자 아이를 가진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할 사람은 없잖아요.”신이랑은 깨진 컵 조각을 밟으며 다가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럴 리가요. 난 민아 씨 모든 걸 사랑해요. 과거는 전혀 신경 안 써요. 그저 민아 씨와 다시 시작하고 싶을 뿐이에요. 미리 말하지 않은 건, 민아 씨를 곁에 두고 싶어 하는 내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었어요.”“민아 씨 아이는 내 아이와 마찬가지예요. 민아 씨와 함께 그 아이 키우고 싶어요.”“제발 나 떠나지 말아요, 네?”소민아는 왜인지 모르게 이 아이의 존재가 의외라 생각되지 않았다.다만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풀지 못한 무언가가 박혀 있는 것 같았다.그녀의 감정은 스스로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차분했다.소민아는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며 냉담하게 말했다. “이랑 씨, 나 이 아이 낳고 싶지 않아요.”“당신과 함께 살기로 마음먹었으니, 이 아이는 낳지 않을 거예요. 당신에게 너무나 잔인한 일이잖아요.”신이랑은 이런 대답을 들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민아 씨, 날 위해서라도 이 아이 낳아주면 안 될까요?”소민아는 바들바들 떨리는 몸으로 그를 밀어냈다.“내일 다시 이야기해요. 이랑 씨, 나 너무 졸려요. 좀 쉬고 싶어요.”소민아는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터덜터덜 방으로 들어갔다.샤워를 하고, 잠을 청했다...그녀는 평소와 다름없이 옆으로 누워 침대에 몸을 맡겼다. 또다시 거실에서 전화벨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소민아는 피로감이 몰려와 최대한 머리를 비우고 더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시간이 조금씩 흘러가고, 소민아는 겨우 잠이 들었다. 그때 신이랑이 조용히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소민아는 어둠 속에서 신이랑의 고른 숨소리를 듣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고 신발을 신고 거실로 나갔다.그녀는 어두컴컴한 거실 소파에 앉아 산부인과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21화

    두 남녀의 뜨거운 열기에 달도 부끄러운 듯 구름 뒤에 몸을 숨겼다...소민아는 숨을 헐떡이다 배에 통증이 느껴져 그를 멈춰 세웠다. “이랑 씨, 나 배가 너무 아파요. 생리 시작하려는 것 같아요.”신이랑은 그 순간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내가 약 가져다줄게요.”소민아는 이불 속에서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 침대 무드등이 켜져 있어 상반신을 벗고 있는 신이랑의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소민아는 얼굴이 화끈거려 시선을 바로 돌렸다. “괜찮아요. 프런트에 전화해서 생리대 좀 가져다 달라고 해줘요. 화장실 한 번 가야겠어요.”“내일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봐요.”소민아는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워 입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괜찮아요. 그냥 생리 날짜가 다가와서 그래요.”하지만 흘러나온 피를 보니 생리혈 같지는 않았다.화장실에서 다시 소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죠?”소민아는 변기에 앉은 채, 잠옷 차림으로 생리대를 들고 다가오는 신이랑을 바라보았다. “내가 도와줄까요?”“괜찮아요. 들어오지 말아요. 부끄러워요.”“그래요.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요.”신이랑은 발코니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여우림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여우림은 컴퓨터로 메일을 보며 말했다. “이랑 씨가 보낸 메일 봤어요. 그동안 이렇게 많은 일이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이랑 씨, 여자가 가장 싫어하는 건 거짓말이에요. 민아 씨가 이 일을 알면 이랑 씨를 원망할 거예요...”“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진실을 말해줘요. 그리고 마지막 선택은 민아 씨에게 맡겨야 해요. 지금 사실대로 말하면 어떻게든 만회할 여지가 있을지도 몰라요.”소민아는 물을 마시고 싶어 불편한 배를 움켜쥐고 방에서 나왔다. 진실, 여지 등 단어들이 그녀의 귀에 흘러들어왔다.신이랑과 그녀의 시선이 마주쳤다. 소민아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부엌에 들어가 컵에 물을 따랐다.하지만 물의 온도가 차가워 전기 포트 전원을 눌렀다.“많이 아파요? 병원에 가볼까요?”소민아는 거절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20화

    소민아가 혼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방 키를 들고 문을 열려고 할 때, 돌연 그림자 하나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소민아는 손을 멈추고 시선을 돌렸다. 이미 떠난 줄 알았던 그 사람이었다.눈앞에 기성은이 나타난 순간,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거두었다.“아까 가지 않았어요? 여기엔 왜 또 나타난 거예요.”기성은이 말했다.“축하해요.”그에게서 축하 인사를 받으니 우습기도, 슬프기도 했다. “축하할 게 뭐가 있어요. 오히려 내가 축하해 줘야죠. 곧 시장님의 사위가 될 거잖아요. 앞으로 우리는 같은 계층의 사람이 아니겠네요.”“저 피곤해서 쉬러 올라온 거예요. 빨리 가요. 이랑 씨가 올라와서 당신을 보면 안 되잖아요.”“그리고 앞으로는 오지 말아요. 그 사람이 오해하는 거 싫어요.”기성은이 말했다. “나랑 주가은 씨는 민아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에요...”“그 입 다물어요!” 소민아는 갑자기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뒤돌아 그의 코앞까지 다가가 말했다. “이제야 변명하는 거예요? 기성은 씨, 내가 신이랑 씨와 결혼하기 전엔 대체 어디에 있었어요?”“내가 아무리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 하나 없었잖아요. 송시아가 당신이 죽었다고 말했을 때,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당신이 정말 죽었다면 나도 같이 죽으려고 했단 말이에요. 휴대폰 메시지로도 다 이야기했잖아요, 이랑 씨와 결혼한 건 그냥 속임수일 뿐이라고. 근데 기성은 씨는요? 나한테 신경도 안 썼어요!”“기성은 씨, 일이 이미 벌어진 뒤엔 후회하고 변명한다고 한들 되돌릴 수 없어요.”“지금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한 글자도 듣고 싶지 않아요.”“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에요. 앞으로 난 이랑 씨와 잘살아 볼 생각이니까 또다시 나타나 내 삶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기성은은 더는 말하지 못하고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텅 빈 복도 안 희미한 조명이 그의 어두운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알겠어요.”기성은은 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9화

    “집이 작다고 생각되면, 결혼식 끝나고 신혼집 구하러 가요.”소민아는 그의 다리 위에 누워 감자칩 봉지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 “그건 됐어요. 이 아파트 조용하고 환경도 좋잖아요.”“그래요, 민아 씨 말대로 해요...”그때, 무언가 냄새를 맡은 소민아는 신이랑의 옷에 코를 가까이 가져갔다. “담배 피웠어요? 안 피우는 거 아니었어요?”“이제 안 피울게요.”신이랑은 정직하게 주머니 속 담배와 지갑 속 돈 전부를 소민아에게 건넸다.“앞으로 내 재산은 민아 씨가 모두 관리해요. 은행 비밀번호는 민아 씨 생일이에요.”“저 돈 관리 못 해요... 망쳐버릴지도 몰라요...”“괜찮아요. 천천히 해나가면 돼요. 출근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그동안 민아 씨랑 같이 집에 있을게요.”“그래요.”또 한 주가 지나 소민아의 결혼식이 다가왔다.결혼식은 교회에서 5개 테이블 정도만 차려놓고 소규모로 진행되었다.그때,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찾아왔다.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이랑의 팔짱을 낀 채 경건하게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던 소민아의 눈에 기성은과 주가은이 들어왔다.주가은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초대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일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왔어요.”“민아 씨, 내가 준비한 신혼 선물이에요.”주가은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옷차림에 진주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목소리까지도 기품 있게 부드러운 것이 한눈에 봐도 명문가 귀한 아가씨임을 알 수 있었다. 예전 기성은도 주가은과 그녀는 비교할 수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그랬다. 주가은이 나타나기만 하면, 기성은의 시선은 언제나 그녀에게 향했었다.신군회는 묘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가씨, 주 시장님 몸은 괜찮아지셨는지요?”주가은은 신군회가 다가오자 두려운 듯 몸을 부르르 떨며 기성은 뒤로 숨었다.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그저 고마움을 전하고자 선물을 드리고 싶어 온 것이니 더는 방해하지 않고 가보겠습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8화

    신이랑은 많은 식재료를 사 들고 아파트에 들어왔다.소민아는 완전히 신이랑의 집으로 이사 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슬리퍼를 갈아 신고 겉옷을 가지러 안방에 들어갔다. 옷장을 열어보니 안엔 그녀의 옷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이랑의 옷은 평소 자주 입는 셔츠와 긴 바지 몇 벌뿐이었다.그 아래 열려있는 서랍을 살펴보니 그녀의 속옷들이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다.소민아는 옷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돌연 밀려오는 답답함에 들고 있던 잠옷을 침대에 던져버리고 머리를 움켜쥔 채, 불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순간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텅 비어버렸다.그때 신이랑이 들어왔다. “민아 씨, 왜 그래요?”소민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머리가 좀 아파서 그래요. 괜찮아요. 좀 쉬면 나아질 거예요.”“잠깐 눈 좀 붙여요. 밥 다 되면 깨워줄게요.”신이랑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소민아는 돌연 몸을 돌려 신이랑의 무릎 위에 올라타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한바탕 격렬한 키스가 끝난 뒤.“이랑 씨, 우리 한 번 더 할까요?”“민아 씨, 이런 식으로 그 사람 잊으려고 하지 말아요. 후회할 거예요.”소민아는 온몸에 힘이 빠져버린 듯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내 자신에게 후회할 여지조차 남기고 싶지 않아요. 이랑 씨, 난 어렸을 때부터 반항아였어요. 부모님이 늘 옆에 안 계셔서, 그분들이 날 버렸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무슨 말을 하든 절대 듣지 않았어요.”“이랑 씨는 부모님이 나를 위해 신중하게 골라주신 남편감이에요. 이번에는... 한 번 부모님의 말씀대로 해보고 싶어요.”“기성은 씨... 단순히 그 사람을 잊기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진심으로... 이랑 씨와 안정적인 생활을 해보고 싶어요.”“나 거절하지 말아요. 네?”신이랑은 그녀의 허리를 잡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손가락을 그녀의 머리카락 속에 집어넣었다. 그는 소민아와 코를 맞대고 눈을 감은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내가 민아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에요.”소민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7화

    신이랑은 사진작가들에게 촬영을 잠시 멈추라고 말했다.2층 휴게실로 돌아온 뒤, 소민아는 바로 소파에 드러누웠다. 조금도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나 옷 갈아입으러 갈게요.”“내가 도와줄까요?”소민아는 화들짝 놀랐다.신이랑도 별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뱉은 말이었다.“미안해요. 내가...”“괜찮아요. 그럼 와서 지퍼 좀 풀어줄래요? 손이 닿지 않아서 걱정이었는데, 잘됐네요.”이제 결심도 내렸고, 그녀와 신이랑은 엄연한 부부 사이다. 또한 지난번에 볼 것은 다 보지 않았던가?소민아는 신이랑의 손을 잡고 탈의실로 향했다. 안에 들어선 순간, 신이랑이 그녀를 문에 밀치고는 턱을 잡고 입을 맞추었다.“민아 씨,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마음 변함없을 거예요.”소민아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요. 믿을게요. 이랑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변함없을 거라는 신이랑의 그 말에서 더할 나위 없는 진심이 묻어나왔다.신이랑, 그는 분명 좋은 남편이 될 것이다...사실 모두의 말이 맞다. 신이랑은 분명 평생을 함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탈의실에서 나왔을 때, 소민아의 얼굴은 완전히 새빨개져 있었다.소민아는 화장실 위치를 묻고는, 그를 쳐다보지도 못한 채 도망치듯 달려나갔다.그렇게 침착하고 차분하고 선비 같은 사람이 이토록 낯 뜨거운 행동을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소민아는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손을 씻었다. 이후 볼일을 보고 나와 세면대 앞에 서서 물을 끄고 고개를 들었을 때, 등 뒤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기성은은 예전처럼 정장을 차려입고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싸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를 본 순간, 저도 모르게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가슴에서 저릿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소민아는 휴지 몇 장을 뽑아 손을 닦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당당하게 그의 앞에 섰다. “오랜만이에요.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네요.”그때, 복도 반대편에서 주가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성은 씨... 저 반지 잃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6화

    소민아는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말이다.결혼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기에, 그들은 서둘러 결혼 준비를 해야 했다. 이번 결혼식은 많은 사람을 초대하지는 않지만, 매우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었다.촬영 스튜디오로 가는 길, 소민아는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말했다.“이랑 씨, 우리 휴대폰 매장에 잠깐 들렀다 가요.”신이랑은 별다른 질문 없이 대답했다.“그래요.”휴대폰 매장에 들어간 뒤, 소민아는 새로운 번호를 받고 기존 번호는 해지해 버렸다.사직서를 내는 일은 이미 송시아의 허락을 받았다. 그녀는 절차에 따라 반나절 만에 짐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났다. 신이랑도 그녀와 함께 회사에 동행했다.휴대폰 매장에서 나오면서, 소민아는 최신 모델 휴대전화 두 개를 구입했다. 신이랑과 커플로 맞춘 것이었다.그녀는 휴대전화를 신이랑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건 내가 처음으로 이랑 씨에게 주는 신혼 선물이에요. 이랑 씨, 우리 결혼하면...나도 이랑 씨한테 잘해주도록 노력할게요...”신이랑이 그녀를 끌어안았다. “민아 씨는 그럴 필요 없어요. 결혼해 주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기뻐요.”“나한테 와줘서 고마워요!”소민아는 그의 품에 안겨 힘차게 뛰는 그의 심장 소리를 듣고 있었다.그녀는 예전 사용했던 유심카드를 부러뜨렸다.‘기성은 씨, 이제 우린 완전히 끝이에요!’‘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해요.’‘나는... 나대로 내 길을 갈게요.’‘이제부터, 우리는 더 이상 아무런 관계도 없는 거예요.’유심카드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순간, 소민아는 완전히 마음을 비워냈다.스튜디오에 들어가 보니, 유리 진열장엔 신이랑이 준비한 웨딩드레스들이 가득 줄지어 있었다.소민아는 먼저 메이크업을 한 후, 탈의실로 가서 웨딩드레스로 갈아입었다.신이랑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마치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민아가 탈의실에서 나온 순간, 신이랑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소민아는 처음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는지라 자신 없이 쭈뼛거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315화

    연락처를 삭제하고 한바탕 괴로움이 지나가고 나니, 이어 처음 가져보는 홀가분함이 느껴졌다.예전 기성은과 함께하고 싶어 했던 마음의 강렬함 만큼이나, 포기의 결심 또한 단호했다. 단 1초 만에 그를 놓아버린 것이다.그녀와 기성은은 이런 면에선 비슷한 사람이다. 쉽게 결정하지도, 쉽게 포기하지도 않는다.만약 정말로 포기해야 할 순간이 온다면, 돌아보지 않고 깨끗이 끊어낸다.호텔.“민아 씨가 오해하고 있네요. 기성은 씨, 제가 소민아 씨한테 가서 설명할게요. 당신이 나랑 약혼하는 이유는 그저 주 씨 가문을 노리는 사람들을 견제하기 위함일 뿐이라는 걸요. 민아 씨도 당신을 좋아하고, 당신도 민아 씨 많이 좋아하잖아요, 안 그래요?”기성은은 아무 말 없이 침묵했다. 주가은은 그의 온몸이 경직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는 억지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냉정하고 차갑기로 소문난 기성은이지만, 그 역시 사람이기에 감정이 없을 수는 없다.다만 그들 사이에는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을 뿐이다.“됐어요.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아가씨, 편히 쉬세요.”기성은은 호텔 방을 떠난 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다음 날 아침, 소민아는 신이랑의 품에 안겨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가만히 누워 잠들어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신이랑은 지난밤 그녀를 밤새도록 간호했다. 해열제를 먹었음에도 자정 전까지 반복적으로 고열에 시달렸다.이제 그녀는 완전히 나았다.소민아는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로 걸어갔다. 어지러웠던 거실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고, 소파 위에 놓여 있던 담요도 정연하게 개어져 있었다.신이랑은 몇 시간 자지 못했음에도, 옆자리가 비었다는 것을 느끼고는 곧바로 일어나 거실로 달려갔다. 소파에 앉아 평소처럼 웃으며 TV를 보고 있는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신이랑이 비현실적인 느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소민아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이랑 씨, 방금 엄마한테 전화 왔어요.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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